끙끙... 김종대.. 끙끙... 너란남자..
카카오톡을 보고 당황할수밖에 없었어.
뭐라고 답장하기도 애매하고, 답장을 할수 있었다고 해도 확인하자마자 심장이 쿵쿵 뛰어대는 바람에
얼른 씻고 학교갈 준비조차 못하고 멀거니 10분정도 앉아서 이제는 꺼져버린 핸드폰 액정만 바라봤던것같아.
아, 데뷔 축하해! 하고 답장을 할까 하다가도 뒷말이 신경 쓰여 그러지도 못하고.
나도 오빠 보고싶다. 하고 답장을 할까 하다가도 꼭 사귀는 사이같아 그러지 못하고.
한참을 꺼져버린 액정을 만지작거리며 멍청하게 바라보다가 문득 학교갈 준비를 해야한다는걸 알고 벌떡 일어섰어.
조금 늦어져버린 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자꾸 종대의 카톡이 생각나서 멍하게 생각에 잠겼어.
그러다가 샴푸가 눈에 들어가기도 하고, 바디워시 거품을 덜 씻어내리기도 하고.
카카오톡 메시지 세개에 잔잔하게 이어져오던 일상이 잔잔한 호수에 큰 돌맹이를 던져넣은듯 크게 일렁였어.
괜히 생각이 많아진 머리를 감싸안고, 뭐라고 답장하지 못한 핸드폰을 손에 꾸욱 쥐고서 교복을 단정히 정돈하고
집을 나섰어. 아, 배고프다. 그 와중에도 아침을 못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픈거야. 나도 참 우습다.
학교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친구의 옆자리에 앉아 친구가 말을 걸어오는 와중에도
주욱 이어져 오는 오빠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수가 없었어. 오랫동안 미적지근한 썸씽 비슷한걸 타다가
오랜만에 조금 묵직하다 싶은 돌직구를 날린 종대였으니까. 괜히, 더 두근거리고 그런거 있지.
무슨 의미였을까? 근데 왜 자꾸 네가 보고싶냐.
아무렇지 않게 끝에 찍힌 온점이 얄미웠어. 넌 뭘 잘했다고 거기 붙어있니? 하는 마음.
나도 참.. 버스를 타고 가면서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삽질을 하는것 같은 기분이 드는거야.
그러다 문득 한번, 질러 보자. 답답하게 썸만 타다가 끝나는건 싫으니까. 하는 생각과 함께
뭐라 보내야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가 학교가 코앞으로 다가온걸 느끼고 뒤늦게 카톡 답장을 보냈어.
솔직히 말하면 우리 둘다 답은 정해져있어 넌 대답만 해!
하는 사람들로 보일수도 있었겠다ㅋㅋㅋㅋㅋ 의도한건 아니었는데. 음. 어쨌든 저렇게 답장을 보내는데
자꾸 손이 떨려서 오타가 나는거야. 그래서 카톡 하나 보내는데도 후, 하, 후. 하고 숨을 얼마나 골랐는지 몰라.
근데 이게 뭐지? 보내자 마자 카톡을 확인한거야. 그런거 알아? 카톡 보내자마자 확인하면
괜히 깜짝 놀라서 어? 뭐지.. 어? 어.. 하는거. 괜히 깜짝 놀라가지고 어.. 헐.. 하고 또 멍하게 액정만 쳐다보는데
2분 절전으로 맞춰놓은 액정이 꺼지기 직전에 마침 딱 답장이 오는거야.
끝나면 전화해. 끝나면 전화해. 끝나면 전화. 끝나면 전. 끝나면. 끝나. 끝.
한동안 렉걸린듯이 저 문장만 멍하게 읊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 학교앞에서 내렸어.
내려서 교실로 들어가는 내내 또 얼굴이 붉어지는거야.
이놈의 얼굴은 왜 붉어지는지. 사실 아까 오빠한테 카톡 보내고 나서부터 발그레하게 달아오르긴 했었어.
그렇게 올라가는데 오랜만에 얼굴 본다고 생각하니까,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겠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괜히 예뻐 보이고 싶은거야. 그래서 학교 끝나기 전쯤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살짝 티 안나게 화장도 해보고
머리도 살짝 만졌어. 왠만큼 진하게 화장하지 않는 이상 눈치는 지지리도 없는 종대가 눈치 챌리가 없거든? 그래도 옅게 화장을 하는 이유는
언제였더라, 같이 걷고 있다가 문득 오빠가 나한테 '너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 하고서 옅게 웃었어. 와아, 그때 이후로
종대 앞에서는 최대한 화장품 냄새가 나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어쨌든 학교 끝종이 울리고 친구들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가만히 나는 자리를 지켰어.
왜냐구? 밖은 더워 죽겠는데 땀때문에 얼마 하지도 않았지만 화장이 번지면 어떡해.
그렇게 교실이 잠잠해질즈음 떨리는 손과 심장을 부여잡으며 익숙한 종대의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어.
"어, 오빠. 나 학교 끝났어!"
"나 지금 갈테니까, 더우면 교실에 있다가 전화하면 내려와."
"으응, 오빠도 더우니까 천천히 오구."
언제나 종대는 사소한 배려가 많았어. 다른 여자들한테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걸을때는 나를 찻길이 아닌 안쪽 길로 데려간다던가, 자주 넘어지는 나를 위해 반창고를 들고 다닌다거나.
넘어질때마다 단단한 팔로 잡아준다거나 하는. 말하자면 끝도 없고 설레기만 하니까 이정도만 하는게 좋겠지?
에어컨바람이 내리쐬는 곳을 찾아 교실에서 왔다갔다 한지 5분정도 됐나? 오빠한테서 오는 전화를 받고
거울을 한번 더 보고 교문 앞으로 내려갔어. 급하게 가다보니까 몇번씩 발이 꼬일뻔 하기도 하고.
교실을 내려오니까 교문 앞에 기대서 건물 유리창에 얼굴도 비춰보고,
머리도 만지작거리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종대가 있는거야. (위에 짤 참고)
괜히 그 모습이 귀여워서 기분좋게 오빠! 하고 부르면서 뛰다시피 했어.
아아, 그러다 또 한번 발이 엉켰는지 이번엔 진짜 수습할수 없게 휘청이는거야. 그때 체감했지.
아, 나는 개쪽을 당하겠구나. 는 무슨, 꾹 감고 있던 눈을 떴는데 코 앞에 오빠가 있는거야.
아아, 내 몸무게가 이렇게 들통나는구나ㅡ.
웃었어. 종대오빠가, 웃었어. 푸스스, 하면서 흘린 웃음에 앞의 생각 같은건 지워버리고 따라 웃었어.
그날도 역시 오빠가 가자는곳으로 가서 밥을 먹고, 사소한 배려들에 평소보다 배로 벅차하고, 한편으론 불안해했어.
그렇게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카페도 갔다가. 흔히 말하는 데이트코스를 정식으로 주욱, 밟고 나를 집까지 데려다준다는
오빠의 말에 설레는 마음을 애써 숨기면서 일어섰어. 한참을 쓸모없는 이야기들로 보냈어.
집으로 향하는 길은 오늘따라 왜이렇게 짧은지, 하는 노래 가사가 이렇게 와닿은적도 없었지. 전혀 말도 안되는
오빠의 허풍이 왜이리 웃긴지. 그날 따라 웃기도 많이 웃은것같았어.
시간이 멈췄으면, 했는데도 집앞에 도착해버렸네? 다음에 다시 만나야지.
그래도 아쉬운건 어쩔수 없었어. 내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오빠한테 인사했어.
오빠는 내 인사를 받을 생각이 없는지 가만히 내 앞에 서서 하늘만 바라봤어.
그러다가 문득 느릿하게 입을 열었어.
"징어야."
"응."
"나 미쳤나봐."
"……."
"아무것도 못하겠어."
"……."
"네가 내 앞에 있으면, 네가 내 옆에 있으면, 네가 나랑 같이 있으면."
"으응…."
"나 미쳤다, 진짜."
"……."
"네가 좋아서, 아무것도 못하겠어."
+
이렇게 나는 고백 고자 인증을 하고...
고백 어떻게 해여? 나 몰라. 몰라.. 나는 몰라... 난 몰라 으잉ㅇ잉'^'
내가 써놓고 1편ㅇ은 설레했는데 사실 이건 모르겠다
아 이건 무슨 똥이야; 똥글이다; 똥글인증;
대충 훑어보세여 거지같으니까 하나하나 곱씹으실 필요 없어영;_;
업써져님 핸드크림님 댜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