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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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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약

 


일주일 중 가장 힘든 것은 어찌 보면 월요일이 아닌 수요일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학교를 다니는 9년 째 늘 힘들어 왔으니 오히려 적응이 됐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말할 것도 없이 주말을 앞두었으니 오히려 힘이 난다. 그러나 그 중간 선상에 선 수요일이란 놈이 의외로 힘들다. 야자를 사흘 째 해야 되는 날이라서 그런 걸지도. 그래서 수요일, 특히 보충을 앞둔 7교시만 되면 학교는 병원, 교실은 중환자실이 되곤 했다.

 

특히 백현은, 유독 그랬다. 공부에 조금은 의무감을 갖고 있는 경수와 달리 야자를 싫어하는데 특화된 백현은 수요일이면 두통, 치통, 신경통 아무튼 별 병은 다 걸리곤 했다. 작년에는 오죽하면 담임이 먼저 아침 조회 시간에 "변백현, 오늘 가라." 했을 정도.


그래서, 민경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작년에 같은 반이어서 알고 있다. 변백현이 얼마나 야자를 싫어하는 지. 수요일만 되면 각종 합병증에 시달리는지! 2학년이 되서도 그 지랄병이 안 고쳐졌다는 것은 수정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변백현이, 문학 교과서와 개념원리를 품에 안고 미간을 찡그린 채 서 있지 않은가. 그것도 5반에. 도경수 때문인가? 사실, 백도러인 민경은 안경을 치켜올리며 백현의 행방을 면밀히 살폈다. 마침 종대가 크게 묻는다.


"변백현, 여긴 왜 왔냐?"

"걔 어딨냐?"


궁금해서 물었더니 되려 질문한다. '걔'라는 건 안 봐도 뻔하다. 도경수겠지 뭐.


"양호실 갔어."


오늘 경수는 유독 골골댔다. 좁은 어깨라든가 작은 체구라든가, 딱 봐도 체력이 강해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약한 편은 아니었는데. 오늘 경수는 몸살에 걸린 듯, 하루종일 콜록댔을 뿐 아니라 선풍기 바람에조차도 추워했다. 초가을. 딱히 추운 날씨는 아니었는데. 왠종일 백현도 경수도 서로의 반에 가지 않아 모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백현은 알고 있었나 보다. 찡그린 미간이 풀리지 않는 걸 보니.


"근데 너 진짜 여기 왜 왔냐? 책까지 들고?"

"교무실이 아니라?"


이 새끼가. 어이 없어하면서도 종대는 "담임이 안 빼준대, 야자." 대꾸했다.

원래 담임이 임신하는 바람에 학교를 쉰 탓에, 2학기에 새로 들어 경수의 반 담임은 바뀌었다. 야자느 절대 안 빼준다는 왠 고릴라로. 애가 그렇게 아파보이는데도 안 빼줬나 보다. 정 없는 놈.


"약 받으러 갔어."


백현은 품에 안았던 책을 경수의 옆 책상에 내려놓으며 한숨을 쉰다. 들어올 때부터 꽉 쥐어져 있던 또다른 주먹은 여전히 피지 않은 상태였다. 백현이 경수의 짝꿍인 선아를 툭툭 친다. 이어폰을 꽂은 채 흘끔흘끔 백현을 보고 있던 선아가 흠칫 놀란다.


"자리 좀."

"어? 어, 어…."

"너 오늘 여기서 야자하게?"

"어."

"왜?"

"아프대잖아."


효녀 심청도 울고 갈 지극정성이다.


"미친 새끼. 들키면 좆 돼."

"지랄. 내 좆대로 할 거다."


변백현답게 배짱 하나는 두둑하다.


"근데 너 누구 팰 일 있냐. 존나 무섭게 왜 주먹은 꽉 쥐고 있어."

"고릴라 패려고 그런다, 왜."


말과 달리 표정은 꽤나 머쓱하다. 그 때, 경수가 반에 들어선다. 한나절 안 본 새에 포동포동했던 볼살이 좀 빠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백현이 한달음에 달려갔다.


"안 빼준대, 야자?"

"어……."

"그럼 몰래 튀었어야지. 이렇게 열 나는데!"

"아 말 존나 많아…."

"오늘은 좀 적은 편이야."


경수가 작게 웃으며 "자랑이다." 백현을 툭 밀쳤다. 하지만 백현은 여전히 웃지 않았다. 밀치는 손에 힘이 하나도 없다. 한 번 크게 아프고 끝인 백현과 달리 경수는 자잘하게 아팠다. 그리고 조금만 아파도 엄살을 부리는 백현과 달리 경수는 아파도 별 티를 안 냈다.


"약 먹고 왔어. 별로 안 아파."

"그러니까…."


힘을 좀 더 줘 백현을 밀친 경수가 제 자리에 앉았다. 그러더니, 문득 생각 난 듯 말을 던진다.


"맞다. 아까 기록 보니까 백현이 너 양호실 왔었더라? 어디 다쳤었어?"

"아니! 니가 잘못 본 거겠지!"

"…20213이면 너 맞지 않나……."


경수가 고개를 갸웃대더니 이내 푸욱 엎드린다.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고 백현을 향해 씩 웃으며 "너 여기서 야자할거지? 종 치면 깨워라." 하고는 엎드린다.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인 백현이 경수의 동그란 뒤통수를 본다. 잠시 후, 정말 잠든 듯 고르게 움직이는 어깨를 보며 백현이 푹 웃는다. 그제야 꽉 쥐었던 주먹이 펴진다. 손 안에 든, 작게 잘려진 타이레놀이 오늘따라 안쓰럽다. 주머니에 넣어 버린다.


"약 가져왔었는데…."


조금 시무룩해진 백현의 뒤에선, 교과서를 챙기는 척 사물함으로 가며 슬쩍 그 쪽에 눈을 두었던 민경이 백현의 손 안에 든 것을 확인하려 애를 쓴다. 아씨, 뭐야, 뭐! 그리고 무심히 눈을 돌리던 종대가 그런 민경을 발견한다. 뭐하냐, 쟤.


"뭐하냐?"

"……운동! 보면 모르냐!"


어, 보면 모르겠는데. 말해줬는데도 모르겠고.


9월. 수요일. 누군가의 감정이 지나가는 밤 바람이 썰렁하다.

 


ep. 아프냐, 나도 아프다

 

수요일 효과 탓인지 스무 명도 채 남지 않은 좁은 교실 천장 위로는 낡은 선풍기가 덜덜대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추운지 경수는 제 팔로 어깨를 감쌌다.


"어깨가 좁아서 다행이네."

"아씨."


평소처럼 장난을 치는 것과 달리 백현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역시 아이들은 반 이상이 잠이 들었다. 아이들이 자거나, PMP로 영화를 보는 것을 확인한 백현이 갑자기 소리없이 벌떡 일어났다. 덕분에 덜덜 떨면서도 졸던 경수는 깜짝 놀랐다.

경수가 조그맣게 "뭐해." 했지만 백현은 대답없이 교실 뒷편으로 갔다. 그러더니 망설임없이 스위치를 오프로 돌려버린다. 선풍기가 천천히 멈췄다. 백현이 씩 웃었다.


"이제 안 춥지."

"어? 어…근데 야……."

"어 난 괜찮아 괜찮아."


그러니까 니가 괜찮은 게 문제가 아니라…….

경수는 곤란한 표정으로 뒷자리에 앉은 종대를 가리켰다. 엎드린 채로 눈만 위로 치켜뜬 채 백현을 째려보는 것이 마치… 좀비 같았다.

그러니까……음…난 모르겠다. 경수는 재빨리 종대를 등지고 앉아 버렸다.

 

 

 

역시 야자는 지루하다. 본인 옆에 누가 있든간에, 야자는 지겹다.

평소 같았으면 집에서 서든을 하고 있을 때였다. 최소 애니팡이라도 두드리고 있을 텐데. 팔자에도 없는 연필을 쥐고 있는 백현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려는 찰나, 옆에 앉아 열심히 펜을 놀리던 경수가 작게 한숨 소리를 냈다.


"아으……."

"…야, 왜 그래."

"아냐. 그냥 어깨 아파서……. 허리도 아프고."


몸살에 걸린 게 맞는 것 같다. 백현은 안절부절 경수만 쳐다볼 뿐이었다. 어깨에는 결국 선풍기를 도로 키고, 선아에게 빌린 두꺼운 담요가 걸쳐져 있었다.

잠시 앓는 소리를 내던 경수가 다시 펜을 고쳐 쥐었지만, 이미 잠이 홀딱 날라가버린 백현은 미간을 찡그린 채 경수를 살펴 보았다. 친구가 된 지 꽤나 오래 되서인지, 도경수가 아무리 숨기려 해도 변백현 눈에는 대충 다 보인다.


그러니까, 어깨를 주물러줘야 되는데….

어깨에 걸친 담요가 꽤 두껍다. 털까지 달려 있다. 담요 두른 채로 어깨 주물러줘도 괜찮으려나. 백현이 조심스럽게 제 어깨에 손을 얹었다. 손에 힘을 주자, 어깨가 아팠다. 아씨. 홀로 삽질을 마친 백현이 경수의 어깨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이 정도 손힘이면, 담요가 두꺼워도 괜찮을 것 같다.


턱. 변백현이 경수의 어깨에 손을 얹은 것과, 쉬는 시간 종이 친 건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움직인 손에 쥐인 담요의 두께는 상당히 두꺼웠다. 손에 힘을 잔뜩 줘서 주물렀지만 당황한 터라 땀이 배인 손에는 좀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와중에 제 어깨에 놓인 무게를 눈치챈 경수가 백현을 쳐다보았다. 어깨에서 손을 뗀 백현이 어색하게 웃는다. "하하하." 웃음 소리가 어색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도경수도 도경수대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백현을 따라 같이 웃어주었다. 하하.


"…왜 어깨를 주물럭거려."

"그게……."


그러니까……. 백현은 퍽 엎드려 버렸다.

 

 

-----------

밑에 에피는 반은 실화에요ㅋㅋㅋ 매우 뻘쭘했던 경험이.... (제 이야기라는 거....)

홍보 해주면 정말 고마울 거에요...... 두 편정도 남은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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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ㄷ돼ㅠㅠㅠㅠㅠㅠ두편밖에안남앗다니요작가니뮤ㅠㅠ
10년 전
독자2
오랜만에오셨네여ㅠㅜㅜ애들아ㅠㅜㅜㅜㅜ엉ㅇ엉학교게이보고싶었어ㅠㅜㅜㅇ어어어엉어ㅓㅇ얘네너무좋아ㅠㅜㅜㅜㅜ작가님..ㅠㅜㅜ번외외전없나여ㅠㅜㅜ일짝끝내시면독자우럭ㅠㅜㅜㅜ얘네보면내가조심스러워ㅠㅜㅜ진짜옆에서지켜보는거같아ㅠㅜㅜ
10년 전
독자3
안대여ㅠㅠㅠㅠ두편밖에안남았다니ㅠㅠㅠㅠ제 이 설레는 마음이 이제 두편으로 인해 끝나야한다는것인가요ㅠㅠ
10년 전
독자4
두편밖에 남지 않았다니요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 경수아파서 걱정해주는 백현이 설레요ㅠㅠㅜㅠ
10년 전
독자5
신알신 보자마자 달려왔어여ㅠㅠㅠㅠㅠ이렇게 설레고 귀엽고 예쁜 백도가 두편밖에 안남았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남은 두편동안 더 예쁜 백도 기대하면서 잘읽고갑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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