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는거 좋아하세요? |
포토그래퍼인 루한은 오늘도 햇볕이 쨍하게 내려쬐는 가로수길을 거닐어 다니며 카메라에 사진을 한장, 두장 담아냈다. 햇볕이 작렬하는지라 등 위론 땀이 삐질삐질 솟았지만 오늘따라 사진들이 잘나오기에 셔터를 멈출 수 없었다.
햇볕이 좀 가셨을 무렵 루한은 레몬 아이스티에 의존한 채 벤치에 늘어져 있었다. 카메라의 무게가 무거웠는지 그 아끼던 카메라마저 옆으로 밀어놓은 채 말이다.
“아, 진짜 덥다.”
투정하면서도 루한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천천히 훑어나갔다. 날이 이렇게 더운데도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는구나 하며 감탄을 마지 않았다.
그 때 루한의 뷰파인더에 한 사람이 잡혔다. 얼룩덜룩 노란색이 잔뜩 들어간 티셔츠 그위로 입은, 끝을 돌돌 접어 귀엽게 올라간 멜빵바지까지 귀여웠다. 저 사람이다. 루한은 손에 든 컵을 구겨 쓰레기통에 넣곤 카메라를 집곤 그 사람을 쫓아갔다. 키는 작은게 걸음만 빠르네, 하며.
“저기요! 멜빵!”
그러자 뒤를 홱 돌아본다. 눈꼬리가 올라간게 새침하게도 생겼다.
“누구세요?”
“전 포토그래퍼 루한이라고 하는데, 제가 패션피플들 촬영을 맡아서요.”
“네?”
“사진 몇 컷만 부탁드릴게요. 금방 끝나요 진짜.”
그러자 멜빵은 고민하는 듯 조그만 속으로 머리카락만 만지작 거린다. 그에 루한은 제발 예스를 외쳐주기만을 바랬다. 제발.
“많이 필요하시면 찍어드릴게요.”
“아, 진짜요? 잡지 나오면 꼭 드릴게요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민석이요, 김민석!”
네 민석씨, 사진찍을게요. 하며 루한은 예쁜배경과 함께 민석을 촬영했다. 첫 컷엔 쭈뼛쭈뼛하더니 두 세장 쯤 찍으니 표정이 풀리는 민석을보며 루한은 자신의 직업이 포토그래퍼란 사실에 희열을 느꼈다. 더위는 잊은지 오래다.
“다 촬영했어요 민석씨! 진짜 고마워요.”
“아녜요, 수고하세요!”
“저기요 민석씨!”
“네?”
“ 잡지 드리기로 했잖아요. 연락처 좀 주세요.”
“아, 맞다!”
방싯방싯 웃으며 당연하단 듯이 루한의 핸드폰에 연락처를 저장하는 민석의 모습을 내려다 보며 루한은 미소를 지었다. 올라간 눈꼬리완 상반되게 민석은 귀여웠다. 하지만 루한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잡지가 빨리 발행하기만을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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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요 민석씨!”
루한은 잡지가 나왔다는 소식을 민석에게 전하며 처음 만났던 가로수길 근처의 카페로 민석을 불러내었다. 루한은 일찍와 민석을 기다렸고 민석은 약속시간이 좀 지나서야 부랴부랴 카페로 들어왔다. 오늘 스타일도 귀여운게 딱 제 타입이였다.
“늦어서 죄송해요.”
“아뇨, 저도 온지 얼마 안됐어요.”
루한은 웃으며 가방에서 잡지를 꺼내 민석에게 건넸다. 민석은 잡지를 멍하니 쳐다보다 받아들었다. 자기가 잡지에 실렸다니 신기하기만 한 민석이다. 표지를 구경한 후 겉비닐을 까내고 목차를 훑어내려봤고 루한은 그저 보고만 있었다.
“아, 여깄다”
‘여름 속 패션피플’ 이란 제목의 페이지를 펴서 한컷 한컷 구경하던 민석은 의아했다.
“저기 루한씨...”
“네, 왜그러세요?”
“저, 잡지에 안 실린 거 같은데...”
“그럴리가요. 잘 찾아보세요”
그에 민석은 테이블위에 잡지를 펴놓고 차근차근 한페이지씩 넘겨보기 시작했다. 패션 파트의 페이지들을 처음에서 끝까지 다 꼼꼼히 살펴봤지만 자신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데 이 남자가 뭐하는건가 싶었다. 장난친건가?
“없어요...”
“아... 맞다. 민석씨 진짜 미안한데 내가 거짓말하나 했어.”
“거짓말요?”
“사실 저 패션 포토그래퍼 아니에요.”
“네?”
민석이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뜨며 루한을 쳐다 보았다. 그에 루한은 푸스스 웃으며 잡지를 가져가 어떤 페이지를 편 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나, 사실 풍경 포토그래퍼야”
“...”
“예쁜거 찍는거 좋아해.”
민석은 멍하니 잡지속을 보고 있었다. 여름의 새파란 하늘과 초록잔디들 아지랑이가 끌어오르는 도심과 만개한 벚꽃나무들의 사진 사이로 해사하게 웃고있는 자신의 사진을 본후 당황한 채 루한을 쳐다보았다.
“나, 사람사진은 처음 실은거야”
“아...”
“앞으로도 내 카메라 속에만 담겨줬음 좋겠어”
“...”
“민석아”
“네?”
“우리 연애하자.”
정적이 흘렀다. 루한은 아무렇지 않은듯 했지만 시원한 카페내부완 상반되게 땀이 찬 손을 꽉쥐었다. 민석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다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사진찍으러가요.”
그에 루한은 민석의 손목을 잡은 채 카페 밖으로 뛰쳐나갔다. 민석의 손목을 잡은 루한은 웃었고 손목을 잡힌 민석도 잡지속의자신처럼 해사하게 웃었다. 마치 여름 날 같았다. 오늘의 날씨또한 햇볕이 내리쬐는게 사진또한 잘 나올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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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또 글에 손을댑니다ㅜ.ㅜ
저번 글만큼 달달할진 모르겠어요...하...
이번글도 재밌게, 가볍게 읽으셨으면해요ㅋㅋ 구독료내시고 본 분들 다 감사해요!
루민이 제 최애커플링이긴 한데 혹시나 다른 커플링도 보고싶다! 하시면
덧글에 살짜쿵 남겨주세요ㅋㅋ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