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종대란, 어릴 적 어머니가 도망가신 이후 아버지의 손에 길러졌던 종대는 산에서 막 자란 야생화처럼, 아름답긴 했지만 손을 대서는 안될 그런 존재였다.
종대는 어머니란 사람을 증오했다.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저를 키우고 돌아가셨는데, 자기는 여우처럼 또 부잣집 남자의 곁에서 이것저것 받아먹으며 살아왔겠지.
하지만 종대에게 어머니란 지울 수 없는 존재였다. 종대는 술을 마시면 항상 눈물을 머금고는 어머니를 불렀다. 울먹이다가 점점 커져가는 목소리로 어머니 만 외치다
결국은 테이블에 머리를 쳐박고 오열했다. 종대에게 어머니란 애증의 존재였던 것이다.
하루는 종대가 술에 진탕 취해서는 소파에 머리를 뉘이고는 중얼 거렸다. 미묘하게 울먹임과 웃음이 공존하는 그런 목소리 였다.
" 어머니… 저도 그곳으로 데려가주세요 "
종대가 눈물에 취한건지 술에 취한건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종대는 캬랴멜 마끼아또를 좋아했다. 불안할때 단걸 먹으면 좋더라나 뭐라나, 여자동기가 종대에게 그런 말을 해줬는지 종대는 까페를 가면 무조건 캬랴멜 마끼아또만 고집했다.
지금 처럼 더운 여름날에도 말이다. 종대는 그 뜨거운 커피를 호호-불어대며 휘핑으로 입술을 적셨다. 그리곤 헤죽 웃으며 호록-커피를 마시곤 했다.
맛있냐고 물으면- 종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어린 소년같은 모습에 나는 테이블로 눈길을 옮겼다.
" 할말이 뭐야? "
종대는 잠자코 커피를 마시는데 집중하더니 나에게 물었다. 종대야, 실은…
창가자리 까페엔
한 여자와 맞은 편엔 먹다남은 캬라멜마끼아또가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