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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칼럼 쓰는 여자 #01.

 

 


Q. 첫눈에 반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나는 남자 복이 지지리도 없는 년이다.


눈을 반쯤은 작아보이게 만드는 두꺼운 안경이나 하나 뒤집어쓰고

매한가지로 내놓기 부끄러운 두꺼운 종아리를 둘씩이나 장착하고는 매일 터덜터덜 학교로 향하던 고등학생 시절.

옆 반 누구랑 누구랑 사귄대, 라는 말이 애들 사이에서 오갈 때면 나도 저렇게 분홍빛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지만,

나에겐 그 것이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쉬는 시간 화장실 거울만 들여다봐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나는 대학가면 다 예뻐져, 라는 엄마 말씀이 정말 사실이기만을 바라며 그저 공부에 열중했다.

 

그 덕에 흔히 말하는 인서울, 엄마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어머, 누구 엄마 성공했네, 이제 발 뻗고 자겠어, 라는 말 쯤은 오갈 수 있게 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역시나 대학가면 예뻐진다는 말은 순 거짓말이었다.

그냥 똑같은 애가 아침에 일어나서 고등학교 대신 대학교 강의실로 장소만 바꿔서 공부하러 가는 건데

얼굴이 어떻게 달라지겠나.


근데, 뭐 합격하고 하도 술자리를 왔다 갔다 해서인지 아니면 놀아보겠다는 의지로 여기저기 쏘다녀서 인지
살은 몰라보게 쫙 빠지기 시작하더라.
아이고, 누구는 다리가 아주 튼실한 게 보기 좋다, 는 듣기 싫은 친척 어른 말씀도 듣지 않아도 되었다.

너 왜 이리 말랐냐는 말을 다 듣게 될 줄이야. 과거의 튼실한 내가 들으면 기뻐 까무러칠 정도의 말이다.


더 예뻐지고 싶은 욕구가 생긴 건 사실이었다.
허나, 타고난 겁쟁이인 탓에 라식은커녕 렌즈조차 못 껴서 두꺼운 안경만은 내 분신마냥 신입생이었던 나와 함께했다.


김태형을 처음 만난 날도 나는 어김없이 그 안경과 함께했다.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나는 김태형에게 소위 '첫눈에' 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만나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새터에서 김태형은 남녀 통틀어 제일 예쁘장하고 잘 생긴 애였으니까.

나는 연애가 뭔지 전혀 모르는 순진무구한(!) 모태솔로였기 때문에, 첫 눈에 반한 이 예쁜 놈한테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어떻게 말을 걸지? 어떻게 내 존재라도 인식시킬 수 있을까.

 

뭐, 어쨌든 그런 고민은 반나절 천하로 끝났다. 그 애가 남녀 안 가리고 먼저 말을 걸고 다녔기 때문이다.


"눈 진짜 나쁜가 보다."

동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통성명을 하기도 전에 김태형은 그렇게 말했다.

 

그 애가 제 눈을 가리키며,

"눈 예쁠 것 같은데, 왜 가리고 다녀?"
라고 말하며 네모진 웃음을 지은 순간.

 

나는 두 번째로 첫눈에 반했다.

 

 

껄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그러게, 렌즈를 무섭다고 못 낀다. 바보같지, 하하.
라고 말하자마자 나는 후회했다.

 

멍청이 같은 게 첫눈에 반한 남자 앞에서 껄껄거리며 아저씨같은 웃음이나 짓다니. 망했어.

수줍게 "고마워" 해야 되는 건데.

 

 


*

"눈 똑바로 안 뜨고 다녀?"

그렇다.
김태형의 눈 예쁘다는 말 대신 날카로운 독사같은 선배 에디터가 날 노려보며 이런 말을 하는 걸 가만히 듣고있는게

지금 나의 현실이다, 부정할 수 없는.

 

"칼럼은 진행중이니?  너랑 연애칼럼이라니, 좀 힘들 긴 하겠다.
연애 많이 해 봤을 스타일도 아닌데."

 

독사가 나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훑으며 말한다.

머릿 속으로 이 인간에게 해 주고 싶은 욕이 ㄱ부터 ㅎ까지 수도 없이 떠올랐다.
나는 그렇죠, 뭐. 라고 대답했지만 이 말의 참 뜻은 백만 마디의 욕설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다.

 

 

*


전날 칼럼 좀 써보겠답시고 늦게 퇴근 한 탓에, 물론 졸다가 집에 가긴 했지만,

귀찮다고 메이크업도 지우지 않고 자버린데다가 아침에도 세수만 간신히 하고 나온지라 오전 내내 떡진 머리가 거슬렸다.


우리 잡지사의 장점 중 하나는 점심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나는 두 시간 가량의 자유가 주어진 틈을 타 아랫층 미용실에 가서 샴푸나 할 심산으로 밥도 거르고 샵으로 향했다.

 

띠링-
문을 열자마자 막내 쯤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헐레벌떡 문 쪽으로 다가와 나를 반겼다.

"어서 오세요. 머리 하러 오셨어요?"

 

"샴푸 만요." 찌뿌듯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헤실헤실 웃는 남자애 얼굴을 바라본 순간,


오 이런.
내 머리에 스파크가 일었다.

 

전날 밤 카페의 그 예쁜 연하남이다.
여기서 일하는 거였군.

 

얼굴을 더 환해 보이게 하는 흰 셔츠에 적당히 붙는 검은 진과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팀버랜드.
그리고 허리에 두른 검은 에이프런이
내가 무슨 커피프린스에라도 온 양 들뜨게 했다.

 

나는 그 애를 따라 조명을 어둡게 한 샴푸실로 따라갔다.

 

"정국아, 샴푸 손님이니?"

"네네. 제가 해드릴게요"

 

화려하게 머리를 염색한 여자와 대화를 나누더니 아이는 기특하게도 담요를 가져와 내 맨 다리에 덮어준다.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오시겠어요?"

 

아이가 내 머리칼을 제 큰 손으로 감싸자마자 순간 내가 머리를 감지 않아서 여기 온 것이라는 사실이 파도처럼 나를 덮쳤다.

 

망할, 하필이면.

 

눈을 덮은 수건위로  이 애가 내 머리를 만지면서 무슨 표정을 하고 있을지 안 봐도 비디오다.

 

아, 나는 여기 다시는 못 온다.

 


단순 샴푸에 불과한 일이라도 경력자와 수습의 손길은 분명 차이가 있어, 단박에 구분할 수 있다.

 

아이는 크고 따뜻한 손으로 말 그대로 '열심히' 머리를 감겨 준다. 손길이 어딘가 서툴고 조심스러운 것이, 수습인 게 분명하다.

 

"와, 머릿결 정말 좋으시네요."

 

아, 그거, 안 감아서 윤기나는거야.

 

"아, 그래요? 고마워요."

 

나는 최대한 예쁘게 웃으려 애썼다.
그래봤자 위에서 내려다보면 내 얼굴은...


하, 말하기도 싫다.

 

그 애와 나는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고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갖게 되었다.

 

그 아이 이름은 전정국.
아, 이건 직접 들은 건 아니고 매의 눈으로 그 애의 가슴팍 (탄탄한.)에 달린 은빛 명찰을 보고 알아낸 것이다.

 

나이는 스무 살.

대학 생각은 애초에 없었고 무릎 십자인대 손상으로 군대는 면제,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일찍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고 때때로 혼자 녹음을 해 보기도 한다,

고등학생 때는 비보이 활동도 했다며, 말할 사람이 생겨 신이 난다는 듯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참 귀엽기도 하다.

 

 


샴푸의 끝은 언제나 두피 마사지다.


그 애는 정말 잘 하고 싶어 따로 마사지하는 법을 배워왔다고 뿌듯해하며 조심스러운 손길로 뒷목부터 머리끝까지 쓸어낸다.


"괜찮으시면 조금 더 아프게 해도 돼요?"

 

손길도 부드러운 것이, 말도 참 위험하게 하는구나.


생각하는 순간 내 뒷목을 쓸어내는 손에 힘이 콱 들어가더니 이건 뭐, 시원하다기보단 너무 아파서 깜짝 놀라 으악, 하고 비명을 질러 버렸다.

 

 


그 애가 별안간 내 눈을 가린 수건을 살짝 들어올렸다.

이내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눈을 맞춰온다.

 

"아팠어요?"

헤실헤실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 애가 웃는다.

 


아...

 

그 애와 거꾸로 얼굴을 마주한 순간.
내 나이 스물다섯하고 11개월.

 

나는 또 첫눈에 반해버렸다.

 

 

 

 

**


Q.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A. 당연하죠. 사랑에는 여러 형태와 방식이 있잖아요.

첫눈에 반해 사랑을 싹틔워가며 그것을 유지해나가는 사랑,

서서히 키워나가는 사랑, 모두 다 '사랑'임에는 분명합니다.
아, 첫눈에 반했다고 자신이 소위 외모만 밝히는,
요즘 젊은 사람들 말로 '얼빠'가 아니냐 하는 걱정은 할 필요 없어요.
사람은 여러 가지 요소를 보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 사람의 분위기, 그를 둘러싼 따스한 공기, 목소리, 심지어 그만의 향기까지도
모두 우리의 뇌가 사랑을 외칠 수 있게 하는 요소랍니다.
첫눈에 반한 그 느낌을 그를 사랑하는 내내 꼭 기억해주세요.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느낌이니까요.


***


[방탄소년단/태형/정국] 연애칼럼 쓰는 여자 #01 | 인스티즈


전 남친, 김태형.
"눈 예쁠 것 같은데, 왜 가리고 다녀?"

***

[방탄소년단/태형/정국] 연애칼럼 쓰는 여자 #01 | 인스티즈


뮤즈, 정국.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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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또 왔어요! 재밌어여ㅜㅜㅜㅜㅜ 뭔가 새로운 느낌인데 태형이가 선배 에디터라는 건가...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돼오ㅠ
8년 전
plane
앗 감사합니당! 아뇨 그냥 태형이는 전남친 ㅎㅎ 선배에디터는 여자구요
헷갈리게 썼나보다 ㅠ 흑 미안해요 ㅎ

8년 전
비회원191.122
다음편도 기대되네요.
연애칼럼쓰는데 주인공의 이야기가 들어가겠네요!
기대됩니다

8년 전
비회원174.16
사랑하는작가님분량을ㄴㄹ련주때요♡♡♡♡
8년 전
독자2
헐 내용이 신박하고 재밌어요 신알신하고갈게요 다음화너무기대도야ㅡㅠㅠㅠ
8년 전
독자3
와씨.... 작가님 글 겁나 잘 쓰셔요ㅜㅜㅜㅜㅜㅜㅜ 이제 작가님 글 꼬박꼬박 챙겨볼ㄹ게요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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