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직"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서기 20XX년,
지금은 마법의 시대다.
마법이라고 해서 해리포터와 같은 낭만적인 것을 상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각종 악성 과학기술을 조합해 만든 마법이 판을 쳤고
그것이 나라와 나라의 전쟁으로까지 이어졌으니.
그리고 그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에게로
전쟁은 하나뿐이던 동생과 부모님을 빼앗아가버렸고
남은건 친구인 찬이와 나
하지만 그 마저도 안전한 곳으로 순간이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갈라져버려 더이상 그를 볼 수없었다.
혼자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포털로 향하는 길
"찬아.. 찬아 어딨어.."
어딜봐도 보이지 않아
"어딨는거야.."
그리고 한참을걸어간 곳.
그리고 그 곳엔
순간이동을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
그리고 보이는 익숙한 뒷통수
"찬아!!"
"세봉아!"
"빨리 손 잡아. 곧 순간이동할거야"
그리고 앞에서 서있는 아저씨가
무어라 외치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젖어
소리를 지른다
나 역시도.
순간이동은 포털 안에 서있는 사람들의 간절함으로 발현된다
하지만 그 포털안에 있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더 극해 자꾸만 실패되는 시도들.
"여러분! 자꾸 이러시면 안돼요! 빨리 마음을 모아야.."
계속 되는 시도, 하지만 도통 이뤄지지 않는다
그때 바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한 여자
"자꾸 이럴거예요? 나도 급하다구요"
그때 쳐다본 찬이.
그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리더니
갑자기 나를 껴안아 온다.
"찬아.."
"괜찮아 괜찮아. 세봉아 안 무서워. 나 있잖아."
".....나 꼭 살고 싶어 찬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 나."
"괜찮아..괜찮아.."
그는 계속 되뇌었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그의 체취, 이 따뜻한 숨결, 그리고 익숙한 목선까지
"정말 보고싶었어"
그리고 다시 들리는 그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갑자기 번쩍이는 오렌지빛 섬광
++++++++++++
눈을 꼭 감았다 뜨니 보이는 찬이의 어깨.
꿈이 아니었어
"찬아."
"이제 다 끝났어. 다 끝났어 세봉아"
"여긴 어디지.."
눈 앞에 보이는 폐허가 된 도시 그리고 남겨진 너와 나 둘.
"왜 우리 둘 밖에 없는거야.."
"그 포털이 좀 불안정했어. 그래도 너랑 나랑 접촉하고 있어서 같이 떨어진것 같아"
"다행이다"
"그렇지?"
"일단 여기 좀 둘러보자"
"그래 그러는게 좋겠다"
너와 내가 두 손 꼭 붙잡고 도시를 둘러보는 길.
보이는건 유리창이 부서진채 나뒹구는 차
그리고 간판에 쓰여진 한국어?
"찬아, 이거 한국어지?"
"어.. 여기 한국인가?"
"아냐. 여기 표지판은 영어야"
정말 찬이의 말대로 주변 모든 건물들은 이국적인데다가 (물론 많이 파손되었지만)
표지판에는 영어로 무어라 쓰여있었다
"L..A?"
"LA라고? 여기가?"
그래. 여기 이곳은 LA였다.
몇년전만해도 한인타운에 살던 한국인들과 그곳에 자연스레 녹아든 미국인들로
북적거렸던 LA.
"근데 왜 우리가 여기로 이동된거야?"
"내가 순간이동할때 LA를 떠올렸거든."
"왜?"
"네 머리끈. 이거 LA에 사시는 이모부가 선물해주신거라고 했잖아"
"이모부...지금은.."
"아...미안해.."
"아냐아냐."
이상하게 너무나도 조용하고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마저 부는 기묘한 도시
"여기 좀 이상한 곳인것 같아"
"그렇지?"
"세봉아 혹시 전압기랑 외장하드 아직도 갖고있어?"
"왜?"
"포털을 만들어야할것 같아서. 여기서 묵기엔 조금 위험해.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야겠어"
"근데 아까 뛰어오다가 다 잃어버렸어. 어쩌지?"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
"내가 제공해줄 수 있어요"
놀라 뒤를 돌아보자 보이는 날카로운 눈매의 주황머리 남자
찬이가 급하게 한손으로 날 막아서며,
"누,누구야 당신!"
"워워, 너무 경계하지는 마요. 그냥 여기 숨어사는 사람이니까.
마법사예요? 우리 아지트에 기계가 좀 있는데. 우리 좀 도와주면 우리가 기계는 제공해줄게요"
"우리...라뇨?"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나뒹굴던 차와 부서진 건물 뒤에서 등장하는
파란 머리 남자와 분홍머리 남자.
"우리랑 같이 가요. 우리는 기술이 필요해요"
그들의 미소는 평온했지만 그들의 차림새가
그들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찬이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좋아요. 그대신 우리 둘을 떼어놓는다던가 얘한테 손대선 안돼요.
그리고 우리의 안전과 의식주는 보장해줘요. 할 수 있죠?"
분홍머리의 남자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당연하죠."
그리곤 파란머리의 남자가 말했다
"따라와요. 마법사님들-"
그 세 남자를 따라 간 곳은 지하의 아주 넓지만 조그마한 플라즈마 불꽃하나가
방 전체를 밝히고 있는
그리고, 많은 기계들이 널브러져있는
그런 방이었다.
이 세 사람만 있기엔 너무 넓은데?
분홍머리의 남자 말로는
유일한 마법사인 긴 장발머리 남자가 기계를 손보다 전기에 감전되는 바람에
기억을 잃어 포털을 만들 수 없게 되버렸다고 했다
찬이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우리가 뭘 해야하죠?"
주황머리의 남자가 플라즈마 불꽃을 발로 툭툭차다,
"우리가 의식주를 제공하고 너희를 건드리지 않는 대신
너희는 우리에게 방어마법을 걸어주어야하고 포털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주어야해.
그리고 우리중에 몇명이라도 마법사로 만들어줘 약속해."
그 말을 마치고 그는 플라즈마 불꽃을 저 멀리로 차버렸다
그리고 검은 머리의 남자가 그 불꽃을 잡았다.
그리고 그 남자 뒤에 보이는. 수많은 남자들
위험해.
+
김세봉- 마법사. 전쟁중에 가족을 잃음
이찬- 세봉이의 유일한 친구. 마법사
홍지수- 주황머리남자
이지훈- 분홍머리남자
김민규- 파란머리남자
윤정한- 긴 장금발남자. 마법사. 전기 감전 사고로 기억을 잃음
최승철- 검은머리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