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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아이고, 아부지 04 | 인스티즈

 

 

 

 

 

 

 

 

 

 

"민아, 윤이랑 아빠 잘 부탁해. 무슨 일 있으면 아빠한테 전화 해 달라고 하고. 우리 민이 잘 할 수 있지?"

 

"응! 나 잘 할 수 있어. 걱정하지 말고 엄마 잘 갔다 와~ 안녕~"

 

 

 

회사 관련 일이라, 미룰수도 없는데다가 아이를 데리고 갈 수도 없는지라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뽀뽀를 해 주고 칠봉이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나올 때 소파 한 켠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원우의 눈이 잊혀지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내 새끼들 먹여 살릴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어떻게 애들이랑 아빠를 두고 나가는 데 제일 걱정되는 게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 35살이나 된 남편일수가 있을까. 그것도 참 재주라면 재주라 생각하면서 칠봉이는

 발걸음을 더 빨리 했다.

 

칠봉이 나가고 나서 집 안은 한동안 적막에 싸였다. 한 쪽에서는 부디 아무 탈 없이, 칠봉이가 돌아올 때까지 무슨 일이 생기지 말아달라고 원우가 온 세상 신에게

 기도를 하고 있었고, 그 옆에 해민이는 TV 속에서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아빠, 고기...'를 외치려다 아빠의 상태가 온전치 않음을 알고 거두었으며,

 한창 걸음마에 재미 붙여 취미가 집안 탐방인 막내 전해윤 군은 오늘도 취미를 즐기고 있었다.

 

 

 

"아빠, 나 배고픈데..."

 

"어? 어. 그래. 우리 딸 밥... 밥 줘야지. 뭐 먹고 싶어?"

 

"...아빠 요리 못 하잖아"

 

 

 

너무나 당연하게 말하는 목소리에 상처를 받았지만 사실인지라 반박도 못 하고 '아, 아니야~ 해민이 유치원 갔을 때 아빠 요리 연습해서 네 밥은 만들어 줄 수 있어!'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찾아보니, 채소들이 꽤 있길래 원우는 '오늘은 너로 정했다!'를 외치며 볶음밥 제조(?)에 나섰다. 열심히 재료를

 손질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 옆을 보니 아까까지 식탁에 앉아 자신을 구경(이라 쓰고 감시라고 읽는다)하던 해민이가 안 보여 찾았더니 거실에서 동생과 함께 놀고 있다.

 

 

 

"누나~"

 

"우와~ 윤이 이제 누나 잘 하네? 그럼.. 이제는 귤 해 봐. 귤"

 

"꾸~"

 

"아니~ 꾸 말고 귤"

 

"규- 꺄아!"

 

"그게 공이 아니야, 윤아. 아휴.. 그래, 귤 던지지 말고. 먹는 거 그렇게 던지는 거 아니야. 누나가 까서 줄게"

 

 

 

애기들 밥 만들다가 한 번 더 상처 받음. 우리 딸이 저렇게 예쁘게 웃고 다정하게 말할 줄 아는 아이였나... 왜 아빠한테는 보여주지도 않는 눈웃음과 예쁜 목소리를

 동생한테 들려주냐, 전해민.. 심지어 귤 까서 동생 먼저 먹여주다니... 나도 먹을 줄 아는데... 상처 받은 마음을 위로 받기 위해 원우는 핸드폰을 꺼내 칠봉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여보야... 민이가... 나랑 안 놀아 줘ㅠㅠㅠㅠ 윤이만 보고 있다.’

 

'아, 그걸 얘기 안 했네. 해민이 동생 되게 좋아해. 전해민 애정 순위 1등 전해윤, 2등 엄마, 3등 아빨걸. 엄마도 동생한테 밀리는데 아빠는 더 하지.

그 상실감, 넣어 둬.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나도 힘들었지만 극복 했으니까 자기도 할 수 있어'

 

 

 

씁쓸한 현실만 한 번 더 깨닫고 원우는 요리나 마저 하기로 하고 마무리를 했다. 나는 밥도 해 주고 놀아주는데... 전해윤은 아무것도 안 하고 말도 잘 못 하는데

쟤는 왜 동생을 저렇게 좋아하는거지. 내가 쟤랑 뭐가 달라서 저걸 받지도 못 하고... 툴툴대면서도 아이들 먹일 밥은 신경써써 만들어서 계란프라이로 예쁘게

데코까지 해 내는 걸 보면 그래도 아빠는 아빠다.

 

 

 

"아가들아~ 밥 먹자~"

 

"우와! 볶음밥이네?"

 

 

 

뒤에서 뒤뚱뒤뚱 걸어 오는 해윤이를 들어다 앉히고 아이들 앞에 각자 몫의 밥을 덜어다 주면 냠냠 잘도 먹는다. 물론, 아직 아기인 해윤이는 먹는 것보다 흐르는

 게 더 많긴 하지만. 자립심을 키워보겠다고 숟가락을 쥐어주긴 했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가만히 바라보다 저렇게 먹으면 아마 제 몫의 반도 못 먹을 것 같아서

 결국 원우는 아이 옆에 앉아 밥을 먹여주기 시작한다.

 

 

 

"오! 아빠, 마이써!"

 

 

 


해윤이를 챙기는 사이 혼자 열심히 먹고 있던 해민이가 우물우물 대며 맛있다고 쌍엄지까지 척 내민 덕분에 아까 삐쳤던 건 어디 가고 그저 감동해서는 '진짜? 진짜

 맛있어? 괜찮지? 아빠 요리 많이 늘었다니까~' 하며 원우의 어깨며 광대가 내려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너네 먹는 것만 봐도 나는 배가 부르다'를 제대로 느끼면서

 아이들을 챙기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 했지만 원우는 세상에서 제일 배 부른 점심을 먹었다.

 

밥을 먹고 나니 배가 부른지 해윤이는 아빠 등에 업혀서 이미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해민이는 아빠를 도와 뒷정리까지 마친 다음, 거실에 앉아 함께 귤을 까 먹고

 있다. 귤을 보니 잠시 잊고 있던 훈훈한 남매의 모습이 생각나면서 원우는 손에 든 귤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럼 옆에 있던 해민이는 이제 이런 광경은 익숙한건지

 아무렇지 않게 귤을 까서는 반을 뚝 때서 아빠 입에 넣어주고 꼭꼭 씹으시라고 친절히 닫아주기까지 한다. 이런 효녀 또 없습니다. 츤데레 끼 다분한 6세 아이..

 

 

 

"이어 아빠 주능거아?"

 

"엄마가 뭐 먹고 있을 때 말하는 거 아니랬어. 그거 다 씹고 말해"

 

"아라써. 규 고마어"

 

"입에 넣고 말하지 말라니까!"

 

 

 

츤데레가 아니라 그..그냥 차가운건가. 딸한테 혼나고선 입 안에 있는 귤을 꼭꼭 씹은 다음, 예뻐죽겠는 딸의 볼을 사정없이 꾹 눌러준다.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는데

아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표정이 일그러진다. 결국 '아! 아빠!!' 하고 한 번 더 혼나고선 조용히 혼자 (불쌍하게) 귤을 까 먹다 딸내미랑 몇 개 주고 받고 그러고

 놀았답니다. 해민이 마저 잠이 들고, 둘 다 방에 눕혀 논 다음 거실로 나와서 소파에 누..우려고 하는데 전쟁통이 된 거실이 보여서 일단 치워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거실을 (아이들 안 깨게 매우 조심스럽게) 치운 다음 아이들 돌보느라 정신력, 체력 소모가 꽤 심했던 원우도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혔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니 보이는 딸의 뒷모습에 시계를 보니 2시간이나 잠들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들 방으로 들어가보면 아직 새근새근 자고 있는

 해윤이에 안심하고 다시 돌아오면 해민이가 그새 소파에 올라와 TV를 보고 있었다.

 

 

 

"잘 잤어, 딸?"

 

"응. 아빠도 되게 잘 잔 거 같네. 축하해"

 

"히히.. 아빠 잘 자는 것 같았어?"

 

"응. 내가 깨웠는데도 안 일어나서 나 그냥 TV 보고 있었어."

 

 

 

아, 그래. 그랬구나. 왠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에 눈치를 살피고 있다가 딸의 옆에 앉아 같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뭔가 얘기를 해 보려고 마음 먹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원우의 취향인지라 어느 순간 해민이보다 원우가 더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달까. '우와! 딸, 이거 재밌다~' 하며 오랜만의 전원우

 소녀미 발산이랄까. 집 앞 공원에서 캐치볼도 하고 (자고 있는 해윤이는 유모차에 눕히고) 달리기를 하며 놀다보니 하늘이 제법 어둑어둑해 지기 시작했다.

혹여나 감기 걸릴까 얼른 집에 들어와 아이들을 씻기고 해민이 간식을 내 왔다.

 

 

 

"아가, 뽀뽀! 아빠 볼에 뽀뽀 해 주면 이거 줄게"  

 

"싫어, 나 뽀뽀 안 해. 나 그거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먹어도 돼"

 

"... 그냥 해 주면 안 돼? 해민이 너 치즈 안 좋아해?"

 

"응. 나 그 치즈 말고 네모난 치즈 좋아해"

 

 

 

냉장고에 스트링 치즈가 있기에 아이 간식으로 내 왔는데, 간식으로 애교 좀 보려고 했더니 철벽도 이런 철벽이 없다. 따지고 보면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는 건 얻어내지 못 했으니까. 그리고 해민이도 참 냉정하다. 한 번쯤 해 줄 수도 있는건데, 아닌 건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너란 아이.

참... 잘 컸다, 야. 부모님이 잘 키우셨어. 똑부러지는 성격 자체는 참 좋은거지만 덕분에 아빠는 또 상처를 받고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아내에게 또 문자를 보낸다.

 

 

 

'여보야... 우리 딸 왜 이렇게 차가워? 애교도 없고... 나 너무 슬프다ㅠㅠㅠㅠ'

 

'옛날 말로 냉미녀잖아. 생긴 건 여보 닮고 성격은 나 닮아서 여러 사람 울리는 여자지. 수고해, 여보야'

 

 

 

말 안 한 게 있는데, 해민이 똑 부러지고 차가운 성격은 제 엄마를 닮았다. 매사 이성적이고 칼 같은 성격. 애교라고는 가끔 기분 좋아야 나오거나 아이들 한정

이랄까. 덕분에 헐랭한 원우가 이제껏 큰일 안 나고 잘 살고 있긴 하지만 가끔 아내고 딸이고 애교가 없다고 원우가 친구들을 붙잡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아빠- 나 아이스크림 사 주면 안 돼? 나 먹고 싶은데..."

 

"어?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사 줄게! 가자!"

 

 

 

'나도 딸 바보 하고 싶은데... 우리 딸은 왜 이렇게 시크할까' 하고 한숨을 푹 쉬고 있는 원우 앞에 스트링 치즈를 꼭꼭 씹으며 앉더니 아빠 팔을 붙잡고, 초롱초롱한

눈빛과 애교 섞인 목소리로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고 조른다. 이미 무슨 아이스크림이던 사 줄 준비가 된 원우에게 아이가 결정타로 아빠 팔을 붙잡고 흔들며 '나 먹고

싶은데...' 하며 입술까지 쭉 내밀면, 해민아, 너희 아빠는 지금 세상 모든 걸 다 사 줄 수 있단다. 

 

애교 폭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원우는 딸을 꼭 안고 '가자!'를 외치며 슈퍼로 향했다. 신난 아빠 덕분에 생각치도 못 했던 과자와 음료수까지 얻고 기분 좋아진

해민이는 넓은 아량으로 "아빠, 고마워요" 하는 말과 함께 볼뽀뽀를 선사했고, 그 후 1달동안 원우는 이 얘기를 동네방네 자랑했다고 한다.

 

 

 

 

 

 

 

 

 

 

[세븐틴] 아이고, 아부지 04 | 인스티즈

 

 

 

 

 

 

 

 

 

 

유치원 버스가 어느 건물 앞에 멈추면 터질듯한 볼을 가진 아이가 선생님께 해맑게 인사를 하며 내린다. 비록 자동문을 여는데 어려움을 겪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다시 예의 당당함을 되찾고 꽤 복잡해 보이는 복도를 이리저리 걸어가며 씩씩하게 길을 찾아간다. 한참을 걸었을까, 검은색 문 앞에 서서 꽤 무거운

문을 온 '으챠' 하는 소리와 함께 힘껏 열어제끼며 안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댜녀왔습니다-"

 

"어~ 왔어? 저기 가서 앉아있어"

 

 

 

작업실로 보이는 곳, 한 켠에 있는 소파에 다이빙한 아이는 자연스럽게 앞에서 일하는 아빠를 바라본다. 창 너머 열심히 녹음하고 있는 처음 보는 형아도. 삼촌인가?

앞에 앉아 뭔가 탐탁치 않은 목소리로 얘기하던 지훈은 '잠깐 쉬다 하자' 며 얘기를 하고, 그에 안에 있던 사람들도 나와서 아이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오- 이한울입니다. 4살이에요."

 

"안녕~ 아빠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너 진짜 귀엽다"

 

 

 

소파에서 내려와 예의 있게 인사를 했지만 실은 낯을 가리는 터라 귀엽다며 다가 오는 형들의 손길에 티 안 나게 얼굴이 굳었다. 머리 쓰다듬어주고 볼을

만지는 손길에 어쩔 줄 모르고 동공만 흔들리고 있으면 지훈은 뒷모습만으로도 이 모든 게 그려져 혼자 터지는 웃음을 겨우 참고 있다.

 

 

 

"한울이? 이렇게 보니까 형이랑 진짜 똑같이 생겼네요"

 

"아니야, 형수님 얼굴도 있어. 입술이랑..."

 

 

 

정신적 충격(?)을 겪고 평소에 잘 찾지도 않는 아빠 품 속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데, 아직 삼촌들의 관심은 끝이 아닌가 보다. 아예 앞에 자리 잡고 앉아서 구경 아닌

구경을 하고 있으면 아이는 '살려 줘'라는 메세지를 담은 간절한 눈빛을 아빠에게 보내고, 그걸 본 지훈은 '야, 애 놀라겠다. 그만 하고 다시 들어가' 하며 아들을 구해준다.

 

 

 

"끝음 내리지 말고 올리고, 두번째 소절 아까 얘기한대로 힘 줘서 불러"

 

"왜 계속 같은 부분 틀려. 가사를 생각하면서 감정을 실으라니까? 다시 한다"

 

"...음 틀렸지 방금. 정신 차리자. 질질 끌면 끌수록 너만 더 힘들다."

 

 

 

지훈이 작업에 집중하고 예민해져 갈 무렵, 어디서 가져온건지 오렌지 주스에 빨대까지 제대로 즐기고 있는 한울이는 작업실 한 켠에 있던 토끼인형과 오리 인형을

가지고 놀며 심심함을 달래고 있었다. 인형 놀이도 지친건지 소파에 누워서 꼬물꼬물 대고 있는데 그 누구보다 기다렸던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아가~ 엄마 왔어~"

 

"엄마아아아앙"

 

 

 

생긴 것부터 성격까지 아빠를 쏙 빼닮아 애교도 잘 없고 무뚝뚝한 성격인 한울이가 유일하게 애교를 부리는 상대는 엄마다. 아까 본 것처럼 '다녀 왔습니다' 로 끝났던

아빠와의 인사와는 달리, 소파에서 튀어 나가 콧소리 가득 담긴 애교까지. 집중하느라 못 들었으니 다행이지 아마 지훈이 들었다면 조금은 섭섭해 했을 것이다.

 

 

 

"아드을~ 엄마 없어서 심심했지. 뭐 하고 놀았어?"

 

"삼촌들이랑 인사 하고 인형들이랑 놀았어. 나 진짜 심심했다?"

 

 

 

찾아온 아내에게 인사를 하려고 잠시 멈춘 사이 들려온 아들의 낯선 목소리. 이게 정녕 내 아들의 목소리인가 잠시 귀를 의심해봤다가 이 공간에 어린 아이가 하나뿐이란

걸 알고 다소 당황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 하는 지훈이다. 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이였나...

 

 

 

"어, 왔어?"

 

"응. 많이 바빠?"

 

"막바지 녹음이라서 좀. 한울이 많이 심심해했어"

 

"그걸 알면 좀 같이 놀아주지, 그냥 앞에 안고만 있어도 되겠구만. 애 혼자 두고"

 

 

 

아내가 오자마자 혼나고, 억울함이 엉뚱하게 발산되어 눈에서 레이저가 발사되는 탓에 괜히 안에 있던 가수들만 고생이다. 물론, 하나 같이 '지금 잘못했다간 몇 배로

혼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신경 팍 쓰고 녹음해서 덕분에 일찍 끝나기는 했지만. 최종 녹음 날짜 스케쥴을 잡고 사람들이 사라진 후 작업실에는 딱, 3명만 남았다.

 

 

 

"아들, 너 그러는 거 아니야"

 

"나 왜? 뭐 잘못했어?"

 

"아빠한테는 딱 인사만 했으면서 엄마는 보자마자 버선발로 뛰어나가서 애교 부리고-"

 

"자기도 애기한테 딱딱하게 대했잖아~ 우쭈쭈 이런 것도 안 해 주고."

 

"그렇다고 엄마 아빠 이렇게 차별하는 건 아니지. 이한울, 너 그 목소리 아빠한테도 해 줘"

 

"...나 이거 엄마한테만 할거야! 메롱-"

 

 

 

볼을 뿌 부풀리면서 칠봉이의 품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아이를 차마 때리지도 못 하고 혼자 '어우-' 하며 지훈은 분을 삼킨다. 이게 뭐라고 참 쓸데없는 질투가 나는지...

 

 

 

"애기 옷 자기가 입힌거지? 저 멜빵바지"

 

"고럼! 이 나이 때 애들은 이렇게 입어줘야 돼. 물론, 철저히 내 취향이긴 하지만"

 

"아들, 넌 이렇게 자기 취향대로 옷 입혀도 엄마가 좋아?"

 

"응! 엄마 좋아. 왜?"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엄마를 꼭 껴안는 아들의 모습에 한 번 더 한숨을 크게 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을 선택하겠다면서 몸을 돌려

아까 작업한 녹음본을 꺼내 다듬기 시작한다. '질투해, 지금?' 하고 얄밉게 물어오는 칠봉이의 목소리도 무시하고 '난 아무것도 안 들린다' 최면을 거는 지훈이다.

 

작업을 다 끝내고 일어났더니 칠봉과 한울이도 지훈과 똑같은 타이밍에 뿅 하고 일어난다. 이게 뭐지 하는 마음에 놀라서 눈이 커진 채 바라보니 무슨 일 있냐는 듯

되려 자신을 눈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칠봉에 둘 다 소파에 앉아 놀면서 제가 언제 일어날까 계속 기다리고 있었을 모습을 상상하니까 웃음이 터졌다.

 

 

 

"뭐야ㅋㅋㅋㅋㅋ 뒤에서 그거 준비하고 있었어? 어쩐지 조용하다 했다"

 

"이게 얼마나 빠른 순간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건데~ 타이밍 맞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그치, 아들?"

 

"응! 엄마 말이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졸린지 눈이 반쯤 감겨서는 아마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것 같은 한울이를 안아 들고 꽤 오랜 시간 동안 갇혀있던 작업실을 벗어났다. 한울이는 아빠

품에 안겨 잠들었고, 칠봉이는 '복도만 나와도 이렇게 공기가 좋구만. 계속 콕 박혀 있지만 말고 복도라도 좀 걸어다녀~'하고 애정 섞인 잔소리를 한다.

 

작업실에서 자도 괜찮다는 지훈을 제가 끌고 온터라 운전대를 칠봉이 잡았다. 밥도 안 먹었겠다 오랜만에 집밥을 선보여주지 하고 집에 도착했는데, 왜 갑자기 피로가

이제서야 몰려오는지. 맘 같아선 밥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자고 싶었지만 뱉어놓은 말이 있는지라 흐려져가는 정신줄을 붙잡고 요리를 하고 있으면 그새 씻고 나온

지훈이 식탁에 앉아서 헤롱헤롱 하고 있는 칠봉을 가만 보다 손을 잡아 의자에 앉혀준다.

 

 

 

"많이 피곤해? ㅎㅎ 너 지금 거의 눈 감겼어"

 

"아니야... 나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하자마자, 그 말을 끝으로 칠봉이는 식탁에 머리를 박고 쓰러지더니 이내 색색 하는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들었다. 지훈도 작업 때문에 많이 피곤하긴

했지만 중간 중간 쪽잠을 잤던 반면, 칠봉이는 아침부터 아이 유치원 등원 시키고, 퇴근 후에도 아이랑 놀아주고 운전까지. 심지어 어제는 야근도 했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할 정도로 고생한 아내에 지훈은 자고 있는 칠봉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칠봉을 안아들고 방으로 가서 눕혔다. 다시 주방으로 돌아와

아내가 손질 해 놓은 재료로 요리를 하고 있는데 어느새 일어난 한울이가 엄마를 찾기 시작했다.

 

 

 

"아빠, 엄마 어딨어?"

 

"엄마는 코- 자. 아들, 배고프지? 너 밥도 안 먹었잖아"

 

"응. 나 배고파"

 

"아빠랑 유부초밥 만들어 먹을까? 아빠가 이거 정리할 동안 아들이 밥 좀 비벼주세요~"

 

"네~ 어! 여기 고기랑, 호박이랑, 버섯도 있어!"

 

 

 

처음엔 혼자 간단하게 볶음밥 정도로 끼니를 때우려던 지훈이지만, 아이가 일어나기도 했고 아까 못 놀아준 것도 보상할 겸 유부초밥으로 메뉴를 바꿔 아들과

식탁에 둘러 앉아 다정하게 만들어 먹었다. 유부 주머니에 넣는 게 힘들다고 그냥 먹을 거라는 아들의 애교 섞인 투정에 웃기도 하고 서로 먹여주기도 하며

뒷처리까지 도란도란 마무리 하고서 한참 놀다가 둘은 다정하게 함께 잠들었다.

 

 

 








(별)암호닉(별)

[볼그레][일공공사][너로정한녀][여니][스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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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공공사 / 원우네 딸은 차도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도도한 딸과 어쩔 줄 몰라 하는 원우의 모습이 그려져서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훈이네는 지훈이의 아들이 지훈이와 닮았다는 모습을 떠올리니 너무 귀여워서...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이지훈 진짜 마지막에 완전 설레요! 작가님 잘 보고 갑니다!
8년 전
Hyunn
'일공공사'님 제가 사랑하는 거 아시나요? 이렇게 꼬박꼬박... 매번 댓글도 달아주시고... 감동이에요♡♡♡
아빠가 헐랭해서 딸내미가 챙기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ㅋㅋㅋㅋㅋㅋ 딸한테 휘둘리는 느낌? ㅋㅋㅋㅋㅋ
쪼꼬미 아가 지훈이는 진짜 귀여울 거에요. 그쵸? 하... 부산남자 츤데레 이지훈(feat. 계산해) 이랄까요?

8년 전
독자2
쟈가운 원우의 딸과 그 딸의 아빠인 원우의 동공지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훈이네는 지훈이랑 아들의 케미하고 할까요 너무나 귀여운것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Hyunn
쟈가워... 마니 쟈가워... 원우 감당 못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씨네 부자 케미는 안 보면 모릅니다. 진짜.. 하... 둘이... 보면 기절해요 진짜
8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8년 전
Hyunn
잡혀산다기 보다는 음... 뭐랄까. 여자 둘이서 잡아주는 느낌?ㅋㅋㅋㅋㅋ 전원우 소녀미는 아빠가 되도 영원합니다!
지훈이네 작업실에 지훈이 아가가 있는 거 뭔가.. 좀 따뜻할 거 같지 않아요? 화목하고, 이지훈도 조금은 유해지고..ㅎㅎ

8년 전
독자4
원우딸은 차가운 냉미녀 였엌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훈이 닮은 애기 얼마나 귀여울까ㅠㅠㅠㅠㅠㅠ 다음편 기대하고 갑니다~
8년 전
Hyunn
생긴 것과 성격이 일치하는 냉미녀.. 아가한테 설레기는 또 처음이네요. 상상하면서 제가 걸크를 당했더랬죠
볼살도 빵빵하고 아가아가한 이지훈 쪼꼬미는 진짜 어디서도 꿀리지 않는 10덕킹일거에요

8년 전
독자5
어휴ㅠㅠㅠ귀염둥이드류ㅠㅠㅠㅠㅠ넘나좋네여ㅠㅠㅠ퓨ㅠㅜㅠㅠ
8년 전
Hyunn
좋죠 좋죠 좋은 건 널리널리... 함께 행복해지는 사회가 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독자6
하 지훈이 아들 넘나 사랑스러운 것ㅠㅠㅠ아니 그냥 다들 귀여워 죽겠어요 상상이 막 되네요...
8년 전
Hyunn
진짜 꼬맹이 이지훈을 실제로 보는 느낌? (심쿵) 해민이도 뭐... 가끔 애교 부리면... 짱카와이
8년 전
독자7
아 지훈아... 아들한테 질투하는 것 봐 ㅠㅠㅠ 너무 귀여워어 ㅠㅠㅠㅠ 전원우 진짜 소녀 감성 어쩔 거야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생겨서는 딸한테 서운함이나 ㄴ느끼구 귀엽게...
8년 전
Hyunn
사실 알고보니 이지훈이 질투쟁..이? ㅋㅋㅋㅋㅋ 전원우는 뭐.. 전소녀 어디 갑니까 그게ㅋㅋㅋㅋ 귀여워가지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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