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꿈을 꾼 거 같다.
애들이 나한테 다가와 괜찮냐고 물었다. 난 괜찮다고 그랬더니 환하게 웃으며 다행이라는 애들의 미소를 보았다.
나 때문에, 또 난감해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난 애들한테 기대고 싶지도 않다.
"징어야?"
살짝 눈을 뜨며 날 향해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고 있는 오빠. 성규오빠의 품에서 울고 그 다음의 기억이 없다.
왜지? 왜 기억이 없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점점 흐릿했던 시선이 또렷하게 보이자 애들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아, 또 나 애들한테 걱정만 시키는 구나. 내가 일어설려고 하는데 맞은 상처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자, 작게 욕설을 하는 오빠.
"오빠, 내가 욕하지 말랬지."
"넌, 그런 말이 나와? 어?"
오빠의 걱정스런 말투에 장난스럽게 웃으며, 난 괜찮다고 말을 했다. 그러니 그제서야 옆에 있던 애들이 나에게 하나둘씩 말을 꺼냈고,
근데 그 중에 제일 시끄럽고 걱정 많은 찬열이가 보이지 않는다. 왜지, 찬열이가 먼저 올줄 알았는데.
아, 개너리 때문인가.
"찬열이가 없네."
내 말에 웃고 지냈던 애들의 인상이 찡그러진다. 알고 있다. 지금쯤이면 혼자서 끙끙 고민 하고 있을 찬열이니까.
"그래도, 데리고 오지."
"그 놈, 미안해서라도 오겠어?"
민석이의 말에 난 작게 웃었다. 미안해서라. 그건 내 마음인데, 나때문에 찬열이와 개너리의 사이가 벌어진거 아닐까?
찬열이는 개너리를 많이 좋아하는 거 같던데, 나한테 때린 개너리가 문제긴 하지만,
난 내 몸을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맞은건 맞았으니, 내 몸을 보살피지 못한 내 탓도 있었고, 근데 찬열이는
아니잖아. 몇 년동안 개너리를 좋아했고, 난 몇개월도 안된 친구니까.
"나 이 상태로 며칠은 학교 못 갈 거 같은데."
"박찬열 내일 되면 웃으면서 올거야. 걱정마 징어야."
옆에서 내 머리를 따뜻한게 쓰담듬어주는 경수. 난 보답으로 살짝 웃었다.
나 때문에 찬열이와의 관계도 무너지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쁜 생각을 왜 이렇게 하는 걸까.
애들이 웃고 떠들 때 오빠 폰으로 찬열이한테 카톡을 보냈다.
찬열아 - 징어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카톡에는 답이 없었고, 아마도 봤는데도 못 본 척하고 있겠지.
나쁜 놈, 오면 어디 겁나나.
"징어야 우리는 이제 갈게! 맨날 찾아올테니까 심심하지는 않을거야!"
"변백현 학교에서 자지말고 공부나 해."
"예예, 징어의 말씀인데 들어야죠?"
그러자, 종인이가 백현이의 뒷덜미를 잡고 질질 끈다.
"박찬열한테 카톡 보냈어?"
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 아무말 없이 날 바라보던 오빠가 전화라도 해라. 라고 하고 가버렸지.
난 그냥 찬열이를 어떻게 해야 하지 모르겠고 이 상태로 만났다간 찬열이가 또 날 걱정스런 눈빛으로 볼까봐
그게 더 부담스러웠지. 자기 탓도 아닌데 나의 부주의 였는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빠 폰으로 카톡이 왔다.
징어야 잠깐만 나와줘- 찬열
내가 보낸걸 알았는지 찬열이한테 답이 왔고, 나는 일단 가디건을 입고 나갔어. 그러니까
가로등 밑에 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는 찬열이가 보이는 거야. 근데 얼마나 혼자서 마셨는지 가까이 가니까 술냄새가 풍기는거 있지?
"찬열아."
"어, 징어야. 징어네. 진짜 나왔네?"
날 향해 실없이 웃는 찬열이. 바보 같아. 원래 바보 같은데 더 바보같아.
"왜 술 마셨어?"
"그냥 속상해서, 너무너무 속상해서…."
속상하다는 찬열이의 말. 그게 나와 개너리의 사이에서 혼자 고민해서 그런거지?
"찬열아."
"…."
"원래 더 소중한 사람한테 가는거야. 나한테 찾아오면 뭐가 달라져. 난 어쩌다 넘어져서 이렇게 다쳤다고 생각을 하자.
하지만 개너리는 아니잖아? 너네들을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애들은 나한테 찾아왔지만, 너만은 개너리한테 가야지."
"…징어야."
"응?"
"난…난 말이야…."
"난 너가 개너리한테 가도 널 친구라고 생각할거야."
몇 개월이지만, 몇년이 아닌 몇 개월이라도 너희들의 마음, 생각, 행동을 다 알았어.
그리고 수정이처럼 진리처럼 너네들은 나한테 소중한 친구들이야.
"…."
"오늘은 찾아가지마. 내일 찾아가? 알았지?"
"…응."
내 말에 웃어주는 찬열이. 나도 보답으로 웃어주자, 갑자기 자기 품으로 안아버리는 찬열이었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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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이가 왔어요. 근데 왜 내가 설레지 찬열아 나도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