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아
넌 기억하니 날 처음 만난날을?
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널 처음 만났던 날
그날의 날씨
그장소
정말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이나
신기하지?
마리아 수녀님이 계신 고아원에서 우린 처음만났지
해맑게 웃고 있는 널 보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줄 알았어
그때 난 니가 나랑 동갑일꺼라고 상상도 못했어
어린아이같이 내 교복 명찰을 보고
우와 이름이 루한이야? 묻는 너에게 쑥스러워서 아무말도 못했어
니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거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았지
태어나서 생전 떼를 써본적 없는내가
너와 같은학교에 다니게 해달라고 떼도 써봤고
너와 같은집에 살게해달라고도 했어
항상 너와 함께하고 싶었거든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그떄 이미 내가 널 좋아하는걸 아셨나봐
아니 어쩌면 너조차도 내가 널 좋아하는걸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나만 몰랐던건가봐
그냥 니가 안쓰러워서 그런거라고 니가 불쌍해서 잘해주는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던거 같아
아...옛날얘기하니까 뭔가 좀 쑥스럽다. 하하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날때마다
널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 갈 때 쯤
그때서야 난 깨달았어
아 내가 민석이 너를 좋아하는구나
난 저아일 불쌍하게 여기는게 아니였구나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구나
그 사실을 알고 난 너처럼 다가서질 못했어
무서웠거든
사람들의 시선과 어머니 아버지의 실망감이
그 나이에는 너무 무서웠어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어렸었나봐
그 무서움이 널 좋아하는 마음보다 더 컸나봐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세상 어느 누가 너에게 또 나에게 더럽다고 돌을 던져도
난 내 온 몸으로 너에게 날아오는 돌을 막을꺼야
너는 기억하니 우리가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