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은 느즈막히 기분좋게 일어났어. 오늘은 살 빼고 나서 처음으로 쇼핑을 나가는 거기도 하고,
꽉 껴서 늘리기에 바빴던 교복을 이제는 더이상 줄일수가 없어서 새로 맞추러 나가는 거기도 하니까. 기분좋게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맛있게 먹고 너징은 슬슬 나갈준비를 위해서 옷장을 열었어.
너징은 옷장을 열고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 아니, 입을 옷이 없는거야. 다 살 찌고 나서 입던 옷들이라
여기는 팔 소매가 너무 크고, 여기는 바지 허리 사이즈가 너무 크고. 살 찌기 전에 입던 옷들도 있겠지만 너징이 살 찌고 나서부터
그런 옷은 다시 입지 못하겠다, 싶어서 다 정리해서 버려버렸어. 그렇기 때문에 너징은 한숨을 내쉴수밖에 없었지.
너징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친구 은지한테 전화를 걸었어. 혹시나 가볍게 입을 옷 좀 빌릴수 있을까, 하고.
그 생각이 들자마자 너징은 운동하느라 바빠, 운동이 끝나면 피곤함에 지쳐, 방학동안 쳐다도 못봤던 핸드폰을 집어 들었어.
은지가 어디있더라, 은지. 은지.. 하고 한참을 스크롤을 쭉쭉 내리던 너징은 은지의 번호를 찾아서 통화 버튼을 눌렀어.
통화 신호가 얼마나 갔을까, 은지가 자다가 깬 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거야.
"어, 누구세요."
"뭐야, 지금 일어났어? 야 은지야, 나 오징어."
"아아, 뭔일로 네가 먼저 연락을 다하고.."
은지는 자다 깨서 그런지 정신이 없어보였어. 답답함에 너징은 짜증을 낼 뻔 하다가 겨우 화를 누르고 말을 이어갔어.
내가 지금 나가야 하는데, 옷이 없다. 옷은 있는데, 맞는 옷이 없다. 은지는 너징이 다이어트를 하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었는지는 몰랐기 때문에 꽤 놀라면서 대충 자기가 입는 바지랑 티 한벌을 맞춰서 가져 오겠다고 얘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어.
너징은 이제 옷도 해결 됐겠다, 싶어서 씻기 시작해. 씻으면서도 너징은 눈에 보일정도로 많이 빠진 살에 뿌듯해 하지.
두껍고 미련해 보이면서 있지도 않던 허리는 얇고 여리여리하게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살에 파묻혀 찾기도 힘들던 쇄골은
우물처럼 제 자리를 잡고 있었어. 너징은 샤워를 하면서도 거울에 비치는 너징의 몸에 기분좋게 샤워를 했어.
기분좋게 샤워를 하고 나온 너징은 살 찐 이후로 하지 않았던 화장을 시도해.
서랍 깊숙히 들어있던 파우치를 열어 이것저것 발라보기도 하고, 눈화장은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까 패스.
가볍게 뭐 흔히들 말하는 투명메이크업? 비슷하게 한 너징이었어. 화장 아닌 화장을 마치고 얼마나 지났을까.
은지가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어. 너징은 살을 뺀 뒤로 처음 보는 엄마 아닌, 병원 선생님들 아닌 사람이었기 때문에
설렘을 가득 안고 현관문을 열어줘. 은지는 열린 현관문을 멍하게 보고있다가 너징이랑 눈이 마주쳤어.
그런데 왠일인지 신나게 떠들어 대야할 은지는 입을 꾹 다문채로 너징을 가만히 바라보더라?
왜그러지, 싶은 너징이 야, 왜그래.. 하고 물으니까 은지가 그때야 입을 열어.
"오징어, 맞으세요?"
아, 이거였어. 너징은 순간 진지한 은지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 와하하, 하고 웃어버려.
그렇게 너징은 은지의 옷을 빌려 입고 (은지의 옷이 살짝 헐렁했다는게 비밀아닌 비밀, 은지가 절망했다는게 사실아닌 사실)
의도치 않게 은지까지 함께 쇼핑을 나가게 돼.
은지, 엄마랑 너징은 나란히 쇼핑을 나왔어. 중간에 집 가까이에 있는 교복점에서 교복도 새로 맞추고, 사람들이 붐비는 시내로 나왔어.
너징은 엄마랑 은지랑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사려고 했는데 너징 어머니께서 약속이 급하게 잡히셔서 너징한테
카드를 넘겨주고 오늘만큼은 긁고싶은대로 긁어라! 하는 말씀과 함께 부랴부랴 약속장소로 나가셨어.
너징 어머니의 말에 너징과 은지는 (의심미) 돋는 미소를 짓고는 온 매장을 휩쓸고 다녀.
너징은 아직 눈치가 빠르지 못해 모르지만 다들 시선이 너징한테 몰리고 있었어. 안그래도 뚜렷했던 이목구비가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었거든.
그날따라 은지가 가져온 옷도 잘 받았고. 짧은 데님팬츠에 쇄골까지 파인 티 한장만 걸친 너징의 모습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강남 언니들보다도
더 수수하고 예뻤어. 그래선지 사람들이 너징을 한번씩 돌아보고는 했지. 물론 너징은 몰랐지만 말이야.
너징이 양손 가득 옷을 사고, 은지와 함께 집으로 향했어. 내일이면 개학이다, 뭐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은지랑 너징은 집에 잔뜩 산 옷들을 내려놓고도 뭔가 방학을 즐기지 못한것같다며 아쉬워했어. 시계를 확인하니 시간은 벌써 일곱시 반이고.
뭘 할까, 하던 너징은 은지와 심야영화를 보러 가기로 해. 물론 오늘 잔뜩 산 옷들중 가장 예쁜 옷을 골라 입고서.
사실 은지도 너징을 따라다니면서 옷을 몇벌 장만했거든. 그렇기때문에 둘다 어느때보다 예쁘게 꾸미고 시내로 나갈 작정을 했지.
너징은 아까는 서툴러 잘 하지 못했던 눈화장도 은지의 손을 빌려 예쁘게 하고, 분홍빛이 도는 입술도 붉게 물들이고.
진짜 다들 놀랄정도로 바뀐 모습이었어. 그렇게 너징과 은지는 영화관으로 향했지.
영화관에 도착하니 시간은 아홉시. 꾸미는데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영화관까지 나오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거든.
영화관에 도착해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는 너징과 은지였는데, 그런 너징이랑 은지가 왠만한 연예인 뺨 후려갈길듯 해서 다들 한번씩
흘끔흘끔 쳐다봤어. 그렇게 너징은 번호표를 뽑아 오는 은지를 기다리며 고개를 까닥거리며 영화관 의자에 앉아있는데
누가가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거야. 너징은 누군가가 잘못 나를 건드렸나 보다, 하면서 가만히 있었지.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수줍은 듯이 '저기요….' 하고 부르는거야.
+
제가 분량이 너무 짧아서 짜증나시져?
제성해여. 내가 글 고자라 이렇게밖에 못써여..
흡.. 근데 나 암닉 정리 못하겠어. (땡깡)
일일이 써드리지 못해여. (죄송) (눈물) 다들 누군지는 아는데
일일이 적어드리기가 힘들어여. 미아내여ㅠㅠ
내사랑 잔뜩머겅..♥
아니 근데 1화부터 7화까지 다들 신청해주시는게 달라서
나 갱장히 헷갈려.. 님과함께 보고와서 갱장히 헷갈려... 김종대...후우..(부들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