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눈앞에 흩어지는 담배연기가 뿌옇다. 내 시야를 가리던 연기들이 얼마되지 않아 전부 사라져 버린다. 매쾌한 냄새만 남긴채로 흔적없이. 그모습이 마치 너같아서 웃음이 났다. 다시 연기를 내뱉었다. 전처럼 뿌연 연기가 내 눈앞을 가렸지만, 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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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창가같은곳은 가본적이 없었다. 그런 곳에 가는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런 저급한곳에서 저급한 일을하는 여자들과 몸을섞는것 자체가 불쾌하고 시간 낭비라 생각했다. 여느날과 같이 전공책이 든 가방을 맨체 독서실로 향하고있는데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절로 찌푸려지는 인상에 주머니로 손을 뻗었다. 음악이라도 들을려는 심산으로 이어폰을 찾는데 무엇인가 내팔목을 붙잡아왔다. 그쪽을 바라보자 흰 손이보였고 그 손을 따라 올라가니 누구에게 심하게 맞은듯 여기저기 터진 상처속에서도 하얀 얼굴이 보였다. 희다. 남자를 보자마자 든 첫인상이였다. 급히 뛰어오기라도 한듯 숨을 가쁘게 내쉬던 남자가 날보며 말했다. 제발, 제발 저좀 도와주세요. 터진 입술이 따끔거리는지 남자는 말하면서도 인상을 살짝 살짝 찌푸렸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저깄다-하는 소리쳤고 왠 우람한 덩치에 사내가 이쪽으로 뛰어오고있었다. 그모습을 본 남자가 놀라 도망치려는듯 팔목을 쥐고있던 손을 놓으려했고 나는 그손을 다시 꼭 붙잡았다. 그런 내 행동에 놀란듯 살짝 커지는 눈을 바라보다 내쪽으로 잡아끌며 말했다. ..도와줄게요.
몸을 팔았다고했다. 아버지가 도박에 빠져 어마어마한 빚을 졌는데 빚을 갚지못하자 결국 자신을 팔아버렸다고. 새우잡이 배같은데나 끌려갈줄 알았는데 곱상한 외모때문인지 사창가로 끌려오게 되었다했다. 처음엔 참고 견디려 했더랬다. 어찌 되던지간에 자신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받아드리려노력했다고, 그런데 가면 갈수록 너무 힘에 부쳤더랬다. 힘들고 자신을 내어줄때마다 너무 비참해져서 밤에 몰래 도망치려다 들켜 흠씬 두들겨 맞아더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음날 새벽이 되자마자 뛰쳐나와 도망쳐 나왔던 거고, 날 마주친거라 했다. 인생한번 참 기구하다 싶었다. 얘길 듣는것 만으로도 그의 인생이 얼마나 어두컴컴했을지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삶과 다르게 내눈에 그는 무척이나 빛났다. 저급하고 더러울거라 생각했던 일을 하는 그였지만 내 생각관 다르게 그는 무척이나 깨끗해보였다. 희고 맑고. 마치 그 누구도 침범하지 않은것 처럼. 그의 흰얼굴을 마주하다 손에들린 연고와 반창고를 내밀었다. 남자가 그런 내 얼굴을 뭐냐는듯 멀뚱히 바라보는게 꽤나 답답하여 연고 뚜껑을 열어 새끼 손가락에 짜내었다. 그러곤 남자의 입술에 손을 갔다댔다. 내손이 남자의 입술에 닿자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놀란듯 동그랗게 커진 눈이 꽤 귀여웠다.
약 발라야 될거같아서.
내말에 아아..수긍한 남자가 가만히 눈을 내리깔았다. 다시 손을 움직여 남자의 입술에 톡톡 약을 발랐다. 내리깐 눈에 속눈썹이 기집애 마냥 꽤 길었다. 약간 붉어진듯한 남자의 볼에 살짝웃음이 새어나왔다. 연고를 다바르고 손을때자 남자가 다시 눈꺼풀을 들어올려 나를 마주보았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까맣다. 그속에 비치는 나역시도 까맸다.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다시 손에들린 연고를 내밀었다. 또다시 뭐냐는듯 바라보는 남자에 이번엔 남자의 손에 연고를 쥐어주었다.
눈밑에도 오른쪽 볼에도 다 상처났으니까 약 꼼꼼히 다 발라요.
내말에 남자가 또다시 아아-하는 얼빠진 소릴 내며 고갤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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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안써져서 일ㄷ단 상으로 올려유
중 하는 언제나올지 모른다는게 함정
제목도 뭐라하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