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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아이고, 아부지 09 | 인스티즈

 

 

 

 

 

 

 

 

 

 

부제 : Leaders' babies.

 

 

 

 

 

 

 

 

 

 


엄마 아빠들이 모처럼만의 여유롭고 품격 있는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뷔페 한 편에 마련된 놀이방에서 각자 신나게 놀고 있었다. 남자 아이들은 공놀이를 하거나

게임기를 가지고 놀기도 하고, 아니면 자동차를 타고 놀았으며, 여자 아이들은 인형 놀이나, 블럭으로 성 만들기, 미끄럼틀 등을 타며 나름대로 매우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놀다가 배도 부르겠다, 신나게 놀았겠다, 슬슬 졸린 3살짜리 아가들은 눈을 비비며 엄마 품을 찾아 낮잠을 청했고, 아직 쌩쌩한 다른 아이들은 서로 번갈아

가며 다른 놀이를 하면서 계속 재밌게 놀고 있었다.

 

 

 

"언니, 언니는 왜 안 놀아?"

 

"조금 쉴 거야. 너는 가서 친구들이랑 놀아~"

 

"해민아~ 왜 안 와?"

 

"언니! 빨리 와!"

 

"가서 하랑이 언니랑 세원이랑 놀고 있어"

 

 

 

전원우의 무기력 세포를 지닌 해민이는 벽에 기대 쉬면서 에너지 보충을 하고 있었다. 다솔이는 '알았어. 언니 빨리 와야 돼' 하고 신신당부를 하며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서는 이내 언니, 동생들과 꺄르르 웃으며 놀기 시작했다.

 

이렇듯 평화로운 놀이방에,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퍼지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5분 후였다. 볼풀에서 놀고 있던 4살 동갑내기 도현이와 한울이는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조금 격하게 놀다가 서로가 서로의 팔에 이마를 맞았다.

 

 

 

"아! 아앙ㅠㅠㅠㅠ"

 

"아파ㅠㅠㅠㅠ"

 

"왜? 최도현 왜 울어?"

 

"형아ㅠㅠㅠㅠ"

 

 

 

가만히 앉아 쉬고 있던 큰 쌍둥이들은 동생의 울음소리에 놀라 사건 현장(?)으로 뛰어갔다. 제법 세게 맞은건지 빨갛게 부어오른 이마를 보고 놀란 아이들은 각자 한 명씩

안고서 달래주기 시작했다.

 

 

 

"어디 봐봐. 괜찮아~ 최도현, 뚝!"

 

"한울이 너는 괜찮아? 둘이 똑같은 데 다쳤네?"

 

 

 

희한하게 엄마 아빠보다 형들 앞에서 더 어리광을 부리는 도현이는 그 때도 똑같이 '형아, 나 아포ㅠㅠㅠㅠ 여기 아야했어ㅠㅠㅠㅠ' 하며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 하소연을

했다. 이에 반해 4년간 혼자 자라 그런 게 덜한 한울이는 울음을 그치고서 색색하는 숨을 내 뱉고 있었다. 동생들이 진정된 것 같자 큰 아이들은 다시 제 갈 길을 갔고,

입술이 한가득 튀어나온 도현이와 울어서 볼이 빨개진 한울이만 그 자리에 남았다.

 

서로 숨을 고르느라 정적만이 흐르고 있을 때, 아파서 마음이 삐뚤어진(?) 도현이가 한울이를 째려보더니 짧은 팔로 아등바등 팔짱을 끼고는 말을 했다.

 

 

 

"이거 봐라! 나 아파 하면 형아들이 와! 부럽지! 너는 없지!"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한울이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이 발동해서 '나만이 가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니! 안 부러운데! 우리 아빠는~ 나한테 노래도 만들어줬어! 메~롱~ 부럽찌?"

 

"우리 아빠도 만들어 줄 수 있어!"

 

"아니거든! 우리 아빠가 짱이야."

 

"그래! 너네 아빠가 짱 해. 그래도 너는 형아 없잖아. 나는 노래 만들어 주세요 하면 만들어 줘."

 

 


단 한 번도 혼자라는 거에 대해 외로움을 느껴본 적도 없었고, 또래 친구들의 형이나 동생이 부러운 적 없었던 한울이지만 왠지 모르게 지는 기분에 살짝쿵 열이 오르고

있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도현이는 이긴 것 같은 기분에 계속 '형부심, 동생부심'을 부리고 있었다.

 

 

 

"나는 가현이도 있어! 나는 형아도 있고 동생도 있는데 너는 아무것도 없지~ 메롱~"

 

 

 

둘이서(라고 쓰고 일방적이라고 읽는다) 한참을 투닥거리고 있었을까, 놀만큼 논 슬아가 소아와 함께 놀이방을 돌아다니다 그 둘을 발견하고선 소아 손을 잡고 아직도

싸우고 있는 둘의 근처로 간다.

 

 

 

"언니, 오빠들 싸워?"

 

"아니야, 안 싸워. 우리는 여기 앉아서 오빠들 뭐하나 구경하자"

 

"그래! 알았어"

 

 

 

말리는 줄 알았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는 들고 온 과자를 먹으면서 동생들이 뭘 하고 있나 나름 진지한 표정으로 구경을 한다. 소아도 그저 언니를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사라진 동생들을 찾으러 나섰던 재현이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서는 가까이 다가갔다.

 

 

 

"둘 다 거기 있지 말고 이리 와. 권슬아. 너는 동생들이 싸우고 있으면 말려야지. 그걸 구경하고 있으면 어떡해!"

 

"아, 왜~ 재밌는데! 그리고 쟤네 안 싸워! 얘기하고 있는거야"

 

"맞아! 싸우는 거 아니야! 오빠 우리 언니한테 왜 그래?"

 

"딱 봐도 둘이 싸우는 건데 뭐. 권소아! 누나가 그러면 안 되지!"

 

"오빠, 우리 언니 왜 혼내? 우리 언니 괴롭히지 마!"

 

 

 

재현이가 '이건 무슨 상황이지' 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있으면 소아는 언니를 지켜주듯이 꼭 끌어안고서는 오빠를 올려다 본다. 그러면 슬아는 그런 동생이 기특하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그래! 나 괴롭히지 마. 가자, 소아야!' 하고 새침하게 말하고는 소아의 손을 잡고, 한 손에는 과자 봉지를 들고 총총 가 버린다.

 

 

 

"야! 최예현!"

 

"왜!"

 

"권슬아가..."

 

"슬아가 왜?"

 

 

 

예현이는 불러서 왔더니 멍한 표정을 하고 있는 동생을 바라보면서 '으이구~' 하며 한숨을 쉰 뒤, 아직도 서로를 째려보면서 으르렁 대고 있는 막내동생까지 챙겨서 끌고

간다. 한 쪽에는 혼자서 중얼대는 쌍둥이 동생과, 한 쪽에는 끌려가면서 까지 계속 뭐라 뭐라 해 대는 동생 탓에 예현이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봤지? 나 형 2명이나 있어! 여동생도 있다!"

 

"최도현 조용히 해. 넌 뭐 자랑할 게 없어서 그런 걸로 자랑하냐~"

 

 

 

결국 형에게 엉덩이 맴매를 한 대 맞고 나서야 조용해지는 도현이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되고 아직까지 꿍얼대고 있는 형을 발견한 도현이가 그제서야 궁금한건지

둘째 형 옆으로 가서 물어본다.

 

 

 

"형아. 근데 형아 표정 왜 ㅡㅅㅡ 이래?"

 

"야, 너 내 동생이지"

 

"응. 저는 예현이 형아랑 재현이 형아 동생 도현이 입니다"

 

"그치! 니가 권소아보다 말도 더 잘 하지~?"

 

"그러엄~ 내가 오빤데!"

 

 

 

가라앉았던 억울함과 서러움이 몰려오는건지 재현이는 동생 팔을 붙잡고 하소연에 나섰다. 알아듣기는 하는건지 도현이는 꽤 진지한 표정으로 형의 말을 고개까지 끄덕여

가면서 들었다.

 

 

 

"슬아 누나랑 소아가 형 슬프게 했어?"

 

"응!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막 자기 괴롭혔다고 그러고~ 이~렇게 째려보고 그랬어!"

 

"진짜?"

 

 

 

가만히 형의 말을 듣고 있더니, 말이 끝나자 마자 '야! 권소아!' 를 외치며 둘이서 잘 놀고 있던 권자매 옆으로 가서는, 허리에 손을 탁 하고 올린 채 다다다 말을 하기 시작한다.

 

 

 

"권소아! 너 우리 형한테 왜 그래?"

 

"너는 내 동생한테 왜 그래?"

 

"우리 형이 안 괴롭혔잖아~"

 

"괴롭혔어! 나 가만히 있는데 혼났단 말이야. 그치, 소아야~"

 

"응! 내가 봤어! 재현이 오빠가 우리 언니 혼냈어"

 

"거짓말 하지 마! 거짓말은 나쁜거야. 알았어?"

 

 

 

아이고, 최재현 군 든든하시겠어요. 붙어 있을때는 싸우기 바쁘더니 밖에 나오니까 역시 형제는 형제라고, 자기 형 괴롭혔다고 누나한테 대들고... 부럽네요.

 

예현이는 철저히 제3자, 관찰자의 입장으로 지켜보면서도 속으로는 동생을 응원하고 재현이는 옆에서 '내가 언제 혼냈어!' 하면서 멀리서나마 거들어(?) 주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하고 마지막 멘트를 날려주고서는 도도하게 돌아서는 것까지. 누나 앞에서 또박또박 말하던 그 패기는 어디 가고 형한테 도도도 뛰어가 안기면서 '나 잘 했지?' 하고

칭찬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낸다. 그러면 재현이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권슬아! 나도 동생 있거든!' 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예현이는 문득, 저 철없는 아이가 제 동생이라는 게 부끄러우면서도 알게 모르게 부러워지는 마음에 슬며시 자리를 피해 다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언니 괜찮아?"

 

"응! 괜찮아. 소아 언니 편 들어줘서 고마워~"

 

"나 언니 좋아^^"

 

"나도 너 좋아해"

 

 

 

엄마가 보면 '너네가 언제 그렇게 친했냐'며 어이가 없어할 광경이지만 자매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끈끈한 혈육의 정을 또 한 번 느끼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최씨네

형제도 왠만해서는 보기 힘든 다정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형아, 내가 더 좋아해."

 

"집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요거트 같이 먹자~"

 

"진짜? 나 같이 먹어도 돼?"

 

"오늘 형아 편 해 줬으니까 주는거야."

 

"나 앞으로도 계속 형아 편 할래! 예현이 형아! 나는 형아도 좋야해!"

 

 

 

깨알같이 큰 형도 챙겨가며 형제가 우애를 다지고 있을 때, 방 한 구석 짜게 식어가는 영혼이 있었으니 그 이름 이한울이라고, 이지훈씨의 외동아들 되시겠습니다. 분명히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렇게 서럽고 외로운지... 슬아누나랑 소아도 서로 챙겨주고 최도현도 형들이랑 동생이 있는데 나는 왜...

 

 

 

"보라색! 공주님 성 여기 보라색인데.."

 

"그러니까. 보라색 해야 되는데... 어! 찾았다!"

 

"오! 잘했어~ 하이파이브!"

 

 

 

"준아~"

 

"으응?"

 

"나, 졸려...하암~"

 

"나도..."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니 하필, 서로 꼭 붙어서 '공주 성'을 만들고 있는 미미 시스터즈와 함께 졸고 있는 세준이와 세원이가 눈에 들어왔다. 저기서 놀고 있는 형들이랑

누나도 다 동생이 있는데.. 나는 없네... 처음으로 '동생'이라는 게 가지고 싶어진 한울이는 엄마 아빠가 있을 곳으로 향했다.

 

눈 앞에 보이는 엄마의 모습에 서러워지려는 걸 참고 한숨을 고른 후에 엄마 품에 안긴 채 한울이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씩씩하고 당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엄마! 나도 동생 낳아 줘! 빨리!!!"












(별)암호닉(별)

[볼그레][일공공사][너로정한녀][여니][스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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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공공사 / 한울아 어머어머... 저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이 너무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잘 보고 갑니다!
8년 전
Hyunn
형제들이 부러웠나봐요ㅋㅋㅋㅋㅋㅋ 싸우고 해도 자기 편이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썼지만 우리 한울이 참 귀엽네요
8년 전
독자2
세상에 그런거였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울아ㅜㅜㅜㅜㅜㅜㅋㅋㅋㅋㅋㅋ 아진짜 아가ㅜㅜㅜㅜㅜㅜ 누나가 까까줄께 누나한테 와ㅜㅜㅜㅜ누나가 너편되어줄께ㅜㅜㅜㅜㅜ
8년 전
Hyunn
한울이 데꼬 가면 지훈이가 흑화한데요ㅋㅋㅋㅋㅋㅋ 근데 너무 귀엽죠!!! 망태기가 필요합니다
8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8년 전
Hyunn
그럼 동생분이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겠네요? 귀엽겠다.. 저는 딱 싸우기 좋은 3살 차이라(먼 산)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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