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
귀찮다고 다음에 자르다며 미루고 미루다 앞머리가 얼굴을 가릴정도로 내려왔다.
대충 핀으로 넘기고 다니곤 했는데 이젠 머리가 너무 많아 삐죽삐죽 튀어나와 앞을 가린다.
공부할 때도 불편하고 이런 사소한 거에도 신경쓰기 싫어 결국 시간을 내 미용실을 찾았다.
"눈썹안보이게 딱 눈썹만큼 잘라주세요."
알겠다고 건성으로 말하는 아줌마가 영 믿음직스럽지 않다 싶더니 자르고 나서 보니 앞머리가 눈썹위다.
아.....
안그래도 멍해보인다는 소리를 듣는데 이렇게 자르고 나니 더 바보같다.
진짜 최악....
학교가기 싫다.
"아 오징어 머리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지마!"
교실문을 열자 일제히 나에게 시선이 향해졌다.
애들이 뭔가 고개를 갸웃뚱했다.
다들 뭔가 달라졌는데 하며 눈알만 굴리고 있다가 수정이의 말에 다들 깨달은듯 나를 보며 웃어댔다.
안그래도 나도 부끄럽고 막 그런데 그렇게 웃어대면 내가 얼마나 부끄럽겠어
"야 근데 왜 이렇게 잘랐냐"
"아 말도 마. 난 진짜 눈썹에 맞춰서 잘라달라고 했는데...아씨... 아줌마가 눈썹보이게 잘랐다니까?"
눈물까지 흘리며 웃으면서 내게 물어보는 수정이에 투덜대며 말을 하니 귀엽다며 더욱 크게 웃었다.
아씨, 엄청 창피해...
"그래도 전보다 낫다. 어려보여"
"그럼 전엔 늙어보였냐?"
"응...조금?"
나쁜년....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정수정과 일부 몇명때문에 반에 들어온 다른 애들이 무슨일이냐고 묻는 바람에 다들 내 앞머리를 보고 웃음을 흘렸다.
"아, 니네 그만 좀 웃어!"
오늘 하루는 앞머리를 가리고 다녀야하나....
툴툴거리며 자리에 앉아 앞머리를 손으로 꼭 가리고 담임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애들아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들어와 자리에 앉으라하니 그제야 조용해지는 반애들이었다.
내 뒤에 앉아 자꾸 뒤돌아보라는 변백현을 제외하곤.
내 앞머리가 뭐라고 이렇게 구경나서는 이러는거야
"백현아, 징어한테 왜그래"
"아, 경수 쌤. 오징어 오늘 앞머리 잘랐는데 개 웃기단 말이예요"
"징어 놀리지말고 아침자습에 할 거 하자?"
아..경수 쌤. 당신은 내 은인이예요.
얼굴만 잘생긴 줄 알았는데 성격도 잘생기셨네요, 쌤.
물론, 그렇다고 안 괴롭힐 변백현이 아니었다.
갑자기 뒤에서 편지 비스무리한게 날라와서 확인해봤더니 내 얼굴이라며 그려놓은 그림이었다.
눈썹에 앞머리에 아주 디테일하시다.
피카소 납셨네, 납셨어.
뒤를 돌아 변백현을 한번 째려봐주니 니 앞머리때문에 하나도 안무섭다며 비웃는다.
이게 진짜...
자습시간이라고 아무 말도 못해서 답답해 할쯤 딱 종이 쳤다.
"야 변백현! 진짜 그만해라?"
"뭐 니 앞머리가 웃긴데 어떡하라고"
"오징어, 변백현. 그만하고. 쌤가면 싸워라? 전달사항 짧게 말할게."
아까 은인이라는거 취소.
쌤이 한 번 놀림을 받아봐야 돼요.
"오늘 2교시에 내 수업시간엔 이동수업없이 교실에 있으면 돼. 전달사항 끝. 아 그리고"
아 드디어 끝이구나 싶었는데 그리고 라니.
짧게 전달한다더니 그건 다 거짓말이다.
또 무슨 사항인가 지루한 눈으로 경수 쌤을 쳐다보니 봤다.
"징어 앞머리 자르니까 귀엽다. 그러니까 다들 징어 놀리지 않도록"
순간 지루해 하던 눈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떠지고 쌤을 보자 내게 싱긋 웃어주고 경수쌤은 나갔다.
이젠 반아이들의 놀림도 기분나쁘지 않을 것같다.
(+)제가 항상 암호닉있는 분들을 못적어 드려서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귀찮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댓글 달아주실때 암호닉 말씀해주시면 다음글부터 꼭! 챙겨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