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서 그래
강의실 문을 열고 언제나처럼 고개를 돌려 너를 찾았다.
너는 약간 뒷자리에 앉아있었고 그러면 나는 너의 조금 앞자리에 앉았다.
그러면 너는 언제나처럼 내 뒷모습을 빤히 바라볼것이다.
너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얼마되지않았다.
얼마전 수업 중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을 받아 뒤를 돌아보았을때 허둥지둥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붉히는 너를 보았다.
그 다음부터였다. 너가 신경쓰인건.
너는 매일매일 나를 빤히 바라보았고, 그때마다 내가 너를 쳐다보면 너는 나를 쳐다보지않은척 휙 고개를 돌렸다.
너의 얼굴은 붉어져있었지만.
나는 수업중간중간 너의 붉어진 얼굴을 보고싶어 너를 쳐다보았다.
붉어진 너의 얼굴이 꽤 예뻤던것같다.
너와 나는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그냥 단순히 인사정도하는 동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이었다.
근데 너가 나를 보며 얼굴을 붉힌다는게,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너는 동기 중에도 인기가 조금 있는 아이였다.
남자들끼리 하는 이야기 중에 꼭 한번쯤은 등장하는 그런아이였다.
그런아이가 날 좋아한다니.
심지어 누구보다 털털하고 솔직한 아이가 얼굴을 붉힌다는게.
새로웠고 예뻤다.
-
너가 나를 보고있다는 것을 안 다음 나는 종종 너에게 먼저 말을 걸었고, 연락을 했다.
같은 과라도 그렇게 길게 말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말을 걸때마다 너는 당황스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
당황하지않은 척 하지만 붉어진 얼굴이 너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붉어진 얼굴을 보는것이 기분이 좋았다.
수업 중 나를 빤히 바라보는 너에게 슬쩍 고개를 돌려 눈을 한번 마주치고 웃어주었다.
그럼 너는 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휙 돌리겠지.
저것봐. 예쁘다.
너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쯤 하려나.
말하면 바로 안아줄텐데.
요즘은 내가 너에게 더 다가가기를 기다리는 듯 하지만
너에게 관심없는 척, 너가 더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이 순간이
나는 더 재밌는것 같다.
원래 부시시 뒷얘기로 쓰려던 건데 그냥 민윤기가 땡기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