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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국뷔] 그곳에는 새로운 세상이 있었다 - 02 미로 | 인스티즈

 

 

 

처음 보는 곳이었다. 칠흑같은 안개가 바로 앞의 길도 보이지 않게 내려 앉았다. 가로등 등불도 흐릿하게 퍼져갔다. 왠지 마음이 찌릿한 공간이었다. 그리 섬세한 마음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이 분위기는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천천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손을 뻗어 앞에 무언가 있는지 없는지 살폈다. 마치 눈뜬 장님이 된 것처럼 나는 어지러웠다. 안개가 온 몸을 스치며 축축한 기운이 확 느껴졌다. 으슬으슬한 몸살 기운이 올라오는 듯 몸에 살짝 열이 올랐다. 신비한 기분에 취해 걸어가던 그 때 앞에 누군가와 마주쳤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누군가 서있는 것은 분명했다. 이 시간, 아무도 없던 이 곳에 누군가 있다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었다.

 

 

"누구세요..?"

 

 

"...."

 

 

역시나 그는 말이 없었다. 단지 안개를 사용하여 나에게 검은 실루엣만을 보일 뿐이었다. 아무런 말도 미동도 없었다. 겁도 없이 나는 한 발짝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도 내가 보이는지 옷깃이 살짝 흔들렸고 한 발짝 물러섰다. 잠시 휴전 상태였던 우리의 정적을 깨고 그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무엇인지 몰라도 나는 그를 쫓아갔다. 그를 잡아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만요!! 잠깐만요!!"

 

 

"...."

 

 

그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어느 골목으로 뛰어들어갔다. 나는 잠시 멈칫했다. 너무도 어두운 골목, 가로등 조차 설치되지 않은 골목이었다. 이 골목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저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기에 골목 입구에 우뚝 서서 가쁜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나는 그 곳으로 뛰어들었다. 뭐가 나올지는 몰라도 그 사람은 찾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고 그 사람이 아버지라는 증거없는 확신이 들었다.

 

 

"아버지죠!! 아버지!!"

 

 

 

 

Rrrrrrrrrrrr♬

 

 

"으... 시끄러워..."

 

 

 

***

 

 

처음으로 아버지를 다른 배경 속에 만났다. 정확하게 아버지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아버지였다. 그런데 왜 도망치셨을까. 분명 안개속에서 나는 가로등이 비추는 불빛 아래 있었기에 잘 보였을 텐데. 내가 그렇게 간절히 말 없이 안아달라고 기도했건만 아버지는 그저 도망쳤다. 암흑 속의 미로에 나와 함께 뛰어드셨다. 물론 끝도 못보고 중간에 깨어났지만...

 

 

"야!!! 김태형!!!! 얼른 나오라고 인마!!!! 지각한다고!!!!"

 

 

"아오 저 미친!! 나간다고!!"

 

 

"왜 이렇게 늦게 나와 새끼야. 지금 몇시야 어??"

 

 

"늦게 일어날걸 어떻게!! 그만 소리질러!!"

 

 

"굿. 휴전하자. 학교 가자 학교."

 

 

 

학교는 여전히 지루하고 수동적으로 흘러갔다. 나는 내 자리에 앉아있었고 선생님이 들어와 짜여진 시간표대로 50분에 맞춰 수업을 하시고는 다시 이 교실을 나가심을 반복했다. 답답했다. 이곳에서는 잠을 자도 답답했고 딴짓을 해도 흥미롭지 않았다. 그저 나를 아버지의 흔적과 멀리에 있게 만드는 공간일 뿐이었다. 많이 잊어갔다. 이제는 아버지의 얼굴이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어렴풋이 그랬다는 옛날 이야기처럼. 하지만 나는 아직 아버지가 필요하고 너무 그립다.

 

 

 

 

***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어두웠던 창가는 어느새 아침을 알리는 듯 햇살이 다가오고 있었고 가로등을 포함한 불빛들은 그 역할과 빛을 잃어갔다. 마른 세수를 하며 몸을 일으켰다. 정신이 몽롱했지만 의지는 확실했다. 뻐근한 눈을 깊게 감았다 떴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왔다.

 

 

"너가 밝혀내야해. 너가 아니면 안돼 석진아. 선배한테는 나밖에 없잖아. 형수님에게도 태형이에게도."

 

 

간단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토스트기에 넣었던 빵을 입에 물고는 차로 내려갔다. 시동을 걸고 그곳으로 향했다. 그분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 흔적이 남은 그곳으로.

 

 

띵동-

 

 

"...."

 

 

"아무도 없나..."

 

 

띵동- 띵동-

 

 

 

"아무도 안 계세요? 저 김형사입니다."

 

 

"...."

 

 

「태형아, 김형사야. 혹시 집에 아무도 없니?」

 

「네. 형사님 아무도 없는데 ㅠㅠ 어떡해요? 아! 거기 옆에 화분 하나 있잖아요. 그거 들어보면 거기에 열쇠 하나 있어요. 그거로 들어가세요.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그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려고해. 처음부터 다시.」

 

「아! 알겠어요 형사님~ 굿 수사!」

 

 

"귀여운 녀석. 읏차. 무거운것도 놓으셨네."

 

 

달칵-

 

 

굳게 닫힌 철문이 열렸고 나는 다시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다. 2년 전에 왔던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왔지만 이 서재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였다. 하지만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마치 언제라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형수님이 항상 닦아주시는 듯 했다.

 

 

"어디보자. 서재인만큼 책이 많이 있고 성격만큼 앤틱하고 깔끔한 책상. 서랍에는 항상쓰시던 모나미 볼펜. 사건일지. 하.. 다른게 없잖아."

 

 

조급해하지 않으려했지만 2년전과 다르지 않은 이 곳에 있으려니 여간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었고 지루함 마저 느껴졌다. 이런 마음을 다스리고자 책장을 둘러봤다. 그 중 정말 손때묻은 한 권의 책이 있었다. 그 책을 책장에서 꺼내 열어 읽어보았다.

 

 

"나는 민윤기고 18살이다. 나는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평범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아무도 이 비밀을 모르지만 너에게만 말해주려고 이 일기를 써내려 간다. 당신이 이 비밀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나쁜짓을 할것이다...?"

 

 

정말 유치한 책이었는데 정말 낡은 책이었다. 한 두번 읽어서 되는 낡음은 아니었다. 오랜기간 읽고 책장을 넘긴 흔적이 가득했다.

 

 

"으아.. 피곤하다. 잠시 눈 좀 붙여야지.."

 

 

그렇게 나는 잠에 빠져들었고 내 집인냥 너무 편안했다.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포근한 솜이불만큼 따뜻했고 그로인해 노곤노곤해진 몸이 의자로 스며들었다.

 

 

 

 

***

 

 

"야야 김태형. 너 내일 뭐하냐?"

 

 

"내일? 토요일? 학교가지 뭘 뭐해."

 

 

"이런.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학교를 좋아했다고. 우리 빠지고 놀러가자. 어?"

 

 

"싫어 인마. 일요일에 가면되잖아. 담임한테 싫은소리하기 싫어."

 

 

"몰래 도망가면되지. 야아아아 가자! 어? 가자!"

 

 

"갈라면 너 혼자가."

 

 

"아 새끼 진짜. 드럽게 튕기네. 야 내일 명동에 여자친구 온다던데 같이 가자 좀!"

 

 

"...."

 

 

"야. 왜 말이 없어? 이제는 씹는거냐?"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 알았어. 가자.. 내일."

 

 

"역시 그래야지 김태형이지. 새끼."

 

 

"닥치고 빨리 와."

 

 

 

 

***

 

 

분명 꿈속에서 봤던 그 골목이었다. 분명 가로등 하나 없는 칠흑같은 어둠. 그곳이었다. 지금껏 한 번도 그곳의 존재에 대해 안 적이 없었다. 모든 아이들이 지나가는 길이기에 많은 아이들에 둘러싸여 집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곳이 꿈에 나오다니.. 무의식중에 내가 그곳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걸까. 그런데 왜 그 곳은 가로등 하나 놓이지 않았을까. 온갖 궁금증이 몰려왔다.

 

 

자리에 누운지 얼마쯤 지났을까. 나는 잠에 들지 못하고 현실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휴대폰을 찾았다. 밝은 불빛에 눈을 감았다가 한쪽 눈만 살짝 떠서 시간을 확인했다. 이미 새벽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이렇게는 잠에 들 수 없을 것 같아 옷을 챙겨입고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

 

 

어둠은 이 곳을 집어 삼켰지만 이 곳의 불빛은 꺼지지 않고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밝은 불빛들이 사람의 부재를 채웠고 생각보다 으스스한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지나다니는 사람의 절반은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찾은 이 미로같은 공간은 여전히 두려운 곳이었다. 꿈이야 깨버리면 그만이지만 이것은 실제 상황이니까.

 

 

 

"후..."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무작정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 색하나 보이지 않고 그저 명암으로 가득한 골목이 이어졌다. 처음으로 나온 갈림길에 멈췄다.

 

 

"하아.. 하아.. 어디로 갈까..."

 

 

그리고는 무작정 오른쪽으로 뛰었다. 무작정 뛰고 또 뛰어다녔다. 물 만난 고기마냥 어둠에서 벗어나고자 계속 뛰었다. 아무도 없고 불빛도 없는 그 곳에서.

 

 

탁-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뜀박질을 멈췄다. 그리고는 함께 멈추는 발걸음.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다. 몸에 있던 땀이 차갑고 매마른 공기로 사라지고 있었다. 심장이 두근거렸고 눈가가 흐릿했다. 그곳에 멈추어 나는 생각했다. 이제 어쩌면 좋을지. 더 뛰어가야할지 뒤돌아 마주해야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무작정 온길로 다시 돌아가야할지.

 

 

타닥-

 

 

내가 멈추어 있는 동안 점점 가까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갔다. 앞으로 움직이면 움직일 수록 그는 더욱 나와의 거리를 좁혀갔다. 등에 눈이라도 있는듯이 내 오감이 날카롭게 살아났다.

 

 

"거기."

 

 

툭-

 

 

난 그 자리에 우뚝 멈추어섰다. 그 사람의 부름은 이 시간과 이 밤을 멈추었다.

 

 

'엄마.. 나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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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 마지막에 "거기." 한마디로 절 죽이셨어요 이런 부분에서 심쿵사할 줄이야... 얼른 다음 화 읽으러 고고! 잘 읽었습니다!
8년 전
유탄
댓글 너무 감사해요 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짱bb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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