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모르는 게 약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으면 우리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여주씨 오늘 시간 어때요?][아 저 오늘 쉬는 날이에요][내가 딱 맞춰서 연락했네- 다행이다 우리 오늘 데이트해요] 그의 첫 데이트 신청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 가장 예쁜 원피스를 입고 약속 장소로 향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가 나를 데리러 온 것이다. "순영씨?""이제 나와요?""여긴 어떻게...""일단 타요- 밖에 춥다." 그가 친절히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고 착석 후 안전벨트까지 손수 메어줄 동안 어떻게 그가 우리 집 앞까지 오게 된 거지?라는 생각에 얼떨떨했다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예쁘게 꾸몄는데 다 기울어져가는 달동네 옥탑방에 살고 있는 모습이라니 그의 고급 외제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 모습이 조금 슬퍼졌다.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죠 미안해요""음.. 조금? 근데... 저희 집은 어떻게 아신 거예요?""새벽 늦게 퇴근하는 여주 씨가 걱정돼서 몇 번 뒤따라온 적 있어요 사실 직접 데려다주고 싶었는데 그땐 용기도 없었고 술도 취했어서""그렇구나...""미안해요 기분 나쁘구나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아니.. 아니에요 그냥 좀 부끄러워서""뭐가 부끄러워요?""그냥 제가 사는 동네랑 순영 씨랑은 잘 어울리지 않아서요... 저 웃기죠 순영 씨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저 같은 게 어울리나 싶기도 하고""평소에 당당하고 밝던 여주 씨 어디 갔어요? 난 그 모습이 참 좋은데""하하- 제가 괜히 분위기 망쳤죠 미안해요""난 상관없어요 여주 씨 그 자체가 좋은 거지 여주씨 배경이 어떻던""그럼 순영 씨는 제가 순영 씨 배경 보고 좋아할 거란 생각 안 들어요?""여주 씨 그런 여자 아니란 거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아는데 왜 그런 소릴 해요""그냥.. 내가 순영씨한테 어울리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는 울쩍해 하는 나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그 품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그가 어떻게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우리 집까지 찾아온 건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걱정돼서 뒤따라온 적이 있단 그 말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버렸다 그때는 그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지 몰랐으니까 *** "사장님! 갑자기 그만두라뇨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우리 가게 운영 방침이 그래- 손님이랑 눈이 맞았는데 어떤 사람이 좋게 봐주겠어?""그래도!! 이건 너무 부당한 대우 아닌가요?""아아- 긴말할 필요 없고 그동안 열심히 일한 거 생각해서 퇴직금은 두둑이 챙겨뒀으니까 그만 가봐- 장사 준비해야 돼서 바쁘니까""사장님!!"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였다. 나는 딱히 실수한 게 없었는데 손님인 그와 눈이 맞았다는 건 사실이니 반박할 겨를도 없었다 근데 그와 사귄다고 말하고 다닌 적도 없는데 사장님이 어떻게 아신 걸까? 의구심은 들었지만 가게 밖으로 나를 밀어내고는 문을 닫아 버려 더 따져 묻지는 못하였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에요!! 당신들 뭐예요!""아 아가씨 비켜요 나는 그냥 시키는 데로 할 뿐이야""아- 옥탑방 처자 왔어?""아주머니??""미안한데 이 집 다른 사람한테 팔렸어""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잖아요 갑자기 이런 법이 어딨어요 아줌마!""아니 글쎄 이 집을 원래 가격보다 두 배를 더 주고 집을 산다고 하는데 내가 안 팔게 생겼어? 응? 자 이거 받아 보증금이랑 이사비용으로 쓰라고 조금 더 챙겼으니까- 아휴~ 난 몰라 돈 줬으니까 됐지?""아줌마!!"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란 게 딱 이런 걸까 그길로 곧장 다른 일을 알아보기 위해 이곳저곳 발로 뛰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집이 팔렸다며 대뜸 나보고 나가라는 집주인 아주머니와 마주해야 했다. 하필이면 한겨울 그것도 한밤중에 아직 계약기간도 일 년 가까이 남아있는데 하지만 난 철저히 을의 입장이었기에 뭐라 반박할 힘도 없이 그렇게 쫓겨났다 집 앞 가로등 앞에 쌓여진 짐들 사이에 쭈그려앉아 당장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울고 있었다 그때 내 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다름 아닌 그였다. "순영 씨..""어떻게 된 거야?""흑.. 저도.. 모르겠어요.. 갑자기.. 집이 팔렸다고.. 나가라는데..""이런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바로 연락했어야지! 이 추운 날에 밤새 여기서 이러고 있었어?""미안... 미안해요..""하아.. 네 잘못도 아닌데 왜 미안하다 그래 일단 추우니까 차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가 내 어깨에 자기가 입고 있던 코트를 걸쳐주고는 나를 부축해 차로 향했다 다행히 차 안은 따뜻해 추워서 얼어있던 몸도 녹고 그의 위로에 마음도 한결 나아졌다. "근데 나 이러고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왔어요?""너 퇴근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갔더니 그만뒀다고 그래서 연락은 안 되고 걱정했잖아..""아... 너무 정신이 없어서 핸드폰 확인을 못했어요...""당장 입을 옷가지 몇 개만 챙겨서 가자""어디요...""가보면 알아" 그가 무작정 운전을 해 간 곳은 대충 봐도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오피스텔이었다. 그의 전화 한마디에 모든 게 일사천리로 끝나더니 이게 앞으로 내가 지낼 집이란다 명의도 내 것으로 해 뒀으니 걱정하지 말고 살라는 그의 말에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에요 순영 씨 저한테 이건 너무 과분한 거 같아요...""남자친구로서 이 정도는 충분히 해 줄 수 있어- 그리고 나한텐 네가 더 과분한 여자니까 그런 말 하지 마""그래도.... 이건... 좀..." 그때부터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와 안면을 트고 알고 지낸 지는 꾀 되었지만 서로 호감을 가지고 만나기로 한건 이제 겨우 두 달 정도 되었다. 내가 어떤 여자인지 알고... 그가 나를 이 정도로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면서도 그의 이런 호의가 부담스러웠다. 근데 솔직히 나도 사람인데 돈이 싫은 건 아니었다 한순간에 나를 신데렐라로 만들어준 그에게 내 모든 걸 주어서라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 순수한 마음과 사랑이 변질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치 나를 돈 많은 남자 꼬셔서 인생 좀 펴보려는 여자라며 은근히 손가락질을 하였다. "이 밤중에 어디 다녀와?""아... 잠깐 답답해서 산책좀 하고 왔어요...""산책 간다면서 전화는 왜 안받은건데?""깜박하고 전화기 두고갔어요.. 미안해요 다음부턴 안그럴게요" 그가 내 모든 것을 간섭하기 시작한 건 이곳에 오고 나서부터였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줄 자신 있다는 말이 그런 의미일 줄이야 그는 정말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그저 집에만 있을 것을 강요했다. 심지어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도 잠시 친구를 만나는 것도 모두 그에게 말을 해야 했고 그는 그때마다 매우 싫어했다 그게 여자던 남자던 상관없이 단순히 질투라고 하기엔 너무 도가 지나친 그의 행동에 나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래 그것만 빼면 다 좋았다 그는 여전히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었으니까 그저 나를 좀 과하게 보호하려 드는 것일 뿐이라고... 그런데 문득 좀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으려 하면서 정작 나는 그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그냥 이름 뿐이었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가족은 있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 친한친구는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눈에 띄게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걸 꺼려하였다. 나는 그에게 비밀이 없는데 그는 나에게 참 비밀이 많아 보였다 그게 싫었다 그래서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몰래 흥신소에 그의 뒷조사를 부탁했다. 그리고 결국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지만 진실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는 거대한 마피아 조직의 숨겨진 보스였다. 국내에서는 조직을 무역회사로 둔갑시켜 조용히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놀랐는데 흥신소에서 알려준 사실은 더욱 나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내가 일했던 와인바도 알고 보니 그의 소유였고 그리고 내가 급작스럽게 쫓겨나듯 나와야 했던 그 집을 샀다는 사람도 그였다. 대체 이 상황이 무엇일까?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다 이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그를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를 사랑하게 된 감정까지 다 그의 각본 짜인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배신감은 커져만 갔다. 정말 나를 사랑하고 있긴 한 걸까 그는 대체 왜 나의 무엇을 보고 의도적으로 접근했으며 왜 나를 자신의 손 아귀에 휘두르려 하고 구속하려는 걸까 내가 그 정도로 그에게 쉬워 보였나.... 더 이상 그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단 생각이 들어 이별을 통보하였다. "우리 헤어져요...""갑자기 헤어지자니 말이 돼? 아니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지?""당신이 날 정말 사랑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난... 그 사랑이 진실인지...""진심으로 사랑해 내 모든 걸 내 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여주야..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 난 모르겠어 너도 날 사랑하잖아 아니야? 그게 아니었어!? 하아... 아니지?""순영씨... 나 당신이 무서워 지려고 해... 이러지 마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는듯한 그가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며 나가버렸다 이미 나는 마음이 떠났는데....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일단 그의 시야에서 벗어나야겠단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밤중에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냥 그러면 다 끝이 날줄 알았다 혹시라도 그가 나를 찾을까 꽁꽁 숨어있었다 헤어질 수 없다던 그가 내가 말없이 도망쳤는데도 조용했다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나를 찾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숨어지냈는데 그래 그에게 나는 그냥 잠깐 신기해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 정도였을 거다 마음은 아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에 너무 방심을 했던 것일까... 결국 한 달 만에 그에게 붙잡혔다 그것도 아주 무섭고 잔인하게 돌변한 그에게 봐주세용~오늘은 완전히 과거 이야기네요....여주가 왜 순영이에게 헤어지자고 하고 도망을 쳤는지 알수있는 편입니다.순영이가 나쁜남자로 각성하기 전에도 조금씩 여주에게 집착아닌 집착을 하고 있었네요하지만 여전히 순영이가 왜 여주에게 집착하는지는 의문이져단순히 여주가 순영이에게 헤어지자하고 도망쳐서 집착하는걸까요?내용이 점점 심오해지고 있어 좋아ㅎㅎ 내가 쓰는거지만 참 어렵고 좋아ㅋㅋBGM도 우울하고 내용도 우울하져ㅠㅠ 근데 집착물이 밝으면 이상하니까그리고 요즘 제가 그래여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해서 자꾸 우울하고 축축 처지는것만 생각나네요ㅎ빠르게 다음편도 가지고 올 테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항상 독자 여러분들의 댓글 잘 읽고 있습니다일일히 답변해 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암호닉도 꾸준히 신청 받고 있으니 많이 신청해 주세요~그럼 전.. 이만 자야겠어요.. 학원가야되는데 하아... 암호닉[호시십분] [두부] [호우쉬] [천상소] [자몽] [호시탐탐] [호식빵] [초코] [달마시안] [늘부] [너누리] [지훈아] [순0이] [아이닌] [지유] [별순영] [Mr. 아령] [쿱승철] 감사합니다♥
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모르는 게 약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으면 우리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여주씨 오늘 시간 어때요?]
[아 저 오늘 쉬는 날이에요]
[내가 딱 맞춰서 연락했네- 다행이다 우리 오늘 데이트해요]
그의 첫 데이트 신청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 가장 예쁜 원피스를 입고 약속 장소로 향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가 나를 데리러 온 것이다.
"순영씨?"
"이제 나와요?"
"여긴 어떻게..."
"일단 타요- 밖에 춥다."
그가 친절히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고 착석 후 안전벨트까지 손수 메어줄 동안 어떻게 그가 우리 집 앞까지 오게 된 거지?라는 생각에 얼떨떨했다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예쁘게 꾸몄는데 다 기울어져가는 달동네 옥탑방에 살고 있는 모습이라니 그의 고급 외제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 모습이 조금 슬퍼졌다.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죠 미안해요"
"음.. 조금? 근데... 저희 집은 어떻게 아신 거예요?"
"새벽 늦게 퇴근하는 여주 씨가 걱정돼서 몇 번 뒤따라온 적 있어요 사실 직접 데려다주고 싶었는데 그땐 용기도 없었고 술도 취했어서"
"그렇구나..."
"미안해요 기분 나쁘구나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아니.. 아니에요 그냥 좀 부끄러워서"
"뭐가 부끄러워요?"
"그냥 제가 사는 동네랑 순영 씨랑은 잘 어울리지 않아서요... 저 웃기죠 순영 씨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저 같은 게 어울리나 싶기도 하고"
"평소에 당당하고 밝던 여주 씨 어디 갔어요? 난 그 모습이 참 좋은데"
"하하- 제가 괜히 분위기 망쳤죠 미안해요"
"난 상관없어요 여주 씨 그 자체가 좋은 거지 여주씨 배경이 어떻던"
"그럼 순영 씨는 제가 순영 씨 배경 보고 좋아할 거란 생각 안 들어요?"
"여주 씨 그런 여자 아니란 거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아는데 왜 그런 소릴 해요"
"그냥.. 내가 순영씨한테 어울리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는 울쩍해 하는 나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그 품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그가 어떻게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우리 집까지 찾아온 건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걱정돼서 뒤따라온 적이 있단 그 말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버렸다 그때는 그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지 몰랐으니까
***
"사장님! 갑자기 그만두라뇨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우리 가게 운영 방침이 그래- 손님이랑 눈이 맞았는데 어떤 사람이 좋게 봐주겠어?"
"그래도!! 이건 너무 부당한 대우 아닌가요?"
"아아- 긴말할 필요 없고 그동안 열심히 일한 거 생각해서 퇴직금은 두둑이 챙겨뒀으니까 그만 가봐- 장사 준비해야 돼서 바쁘니까"
"사장님!!"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였다. 나는 딱히 실수한 게 없었는데 손님인 그와 눈이 맞았다는 건 사실이니 반박할 겨를도 없었다 근데 그와 사귄다고 말하고 다닌 적도 없는데 사장님이 어떻게 아신 걸까? 의구심은 들었지만 가게 밖으로 나를 밀어내고는 문을 닫아 버려 더 따져 묻지는 못하였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에요!! 당신들 뭐예요!"
"아 아가씨 비켜요 나는 그냥 시키는 데로 할 뿐이야"
"아- 옥탑방 처자 왔어?"
"아주머니??"
"미안한데 이 집 다른 사람한테 팔렸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잖아요 갑자기 이런 법이 어딨어요 아줌마!"
"아니 글쎄 이 집을 원래 가격보다 두 배를 더 주고 집을 산다고 하는데 내가 안 팔게 생겼어? 응? 자 이거 받아 보증금이랑 이사비용으로 쓰라고 조금 더 챙겼으니까- 아휴~ 난 몰라 돈 줬으니까 됐지?"
"아줌마!!"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란 게 딱 이런 걸까 그길로 곧장 다른 일을 알아보기 위해 이곳저곳 발로 뛰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집이 팔렸다며 대뜸 나보고 나가라는 집주인 아주머니와 마주해야 했다. 하필이면 한겨울 그것도 한밤중에 아직 계약기간도 일 년 가까이 남아있는데 하지만 난 철저히 을의 입장이었기에 뭐라 반박할 힘도 없이 그렇게 쫓겨났다 집 앞 가로등 앞에 쌓여진 짐들 사이에 쭈그려앉아 당장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울고 있었다 그때 내 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다름 아닌 그였다.
"순영 씨.."
"어떻게 된 거야?"
"흑.. 저도.. 모르겠어요.. 갑자기.. 집이 팔렸다고.. 나가라는데.."
"이런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바로 연락했어야지! 이 추운 날에 밤새 여기서 이러고 있었어?"
"미안... 미안해요.."
"하아.. 네 잘못도 아닌데 왜 미안하다 그래 일단 추우니까 차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가 내 어깨에 자기가 입고 있던 코트를 걸쳐주고는 나를 부축해 차로 향했다 다행히 차 안은 따뜻해 추워서 얼어있던 몸도 녹고 그의 위로에 마음도 한결 나아졌다.
"근데 나 이러고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왔어요?"
"너 퇴근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갔더니 그만뒀다고 그래서 연락은 안 되고 걱정했잖아.."
"아... 너무 정신이 없어서 핸드폰 확인을 못했어요..."
"당장 입을 옷가지 몇 개만 챙겨서 가자"
"어디요..."
"가보면 알아"
그가 무작정 운전을 해 간 곳은 대충 봐도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오피스텔이었다. 그의 전화 한마디에 모든 게 일사천리로 끝나더니 이게 앞으로 내가 지낼 집이란다 명의도 내 것으로 해 뒀으니 걱정하지 말고 살라는 그의 말에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에요 순영 씨 저한테 이건 너무 과분한 거 같아요..."
"남자친구로서 이 정도는 충분히 해 줄 수 있어- 그리고 나한텐 네가 더 과분한 여자니까 그런 말 하지 마"
"그래도.... 이건... 좀..."
그때부터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와 안면을 트고 알고 지낸 지는 꾀 되었지만 서로 호감을 가지고 만나기로 한건 이제 겨우 두 달 정도 되었다. 내가 어떤 여자인지 알고... 그가 나를 이 정도로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면서도 그의 이런 호의가 부담스러웠다. 근데 솔직히 나도 사람인데 돈이 싫은 건 아니었다 한순간에 나를 신데렐라로 만들어준 그에게 내 모든 걸 주어서라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 순수한 마음과 사랑이 변질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치 나를 돈 많은 남자 꼬셔서 인생 좀 펴보려는 여자라며 은근히 손가락질을 하였다.
"이 밤중에 어디 다녀와?"
"아... 잠깐 답답해서 산책좀 하고 왔어요..."
"산책 간다면서 전화는 왜 안받은건데?"
"깜박하고 전화기 두고갔어요.. 미안해요 다음부턴 안그럴게요"
그가 내 모든 것을 간섭하기 시작한 건 이곳에 오고 나서부터였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줄 자신 있다는 말이 그런 의미일 줄이야 그는 정말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그저 집에만 있을 것을 강요했다. 심지어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도 잠시 친구를 만나는 것도 모두 그에게 말을 해야 했고 그는 그때마다 매우 싫어했다 그게 여자던 남자던 상관없이 단순히 질투라고 하기엔 너무 도가 지나친 그의 행동에 나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래 그것만 빼면 다 좋았다 그는 여전히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었으니까 그저 나를 좀 과하게 보호하려 드는 것일 뿐이라고... 그런데 문득 좀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으려 하면서 정작 나는 그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그냥 이름 뿐이었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가족은 있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 친한친구는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눈에 띄게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걸 꺼려하였다. 나는 그에게 비밀이 없는데 그는 나에게 참 비밀이 많아 보였다 그게 싫었다 그래서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몰래 흥신소에 그의 뒷조사를 부탁했다. 그리고 결국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지만 진실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는 거대한 마피아 조직의 숨겨진 보스였다. 국내에서는 조직을 무역회사로 둔갑시켜 조용히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놀랐는데 흥신소에서 알려준 사실은 더욱 나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내가 일했던 와인바도 알고 보니 그의 소유였고 그리고 내가 급작스럽게 쫓겨나듯 나와야 했던 그 집을 샀다는 사람도 그였다. 대체 이 상황이 무엇일까?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다 이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그를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를 사랑하게 된 감정까지 다 그의 각본 짜인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배신감은 커져만 갔다. 정말 나를 사랑하고 있긴 한 걸까 그는 대체 왜 나의 무엇을 보고 의도적으로 접근했으며 왜 나를 자신의 손 아귀에 휘두르려 하고 구속하려는 걸까 내가 그 정도로 그에게 쉬워 보였나.... 더 이상 그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단 생각이 들어 이별을 통보하였다.
"우리 헤어져요..."
"갑자기 헤어지자니 말이 돼? 아니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지?"
"당신이 날 정말 사랑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난... 그 사랑이 진실인지..."
"진심으로 사랑해 내 모든 걸 내 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여주야..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 난 모르겠어 너도 날 사랑하잖아 아니야? 그게 아니었어!? 하아... 아니지?"
"순영씨... 나 당신이 무서워 지려고 해... 이러지 마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는듯한 그가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며 나가버렸다 이미 나는 마음이 떠났는데....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일단 그의 시야에서 벗어나야겠단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밤중에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냥 그러면 다 끝이 날줄 알았다 혹시라도 그가 나를 찾을까 꽁꽁 숨어있었다 헤어질 수 없다던 그가 내가 말없이 도망쳤는데도 조용했다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나를 찾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숨어지냈는데 그래 그에게 나는 그냥 잠깐 신기해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 정도였을 거다 마음은 아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에 너무 방심을 했던 것일까... 결국 한 달 만에 그에게 붙잡혔다 그것도 아주 무섭고 잔인하게 돌변한 그에게
봐주세용~
오늘은 완전히 과거 이야기네요....
여주가 왜 순영이에게 헤어지자고 하고 도망을 쳤는지 알수있는 편입니다.
순영이가 나쁜남자로 각성하기 전에도 조금씩 여주에게 집착아닌 집착을 하고 있었네요
하지만 여전히 순영이가 왜 여주에게 집착하는지는 의문이져
단순히 여주가 순영이에게 헤어지자하고 도망쳐서 집착하는걸까요?
내용이 점점 심오해지고 있어 좋아ㅎㅎ 내가 쓰는거지만 참 어렵고 좋아ㅋㅋ
BGM도 우울하고 내용도 우울하져ㅠㅠ 근데 집착물이 밝으면 이상하니까
그리고 요즘 제가 그래여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해서 자꾸 우울하고 축축 처지는것만 생각나네요ㅎ
빠르게 다음편도 가지고 올 테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항상 독자 여러분들의 댓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일일히 답변해 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암호닉도 꾸준히 신청 받고 있으니 많이 신청해 주세요~
그럼 전.. 이만 자야겠어요.. 학원가야되는데 하아...
암호닉
[호시십분] [두부] [호우쉬] [천상소] [자몽] [호시탐탐] [호식빵] [초코] [달마시안] [늘부] [너누리] [지훈아] [순0이] [아이닌] [지유] [별순영] [Mr. 아령]
[쿱승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