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그의 극진한 보살핌 덕일까? 아팠던 몸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그는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며 직접 내 곁을 지켰다.
이곳에 갇힌 후 내가 하는 일이라곤 밥을 먹거나 그저 시간이 흐르는 걸 멍하니 지켜보거나 그것도 아니면 대부분의 시간 잠을 잤다. 그런데 요즘 다른 일이 생겼다. 일하고 있는 그를 지켜보는 것이다.
그가 내 목을 졸랐던 그날 이후로 그는 내 방에서 모든 걸 해결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그는 업무도 내 방에서 보았다. 서류더미에 둘러싸인 그는 서류와 노트북을 번갈아 보며 일을 하다가도 한 번씩 내가 잘 있는지 확인했다. 그럴 때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처음엔 내가 먼저 놀라 그의 눈을 피했다. 하지만 이젠 그것도 익숙해져 그가 먼저 눈을 피할 때까지 그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이 생활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도 심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 목을 조르면서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눈물을 흘리던 그 그리고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그를 보면서 이곳에 온 이후 처음으로 그가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ㅎ아....윽..안돼...하..가지마..가..지마..크윽..!"
일하고 있던 그를 지켜보다 나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인기척에 눈을 떴을 땐 소파에 앉아 일하고 있던 그 자세 그대로 불편하게 잠이 든 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또 악몽을 꾸고 있었다. 누굴 그리도 애타게 잡으려는 것인지 연신 가지 말라고 웅얼거리며 그의 손이 허공에서 맴돌았다.
누웠던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다가갔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의 온 얼굴이 식은땀으로 다 젖어있었다. 자꾸만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그의 손을 잡아 내렸다. 뭐가 그리도 그를 불안하게 만들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것일까?
"순영 씨... 일어나봐요..."
".........."
"무슨 꿈을 그렇게 꿔... ㅇ.. 으아!"
그를 깨워줘야겠단 생각에 그의 이름을 나지막이 부르며 살짝 어깨를 흔들었다. 그리고 악몽에서 깨어난 그와 두 눈이 마주친 순간 그가 내 팔을 잡아당겨 안았다. 그가 떨고 있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의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는 울고 있었다.
"흐으..."
"당신... 지금 우는 거야?"
그는 말없이 나를 더 꽉 안았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 어정쩡하게 내리고 있던 팔을 들어 올려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등 뒤로 손을 넣어 작게 그의 등을 토닥였다. 마치 엄마가 서럽게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럽게
그렇게 한참을 어정쩡한 자세로 그에게 안겨있었다. 그가 조금 진정이 된 모양인지 나를 안고 있던 팔을 풀어냈다. 그리고 울고 있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지 그가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일어섰다.
"오늘 일은... 잊어버려..."
그가 밖으로 나가 버렸다. 나는 손을 들어 그가 고개를 묻고 있던 내 어깨를 매만졌다. 어깨가 온통 그의 눈물로 젖어있었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흘리 것처럼 맹렬하게 굴던 그의 눈물 이상하게 가슴 아려왔다.
밤이 되어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나간 후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한참을 앉아있었다. 나는 지금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대체 이 감정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그를 동정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한때나마 그를 사랑했던 감정이 남아있는 것인지... 마음이 복잡하다... 처음 이곳에 갇혔을 땐 그와 눈이 마주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의 집착이 두렵고 무섭고 소름이 끼치다 못해 역겨웠다.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의 집착이 정말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비롯된 거라면 그는 왜 처음부터 솔직하지 못 했던 것일까...
그리고 나는 그가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란 걸 알고 만났다면 정말 그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내게 되물어 보았다.
"단 한 번이라도 나에게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당신을 이해할 수 있었을 거예요"
".........."
"내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했죠? 나를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란 생각 안 해봤어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군"
"나도 차라리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 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
"정말 사랑한다면 그게 진심이라면 이런 방법까지 쓸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어떤데? 내 진짜 모습을 알게 된 지금은 이해하고 포옹해줄 수 있나?"
".........."
"거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눈빛 조자 숨기지 못하면서 이해를 해? 진심? 그딴 게 다 뭐지 결국 넌 도망쳤잖아"
"........."
"이게 내 방식이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때는 그냥 화가 나서 아무렇게나 내뱉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가 처음부터 솔직하게 나는 이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면 나는 정말 그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아니 처음부터 그를 밀어내고 도망갔을 것이다. 결국 나는 가면에 가려진 그의 겉모습만 보고 사랑한 것이었다. 가면 속 그가 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낼 때마다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섰고 그가 나를 구속하려 들수록 답답해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럴수록 그는 나에게 더 사랑을 갈구했지만 내가 진심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가 나를 속이고 배신했다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그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엔 그를 집착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정말 나였을까? 연신 나에게 스스로 질문 해 보았지만 머릿속만 온통 뒤죽박죽 복잡했다. 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잔뜩 흥분한 그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 나를 찾으려는 듯 두리번 거리던 그가 침대 위를 더듬거리며 내 이름을 불렀다.
"김여주 어디 갔어!! 김여주!! 하아... 결국 또 도망간 거야? 그래??"
"나... 여기 있어요..."
"하아... 어디 갔었어!! 어!!"
"계속 여기 있었어요... 아.. 술 냄새... 당신 술 마신 거예요?"
"거짓말... 도망치려 했잖아!! 내가 그랬지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아무 데도 못 간다고!!!!"
"하아... 도망 안 갈 테니까 진정 좀 해요.. 많이 취했어 당신..."
"가 지마... 제발... 나 버리지 마... 혼자인 거 싫어... 제발..."
그에게서 독한 술 냄새가 풍겼다. 그가 나를 붙잡고 미친 듯이 몰아 붙었다. 안 그래도 복잡한 머릿속이 더 시끄러워졌다. 흥분한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를 꽉 껴안을 수밖에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듯한 그가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는 매일 악몽을 꿀 때마다 하던 말들을 내뱉었다. 가지 말라고 버리지 말라고 혼자이기 싫다고... 대체 내가 뭐라고 그는 이리도 망가진 것일까... 그의 웃는 얼굴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가 웃는 모습이 보고 싶다.
봐주세용~ |
오늘도 새벽에 총총총~ 왔다가 총총총~ 사라집니다ㅎㅅㅎ 저는 왜 이렇게 새벽에 글이 잘 써질까용?ㅎㅎ 새벽감성ㅠㅠ 그나저나 수녕아ㅠㅠㅠ(찌통) 누나가 미아내ㅠㅠㅠ 매일밤 여주가 멀리멀리 떠나는 악몽에 시달려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도 구분못하고 힘들어하는 수녕이에오ㅠㅠ 순영이의 집착을 고칠수없다면 여주를 이해시키는 수 밖에... 근데 여주가 딱히 반항만 안하면 순영이도 여주한테 지극정성이에요ㅠㅠ 그러니까 아픈 여주를 직접 보살핀거겠죠?ㅎ 결국 여주 앞에서 약해지고 무너져내리는 순영이 여주가 얼른 순영이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고 상처받은 순영이를 보듬어줘야 할텐뎅.. 제가 더 노력할게요ㅠㅠ 이제 점점 소재 고갈이지만.. 하아..
독자 여러분들!! 큰일났어오ㅠㅠ 수녕이 짤이 고갈됐어오... 제 폴더엔 죄다 귀욤귀욤 햄찌햄찌한 수녕이뿐이에오ㅠㅠ 제 글에 어울릴만한 수녕이... 아니 권호시 짤좀 던져주세오ㅠㅠ
그럼 저는 이만 자러 갈게오ㅠㅠ 눈이 감기네오ㅠㅠ 항상 댓글 남겨주시는 독자 여러분들 사랑해오 제 마음 알져^^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힘 내서 연재하고있다는 gir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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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