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쩌는 검사 민규 × 들이대는 변호사 너봉一 검사와 변호사의 거리 1-1"권 변호사님." "어, 왜." "저 김 검사님 소개해줘요." 김변 미쳤어? 나 2심에서도 김검한테 먼지 털듯이 털리는 거 못 봤어? 재판에서 진 게 억울한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화를 내는 권변은 보이지도 않고 그저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재판을 주도하던 김 검사님의 모습만 머릿속에 아른아른 거릴 뿐이었다. "아, 그러게 누가 형사 재판 피고인을 변호하래요? 민사 재판만 하던 사람이 형사 재판하니까 그렇지. 민사랑 형사랑 같습니까? 아예 죄질부터가 다르고만." "…김변 지금 김검 편드는 거야?" "네. 저 지금 김 검사님 편드는 거에요. 권변, 나 진짜 진지하게 김 검사님 소개 좀 해주면 안 돼요? 네?" "김변 진짜 미쳤구나." 재판이 끝난 후 재판장 앞에서 권변을 기다리는 척 김 검사님이 나올 때까지 서있었지만 나오라는 김 검사님은 안 나오고 권변이 나와버렸고, 나는 권변을 보자마자 권변을 붙잡고 김 검사님을 소개해 달라고 애원했다. 내 예상대로 권변은 김민규 검사의 '김'자도 꺼내지 말라며 완전 지랄을 떨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까 재판장에서 옆 사무실인 최승철 변호사 옆에 앉았는데 최변이 나한테 귓속말로 자기가 김검을 잘 아는데 권변 아마 엄청 털릴 거라고 했었거든. 근데 권변이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말라며 재판 말아 먹었으니 국밥 말아 먹고 들어가자며 내 손을 잡아 이끈 건 정말 안 괜찮았다. "권순영 변호사님?" "…아, 김 검사님." "권 변호사님 한 피고인 변호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형사 재판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네. 처음이에요." "그렇구나. 재판 졌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벌받을 사람은 제대로 처벌받은 거고,권 변호사님도 형사 재판 변호 처음인 거 치고 되게 잘하셨어요." "……." "그럼 데이트 잘 하시고 나중에 식사 한 번 같이 하죠." 망했다. 권변이 잡은 내 손목을 힐끔 본 김 검사님이 나와 권변을 오해한 듯했다. 진짜 망했다. 이건 진짜로 망한 거다. 예쁘고 착하고 변호도 똑부러지게 하는 자기 관리 철저한 여성으로 김 검사님한테 인식되어야 할 내 첫인상이 순식간에 권순영 여자친구로 낙인 됐다. 유유히 법정을 빠져나가는 김 검사님을 보며 나는 세상이 끝난 것처럼 표정이 굳었고, 내 옆에서 권변은 조용히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난 진짜 세상에서 김민규가 제일 싫어." …난 세상에서 권순영이 제일 싫다. 이건 정말 200% 진심이다. 1-2"김검이 권변이랑 너 사귀는 줄 안다고?" "네…." 권변의 첫 형사 재판 입문을 축하하러 가는 길에 퇴근하던 최변을 만나 같이 곱창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최변한테 망했다고 아까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자 최변은 내가 민망하리만큼 웃어재꼈다. "최변, 진짜 김변 미치지 않았어요? 어떻게 좋아할 사람이 없어서 김민규 같은 새끼를 좋아하냐." "왜요, 김 검사님이 뭐 어때서!" "그래, 김검이 뭐 어때서. 나이도 어리고 잘생기고 키도 크잖아. 김검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지." 권변은 최변의 말에 소주잔을 쓰게 삼켰다. 권변 아까부터 계속 김 검사님 얘기만 나오면 소주 마시더라. 솔직히 최변의 말대로 김 검사님은 뭐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얼굴? 진짜 잘생겼다. 키? 웬만한 모델 뺨칠 정도로 크다. 게다가 나이는? "최변, 김 검사님이 그렇게 어려요?" "스물아홉밖에 안 됐어. 내일이면 서른." 어리다. 그것도 엄청. 이 문제의 정답은 필시 나와 김 검사님의 연애다. 아니, 결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완벽한 남자가 내가 아닌 다른 여자의 짝일 리가 없어. 무조건 김 검사님은 하늘에서 내려준 내 낭군님이 분명했다. 다만 조금 걸리는 건 김 검사님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검사라는 거지만 그래도 좋다. 김 검사님한테 내가 발리는 요소는 김 검사님이 검사복을 입고 재판장에 서는 검사라는 거니까. "그럼 김변이랑 김검 네 살 차이나는 건가?" "네. 어쩜 나이부터가 이렇게 환상의 궁합일 수가 없어요." "뭐, 소개라도 시켜줘?" "최변!"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아무리 재판에서 탈탈 털려도 그렇지, 자꾸 김 검사님 얘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권변이 이상했다. 왜저런대, 진짜. "스물 아홉이 어린 겁니까? 내일이면 서른인데? 그리고 얼굴만 잘생기고 키만 크면 뭐해요. 그 사람은 기본이란 게 없잖아요, 기본이란 게." 권변은 저 말을 끝으로 남은 소주 병을 자기가 다 마시고 쓰러졌다. 진짜 이상하다. 저 사람. ♡암호닉♡초코 님 리턴 님 밍뭉이 님 핫초코 님 쿱승철 님
철벽 쩌는 검사 민규 × 들이대는 변호사 너봉
一 검사와 변호사의 거리
1-1
"권 변호사님."
"어, 왜."
"저 김 검사님 소개해줘요."
김변 미쳤어? 나 2심에서도 김검한테 먼지 털듯이 털리는 거 못 봤어? 재판에서 진 게 억울한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화를 내는 권변은 보이지도 않고 그저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재판을 주도하던 김 검사님의 모습만 머릿속에 아른아른 거릴 뿐이었다.
"아, 그러게 누가 형사 재판 피고인을 변호하래요? 민사 재판만 하던 사람이 형사 재판하니까 그렇지. 민사랑 형사랑 같습니까? 아예 죄질부터가 다르고만."
"…김변 지금 김검 편드는 거야?"
"네. 저 지금 김 검사님 편드는 거에요. 권변, 나 진짜 진지하게 김 검사님 소개 좀 해주면 안 돼요? 네?"
"김변 진짜 미쳤구나."
재판이 끝난 후 재판장 앞에서 권변을 기다리는 척 김 검사님이 나올 때까지 서있었지만 나오라는 김 검사님은 안 나오고 권변이 나와버렸고, 나는 권변을 보자마자 권변을 붙잡고 김 검사님을 소개해 달라고 애원했다. 내 예상대로 권변은 김민규 검사의 '김'자도 꺼내지 말라며 완전 지랄을 떨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까 재판장에서 옆 사무실인 최승철 변호사 옆에 앉았는데 최변이 나한테 귓속말로 자기가 김검을 잘 아는데 권변 아마 엄청 털릴 거라고 했었거든. 근데 권변이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말라며 재판 말아 먹었으니 국밥 말아 먹고 들어가자며 내 손을 잡아 이끈 건 정말 안 괜찮았다.
"권순영 변호사님?"
"…아, 김 검사님."
"권 변호사님 한 피고인 변호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형사 재판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네. 처음이에요."
"그렇구나. 재판 졌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벌받을 사람은 제대로 처벌받은 거고,권 변호사님도 형사 재판 변호 처음인 거 치고 되게 잘하셨어요."
"……."
"그럼 데이트 잘 하시고 나중에 식사 한 번 같이 하죠."
망했다. 권변이 잡은 내 손목을 힐끔 본 김 검사님이 나와 권변을 오해한 듯했다. 진짜 망했다. 이건 진짜로 망한 거다. 예쁘고 착하고 변호도 똑부러지게 하는 자기 관리 철저한 여성으로 김 검사님한테 인식되어야 할 내 첫인상이 순식간에 권순영 여자친구로 낙인 됐다. 유유히 법정을 빠져나가는 김 검사님을 보며 나는 세상이 끝난 것처럼 표정이 굳었고, 내 옆에서 권변은 조용히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난 진짜 세상에서 김민규가 제일 싫어."
…난 세상에서 권순영이 제일 싫다. 이건 정말 200% 진심이다.
1-2
"김검이 권변이랑 너 사귀는 줄 안다고?"
"네…."
권변의 첫 형사 재판 입문을 축하하러 가는 길에 퇴근하던 최변을 만나 같이 곱창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최변한테 망했다고 아까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자 최변은 내가 민망하리만큼 웃어재꼈다.
"최변, 진짜 김변 미치지 않았어요? 어떻게 좋아할 사람이 없어서 김민규 같은 새끼를 좋아하냐."
"왜요, 김 검사님이 뭐 어때서!"
"그래, 김검이 뭐 어때서. 나이도 어리고 잘생기고 키도 크잖아. 김검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지."
권변은 최변의 말에 소주잔을 쓰게 삼켰다. 권변 아까부터 계속 김 검사님 얘기만 나오면 소주 마시더라. 솔직히 최변의 말대로 김 검사님은 뭐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얼굴? 진짜 잘생겼다. 키? 웬만한 모델 뺨칠 정도로 크다. 게다가 나이는?
"최변, 김 검사님이 그렇게 어려요?"
"스물아홉밖에 안 됐어. 내일이면 서른."
어리다. 그것도 엄청. 이 문제의 정답은 필시 나와 김 검사님의 연애다. 아니, 결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완벽한 남자가 내가 아닌 다른 여자의 짝일 리가 없어. 무조건 김 검사님은 하늘에서 내려준 내 낭군님이 분명했다. 다만 조금 걸리는 건 김 검사님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검사라는 거지만 그래도 좋다. 김 검사님한테 내가 발리는 요소는 김 검사님이 검사복을 입고 재판장에 서는 검사라는 거니까.
"그럼 김변이랑 김검 네 살 차이나는 건가?"
"네. 어쩜 나이부터가 이렇게 환상의 궁합일 수가 없어요."
"뭐, 소개라도 시켜줘?"
"최변!"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아무리 재판에서 탈탈 털려도 그렇지, 자꾸 김 검사님 얘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권변이 이상했다. 왜저런대, 진짜.
"스물 아홉이 어린 겁니까? 내일이면 서른인데? 그리고 얼굴만 잘생기고 키만 크면 뭐해요. 그 사람은 기본이란 게 없잖아요, 기본이란 게."
권변은 저 말을 끝으로 남은 소주 병을 자기가 다 마시고 쓰러졌다. 진짜 이상하다. 저 사람.
♡암호닉♡
초코 님 리턴 님 밍뭉이 님
핫초코 님 쿱승철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