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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w.명조



후보 1번

눈빛만 봐도 통하는 9년차 짱친, 유기현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나는 아마, 취업반을 넘어 우리 학교에서 집이 가장 먼 학생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마을버스 한 번, 지하철 세 번을 거쳐 총 1시간 30분의 등교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침은 늘 기진맥진, 힘이 없다. 3학년이 되고 더 앞당겨진 등교 시간에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아졌다. 다행인 건, 교문 바로 앞 분식집이 오전 7시부터 영업한다는 것. 평소대로 참치 김밥을 사서 아무도 없는 교실에 도착했다. 김밥 냄새가 생각보다 심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등교하기 전에 빠르게 먹고 처리해야 한다.


"유기현 혼자 먹냐?"

"악 시발 깜짝아!"

첫 조각을 우겨넣고 씹기도 전에 난데없이 내 등짝을 팡, 하고 때리는 여주가 보였다.


"뭔 욕을 하고 그러냐... 내가 더 놀랬네. 나 완전 인간극장 아저씨제가더놀랬잖아요 상태야 지금."

"발 소리 좀 내고 걸어다녀. 김밥 먹다 뱉을 뻔 했네."

"아무튼 엄살은 진짜 국보급이십니다."

야앙, 나도 한 입만. 먹어도 된다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꼬다리 하나를 우물거리는 김여주를 보고 있자니, 평소와는 다른 이질감이 든다.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너 뭐냐?"

어제까지 밝은 적갈색이었던 모발은 아침 햇빛을 받아도 새까만 흑색이 되어 있었다. 입학식 이후로 단 한 번도 입은 걸 본 적 없는 교복 마이와, 단정한 기장의 교복 치마까지. 내가 알던 여주의 모습이 아니라, 순간 잘못 본건가 싶어 눈까지 비볐다.


"곧 공채 시즌이잖아. 모의 면접도 봐야하고, 모범생 코스프레 해봤어."

"이런다고 네가 지금까지 했던 학교생활이 갑자기 성실하게 변하진 않아."

"지도 고3 됐다고 안경 끼고 나타난 주제에."

"나는 눈이 나빠져서 그런거고!"

이제 보니 날개뼈에 닿던 긴 머리까지도 위로 질끈 올려 묶고 있었다. 처음 보는 여주의 모습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그런가,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여주야, 너 진짜 다른 사람 같다. 저녁 메뉴부터 즐겨보는 드라마까지, 시시콜콜한 모든 일상까지 공유하는 여주가 염색이라는 큰 거사를 치르고도 나한테 입도 뻥끗 안한 게 서운해서 그런가. 출처 모를 꽁기함에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으니, 내 눈치를 보는 여주다.


"야 뭐야~ 기현 삐졌어?"

"삐지긴 뭘 삐져. 생각이 많아서 그렇다."

"무슨 생각?"

지금 내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꺼낸다면, 분명 엄청 놀림받겠지. 너는 몰라도 되는 남자만의 고민이 있단다, 하고 넘어가니 자기는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다며 꼭 알려달라고 땡깡을 부린다. 징징대는 모습을 보아하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여주가 맞나 보다.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낯선 느낌은 사라지고 익숙함만 남았다.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후보 2번

불편한 전 남자친구, 채형원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신경 쓸 구석이 너무 많다. 취업 준비에만 온전히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불편해도 얼굴을 마주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헛소문이었지만, 작년에 임창균과 여주가 사귄다는 소문을 듣고도 열이 뻗쳤었는데. 기본적으로 상냥하지만 여주에게 특히나 살갑게 대하는 임창균도 거슬리지만, 가장 끔찍한 건 유기현과 여주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것. 친구라는 이름 뒤에 숨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여러 번 넘긴 유기현의 얕은 수는 내 눈엔 너무 뻔했다. 우리 사이를 이어줬던 것도 유기현이지만, 우리 사이를 멀어지게 한 것도 유기현이었지. 여주와 내가 더 이상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하지만, 둘의 사이 좋은 모습을 보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형원이랑 여주랑 버킷리스트'

1학년 때 쓰던 회계원리 교과서를 펼쳤더니 제법 귀여운 낙서가 있다. 19살 생일 지나면 면허 따기, 렌트카 빌려서 제주도 여행 가기, 취업하면 회식 때 서로 데리러 와주기, 사무실 책상에 서로의 사진 올려 놓기. 사소하고 뻔하지만, 또 행복한 계획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났다. 짜증나네. 낙서가 있는 앞장을 부욱 찢었다. 내용을 알 수 없도록 갈기갈기 찢어서 버렸지만, 굵은 펜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는 뒷장까지 자국이 남아 있었다.


-


"우리 이거 다 지킬 수 있을까?"

"글쎄, 최대한 노력해봐야지."

"좋아. 다 지키기 전에 헤어지면 둘 다 죽음 뿐이야. 약속."

"그래. 그러자."

여주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다섯 손가락 중 유난히 짧은 새끼손가락이 애처로워 보여서 웃음이 나왔다. 내 손가락 하나로 완전히 휘감기는 자그마한 손가락을 잡고 흔들고 있자니, 우리의 약속이 만족스럽지 않은 듯 꽁한 표정이다.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안 되겠다 형원아. 엄지 줘 봐."

"엄지는 왜...?"

"지장 찍게 줘 봐."

힘으로 내 손을 뺏어가더니 엄지손가락에 립스틱으로 붉은 칠을 시작하는 여주다. 여주야, 느낌이 이상해. 사각사각하고 녹아. 체온에 닿아 부드럽게 녹는 립스틱의 손가락 끝이 간질거렸다.


"짜잔. 됐다. 다 지키기 전까진 절대 못 헤어지는 거야."

"그러게. 지장 찍었으니 빼도 박도 못하겠네."

어쩌지 여주야. 너와 내가 만든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도 지켜보지 못한 채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는 걸.







후보 3번

전 썸남? 현 썸남? 알쏭달쏭한 사이 임창균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나 원래 추위 안 타. 괜찮아."

새빨간 거짓말이다. 뉴스에서는 몇 년만의 최강 한파라며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나는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지만. 방학 동안 내내 얼굴 한 번 보지 못할 너와의 약속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이민혁의 옆에 붙어다니는 여자애. 언성이 높아지는 이민혁을 끌어 안고 제발 참으라며 진정시키던 여자애. 너의 첫인상은 그 정도에서 시작했다.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나를 노려보는 이민혁 뒤에 있는, 네 얼굴이 유독 귀엽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늦었지.


"세경과로 옮기고 지금까지 도와준 거 고마워서 보여주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마."

이것 또한 거짓말이었다. 영화표가 생겼다며,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이브날 너를 불러냈다. 영화관 진짜 오랜만이다. 살을 에는 듯한 날씨에 네가 말할 때마다 하얀 입김이 나왔다.

"추워?"

"으응, 좀 춥긴 한데 괜찮아."

코가 얼어서 빨개진 게 루돌프 같은데 무슨.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너에게 둘러주니 괜찮다며 손사레를 친다. 나 진짜 추위 안 타. 멋 없게 코를 훌쩍이며 말한 것 같은데, 너는 고맙다며 해맑게 웃는다.


"이 영화 시즌1 본 적 있어?"

"아니. 나 완전 처음이야. 너는 봤어?"

"당연하지! 근데 이거 전 시즌을 봐야 이해할텐데..."

"그럼 영화 시작하기 전에 설명해주라."

시즌1을 본 적 없단 것도 모두 거짓말. 오늘 너를 만나고 거짓말을 몇 번이나 하는 지 모르겠네. 영화 시작 전 너와 가까이 붙어 앉아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올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는 내가 제일 행복했던 너와의 시간.


-


"민혁이 일은 내가 미안해... 걔가 좀 뒤끝이 오래 가는 타입이라."

"아니야. 여주 네가 왜 사과해. 괜찮아."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과를 옮기며 동아리 또한 네가 있는 동아리로 옮기게 되었다. 뭐, 의도한 건 아니지만. 나를 보면 맹견마냥 으르렁대는 이민혁이 없으니 너와 얘기하기 훨씬 수월했다. 첫 동아리 시간이 끝나고, 쭈뼛쭈뼛 다가와 이민혁 대신 사과를 건네는 네가 생각난다. 민혁이가 뒤끝이 좀 심해. 이제 같은 과니까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화해했으면 좋겠어. 울망울망한 표정으로 이민혁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너에게 출처 모를 질투심을 느꼈다.







후보 4번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 가까운 이민혁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창균이 좀 그만 미워해, 진짜."

"너는 우정보다 사랑이다 이거지? 진짜 실망이다 그렇게 안 봤는데. 의리 꽝이다 김여주 진짜 최악이야."

김여주가 임창균이랑 크리스마스 이브에 단 둘이 영화를 봤댄다. 이게 썸이 아니고 뭐냐고, 도대체. 어쩐지 12월 24일에 선약이 있다고 우리랑 안 놀더라니. 어떻게 친구의 원수랑 데이트를 할 수가 있냐고. 서운한 마음에 따다닥 하고 볼멘소리를 쏟아내니 옆에서 유기현이 한 마디 거든다. 그거야 김여주 마음이지. 뭐, 맞는 말이긴 하다. 누구랑 영화를 보던 말던 김여주 자유인데, 나는 왜 이렇게 짜증이 나냐고.


"맞아. 내 마음이지! 우리 엄마도 이런 걸로 잔소리 안 하거든?"

"그래~ 그리고 고마워서 영화 한 번 보여줄 수 있지."

"고럼고럼. 게다가 창균이가 너한테 따로 와서 사과까지 했다며."

내 상식선으로는 이해가 안 된단 말이야. 김여주 전남친이랑 친한 놈이 굳이 김여주랑 단 둘이 영화를 왜 보냐고. 그거 채형원한테도 여주한테도 엄청 실례인 행동 아니야? 내가 보수유교보이인 거냐? 아니면 나 빼고 모든 세상이 할리우드처럼 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유기현보다 한 보수하는 놈은 처음 보네... 이민혁 이제 네가 유교맨이다."

"세경과 최강 유교맨 자리를 이민혁에게 넘깁니다~"

9년 친구 아니랄까봐 김여주와 유기현은 아주 쿵짝이 잘 맞는다. 너네 가끔 이렇게 둘만 영혼의 단짝처럼 보일 때마다 속상해. 왠지 모를 소외감에 쓸쓸해하고 있으면, 민혁이 삐졌어? 너무너무 미안해요~ 하는 여주의 반응이 돌아온다. 장난으로 받아넘기는 여주의 모습에 속이 상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우리의 만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울리는 휴대폰을 보면, 기분이 상했을 나를 위해 장문의 카톡으로 사과하는 여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몬스타엑스] 본격! 서바이벌 남친 찾기 + | 인스티즈

"민혁아. 아까 우리가 놀려서 많이 속상했어?"

"참나, 내가 애도 아니고."

"애는 아니지만... 대충 새끼강아지, 뭐 그런 비슷한 것 같은데."

오늘은 평소보다 신경이 많이 쓰였나보다. 카톡이 아닌 전화가 왔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출 생각은 없다. 9년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유기현과 김여주 사이에서 서운하지 않게 지낼 수 있는 이유.







우아악!!!!!!!!!!!!!

감춰둘 내용을 여기에 입력하세요.


안녕하세요... 명조입니다 :)

좀 늦은 시간에 남친찾기 시리즈 2번째 글로 찾아뵙게 되었어요!

나름 제 캐해를 담아서, 남친후보별 시점으로 글을 써봤어요!

여자주인공과 남친후보 멤버의 관계 뿐 아니라

멤버들끼리의 관계도 꽤 복잡한 편이에요!

그것까지 잘 반영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희희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러분!

(+6기 가입했어요... 기대중이에요 4월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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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1.37
완전 잘 반영될 것 같아요!
3년 전
독자1
우와아악 최고여요🧡
3년 전
독자2
으악 .. 넘 재밌어요 .. 다음화 기다릴게요 ♡
3년 전
독자3
역시... 두번째 글도 너무 재미있어요 작가님 ㅠㅠㅠㅠㅠㅠ 앞으로의 글도 너무너무너무 기대돼요 🥺❤️ 신작 알림 신청하고 앞으로는 더 열심히 챙겨 볼게요!!!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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