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쩌는 검사 민규 × 들이대는 변호사 너봉三 부승관 의문의 1패 3-1주말 동안 김 검사님 생각밖에 안 나 미치는 줄 알았다. 대체 첫 스타트를 어떻게 끊어야 무난하게 잘 끊었다고 소문이 날까. 일단 남몰래 생각해둔 플랜이 하나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아 보류 중에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변호사가 한심해 보이겠지만 나한테 김 검사님은 고작 남자 하나가 아닌 걸 어떡해. 나도 나름 나대로 고민이 많다. 그래도 공과 사는 구분하자는 게 목표였고 그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이런 당연한 것조차도 제대로 컨트롤이 안 되니 요새는 김 검사님과 얼른 결혼해서 일을 때려쳐야 되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그걸 물으려고 온 거잖아. 소문에는 대단한 판사라고 하더니 막상 그렇지도 않네." "그럼 판사가 이젠 남의 연애까지도 판결 내리고 그래야 해?" "너 같으면 어떻게 할 것 같냐는 거지." 그래서 항상 고민이 있을 때마다 찾는 부승관을 찾아왔다. 점점 내 짝사랑 얘기를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아 찜찜하긴 했지만 급한 불 먼저 꺼야 하니 일단은 그냥 넘어가야지, 뭐. 부승관은 처음에 나랑 김 검사님 얘기를 듣자마자 못 들을 얘기를 들었다는 듯 표정부터가 달라졌다. 그리곤 나보고 내 주제에 김 검사님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부승관은 진짜 쓰레기다. "판사로서 얘기해, 아님 니 친구로서 얘기해." "…판사로서?" "야. 넌 어떻게 할 것도 없어. 김 검사에 대해 아직 잘 모르니까 니가 이러지. 난 나중에 너 상처받고 울고불고 그러는 거 보기 싫다. 그냥 포기해." "너 진짜 죽을래?" 결국 부승관한테 화를 내긴 했지만 마냥 부승관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게, 누가 판사 아니랄까 봐 부승관의 말은 꼭 옳았다. 이를테면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땐가, 부승관과 같은 학원을 다녔었는데 그때 같은 수업을 듣는 옆 학교 남자애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부승관한테 가서 그 애한테 고백을 할까 말까 얘기를 했었는데, 부승관이 딱 정색하고 그 애는 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어렵사리 포기한 애가 있었다. 며칠 뒤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애가 웬만한 양아치 버금가는 양아치로 오토바이 훔쳐서 타고 다녀 징계도 몇 번 받았다고 했다. 또 새내기 때도 동아리에서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부승관이 너 쫄딱 망하고 싶으면 투자하라는 말에 다른 선배들이 투자하는 것만 옆에서 지켜 봤다. 결국에는 그 선배들 세 달치 용돈이 탈탈 털렸고, 그날 나는 부승관한테 거하게 쐈더랬다. "내 말 틀린 적 없었던 거 알지?" "…알지." "니가 알아서 잘 해. 난 너 이제 모르겠다." 부승관의 이런 반응을 원하고 찾아 온 게 아닌데. 갑자기 기분이 팍 죽었다. 부승관은 옆에서 내 눈치만 보다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애써 밝게 웃으며 김 검사님의 어디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다. 김 검사님의 어디가 좋냐구? 이젠 김 검사님 얘기만 해도 막 볼이 붉어지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뭐야, 왜 이렇게 좋아해? 얼굴 빨개진 거 봐.""야, 승관아. 나 진짜 이렇게 좋아하는 남자는 처음이야. 너도 알지.""알지. 너 그냥 내가 포기하라고 하면 미련 없이 포기하잖아. 대체 김 검사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지 한 번 들어나 보자.""김 검사님의 어디가 그렇게 그렇게 좋냐면…. 몰라.""…야.""진짜 몰라. 그냥 계속 막 우울하고 그랬거든. 재판 이겨도 이기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슬럼픈가 싶어서 휴직해야 되나 엄청 고민하고 있었는데 김 검사님 보니까 그런 고민들이 싹 없어졌다? 정말.""진짜 좋아하나 보네." 이번엔 진짜라니까. 확실히 부승관이랑 얘기를 하니까 확신이 섰다. 이번엔 부승관이 틀린 걸 내가 꼭 입증해 보일 거라는 오기도 생겼고. 이렇게 내 짝사랑 얘기를 다 까발리고 다니는 이상, 나도 이젠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3-2어릴 때는 멋있는 남자가 나한테 먼저 다가와 주길 바랐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그게 얼마나 성차별 적인 마인드인지 알게 됐다. 그래도 막상 내가 먼저 들이대려니 앞날이 막막했다. 우선 첫 번째 계획은 같이 밥 먹기. 처음부터 너무 높게 목표를 잡은 것 같았지만 얼른 김 검사님과 사귀려면 며칠이고 김 검사님 뒤만 쫓아다닐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김 검사님 재판을 본 후에 자연스럽게 일 얘기를 하면서 밥을 먹으러 가는 거야. 까이면 일단은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 최대한 변호사답게 김 검사님께 다가가는 게 나만의 타협점이었다. "김 검사님! 재판 잘 봤어요." 그리고 설렘으로 가득 찬 첫 스타트.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거야. 최대한 자연스럽게. 세상이 곧 무너져도 자연스럽게. "안녕하세요." "오늘도 완전 변호사를 영혼까지 털던데.""그게 일이니까요." 오늘도 역시나 차갑게 대꾸하며 자료들을 챙겨서 재판장을 나가는 김 검사님 뒤를 졸졸 따라갔다. 방금 전에 말한 변호사답게는 개뿔. 막상 벼랑 끝에 몰리니 그런 건 하나도 신경 쓸 겨를이 없더라. "이따 시간 되시면 저랑 식사 한 번 해요. 김 검사님이랑 좀 더 얘기해보고 싶은 것도 있는데." 내가 너무 빨랐나? 아님 표정이 어색했나? 그것도 아니면 벌써부터 나를 눈치챈 건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내 쪽으로 돌아선 김 검사님 때문에 심장이 멈출 뻔했다. "이따가는 시간이 없는데, 그냥 지금 말씀하세요.""…네?""그리고 남자친구도 있으신 분이 이러는 거 조금 불편하네요." 물론 다른 의미로 심장이 멈출 뻔한 거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 때문에 내 완벽한 첫 플랜이 망해가고 있다. 김 검사님은 권변이 내 남자친구라고 알고 있다는 걸 깜빡했다. 진짜 미쳤나 보다. 당장이라도 가서 권변은 내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말을 해야 되나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김 검사님은 나를 지나쳐 갔다. "김 검사님!" 그렇게 아주 몇 초 동안 심각하게 고민하다 나는 무의식의 흐름대로 무작정 김 검사님을 붙잡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 때는 내가 변호사라는 걸 인지할래야 인지할 수가 없었다. "저기 있잖아요. 그….""…….""권 변호사는 저랑 그냥 같은 사무실 쓰는 변호사에요. 남자친구가 아니라.""…….""김 검사님이 뭔가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서…." 괜히 가는 사람 붙잡아서 말했나 조금 후회가 됐다. 아니, 사실 아주 많이 후회가 됐다. 소심하게 가방끈을 부여잡고 김 검사님 구두 끝만 바라보며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어 그제서야 김 검사님을 올려다보았다. 김 검사님은 표정 없이 나를 잠깐 내려다보다가 짧게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법정을 빠져나갔다. 살짝, 아주 살짝 웃은 채로. 내가 잘 못 본 건가 싶어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지만 내가 본 게 확실한 듯싶었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부승관 의문의 1패 추가요. ♡암호닉♡초코 님 리턴 님 밍뭉이 님 핫초코 님 쿱승철 님너누야사랑해 님 무기 님 달마시안 님 모시밍규 님잔별 님 최허그 님 밍구리 님 유현 님 또렝 님
철벽 쩌는 검사 민규 × 들이대는 변호사 너봉
三 부승관 의문의 1패
3-1
주말 동안 김 검사님 생각밖에 안 나 미치는 줄 알았다. 대체 첫 스타트를 어떻게 끊어야 무난하게 잘 끊었다고 소문이 날까. 일단 남몰래 생각해둔 플랜이 하나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아 보류 중에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변호사가 한심해 보이겠지만 나한테 김 검사님은 고작 남자 하나가 아닌 걸 어떡해. 나도 나름 나대로 고민이 많다. 그래도 공과 사는 구분하자는 게 목표였고 그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이런 당연한 것조차도 제대로 컨트롤이 안 되니 요새는 김 검사님과 얼른 결혼해서 일을 때려쳐야 되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그걸 물으려고 온 거잖아. 소문에는 대단한 판사라고 하더니 막상 그렇지도 않네."
"그럼 판사가 이젠 남의 연애까지도 판결 내리고 그래야 해?"
"너 같으면 어떻게 할 것 같냐는 거지."
그래서 항상 고민이 있을 때마다 찾는 부승관을 찾아왔다. 점점 내 짝사랑 얘기를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아 찜찜하긴 했지만 급한 불 먼저 꺼야 하니 일단은 그냥 넘어가야지, 뭐. 부승관은 처음에 나랑 김 검사님 얘기를 듣자마자 못 들을 얘기를 들었다는 듯 표정부터가 달라졌다. 그리곤 나보고 내 주제에 김 검사님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부승관은 진짜 쓰레기다.
"판사로서 얘기해, 아님 니 친구로서 얘기해."
"…판사로서?"
"야. 넌 어떻게 할 것도 없어. 김 검사에 대해 아직 잘 모르니까 니가 이러지. 난 나중에 너 상처받고 울고불고 그러는 거 보기 싫다. 그냥 포기해."
"너 진짜 죽을래?"
결국 부승관한테 화를 내긴 했지만 마냥 부승관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게, 누가 판사 아니랄까 봐 부승관의 말은 꼭 옳았다. 이를테면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땐가, 부승관과 같은 학원을 다녔었는데 그때 같은 수업을 듣는 옆 학교 남자애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부승관한테 가서 그 애한테 고백을 할까 말까 얘기를 했었는데, 부승관이 딱 정색하고 그 애는 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어렵사리 포기한 애가 있었다. 며칠 뒤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애가 웬만한 양아치 버금가는 양아치로 오토바이 훔쳐서 타고 다녀 징계도 몇 번 받았다고 했다. 또 새내기 때도 동아리에서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부승관이 너 쫄딱 망하고 싶으면 투자하라는 말에 다른 선배들이 투자하는 것만 옆에서 지켜 봤다. 결국에는 그 선배들 세 달치 용돈이 탈탈 털렸고, 그날 나는 부승관한테 거하게 쐈더랬다.
"내 말 틀린 적 없었던 거 알지?"
"…알지."
"니가 알아서 잘 해. 난 너 이제 모르겠다."
부승관의 이런 반응을 원하고 찾아 온 게 아닌데. 갑자기 기분이 팍 죽었다. 부승관은 옆에서 내 눈치만 보다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애써 밝게 웃으며 김 검사님의 어디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다. 김 검사님의 어디가 좋냐구? 이젠 김 검사님 얘기만 해도 막 볼이 붉어지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뭐야, 왜 이렇게 좋아해? 얼굴 빨개진 거 봐.""야, 승관아. 나 진짜 이렇게 좋아하는 남자는 처음이야. 너도 알지.""알지. 너 그냥 내가 포기하라고 하면 미련 없이 포기하잖아. 대체 김 검사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지 한 번 들어나 보자.""김 검사님의 어디가 그렇게 그렇게 좋냐면…. 몰라.""…야.""진짜 몰라. 그냥 계속 막 우울하고 그랬거든. 재판 이겨도 이기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슬럼픈가 싶어서 휴직해야 되나 엄청 고민하고 있었는데 김 검사님 보니까 그런 고민들이 싹 없어졌다? 정말.""진짜 좋아하나 보네."
이번엔 진짜라니까. 확실히 부승관이랑 얘기를 하니까 확신이 섰다. 이번엔 부승관이 틀린 걸 내가 꼭 입증해 보일 거라는 오기도 생겼고. 이렇게 내 짝사랑 얘기를 다 까발리고 다니는 이상, 나도 이젠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3-2어릴 때는 멋있는 남자가 나한테 먼저 다가와 주길 바랐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그게 얼마나 성차별 적인 마인드인지 알게 됐다. 그래도 막상 내가 먼저 들이대려니 앞날이 막막했다. 우선 첫 번째 계획은 같이 밥 먹기. 처음부터 너무 높게 목표를 잡은 것 같았지만 얼른 김 검사님과 사귀려면 며칠이고 김 검사님 뒤만 쫓아다닐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김 검사님 재판을 본 후에 자연스럽게 일 얘기를 하면서 밥을 먹으러 가는 거야. 까이면 일단은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 최대한 변호사답게 김 검사님께 다가가는 게 나만의 타협점이었다.
"김 검사님! 재판 잘 봤어요."
그리고 설렘으로 가득 찬 첫 스타트.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거야. 최대한 자연스럽게. 세상이 곧 무너져도 자연스럽게.
"안녕하세요." "오늘도 완전 변호사를 영혼까지 털던데.""그게 일이니까요."
오늘도 역시나 차갑게 대꾸하며 자료들을 챙겨서 재판장을 나가는 김 검사님 뒤를 졸졸 따라갔다. 방금 전에 말한 변호사답게는 개뿔. 막상 벼랑 끝에 몰리니 그런 건 하나도 신경 쓸 겨를이 없더라.
"이따 시간 되시면 저랑 식사 한 번 해요. 김 검사님이랑 좀 더 얘기해보고 싶은 것도 있는데."
내가 너무 빨랐나? 아님 표정이 어색했나? 그것도 아니면 벌써부터 나를 눈치챈 건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내 쪽으로 돌아선 김 검사님 때문에 심장이 멈출 뻔했다.
"이따가는 시간이 없는데, 그냥 지금 말씀하세요.""…네?""그리고 남자친구도 있으신 분이 이러는 거 조금 불편하네요."
물론 다른 의미로 심장이 멈출 뻔한 거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 때문에 내 완벽한 첫 플랜이 망해가고 있다. 김 검사님은 권변이 내 남자친구라고 알고 있다는 걸 깜빡했다. 진짜 미쳤나 보다. 당장이라도 가서 권변은 내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말을 해야 되나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김 검사님은 나를 지나쳐 갔다.
"김 검사님!"
그렇게 아주 몇 초 동안 심각하게 고민하다 나는 무의식의 흐름대로 무작정 김 검사님을 붙잡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 때는 내가 변호사라는 걸 인지할래야 인지할 수가 없었다.
"저기 있잖아요. 그….""…….""권 변호사는 저랑 그냥 같은 사무실 쓰는 변호사에요. 남자친구가 아니라.""…….""김 검사님이 뭔가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서…."
괜히 가는 사람 붙잡아서 말했나 조금 후회가 됐다. 아니, 사실 아주 많이 후회가 됐다. 소심하게 가방끈을 부여잡고 김 검사님 구두 끝만 바라보며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어 그제서야 김 검사님을 올려다보았다. 김 검사님은 표정 없이 나를 잠깐 내려다보다가 짧게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법정을 빠져나갔다. 살짝, 아주 살짝 웃은 채로. 내가 잘 못 본 건가 싶어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지만 내가 본 게 확실한 듯싶었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부승관 의문의 1패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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