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가정폭력이 심해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나는 어머니를 따라 갔었어 아버지란 사람은 인간도 아니였지 술담배? 안하셨어. 정신 멀쩡한 상태에서 내어머니와 그 조그만했던 아이를 무차별적으로 때린거야 가정폭력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더럽혀진 나는 학교에 쉽사리 적응도 못하고 심한 남자기피증이라는 정신병까지 얻어 치료도 받았었어 쉽사리 나아질리가 있나, 골목에서 담배 피는 남학생들만 봐도 몸이 굳어지고 손이 막 미친듯이 떨리는데. 그런데 한 날 어머니가 카페에서 새아버지라며 중년의 남자를 내 앞에 소개시켜주시는거야 남자기피증이 심하게 있는 딸한테 새아빠라니... 화가 나기도 하고 갑자기 친아버지기억이 내 머리속에 스쳐 지나가는거 있지, 너무 무서워서 굳어진채로 벌벌 떨고 있는데 카페문이 열리더니 나와 나이대가 비슷하게 보이는 남학생이 들어와 이쪽으로 오는거야 "아빠 저 왔어요" "어 세훈아 여기 앉아" 집에 남자가 들어오는 자체도 싫은데 두명이라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 새아빠라는 사람이 말을 꺼내 "음.. 이야 혜연씨한테 대충 이야기는 들었어 하지만 이제 컸으니까 엄마마음도 이해할꺼라 생각해 아저씨가 이랑 혜연씨한테 잘하도록 노력할께 이는 조금씩 마음열어줘" "...네" "아 그리고 얘는 아저씨 아들 오세훈이야 너랑 동갑이고" 동갑이면 19살인데.. "안녕 이야 "
고개를 살짝 들어 얼굴을 보자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그렇게 싫어하는 남잔데 왜 이러지 "엄마...빨리 집에 가자.." "어..이야 오늘부터 대현씨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어.. 미리 말 못해줘서 미안해 짐은 다 싸놨고 이만 허락해주면 돼.." "아니 엄마..." 엄마 마음을 이해못하는건 아니다 그냥.. 미리 귀뜸정도는 해줄수있는거잖아.. 마음의 준비정도 할 시간은 줄수있는거잖아.. 목구멍까지 나오려는 말을 꾹참고 먼저 일어서 카페를 나왔다 한참 걸었나.. 어린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멍하니 아이들이 노는걸 지켜보고 있었다 "어휴 겁나 걷네"
놀라서 옆을 보니 조금 떨어져서 앉은 오세훈이 보였다 "귀신봤냐? 뭘 그리 놀라" "아..아니..왜.." "왜 따라왔냐고? 너 우리집모르잖아 같이 갈려했지" "아.." "춥다 들어가자" 오세훈이 내 손목을 잡는데 반사적으로 손을 탁 쳐냈다 "아..미안 가자 나 따라와" 그렇게 오세훈과 나는 한식구가 되었다 이때까지 느껴보지못한 뭔지모를 심장떨림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