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arasy Piano
여주의 메모장 속 팬싸인회 후기 훔쳐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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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01
너봉 괴롭히는 맛으로 사는 세븐틴 X 전교1등 음악 천재 완전체 너봉
너는 현관을 나서며 세븐틴이든 너의 이중생활이든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엄마의 배웅을 받고,
몸에 좋은 견과류 팩을 뜯지도 않은 채 입에 물고 있다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아이에게 줘버리며 언제나와 같은 하루를 시작하지.
학교로 걸어가는 길, 여기저기서 핸드폰을 들고 연신 대박, 대박, 하며 지나가는 여학생들,
그리고 그런 여자애들의 성화에 억지로 검색창에 세븐틴을 검색하고 있는 남학생들이 무수히 보였어.
아이들을 헤치고 교문 앞에 섰는데 학교가 왠지 다르게 보이는 너야.
5월 단기방학을 보내고 일주일만에 온 학교라서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뭔가 다름을 방증했지.
2학년 문과반 3층 복도가 운동장에서 창문 사이로 보기에도 산만해 보여서, 세븐틴이 확실히 오긴 오는구나 하고 생각해.
여기저기 공방이나 행사장에서 보았던 촬영 장비가 보이는데, 그 익숙함을 애써 무시하며 입성한 너의 교실.
벌써 반 전체 아이들이 자리를 꽉꽉 채우고 있었지.
이 시간이면, 한 두명쯤은 자리를 비워둔 채여야 할텐데 말이야.
다들 들뜬 모양이었어. 고3을 반년 정도 앞두고 이런 서프라이즈라니!
그에 반해 너는 '나는 세븐틴에 관심이 1도 없어요' 라는 분위기를 한껏 풍기며 교실 정중앙 너의 자리에 앉았어.
"세븐틴이면... 너 예쁘다! 하는 애들?"
"착한 소녀야? 그 노래도 있지 않아?"
"작년에 음악시간에 들었던 잼잼! 그거 원곡부른 그룹이래~"
착한 소녀야가 아니라 잠깐 소녀야!!
이어폰 사이로 뚫고 들어오는 거슬리는 말소리에 내적 비명을 지르며 너는 조용히 책을 펼쳐.
그냥 다 가버렸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지.
물론 이에는 세븐틴들도 포함.
내 평화로운 일상을 방해하는 자들이여...
"여주야!! 밑에 밴왔대! 두대나 왔대! 세븐틴 말고 다른 연예인들도 오나봐!"
걔네 원래 밴 두대인데, 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대충 정말? 이라고 말하며 너는 책 너머로 슬쩍 교실 안을 살펴.
고정 카메라 몇 대가 교실 안에 들여지는 걸 확인하고, 젠장 하며 너는 엎드려버리지.
너희 반 촬영 확정이네. 축하해..!
어, 주먹 쥔 손은 잠시 내려놓는게 어때? (식은땀)
"하하, 좀 어수선한데 휴일 잘보냈나 우리반?"
"네!!! 선생님 저희 반에서 촬영하죠!!!!"
"아, 그, 그렇지."
"근데 선생님께서 왜 떠세요 ㅋㅋㅋㅋ"
"사십 평생 살면서 이렇게 카메라에 둘러싸여 본 적이 있어야지..."
"떨지 마세요 선생님!!!!!"
"쌤 저 완전 떨려요!!!"
"정아야 나 틴트좀!!!"
"1반 정리됐어? 2학년 2반 촬영준비 들어갈게요! 3반 지훈이네는 김피디가 맡고, 승관이랑 석민이 이쪽으로!"
젠장, 뭐라고, 하필 부석이들?
순영이가 없는게 어디랴 하면서 너는 깊은 한숨을 내쉬어.
부석순의 완성은 곧 2학년 2반의 시장바닥화를 알리는 신호이니까, 그치?
부석이들이 뭘 하는지 꾸물대며 들어오지 않는 사이 넌 얼핏 교실 창 밖으로 귀요미 흑발 한쌍이 지나가는 걸 본 것 같아.
지훈이랑 순영인가? 너는 시끌벅적한 아이들 사이에서 혼자 이런저런 추측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아까 다른 애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카메라는 문과반인 5반까지만 설치된 듯 보였고.
전 멤버가 전부 방송에 나온다고 했으니 너희 반 처럼 2명씩만 배치하면 멤버가 3명이나 남네.
그럼 너희반처럼 2명으로만 구성된 반이 단 두 반 뿐이라는 건데.
오, 그나마 너희 반이 얼마 안되는 2명만 배정된 반이라니...
부석 조합이 좀 걸리지만 피디언니 나이스 초이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학다오 피디가 바뀌었다는데, 지금 앞문에서 애들 언제 오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피디언니한테 갑자기 호감이 가.
덕분에 너의 고막은 당분간 안녕할 것 같아.
"죄송해요! 아침에 먹은게 탈이나서..."
"아, 저도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죄송합니다."
"아, 괜찮아. 너희들이니까 용서해주는거다?"
복도가 소란스러워지나 했더니 등장한 부석이들!
힘껏 달려온 듯 숨차보이는 아이들이었어.
승관과 석민이가 흐트러진 너희 학교 교복을 대충 정리하고, 교탁 옆에 서는데 제법 학생 태가 나지.
...아, 당연히 그렇겠구나? (멍청)
그나저나 아무리 생각해도 하필이면 부석이들이라니, 너의 머릿 속은 제발 저 부석이들이 선생님들이랑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뻘짓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지.
카메라 세팅을 간단히 진행하는 사이, 부석이들이 비명을 지르는 여자애들, 시끄럽다는 듯 귀를 막는 남자애들 앞에서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드는 그 순간 얼어붙어.
하, 승관이랑 눈이 마주친 너야.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어.
"너...! 너...! 네가 왜 여기있냐..? 너 예고 아니었냐?"
아 제발, 누구? 누구? 하며 서로를 쳐다보는 학생들 사이에서 너는 빠르게 고개를 흔들어.
제발 내 표정좀 보라고!
승관이 격한 너의 반응을 보고서 플리즈 셔덥하란 뜻을 알아채고는 헤헤, 하고 본인에 의해 한껏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모른 척 웃어넘기는데,
한 발 뒤늦게 너를 발견한 석민이 너를 보고는 표정이 아주 그냥 빌게이츠마냥 풍부해지더니
"열여덟여주!!!!!!!!!! 열일곱 열여덟!!!!!!"
이라고 외치면서 게임 끝.
이렇게 너의 일코인생은 끝났다고 한다.
"여주야... 너 세븐틴이랑 아는 사이야?"
".......모르고 싶다...."
승관이 네 눈치를 보며 석민의 입을 손바닥으로 퍽퍽 치는 걸 안메 보듯 피식거리며 보다가,
너는 여기저기서 궁금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피곤하다는 듯 눈을 감아버려.
망했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일코 ㅂㅂ
피디언니의 설명을 간단히 듣고,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사인이 들어오자 이미 해탈한 너는 눈을 다시 떴지.
뜨자마자 또 기다렸다는 듯 승관과 눈이 마주치고, 너는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조례중인 선생님께 돌렸지만, 승관의 동공은 갈 길을 잃은 채 지진중이야.
"그래서, 전학생이 왔다!"
용케 말을 더듬지 않은 선생님의 소개에 아까보다 더 큰 비명이 울리며 승관과 석민이 선생님 왼편에 반듯이 섰어.
"세이더네임! 세븐틴!의 도겸!"
"승관입니다."
"다들 어려보이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나?"
"아, 저는 빠른98이구요, 도겸이형은 97입니다."
"그럼 거의 학교에 다닐 나이네. 적응하기는 쉽겠어?"
"사실 저희... 올해 초에 졸업했는데 이렇게 다시 학교 오니까 군대 두번 가는 기분이에요.."
승관이 시무룩하게 말하자, 반에서는 웃음이 터졌어. 승관이 뿌듯하단 듯 너에게 시선을 주자, 너는 입모양으로 "뭐." 하며 피식 웃었지.
잔망쟁이 뿌 오늘도 열일한다며.
"선생님!! 전학생은 노래 불러야 하는거 아닌가요!"
"노래해! 노래해!"
"이거 우리반 전통입니다!"
갑작스럽게 당찬 너의 반 반장이 부석이에게 노래를 요구했고, 아이들은 한껏 호응했어.
부석이들은 당황하는 듯 하다가 "잠시만요." 하고는 속닥거렸지.
무슨 노래를 할까 고민하는게 분명했어.
이럴 땐 애들이 가장 많이 알 만한 신나는 노래가 좋을 텐데, 둘이 무슨 노래를 할까 걱정되는 너야.
사실 둘의 모습을 보니 say yes가 듣고 싶어진 너였지만, 이번 한번 쯤은 양보해야겠지 싶어.
너는 이미 망한 일코인데 뭐.. 하고 손을 번쩍 들어 둘의 주의를 끌었어.
"저 예쁘다 듣고 싶어요!"
너의 말에 승관이 "그래....요? 헿" 하고 발랄하게 대답하더니, 교탁을 살짝 밀어내고 석민과 둘이서 예쁘다를 춤추며 나눠불렀어.
둘의 파트 사이의 순영의 파트를 자연스럽게 석민이 대신하고, 지훈의 파트를 승관이 이어가는데 정말 한 팀은 한 팀이구나, 싶지.
정한이 파트는 둘이 함께 부르며
승관과 석민은 연신 감사합니다!! 라고 소리치고는 "앞으로는 편하게 말할게! 너희들도 편하게 말하면 돼. 우리 나이 차이 얼마 안나잖아?" 라고 말했지.
"저희 자리는 어디로 앉을까요?"
"원래 우리 반이 정원이던 상태라 빈 책상이 없었는데, 지금 교실밖에 2개 가져다 놨으니까 옮겨서 가운데에 붙여 앉도록 하자."
잠깐, 가운데.....? (소녀야 아님)
승관이 복도에서 책상을 끌고 와서는 어색하게 웃으며 너의 옆에 붙였어. 그를 따라오는 카메라맨도 함께였지.
네 짝꿍은 어머!! 하며 난리였지만 너는 무섭도록 침착했어..
"학생. 승관이 쪽으로 몸 틀어볼까요?"
아, 아마도 첫 대면을 너와 하려나보다.
이렇게 어색할 수가?
다행히도 석민은 그에 앞서 이미 책상을 승관의 앞 자리에 붙인 채였지. 너보다 뒷자리였으면 뒤에서 오는 괴롭힘은 (절레절레)
"아, 안녕?"
"안녕. 반가워"
승관이 어색하게 말을 걸었어. 너는 애써 자연스럽게 받아냈지.
"너 예쁘다!
너는 볼을 콕콕 찌르며 머리에 귀엽게 손을 올린 승관이에 미친, 이라는 소리가 육성으로 튀어나올 뻔했지만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내렸지.
물론 시작은 친구였으며 현재는 만나면 항상 서로 돼지라고 으르렁거리는 사이지만 그래도 일단은 팬과 아이돌 사이니, 덕심은 주체할 수 없었어.
"고마워. 너는 역시 연예인이라 그런지 잘생겼다."
칭찬을 해주면 맞칭찬을 해주는 게 예의 아니겠어?
겁나 단순한 부승관이라고, 곧바로 실실 웃는 모습에 너는 웃음을 겨우 참아내.
"아 정말? 내 여사친은 자꾸 나만 보면 핑크돼지라고 한다? 이렇게 잘생긴 돼지가 어디있다고, 그치?"
"......그렇지!"
'그게 나다 이시끼야. 불만있냐.'
참아 여주야... 이야기 전개해야 돼, 때리면 큰일나...
부글부글 끓는 너를 알기나 하는지 승관이는 눈을 말똥말똥 뜨고는 꽃받침을 해보여.
꺾어버리고 싶어도 참아.... 넌 할 수 있어!
"너랑은 말이 좀 통한닿. 근데 너 이름이 뭐야?"
"아, 난 김여주야. 너는 부승관 맞지?"
"....어, 여주야. 내 성 어떻게 알았어?"
승관이 하하호호 웃다가 갑자기 회심의 미소를 지을 때 알아봤어야 했지.
망할 부승관. 너는 속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며 승관을 살짝 노려봤어 쟤가 나 일코하는거 알고...!
이미 망한 일코인데 저렇게 카메라 앞에서 확인사살을!
"......내 친구가 네 팬이야! 항상 우리 뿌~ 우리 뿌~ 하길래...."
"아~하, 그랬구나...."
순발력 쩌는데..?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저저 얄미운 표정!
"아! 나 갑자기 궁금한거 있는데 정말 제주도에서 수박 된장에 찍어먹어?"
"........"
참다못한 너의 일격에 승관이가 웃는 모습 그대로 마비 된 듯 멈추더니, 곧바로 펼쳐놓은 너의 책에 뭐라고 휘갈겨 써넣었어.
휘갈겼다고 하기엔 글씨가 너무 예뻐서 너는 그 와중에도 자괴감이 들었다고 한다.
'남양주나 가라 ㅡㅡ'
생글생글 웃으면서 저렇게 휘갈긴 승관에 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니야~" 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승관에게 당장이라도 오프닝송을 불러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제주도에선~ 수박을 된장에 찍어먹는대~
아무튼 지우개로 살살 낙서를 지우며 그제서야 처음 만나는 사이의 남여학생이 할만한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나가지.
몇 분쯤 이야기를 했을까?
어느덧 조례 촬영분이 모여 교실에 있던 이동 카메라가 다 빠지고, 천장에 고정 카메라만 남아 있었어.
그 때 석민이 갑자기 허리를 돌려 너를 바라봤지. 아마 마찬가지로 옆 짝과의 첫 대면 장면으로 쓸 만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 것 같아.
"열여덟. 너 근데 플디고였어? 와 쇼킹 오브 더 쇼킹이다."
"즈응흐흐르. 으끄 츠믓그드 증슨 믓츠릇느"
"....뭐? 승관앟 얘 뭐래닣?"
"아 네~ 이때 등장하는 제가 바로 부~통역사입니다. 해석하자면! 조용히 해라. 아까 쳐맞고도 정신 못차렸냐? 라고 하네요. 석민씨의 반응은?"
"근데 김여주, 아까부터 왜 자꾸 조용히 하래?"
"아~ 눈치가 없네요~ 딱 보면 몰라 형? 봐봐. 우리 로고나 이름같은 낙서도 없이 깨끗한 책상, 시즌 그리팅이 아닌 평범한 달력과 다이어리,
앨범에 들어있는 스티커 하나 붙이지 않은 채 깨끗한 책과 노트! 걸고 있는 카드지갑 속에는 우리 사진이 아니라 정직하게 학생증!
그리고! 결.정.적.으.로! 핸드폰의 이 새하얀 배경화면! 밑줄 별표 딱!"
"야! 내려놔!"
"이분을 저는 앞으로 일코의 귀재, 세봉 김선생이라고 부르고 싶군요"
"와... 적당히 놀려라 부승관..."
사스가 부루살이....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너를 요리조리 피하더니
"이야.. 그래도 비밀번호는 일코를 피해갔네. 우리 데뷔일이야 나 좀 감동..."
이라고 말하면서 너는 수치사. 껙.
"아 뭐야 너 진짜 일코해?? 열여덟 완전 의외닼ㅋㅋ"
"흐아..... 열여덟이라고 하지말라거....."
너는 찡찡거리며 더 만만한 승관을 먼저 퍽퍽 때렸어.
활동중에도 심심찮게 보아온 폭력현장의 재현에 킬킬거리며 웃던 석민은 너의 결코 약하지는 않은 손바닥의 강도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너와 부석이를 힐끔힐끔 주시하는 주변 아이들한테 조용히 인사를 하며 교실 밖으로 향했지.
네가 석민에게 눈을 돌렸을 때는 이미 복도로 나간 뒤였어.
네가 석민을 때리지 못한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쯤에야, 너와 승관 주변에 아이들이 몰려와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해.
어떻게 아는 사이야, 열여덟이 뭐야, 아까 책에 적은거 뭐야, 등등. 온통 피곤한 질문들 뿐이었지.
너는 조용히 있으려고 했지만, 승관이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신난건지, 이것저것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
아 저 신난 부리를 잡아버리고 싶다. 그치?
"내 입으로 말하기 웃긴데 돼지.. 아니 얘 우리 완전 팬이야 ㅋㅋㅋ 완전 진성 팬! 사실 데뷔 한참 전부터 친..."
"아, 야 그건 말하면 안돼."
"맞다.. 아무튼 우리가 하는 방송이랑 팬싸랑 공방이랑 다 온다? 행사까지 다 와! 처음에 평일 부산까지 온 것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이젠 안오면 찾는 지경에까지 올랐다니까?"
"여주가요?"
"얘 사진도 완전 잘 찍어! 그 뭐라고 하지..? 탑..."
"탑시드요?"
"어! 어! 그거! 지갑에 인화한 거 있는데 차에 있다..."
"이거에요? 열일곱 열여덟.. 아까 말씀하시는거 듣고 제가 팔로한 홈마라서 트위터에서 찾았는데"
"와... 나 수치사..."
"나는 진짜 한치의 의심도 없이 열여덟님 사진 보고 성인이신 줄 알았어..."
"그거 맞아! 찾아보면 여주가 우리 노래 커버도 해서 올리고 그래! 그리고 말 편하게 해~"
"네. 아니 응! 근데 여주가 노래를 해? 얘 노래 하는거 한번도 본 적 없는데..."
"어? 잠시만, 여기 음악반아니야? 설마 나.. 나 반 잘못왔나?"
"아냐아냐! 우리반 음악이랑 미술 합반이야! 여주가 음악이긴 한데 두 달동안 기악수업밖에 안해서 못 들어 본거야.
오늘 수업부터 가창일걸? 수행평가는 이미 끝나서 놀면서 할 것 같아."
"헐 진짜? 대박 대박. 음악 몇교시야?"
"2교시일걸? 1교시 수학이고!"
"으아 1교시부터 수학이야?"
"헐 열여덟님이 여주면... 노래들 다 여주가 리메이크 한거였단 말야?
"그렇지! 들어봤어? 되게 잘하지!"
얘가 나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던가, 하고 오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너.
하지만 역시 30명 앞에서 덕심이 까발려지는건 마음에 안들어 네가 입을 삐죽 내밀고 있으니까, 누군가 학생들을 헤치고 들어와 네 입을 꾸욱 눌러 잡았어.
"아이, 뭐야!"
네가 고개를 홱 들어 보자,
"와, 진짜 있네? 여주 오랜만이야! 공부는 잘 돼가?"
눈 앞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승철이 있었어.
오 갓, 이건 또 뭐죠.
"그치 형? 내가 김여주 다니는 학교라고 했지?"
이석민이로군. 너는 뿌듯하다는 듯 웃으며 네 책상 앞에 선 석민의 다리를 책상 밑으로 가볍게 차버리고 승철을 향해 웃어보였어.
"오랜만은 무슨.. 어제 봤잖아. 공부는 뭐 잘 돼가지.. 너 근데 좀 있으면 종 치는데, 가야될 걸?"
"아 김여주가 내 다리 찼어!!!"
"그럼 나도 디...에잇!"
"악! 부승관도 찼어!!!"
".....너도 진짜.. 고생이 많다... 나는 차이기 전에 갈게. 여주야 공부 열심히하고, 조금 이따가 봐!"
"응 너도 촬영 잘 해~"
승철이 문을 닫고 나감과 동시에 엄살피우며 방방 뛰던 석민이 자리에 풀썩 앉고, 곧 종이 쳤어.
너희 학교 최고의 미남, 수학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고, 너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선생님을 응시했지.
카메라맨이 딸려오지 않는 걸 보니 이번 교시엔 너희반 집중 촬영은 아닌 것 같아.
"어쭈? 너 저 쌤 좋아하냐?"
"엉. 니네 사실 내 세컨드임."
"야 헐, 솔직히 내가 더 잘생겼다.
"형 그래도 키는 졌어.. 딱 봐도 민규형 정도 되시는 것 같은데..."
"그럼 나랑 민규, 우리 둘이면 집 나간 너의 마음을 다시 빼앗아 올 수 있지 않을까? (느끼)"
승관의 도발에 따른 네 장난스런 답변에 발끈한 석민이 뒤로 홱 돌아 버터 바른 맡투로 눈썹을 꿈틀거렸어.
"아 제발.. 얼굴 막 쓰지마라... 내가 이거! 어? 이거때문에 민규오빠는 인정해도 너는 인정 못해."
"까분다. 너 나한테 오빠라고 부르랬지. 왜 민규는 오빠고 나는 너인데!"
"소~올직히 너는 오빠라고 부르기 좀 그렇지 않냐? 나보다 더 애면서 무슨..."
"와 치사하게 진짜... 너 닉네임도 열여덟이잖아!! 18살 인증 아니야? 봐 나보다 어리잖아! 오빠라고 해!"
"와. 작년에 부승관도 그러더니.. 나 학교 1년 늦게 다녔거든? 19살이거든? 그리고 그건 뭔 논리야. 그럼 니는 세븐틴이니까 17살이냐? 말이 되는 소리좀..;"
"나도 꼬박꼬박 형이라고 부르는데!"
"부승관 너는 뻥치지마, 솔직히 네가 얘 이석민이라고 부르는거 수도 없이 봤어;"
"얘는 그냥 부루살이고... 너도 승철이형한테 너라고 부르는거 보면 만만치 않은 김루살이야."
"내 인생의 3분의 1의 시간을 최승철한테 너라고 불렀는데 참 쉽게 고쳐지겠다?"
"거기, 여주야. 조용히 할까? 전학생은 앞에 보자."
너는 간만에 좋지 않게 불린 이름에 당황했지만, 살짝 웃음으로 선생님께 용서를 구했어.
당황한 석민을 툭 치자 석민도 앞을 보고 허리를 꾸벅했지.
"그래서 여기서 k가 n으로 가고, 거기서 극한을 취하니까 인티그랄 f(x)는..."
"...."
"...."
"야 김여주..."
"물어보지 마. 나 이제 빡집중할거야."
"아니... 너 왜 수업 안듣고 딴거 풀어?"
"...? (짜증) 나 저거 다 알아. 선행해야지 나는."
너는 안 그래도 예민한 수학 시간에 자꾸 말을 거는 승관이 거슬렸지.
방금 풀기 시작한 심화 문제가 꽤 복잡해서 잘 안풀렸거든.
넌 수식은 다 풀줄 아는데 문제 보고 수식을 세울 줄 모르는 전형적인 해결력 고자...*
문제 유형 달달달 다 외워서 맞추는 타입이랄까.
"와.. 짱 어려워 보인다.... 수학 문제인데 한글이랑 영어가 왜 훨씬 많지."
"저기 님 이 내용 올해 초에 수능 보셨는데요?"
"나 수포잖아."
"아 맞다 오케 인정."
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써가며 겨우 풀린 문제에 한숨을 내쉬고 답에 체크를 했어.
다음 문제는 더 큰 난관이었지. 그 때, 석민이 앞에서 쪽지를 보냈어.
'수학은 3번이야 (찡긋)'
너는 보자마자 쿨하게 쫙쫙 찢어서 석민에게 뿌리려다가, 수업시간의 한계를 깨닫고는 승관의 책상으로 흩어뿌렸어.
"으악 왜 나한테 그래!"
너는 그에 답하지.
"부석이는 연대책임이잖아, 몰랐어?"
승관이 울상을 지으며 종이를 쓸어담는데, 갑자기 아! 하더니 너에게 얼굴을 들이밀어.
너는 확 가까워진 얼굴에 기겁하며 고개를 뒤로 빼는데, 승관은 그러는 너의 머리를 콩 쥐어박더니 조용히 속삭여.
"근데 왜 일코해? 그보다 어떻게 일코해?"
"어떻게냐니?"
"너 우리 평일 행사도 다 오잖아. 수업은? 뭐라고 하고 빠지는 거야?"
"그냥 내 이름만 대면 다 빼주지."
"무슨 소리야..."
"나잖아. 학교에서 내가 아파서 가겠다는데 어떻게 잡아?"
"와.... 언니 멋져요... 방금 그말 완전 내가 호시니까 급..."
"....제발... 방금 소름돋았어. 아무튼 그래서 내가 난감한거지. 이제 내가 너네 보려고 학교 조퇴하는 거 다 알거 아니야..."
"에.... 잠깐만, 나 이해가 안돼..... 조퇴하는데 뭐라고 못 한다고?"
"너 모르나?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한번도 말 안 했나?"
"뭔 얘기해?"
"아 이석민, 너희들 지금까지 얘한테 말 안해줬냐? 나 전교..."
"1등인거?"
"??????!?!?!?!?!!!!!!"
"뭐야 이겈ㅋㅋ 부승관 왕따설ㅋㅋㅋㅋㅋ"
승관이 석민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너에게서 물러났어.
너는 충격과 공포에 질린 승관을 보고 터져나오는 웃음소리를 꾸욱 눌러 참았지.
승관은 부담스레 가까이 했던 얼굴을 멀찌감치 하더니 대박...하고 중얼거리지.
"앞으로 돼지라고 안할게요 누님."
"야 뭐야 어색햌ㅋㅋㅋㅋㅋ"
"왜 말 안해줬어 형... 누님 완전 능력자네요....."
"난 네가 아는 줄 알았지.. 얘가 시험 끝나고 올 때마다 자랑했잖아 성적...? 작년 1학기 기말이랑 2학기 기말..?"
"나한테는 한번도 한적 없...!"
"네가 나 보자마자 뭐 말할 틈도 없이 돼지래잖아 이 돼지야."
"...죄송합니다 누님."
"좋은 말 할때 다시 말 까라."
"그래 돼지야."
"워후 기분이 확 오묘해지네?"
너는 승관과 투닥투닥거리다가 곧 함께 까르르 웃어버려.
그래, 팬질 때문에 조퇴를 여러번 하면서도,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면 공부 하느라 많이 힘드냐며 잘 빼주셨는데, 이젠 어렵게 되어버린 너야.
플디고 공식 세븐틴 빠수니가 되면 다 걸리겠지?
그래서 세븐틴들이랑 떨어지려고 했는데...*
"야야 다 괜찮아! 당당한 팬이 되는거야!"
"하... 진짜...."
"뮤직즈! 이렇게 된 참에 뮤직즈 소환해야겠네! 다시 친목을 다져야지 우리!"
".....와 그 이름 진짜 오랜만이다.. 너희 데뷔하고 나서 한번도 입 밖에 낸 적도 없는데.. 추억팔이하는 느낌이야..."
"헐 노네 왜 나만 모르는 얘기해..."
"메롱~ 석순톡이나 해라. 그러고 보니 순영오빠 약속 잘 지켰네? 뮤직즈를 이석민도 모르는거 보면.."
"입 단속 했지~ 우리만의 비밀!"
"치사한 것들.. 나 삐졌어 잘거야!"
"자라~ 너도 자 돼지야."
"잘 거네요. 너는 공부 열심히 해라!"
"오냐~"
엎드리기 전에 네 머리를 쓱쓱 쓰다듬은 부승관에 너는 괜히 에이씨 하고 머리를 헝클었어.
뭐, 이것도 나름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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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라스 사담 (야악간 길어요) |
금방 돌아온 뿌라스입니당 ㅋㅋㅋ 짤 찾는걸 포기하니까 이렇게 빨리 올 수 있군요! (먼산)
여주는 앞으로 글에서도 많이 표현될거고, 프롤로그에서도 밝혔지만 사실 팬이라기보다는 팬 활동을 하는 세븐틴의 짱친이 더 적합한 표현일지도 몰라여.. 사실 우리에게 홈마X연예인은 어떤식으로든 다소 쿠크깨지쟈나여...?
이런 말을 굳이 하는 이유가 뭐냐면... 그런 의미에서 지금 여주와 친하게 지내는 우리 세봉아가들은 죄가 없다는 거 ㅠㅠ 친목질 아니야 ㅠㅠ 우리 여주도 ㅠㅠ 친구도 마음대로 못만나냐 ㅠㅠ
글에 (정말)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다른 팬들은 여주랑 세븐틴이랑 오랜 친구사이인것도 모를 정도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참 팬과 연예인스럽게 행동을 잘해요 둘다 힣
으윽... 표현력 부족이네요.. 사담이 길어지지 않게 앞으로는 글에 다 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아, 여주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완전체인게 아니냐고요? 개수니인데 전교1등, 음악천재까지.. 이건 불가능해! 하고 몰입이 안되실까봐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ㅎ 놀랍게도 여주는 제 주변에 실제 모델이 있답니다. 두 명 정도를 적당히 섞긴 했지만요 헤헤 썰은 나중에 천천히 풀도록 하고! 뭣보다, 저에게 여주는 정말 완벽한 존재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독자님이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암호닉 신청, 치환 안된것 신고, 맞춤법 지적, 짤 추천 언제든지 감사해요!
+) 석민이가 모르는 뮤직즈...! 당연히 여러분들도 모르시죠? 나는 알지롱 ㅔ헤헿헿ㅎ ....이렇게 유세부리는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금방 밝혀지니까 조금만 궁금해해주세여 히히 (사실 별거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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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라스 에너지 |
계지계맞 * 피치 * 뷔태넘치게 만쉐를 부르자 * 당칠장발이 * 차닝꾸 * 숭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