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arasy Piano
여주의 메모장 속 팬싸인회 후기 훔쳐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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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03
너봉 괴롭히는 맛으로 사는 세븐틴 X 전교1등 음악 천재 완전체 너봉
세븐틴이 너의 학교에 전학온 지도 벌써 이틀 째.
세븐틴은 나름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어.
활동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스케줄하랴, 연습하라 바쁠텐데 어떻게 학교에 다니며 촬영하나 싶었는데... 어제 승관에게 물어 의문이 풀렸지.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스페셜 촬영은 이번주 월화수와 다음주 수목금, 총 6일간 이루어지게 되고,
다음주 화요일부터 3주에 걸쳐서 9시 반부터 11시까지, 1시간 반 동안 방송된다고 해.
오늘 이루어질 촬영만 오후까지 다 하고, 이제 남은 촬영은 모두 오전수업만 하게 되지.
폭풍같았던 월요일 촬영이 순식간에 지나고, 오늘은 조금 나으려나?
너는 어제 (좀 심하게) 왁자지껄한 오전수업을 함께하며 세븐틴과 더 돈독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어.
뮤직즈 5명과는 원래 친했지만, 나머지 8명이랑 제대로 대화 나눈지는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까, 돈독해졌다는 표현이 틀린 말은 아닐거야.
물론, 세븐틴 TV 때부터 계속 팬으로서 얼굴을 비췄으니, 그들도 네가 익숙하긴 했겠지? 친숙함과는 좀 다른 의미로 말이야.
너에게 '익숙함'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한명 있지.
어제 피디언니가 첫 촬영이라 고생한다며 세븐틴을 위해 장어덮밥을 사오셔서 굳~이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아도 됨에도, 학교에 왔다면 급식은 꼭 먹어야 한다는 이석민.
바로 얘 말하는거야 얘.
석민의 손에 이끌려 간 식당에서 너는 정말 본의 아니게 5명의 잘생긴 남자들과 밥을 함께 먹게 되었지.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정말.
주변에 워낙 학생들이 많아서, 둘러앉은 와중 끄트머리에 앉아있던 너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어.
나머지 멤버들은 다 스탭들과 회의실에서 장어를 먹었다는데, 굳이 시끌벅적한 식당에서 너의 호위기사를 자청한 아이들..
아마 승관, 석민, 그리고 원우, 민규, 한솔이었지?
2학년 2반이랑 5반 정모냐며...*
5반네는 아마도 민규가 주도해서 이끌고 온 듯 한데, 원우는 너를 학교에선 처음 봤으니까, 살짝 놀란 듯 하더니 의미심장하게 "재밌겠다." 라고 느릿하게 중얼거렸어.
너와 승관이가 소세지를 두고 싸우는 와중에도, 밥을 먹으면서 계속 피식피식 웃었지.
그 이유를 너는 알지 못했어.
그렇게 점심을 먹고 세븐틴이 떠난 뒤, 너는 다시 혼자가 되었지만 승관의 자취가 남아있는 책상은 네 옆에 그대로였어.
'뿌 왔다감!'
학교 기물이다보니 소심하게 샤프로 낙서한 승관이가 너무 귀여운 너였지.
"승관이 왔다!"
"석민이도!"
그 때, 바깥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더니 스탭분들이 우르르 들어와 장비 앞에 자리를 잡았어.
승관과 석민도 따라 들어와서 자리에 책가방을 놓고 앉았고.
교실 제각기에 흩어져있던 친구들도 몰려들었지.
어느 새 반 친구들과 꽤 많이 친해진 세븐틴들이야.
대단한 소유욕같은건 아니었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친구가 없어선지 자기랑만 놀던 부석이들인데,
너에게는 이렇다 할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게 사실 약간 서운한 너야.
내가 뭐라고, 하면서 픽 웃고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을까, 너는 책상 밑으로 슥 내밀어지는 냉기에 깜짝 놀라 시선을 내려.
"...?"
딸기맛 우유였어. 그리고 거기에 붙어있는 네모반듯한 승관의 필체로 적힌 포스트잇이야.
'너 어제자 분량 폭발한다고 오늘 오프닝은 반 친구들이랑 어울리라고 피디님께서 부탁하셨어. 나중에 놀아줄 테니까 오늘 아침은 편하게 보내! -핑크돼지-'
우유를 받아들고 승관을 힐끗 보자 친구들에게 시간표에 대해 묻다가 너를 향해 눈을 찡긋하는 승관이야.
네가 우유를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석민이 슬쩍 빨대를 건네지.
빨대를 받고, 네가 고맙다는 의미로 석민의 손을 꼭 잡았다가 놓자 석민은 큼, 흠. 하더니 "체..체육복 가지러 가야겠다!" 하며 밖으로 뛰쳐나가.
너는 뻘쭘하게 체육복을 들고 서 있는 코디언니를 향해 안쓰러운 눈빛을 던지지.. 언니 예나 지금이나 도른자때문에 고생하시네요...*
너는 우유의 포스트잇을 떼어내 케이스를 벗긴 핸드폰 뒤에 붙이고 다시 케이스를 씌우고는 가방의 체육복을 챙겨 화장실로 향했지.
뜯지 않은 우유는 냉장고 온도에 가까운 복도의 사물함 안에 고이 모신 너야.
아무리 친구라고는 해도 일단 지금은 팬과 가수 사이인데, 역조공은 함부로 다뤄서는 안될 소중한 것 아니겠니?
화장실 칸에 들어가 체육복을 갈아입으려는데, 쉣, 불길하다 했어.
주기가 요즘 안맞는다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터지다니...
너는 체육복을 입고는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나왔지.
생리통은 없는 편이라 체육하면서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 특유의 느낌이 너무 싫은 너야.
이번 주 내내 얼굴 찌푸리고 다니면 주위 시선에 참 고생이겠다 싶어.
터덜터덜 저기압인 채로 체육관을 향해 혼자 걷고있을까, 빠르게 스쳐지나가던 한 키 큰 남학생이 멈칫하더니 뒤로 돌았어.
"어? 여주 너 체육관으로 가?"
"어? 응. 너도?"
"응. 우리 진로시간인데 담당 선생님께서 팔이 부러지셔서 우리들 체육선생님께 인계하셨다더라고."
"아... 네가 1반이니까.. 명호오빠랑 준휘오빠는?"
"체육복 갈아입는중, 그나저나 오빠 어때?"
"뭐, 항상 멋있지! 체대오빠같아!"
"나는 나는?"
어느 새 체육복을 갈아입고 너의 뒤를 쫓아온 승관이야.
"넌 그냥 승관돼지."
"너무행... 승관이 돼지 아니야!!"
"쟤 입좀 막아라 너."
"왷 귀여운데."
"역시 승철이형밖에 없쏭!"
승철의 팔에 매달려 방방 뛰는 승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앞서 걸어 체육관으로 들어섰지.
어제 오후에 촬영 정리를 도우며 꽤 친해진 피디언니랑 살짝 눈인사도 했는데, 어제 들어보니 두 반이 합동해서 하는 수업은 꼭꼭 촬영하는 것 같아.
곧, 이번 1,2교시 체육도 방영분이라는 소리지.
강당 특유의 시린 기운에 네가 살짝 몸을 떨자, 누군가 짠! 하며 방금 전 피디언니으로부터 강탈한게 분명한 담요를 네 어깨 위로 덮었어.
"뭐야. 승행설이야?"
"헤헤.. 승관이 행동은 설렌다?"
".....너였냐? 아무튼 땡큐..."
네가 무의식적으로 어깨의 담요를 내려 허리로 옮기고 얼굴을 찌푸리자, 그 행동을 유심히 보던 승철은 갑자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해.
"애기야, 이거 먹을래?"
네가 제일 좋아하는 트윅스!
아마 너와 만나기 전에 반 여학생에게 받은 것 같아.
네가 고마워하며 받자, 승철은 조용히 귓속말로 물어.
"체육 할거야?"
네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승철은, 이제 거의 7년인데.. 하며 대수롭잖은 듯 말해.
너는 승철의 눈치에 놀라면서도,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여.
체육은 너의 낙이기도 했으니까.
"형. 저이 와써여."
"나도 오는 길에 만나서 같이 왔지~"
"어, 저기 아는 사람인 것 가타요. 잼잼!!"
"김여주잖아 준휘야."
"아 맞다 여주! 안녕 여주~"
"응 준오빠 안녕~ 명호오빠도 안녕!"
"나도 석민오빠라고 해줘!"
(무시)
"여주.. 미아내여 이르믈 잘 기옥모태서.. 얼구른 당연히 아라여! 완존 이뽀요"
"아 형 그러면 얘 진짜 공주병걸려..."
"우리 여주 공주 아니었어?"
"헤... 명호오빠랑 승철이 너밖에 없다..."
"그러면 나 기사할래! 기사 도겸 나가신다~"
(무시22)
"바보 석미니. 기사는 결마리 안조아! 내가 어린왕자니까 왕자님 하면 되게따!"
"다들 모였나?"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때, 체육 선생님이 피구공을 들고 들어오셨어.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말이야.
아, 식상한 짝피구 각인가?
이런 프로그램에선 꼭 그런거 하던데 말이야.
"오늘 1반이랑 같이 체육하는 김에 반 대항 피구나 하자."
"네!"
"어떻게 할까? 그냥 피구는 식상하잖아."
"짝피ㄱ..."
"싫어!!! 여왕피구 어때요?"
누군가가 식상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려 하자, 네가 엉겁결에 소리쳤어.
식상한 아이디어는 승관이었다고 한다. 승관아 미안...
삐진 듯한 승관에게 두 손을 모아 미안- 표시를 하고 너는 방송에 나갈 게임 설명을 하기 시작했지.
"음.. 그니까 간단한건데 각 팀에서 여왕을 정하는 거에요. 그래서 그 여왕이 죽어야지 게임이 끝나는거죠.
나머지 사람들은 여왕을 보호하다가 탈락하게 되고, 마지막에 여왕과 함께 남는 사람은 기사가 되어서 무적이 되는 거에요."
"어, 그럼 그 여왕은 시작할때 알리고 시작하는거야?"
"아니, 각자 팀원만 알고 있어야 재밌지! 아 그리고 선생님도! 사기칠수도 있으니까."
네 설명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반으로 나뉘어 여왕을 조심스레 정하고 있지.
"김여주 가자. 김여주."
"나 왜 돼지야."
"방송 나간다 이거."
"...나 왜 승관아?"
"ㅋㅋㅋㅋ생각해 봐. 저 팀에서는 네가 여왕일거라고 생각도 못할걸? 방금 완전 나댔는데 네가 안 나설거라고 생각할거아냐."
"응응 그리고 여주 체육 잘해!"
"아 진짜?"
"와 누님 진짜 못하는 거 없구나... 여왕님 맞네요 모시겠습니다."
"오글거려 하지마 부승관ㅋㅋㅋ"
"그럼 여주로 간다?"
몸도 별로 안 좋고 딱히 여왕하고 싶지 않았는데 얼떨결에 여왕이 되어버린 너야.
어짜피 하는 김에 잘 해 보자며, 너는 흩어지기 전에, 브레인으로서 하나의 전략을 내놓지.
이름하야 가짜여왕!
너희 반의 가장 조그마한 여자 아이가 가짜여왕의 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지.
대충 설명을 들은 반 아이들은 네가 지시한 대로 대열을 갖추어 섰어.
"승관아! 네 뒤에 꼬마아가씨는 왜 그렇게 떨고 있어?"
"그.. 글쎄요?"
승관과 승철이 기싸움을 하는 사이, 너는 상대편을 스캔했지.
코트 뒤편에서 친구와 함께 어떡해! 어떡해! 만 연발하는 저 아이.
걸려들었어...!
너는 앞 대열로 나왔어.
너는 여왕이지만 일단 여왕인걸 숨겨야 했으니, 여차하면 석민을 인간 방패로 쓸 수 있는 위치이자, 적절하게 공격하기도 좋은 위치였지.
"점프볼!!!"
여왕이 누군지 전해들은 선생님의 신호와 함께 승철과 석민이 점프볼을 하고, 공은 승철에 의해 상대편으로 넘어갔지.
눈부신 순발력으로 공을 낚아챈 명호가 승철의 눈짓을 힐끗 살피더니 승관 뒤의 여학생을 향해 던졌어.
그에 승관이 여학생을 매단 채 힘껏 몸을 틀어 공을 피했지.
너는 속으로 오올, 부승관, 하고 찬사를 보내다가도 체육관 벽을 맞고 튕겨져 나온 공으로 빠르게 시선을 돌렸어.
승관 뒤에 서 있던, 아까 너의 체육 실력을 칭찬하던 여자아이가 공을 잡아 네게 패스했지.
네 공은 곧바로 아까 네가 포착한 여왕후보에게 향했어.
단판이다, 라는 생각으로 힘껏 던진 공이었는데, 정말 손쉽게도 누군가에 의해 막히고 말아.
아니, 타격음이 꽤 컸으니 손쉽게는 아닐지도.
그 누군가는, 여학생을 향해 "괜찮아?"라고 묻는 승철, 아니 승행설이었어.
너는 승철이 공을 잡은 뒤 풍겨지는 위압감에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지만, 절대 교란책 역할의 다른 여학생들처럼 남학생들 뒤로 숨지 않아.
그리고 너를 비롯한 3명의 여학생도 당당히 전방에 위치해 있었지.
유사시 셋을 보호할 석민과 다른 남학생이 그 사이사이에 서 있었고.
핵심 교란책인 가짜 여왕은 진영의 뒤쪽. 승관의 등에 꼭 붙어있었어.
꽉 짜여진 수비와 공격 덕에 공은 한명의 희생으로 손쉽게 너희 편으로 돌아왔고,
전방의 5명과 탈락한 한명 사이에서 빠르게 공을 돌려가며 자꾸 공을 잡아내려는 승철을 피해 주변 학생들을 제거해나가 틈을 노렸어.
어느 새 너희 팀이 15명 남고. 상대 팀은 3명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주변 이들을 제거하겠다고 힘을 많이 뺀 네가 공을 들고 숨을 고르고 있을까,
갑자기 코트 뒤쪽에서 여왕을 보호하던 승철과 한 남학생이 조심스레 이야기를 나누더니, 남학생이 상대적으로 앞으로 나와.
이건...
"던져!"
아까 전, 가짜여왕을 지키려다가 장렬히 전사한 승관이 코트 밖에서 소리치자 너는 에이씨 하며 승관에게 공을 보내.
"아 왜~! 맞추지!"
제발...!
공을 받아낸 승관이 볼멘소리를 하며 공을 던지려고 할때, 승관의 눈에는 어느 새 승철과 위치를 바꾼 채 코트 바깥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남학생의 모습이 보였어.
"아싸! 나이스 타이밍!"
승관은 그대로 그를 맞춰버리지.
"으휴... 그러면 최승철이 기사가 되잖아..."
앞을 가로막는 남학생을 피해서 승철을 먼저 아웃시키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낸 너의 노력이 무색하게 승철은 당당히 기사가 되었어.
그제서야 깨달은 승관의 탄식과 함께 데굴데굴 승철의 앞으로 굴러가는 공.
공을 주운 승철은 남은 인원을 쭉 살피더니, 씩 웃어.
"안녕, 여왕님."
승철이 공을 던졌어, 승관이 탈락된 지금, 남학생들의 보호에서 살짝 빗겨간 가짜여왕의 쪽으로 정확히.
너는 빠른 공에 순간 놀랐지만, 가짜 여왕은 배 쪽으로 날아온 공이라선지 안정적으로 받아냈지.
하지만 아무래도 남자가 던진 공이다보니, 충격을 흡수한대도 한계가 있어 윽, 소리를 내자 승철의 눈에 잠시 후회의 빛이 스치는 듯 했어.
가짜여왕이 네게 공을 패스하자, 너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혼자 남은 여왕을 향해 남은 힘을 쥐어짜내 공을 던져.
하지만 공이 손에서 떠나는 그 순간, 너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지.
"아!!!!!!"
공은 네 직감대로 여왕의 머리를 강타했어.
공을 막으려고 손을 뻗던 승철은 놀라 여왕에게 다가가 머리를 감싸안지.
"여왕님 괜찮아?"
"....."
여왕은 그냥 아파서 말을 잇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주변 친구들이 몰려와 위로하니 울음이 터진 것 같았어.
어쩌면 승철에게 안겨 있는게 쑥쓰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걸지도.
아니지, 너에게 지금 중요한건...
"....나 국민썅년되는 각이냐...?"
"응. 안타깝게도."
옆에서 너의 강속구를 똑똑히 본 석민은 아찔한 기분에 여왕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 너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승철에게 뛰어갔어.
"아... 미치겠다."
발만 동동 구르던 너는 쭈뼛쭈뼛 여왕에게 다가가 눈물을 닦아주며 거듭 미안하다고 말했어.
여왕은 안절부절 못하는 너의 태도에 일부러 그런게 아니니까 괜찮다고 거듭 말했고, 적대감을 담아 너를 지켜보던 1반 아이들도 여왕이 웃자 그제서야 안심한 듯 흩어졌지.
원칙적으로 머리를 맞으면 아웃이 아니지만, 양 측의 합의 하에 1회전은 2반의 승리로 끝이 났어.
네가 2반의 여왕이라는 말에 1반 아이들은 혀를 내둘렀지.
다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작은 여학생이 여왕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이야.
35분 동안 길게 이어진 1회전 때문에 다들 힘들어해 쉬는시간을 당겨서 미리 쉬기로 했어.
동그랗게 세븐틴과 네가 둘러앉아서 방금 경기에 대한 후기를 나누기 시작했지.
"문준휘 광탈 ㅋㅋㅋㅋㅋ 솔직히 웃겼닼ㅋㅋㅋ"
"명호도 광탈했잖앜ㅋㅋㅋㅋㅋㅋ진짜 의외"
"명호 나 언젠지도 기억나! 처음에 공 던질때 완전 멋있었는데!!! 바로 공 넘어가고 광탈...."
"준휘 오빠도 그 다음에 탈락..."
"퍼포먼스 유닛인데 왜 이렇게 몸을 못 써..(안쓰럽)"
"아니야! 어또케 하는지 모라서그래!"
"맞아! 명호랑 나랑 피구 첨 해봤다고!"
"그런 것 치고 너무 몰입을 잘해서 신빙성이 제로에 수렴하는데요?"
"여주 미오...."
"명호오빠가 나 밉대... 마상..."
"마상이 모야?"
"마음의 상처!"
"아! 여주 마음의 상처 이브면 안대. 여주 안 미오!"
"으윽... 짱귀다 진짜. 돼지야 너도 저래봐..."
".....갑자기 내가 왜나와!!"
다같이 까르르 웃고 있는데, 네 풀린 신발끈을 보고는 승철이 네 발을 당겨가 조심스레 묶어주기 시작해.
"여주 엄청 열심히 했나봐? 신발끈 풀린거봐"
"....와 이거 솔직히 설렌다."
"야 반대쪽 풀어봐봐! 내가 묶어줄게."
"사스가 도른자...."
너는 고개를 절레절레.. 뭔가 세븐틴들 옆에서 고개를 유난히 많이 움직이는 것만 같아.
"2차전!"
호각소리에 반별로 모여서 여왕을 뽑는데, 갑자기 이번 작전은 자기가 지휘해보겠다면서 승관이 나서.
"그런 의미에서 돼... 여주는 잠시 떨어져 있는 걸로."
"??????"
"씁!"
"어... 그러지 뭐."
너는 뭔가 미심쩍지만 승관이가 바라는 대로 여왕을 정하는 데서 빠져 있어.
여왕을 정한 듯 승관이 룰루랄라 하면서 체육 선생님께 말을 하는데, 체육 선생님께서 눈을 동그랗게 뜨시더니 "어...어.." 라고 말하는 데서 너는 급격히 불안감을 느끼지.
승철이 선생님께 1반의 여왕을 말하고, 경기는 시작되었지.
"뭐야....?"
너는 육성으로 이 말을 할 수 밖에 없어.
이전 판의 양보로 선공을 가져간 1반이 순식간에 너희 반의 수를 줄여나갔기 때문이야.
너는 여왕이 누군지도 모르니 섣불리 보호하겠다고 한 몸을 바칠 수도 없고, 적당히 피해가며 눈치를 봤지.
상대팀 여왕이 누군지 감이 온 너는 공이 넘어오기만을 기다렸어.
이번판에도 광탈한(...) 명호와 준휘는 코트 밖에서 승철과 공을 주고 받으며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지.
어쩌면 의도된 탈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 판과는 다른 행보에 너는 당황해.
완전히 반전 되어버린, 10:3의 상황.
너는 눈알을 도륵도륵 굴리며, 너의 팀의 남은 여자아이가 여왕이겠거니 싶어 승관이 여자아이를 지키도록 일부러 코트 바깥을 맴돌며 죽을 작정을 해.
"안돼!!! 너 죽으면 안돼!!!!"
갑자기 승관이 소리를 지르며 너를 뒤에서 잡아당기고, 남은 여자아이가 튀어 나왔지.
"뭔 미친소리야?"
너는 당황해서 주변을 살피는데, 그 순간 여자아이가 공에 맞아 아웃되지.
끝나지 않는 게임에 너는 깨달아.
'젠장 내가 여왕이었구나 도른 자식들..'
너는 공에 맞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피하는데, 뭔가 승관이 자꾸 너를 지키지 않고 너를 방패로 삼는 느낌이야.
아까 가짜여왕 잘만 지키던 녀석이 왜이러나, 싶어 의문을 가질 때쯤, 준휘가 힘껏 던진 공이 네 옷깃에 스치지.
패배의 아쉬움을 느끼기에 앞서, 게임 종료와 아웃 신호가 울리지 않아서, 선생님께서 못 보셨구나 싶어 너는 손을 들어.
"선생님, 저 맞았어요."
"네! 쟤 맞았는데...."
"어. 봤어."
"네?"
체육 선생님의 단호박에 1반과 네가 모두 당황한 순간.
승관이 네 등 뒤에서 고개를 내밀며 얄밉게 말하지.
"사실 2반의 여왕은 뜽과니예요!"
충격적인 발언에 개빡친 네가 승관이 보호를 포기하고 싶어진 때, 네가 막을 새도 없이 더 빡친 1반에서 너를 뛰어넘는 강속구가 날아와 승관의 엉덩이를 강타해!
"으악! 승철이형!"
"양심좀 챙겨라 승관아!!!"
"옳소!!!!"
"1반 승!"
시끌벅적함 속 경기 종료 선언 이후, 진영을 바꾸면서 2반에서는 부몰이가 시작되지.
"솔직히 부끄럽다..."
"여주가 말렸어야 해..."
일찌감치 탈락한 석민이 승관을 지나치며 얼얼한 엉덩이를 다시 한번 퍽 때리자 승관은 "끼약"하며 눈물을 찔끔 흘려.
"부찌질...."
"너무행... 나 안지켜주고...."
"네가 여왕이라고 안 알려준게 누군데!"
여왕을 정하고, 쉴 틈 없이 시작된 3차전.
3차전은 자세히 말할 것도 없어. 왜냐고?
"......"
".......아....."
".............."
"쟤네 반 뭐야 저 분위기?"
"왠지 원샷 원킬의 냄새가 나는데...."
"......1반 승!"
우월한 키의 승철이 점프볼로 공을 가져가고 던진 공이 너희반 여자아이를 맞췄는데.. 그게...
"와. 촉 장난아니다, 형."
여왕이었던 거시다.
"인정 못해!!!!! 이런게 어딨어!!!! 너희팀 여왕 나와!!!"
"나다."
"아. 네 형님. 죄송합니다."
설상가상.. 상대팀의 여왕은 부승관 저격수 최승철이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신나는 체육 시간은 2:1, 1반의 승리로 끝났다고 합니다!!
뭐, 다른 뒷 이야기는 없냐고?
"김여주 나 이거 먹는다?"
교실로 돌아가는 길, 목이 마르다는 이유로 너에게 줬던 역조공 딸기맛 우유를 승관이 도로 가져간 것 정도?ㅎ
포스트잇은 아직 네 케이스 안에 고이 잠들어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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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라스 사담 (완전 잡설) |
안녕하세요. 뿌라스입니당
토요일날 온다더니 왜 벌써 왔냐고요? 서!! 가!! 대!! 신!! 인!! 상!! 기!! 념!!!!!!!!!!!!! 그런 의미에서 원우 (a.k.a 서가대 하트남) 가 첫등장했죠. 오늘 원두편이 올라오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스토리상 전원두가 메인인 회차는 8회차네요... (아쉽) 비축분이 얼마 안남았당... 덜덜덜....
오늘 편 진지함 포기한다더니 하다 만 느낌이에옄ㅋㅋㅋㅋ 유머가없엌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에는 뮤직즈 안나왔지롱 뮤직즈만 나오면 진지열매를 먹게되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죠.... (한숨)
오늘은 짤이 좀 많죠? 근데 찾는데 걸린 시간은 평소의 반의 반도 안되네여 다 서가대 덕분입니다 ㅠㅠㅠ 원기충전해서 빠바박 찾았어욯ㅎ
오늘 드디어 학다오의 큰 줄기가 완성되었습니다!!!! 쓰니가 결정장애라서 마지막까지 고민 참 많이 했어요 ㅠㅠㅠ 중간 중간 차기작에 대한 힌트가 던져지니까 잘 찾아보세여 히히
암호닉 누락 확인 및 신청, 맞춤법 지적, 치환 안된 것 신고, 짤 추천은 언제든 받습니다!
+) 작중 시점은 언제일까요? 헤헤... 오늘자에서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2016년 5월 9일~2016년 5월 10일이네요 아마 애들은 더쇼를 나가느라 오후 수업을 못하겠지만 제 마음인걸로... 튼! 다음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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