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리둥절한 검사 민규 × 관심 없는 변호사 너봉八 난 몰라 이게 사랑인 걸까 8-1그날은 평소와는 좀 달랐던 것 같다. 조금 이상했다고 해야 되나. 큰 사건을 하나 배정받았는데 담당 판사가 처음 보는 이름이었던 것도 그렇고, 그 담당 판사의 재판이 유난히 아침 일찍 시작해 사무실이 아닌 법정으로 바로 출근한 것도 그렇고. "김 검사님! 아침부터 일찍 오셨네요. 오늘도 재판 있으세요?" 특히나 제일 이상했던 건 마치 나를 기다렸던 것처럼 문 앞을 서성거리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니까,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 법정 안으로 들어 오면서 나한테 말을 건 그 여자였다. 진짜 나를 좋아해서 이러는 건가. 어제 내가 그렇게 싸가지 없게 말했는데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여자네. 그쪽은 자존심도 없냐며 화를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딱히 내가 그런 말까지 할 사이는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꾹 참았다. "아니요." "그럼 뭐, 재판 구경?" "네." "아, 진짜요? 저도 이번에 새로 배정받은 사건 담당 판사 재판 보러 왔는데!" 한 번 안 좋게 보인 사람은 끝까지 안 좋게 보이나 보다. 나처럼 자기도 담당 판사 재판을 보러 온 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해맑게 웃는 것도 참 아니꼬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이것도 참 이상하네. 사실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 그 여자가 나한테 잘못한 일이나 내가 그 여자에게 화를 낼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 여자한테 화가 난 건 잠재적으로 내가 이미 그때부터 그 여자를 좋아하게 돼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제 나한테 싫은 말을 듣고도 다음 날 뭐가 그렇게 좋은지 마치 평소처럼 웃으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대하는 게 미안해서, 그래서 화가 난 것 같고. "저기, 재판 곧 시작해서." "네? 아, 죄송해요. 얼른 가보세요." 결국에는 내가 먼저 말을 끊었다. 그러자 미안해하면서 얼른 가보라는 그 여자를 그냥 지나쳐 재판장 안으로 들어갔다. 얼핏 봤을 때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는데, 이번에도 또 내가 좀 많이 너무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재판을 보러 왔음에도 딱 울기 직전이었던 그 여자의 표정이 자꾸 생각나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집중하지 못 했다. 망했다. 이제는 여자 하나 때문에 재판을 말아먹게 생겼다. 머릿속으로는 재판에 집중해야 된다고 계속 생각을 하면서도 눈은 시계를 향했다. 그리고 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제일 첫 번째로 나와서 다른 재판장을 보고 왔지만, 이미 재판이 끝났는지 서기가 노트북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 여자가 그냥 갔구나 싶으면서도 왜 나는 법정 문 앞에 몇십 분을 서있는 건지. 나도 이런 내가 참 이상하기만 했다. 8-2 마지막 재판이 있는 날이었다. 그때 김너봉 변호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 담당 판사가 어떤 증거에 더 초점을 두어 판결을 내리는지 캐치하지 못해, 이번 재판은 꼭 내가 이겨야 되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맡았던 사건들 중 가장 죄질이 무거운 사건이라 긴장이 돼서, 밥도 안 먹고 계속 휴게실에서 증거 자료와 증인의 진술을 몇 번씩이나 계속 확인했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아마 날이 곤두선 것 같다. 재판이 정말 시작하기 거의 직전이라 급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그 여자가 나를 보고는 휴게실 안으로 들어왔다. "김 검사님! 재판 있으신가 봐요." "네. 곧." 왜 그 여자랑은 꼭 내가 한창 예민할 때만 골라서 마주치는 걸까. 저번에 그렇게 말한 것도 아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도 역시나 잔뜩 날이 선 말투로 그 여자를 대하고 있었다. "저는 재판 휴정됐는데. 갑자기 피고인이 쓰러졌어요." "……" "그래서 그냥 집에 갈까 했는데 김 검사님 재판하는 거 보고 들어가야지. 김 검사님, 재판 언제쯤 끝 날 것 같아요?" "글쎄요." "…재판 끝나면 저랑 밥 한 번만 먹어주면 안 돼요?" 그래도 작은 핑계를 대자면 저 때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워낙 큰 재판이라 긴장도 됐고, 재판이 내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서 무조건 이번엔 이겨야 된다는 부담감이 엄청났으니까. 그 여자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저번에도 봐주었으니, 내가 지금은 이렇게 말해도 제발 이번 한 번만 더 아무 말없이 넘어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재판 늦게 끝날 수도 있어요." "기다릴게요. 기다릴 수 있어요." "저 밥 생각도 별로 없어요." "김 검사님은 제가 부담스러우세요?" 그러나 내 바람과 달리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다. "…네?" "저 진짜 김 검사님 좋아해서요, 최대한 김 검사님이 안 부담스럽게 다가가려고 했어요. 어떻게 해야 김 검사님이랑 한 번이라도 더 마주칠까 재판도 없는데 재판장 왔다 갔다 한 적도 많구요, 김 검사님이랑 한 번이라도 더 얘기해 보려고 김 검사님 눈치 봐가면서 말도 걸었어요." "……."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상처도 받았구요." "…저기." "이젠 안 할게요. 이거." 그동안 나한테 쌓인 게 많아서 그런지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김너봉 씨." 처음 불러보는 그 여자의 이름에도 그 여자는 항상 내가 그랬었던 것처럼 나를 지나쳐 갔다. …나, 어떡하지. 당장 있을 재판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없어진지 오래였다. 그때는 그냥 나한테서 상처만 잔뜩 받고 혼자 속으로 삼켰을 그 여자만이 머릿속에서 되뇌였다. 다음 편부터는 다시 독자님 시점이에요 :)그리고 암호닉은 꼭 확인 잘 부탁드립니다! ♡암호닉♡초코 님 리턴 님 밍뭉이 님 핫초코 님 쿱승철 님원우야밥먹자 님 무기 님 달마시안 님 모시밍규 님잔별 님 최허그 님 밍구리 님 유현 님 또렝 님 규애 님 꽃보다감자 님 붕붕 님 쎄쎄쎄 님 챠밍 님이과민규 님 예에에 님 달봉 님 홍쓰 님 쭈꾸미 님오징어짬뽕 님 밍구리배쨜 님 모란 님 푸른환 님호시크린 님 오투 님 피카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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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 난 몰라 이게 사랑인 걸까
8-1
그날은 평소와는 좀 달랐던 것 같다. 조금 이상했다고 해야 되나. 큰 사건을 하나 배정받았는데 담당 판사가 처음 보는 이름이었던 것도 그렇고, 그 담당 판사의 재판이 유난히 아침 일찍 시작해 사무실이 아닌 법정으로 바로 출근한 것도 그렇고.
"김 검사님! 아침부터 일찍 오셨네요. 오늘도 재판 있으세요?"
특히나 제일 이상했던 건 마치 나를 기다렸던 것처럼 문 앞을 서성거리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니까,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 법정 안으로 들어 오면서 나한테 말을 건 그 여자였다. 진짜 나를 좋아해서 이러는 건가. 어제 내가 그렇게 싸가지 없게 말했는데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여자네. 그쪽은 자존심도 없냐며 화를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딱히 내가 그런 말까지 할 사이는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꾹 참았다.
"아니요."
"그럼 뭐, 재판 구경?"
"네."
"아, 진짜요? 저도 이번에 새로 배정받은 사건 담당 판사 재판 보러 왔는데!"
한 번 안 좋게 보인 사람은 끝까지 안 좋게 보이나 보다. 나처럼 자기도 담당 판사 재판을 보러 온 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해맑게 웃는 것도 참 아니꼬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이것도 참 이상하네. 사실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 그 여자가 나한테 잘못한 일이나 내가 그 여자에게 화를 낼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 여자한테 화가 난 건 잠재적으로 내가 이미 그때부터 그 여자를 좋아하게 돼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제 나한테 싫은 말을 듣고도 다음 날 뭐가 그렇게 좋은지 마치 평소처럼 웃으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대하는 게 미안해서, 그래서 화가 난 것 같고.
"저기, 재판 곧 시작해서."
"네? 아, 죄송해요. 얼른 가보세요."
결국에는 내가 먼저 말을 끊었다. 그러자 미안해하면서 얼른 가보라는 그 여자를 그냥 지나쳐 재판장 안으로 들어갔다. 얼핏 봤을 때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는데, 이번에도 또 내가 좀 많이 너무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재판을 보러 왔음에도 딱 울기 직전이었던 그 여자의 표정이 자꾸 생각나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집중하지 못 했다. 망했다. 이제는 여자 하나 때문에 재판을 말아먹게 생겼다. 머릿속으로는 재판에 집중해야 된다고 계속 생각을 하면서도 눈은 시계를 향했다. 그리고 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제일 첫 번째로 나와서 다른 재판장을 보고 왔지만, 이미 재판이 끝났는지 서기가 노트북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 여자가 그냥 갔구나 싶으면서도 왜 나는 법정 문 앞에 몇십 분을 서있는 건지. 나도 이런 내가 참 이상하기만 했다.
8-2
마지막 재판이 있는 날이었다. 그때 김너봉 변호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 담당 판사가 어떤 증거에 더 초점을 두어 판결을 내리는지 캐치하지 못해, 이번 재판은 꼭 내가 이겨야 되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맡았던 사건들 중 가장 죄질이 무거운 사건이라 긴장이 돼서, 밥도 안 먹고 계속 휴게실에서 증거 자료와 증인의 진술을 몇 번씩이나 계속 확인했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아마 날이 곤두선 것 같다. 재판이 정말 시작하기 거의 직전이라 급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그 여자가 나를 보고는 휴게실 안으로 들어왔다.
"김 검사님! 재판 있으신가 봐요."
"네. 곧."
왜 그 여자랑은 꼭 내가 한창 예민할 때만 골라서 마주치는 걸까. 저번에 그렇게 말한 것도 아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도 역시나 잔뜩 날이 선 말투로 그 여자를 대하고 있었다.
"저는 재판 휴정됐는데. 갑자기 피고인이 쓰러졌어요."
"……"
"그래서 그냥 집에 갈까 했는데 김 검사님 재판하는 거 보고 들어가야지. 김 검사님, 재판 언제쯤 끝 날 것 같아요?"
"글쎄요."
"…재판 끝나면 저랑 밥 한 번만 먹어주면 안 돼요?"
그래도 작은 핑계를 대자면 저 때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워낙 큰 재판이라 긴장도 됐고, 재판이 내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서 무조건 이번엔 이겨야 된다는 부담감이 엄청났으니까. 그 여자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저번에도 봐주었으니, 내가 지금은 이렇게 말해도 제발 이번 한 번만 더 아무 말없이 넘어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재판 늦게 끝날 수도 있어요."
"기다릴게요. 기다릴 수 있어요."
"저 밥 생각도 별로 없어요."
"김 검사님은 제가 부담스러우세요?"
그러나 내 바람과 달리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다.
"…네?"
"저 진짜 김 검사님 좋아해서요, 최대한 김 검사님이 안 부담스럽게 다가가려고 했어요. 어떻게 해야 김 검사님이랑 한 번이라도 더 마주칠까 재판도 없는데 재판장 왔다 갔다 한 적도 많구요, 김 검사님이랑 한 번이라도 더 얘기해 보려고 김 검사님 눈치 봐가면서 말도 걸었어요."
"……."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상처도 받았구요."
"…저기."
"이젠 안 할게요. 이거."
그동안 나한테 쌓인 게 많아서 그런지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김너봉 씨."
처음 불러보는 그 여자의 이름에도 그 여자는 항상 내가 그랬었던 것처럼 나를 지나쳐 갔다. …나, 어떡하지. 당장 있을 재판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없어진지 오래였다. 그때는 그냥 나한테서 상처만 잔뜩 받고 혼자 속으로 삼켰을 그 여자만이 머릿속에서 되뇌였다.
다음 편부터는 다시 독자님 시점이에요 :)
그리고 암호닉은 꼭 확인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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