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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어쩌다 보니, 남자친구

w. 굥기






제가 되게 좋아하는 노래에요:▷












따사로운 햇살들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그런 뜨거운 햇살들을 제대로 흡수하고 있는 두툼한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여자가 있다. 긴 머리는 풀어헤쳐 배게 위로 굴러다니고 있었고, 여자는 어느새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옷 안으로 배 부근을 긁적이고 있었다.


[빨리 오라고, 김탄소 진짜 말 안 듣는다.]


작은 자취방의 주인, 여자, 나, 김탄소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약속도 없이 심심하다며 칭얼대는 친구의 문자를 받고 뉘였던 몸을 일으켰다. 귀찮아 죽겠네. 직업이 직업인지라 친구와 나는 주로 밤에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았기에, 아침 시간은 거의 잠에 빠져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얌전하게 보내는 시간이었다. 방해 받으면 안됐다. 안 그러면 밤에 스트레스 만땅이라 서로 피곤해지는걸 알기에, 서로가 배려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꼭 아침에서 낮으로 넘어가는, 아점을 챙겨먹기 위해 주섬주섬 몸뚱이를 일으키려고만 하면 띠링 하는 소리와 동시에 울리는 진동이 오늘로 근 이주를 연속으로 나를 괴롭혔다. 매일 찾아가는 친구의 집이라 오늘만큼은 나 혼자 집에 있을거야. 라며 굳은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과 함께 보냈지만, 결국 옷가지를 주섬주섬 꺼내 드는 나를 쉽게 조종하는 그는 전생에 철권을 아주 잘했을 거라 예상된다. 컨트롤이 예사롭지 않다.


[오는 길에 라면 좀 사와라. 5개 묶음으로.]


빌어먹을. 멀지는 않은 거리였지만 그래도 직접 가는 나에게 이제는 자기 시다바리까지 요구하는데 참으로 영광스럽다. 답장도 하지 않은 채 침대위로 던져진 핸드폰은 여전히 밝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거울을 보며 감지 않은 머리를 질끈 묶은 채로 흘러내리는 잔머리들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쌩얼인데도 이만하면 참 예쁘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지만 그래도 남자 집에 가는 거니, 조금의 예의는 차려주기로 했다. 그래서 입술에 무난한 톤의 틴트를 몇 번 문대줬다. 굳이 틴트를 챙기지는 않았다. 덧바를 필요까지는 없으니까. 

신발장에 주저앉아 운동화 끈을 다시 묶고 있는데, 외투 안에 챙겨놨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하는 생각에 급하게 끈을 마무리하고 휴대폰을 꺼내 액정화면을 들여다봤다. 하여간에, 성질머리 하고는. 참을성도 없고 성질도 더럽고, 대체 이런 애는 누가 데려간담.


“아 왜 또.”


“출발 했어?”


“지금 현관이야. 왜 또 뭐.”


“라면 아직 안 샀어?”


“이제 출발한다니까?”


“왜 이렇게 느려터졌냐. 뱃가죽이 말라 비틀어지겠다.”


“그럼 니가 사다 드시던가요.”


“빨리 오기나 해, 오 분 뒤에 물 올린다.”


“아, 알았어.”


“야 그리고.”


“또 왜.”


“그, 내가 준 목도리 하고 나와. 밖에 많이 춥다.”


..지랄이야. 짧은 욕설과 함께 전화를 끊어버리고 신었던 신발을 벗어 던진 채로 다시 안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내뱉었던 욕설이 무색했다.




**




“그렇게 심심하면 집에만 박혀있지 말고 친구도 좀 만나고, 데이트도 좀 하고, 교회나 절에도 좀 가고. 맨날 불러 싸.”


“귀찮잖아, 뭐 입고가, 나 옷 없어.”


“나보다 옷장 하나는 더 있을 새끼가.”


“물 올려라. 머리만 감고 나올게.”


“아 씨, 물도 안 올렸어?”


손만 휘적이며 곧장 화장실로 들어가는 녀석의 뒤통수를 한 대 치고 싶었다. 1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에 알람처럼 배 속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배고파 죽겠다니까. 하여간에 말만 많지, 물도 안 올리고. 주방으로 들어가 찬장에 들어있던 냄비를 꺼내고 계량 컵을 꺼내 들어 정확히 550미리에 달하는 물을 올렸다. 집주인이 이래 봐도 예민한 남자라 이런 거에 사소하게 신경 쓰곤 했다. 안 그러면 시비 거니까, 조용히 그에게 맞춰야 한다. 라면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것도 저자식이 좋아하는 거, 이것도. 이것도, 저것도. 모두 그의 입맛에 맞춰 샀기에 내 취향이라곤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점점 그의 입맛과 닮아가는 나였기에, 별 불만은 없었다.


“역시 탄소가 끓인 라면이 최고야.”


“성 떼고 이름 부르지마, 소름 돋으니까.”


“궁시렁 거리지마.”


“설거지하고 나와라, 그전엔 주방 못나와.”


“너 온 김에 같이 영화 볼까? 보고 싶은 영화 있어?”


“어? 니가 영화를...”


“당연히- 집에서, 다시 보기.”


그럴 줄 알았다, 집 밖에 라면 하나 사러 가기 귀찮아서 나를 부르는 그가 무려 영화 따위를 보러 영화관에 간다니. 꿈에서도 소름 돋을 일이었다. 한숨을 한번 내쉬곤 거실로 나와 소파에 풀썩 앉았다. 그의 핸드폰을 깔고 앉아버려 약간의 고통은 있었지만 그가 보지 못했으니 괜찮다. 그렇게나 애지중지하는 폰이 남의 엉덩이 아래 깔려있는 모습을 본다면, 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자칭 얼리어답터 민윤기에게 매장 당할뻔했다.

민윤기네 소파는 이상하게 편했다. 같은 날 같은 매장에 가서 같이 구매했던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우리 집 소파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시 좀 더 비싼 게 좋은 건가. 바닥에 퍼질러 있던 따숩기로 유명한 극세사 담요를 목 끝까지 뒤집어쓰고 리모컨을 들었다. 볼 것도 없고, 그냥 아무 채널이나 틀어놓고 시청 중이었다. 

작게 들리는 진동소리에 내 핸드폰인가 싶어 주머니를 뒤적였지만 딱딱한 게 집히기는 한데 진동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 들려오는 소린가 싶어 계속해서 소파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내가 던져놨던 민윤기의 핸드폰이 범인이었다. 계속해서 울리는 짤막한 진동소리에 전원을 꺼버릴까 했지만 혹시 몰라 알림만 끄려고 했었다. 혹시 엄청나게 중요한 메세지일 수도 있으니까. 그저 그런 의도였다. 계속해서 밀려오는 미리 보기가 눈에 띄었지만 일부러 보지 않으려 했다.

아무리 친하다고 한들 서로의 사생활과 같은 부분은 침범하지 말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주거공간조차 공유하려 들지 않았었는데, 어쩌다 보니 같은 직종에 속하게 되고, 같이 일을 하게 되어버려 민윤기의 집만 개방하게 된 거다. 우리 집 지키려다가 내가 그의 시다바리를 자처한 거지, 뭐.

화면을 툭툭 터치하다가 나와 다른 기종의 핸드폰 기능이 익숙지 않아 그만 실수로 메시지를 눌러버리고 말았다.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 단순 실수였다. 파바박하고 빠르게 뜨는 작은 글씨들을 읽으려 했던 것도, 내가 몰랐던 그의 마음을 알게 되었던 것도. 모두 고의가 아니었다.


[오늘 말한다고? 진짜 오래 끌었다.]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고 내가. 민윤기 첫 솔로탈출 미리 축하한다. 꼭 행쇼해라.]


'토요일인데 약속도 없냐? 그렇게 친구가 없어?'


'그러니까 우리 집 오라고, 하루 종일 집에 있을 건데 혼자면 심심하잖냐.'


설마, 그럴 리가. 습관인 손톱 물어뜯기는 필수요, 흔들리는 동공은 덤이노라. 누구보다 당황했음을 보여주는 행동들을 하는 나는 내가 당황스러웠다. 아니겠지, 내가 얘랑 어떤 사인데. 오랜 불알친구라는 상스러운 단어는 우리를 위해 탄생한듯싶다. 첫만남이 심히 오래되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피아노 학원에서의 첫만남은 참으로 강렬했다. 태권도 도복을 입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던 그를 강제로 피아노 앞에 앉히고 혼내고 계셨던 어머니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는 남자아이, 민윤기였다. 곧장 어머니께서는 나가시고 선생님께서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그를 달래고 계셨다. 크지 않은 학원이었기에, 시끄럽게 울리는 울음소리가 거슬렸다. 순간 나는 또 호기심이 발생해버려, 선생님 몰래 건반 위에 올려뒀던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떼고 나와 저 멀리서 그를 몰래 훔쳐보던 중이었다.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마주친 눈에 나도 모르게 손을 냅다 흔들었다. 점점 입 꼬리를 올리며 손을 빠르게 흔들자, 그가 몇 번을 고개를 흔들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그제서야 자신에게 건네는 인사라고 의식했는지, 두 손을 들고 좌우로 살살 흔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웃기고 귀여운 장면이었지만, 그때는 내가 참 고마웠다고 했다. 남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피아노학원에 간다고 하면 누구던지 놀릴 것이고 우습게 볼 것 같았다고 한다. 자기한테 먼저 인사해준 사람이 선생님도 아닌 여자아이라서. 그래서 고마웠다고 한다. 내가 아니었다면 음악과는 영영 만남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여.

그때는 몰랐다. 그 잠깐의 우연이었던 만남이 인연이 되어 지금의 우리까지 닿게 될 줄은. 그래서 더더욱 지금의 상황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거다. 애기 때 만나서 볼 꼴 못 볼 꼴 다 본 사이었던 우리였으니까. 거기다 나는 중간에 그를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었다. 짧은 인생 동안 최초의 남사친이 그였으니,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에게서 처음 느껴봤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창 중2병에 찌들어있었을 때 막힘 없이 써 내려갔던 시, 그딴 걸 고백편지랍시고 그에게 보냈었다, 그것도 우체국으로. 그의 집 바로 맞은편 빌라에 사는 주제에 말이다.

당연히 결과는 실패였지만 그 편지 한 장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집을 들락거리는 사이가 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는 자사고에 입학하고 그는 일반 남고에 입학하면서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뚝하고 연락이 끊겨버렸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그와 갑작스레 재회하던 날, 그가 편지봉투 하나를 들고 뛰어오는 바람에 다시 그 날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너 글 존나 잘 쓰는 거 같아.”


“뭐?”


“나랑 같이 일하자.”


이러 쿵 저러 쿵, 그 전에도 그 후로도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오늘만큼 나를 놀라게 하고 불안에 떨게 했던 에피소드는 없었다.


“영화 볼 거 없어? 뭐라도 보자.”


덜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려다가, 갑작스레 들리는 목소리에 무작정 담요를 뒤집어 써버렸다. 목 끝까지 덮은 담요가 조금은 답답했다. 역시 매우 따뜻해, 내가 선물한 거다. 아, 중요한 건 이게 아닌데. 

소파 구석으로 그의 핸드폰을 밀어버리고 없을걸? 하는 평소 답지 않은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래, 나 지금 매우 떨고 있다.


“...왜이래?”


“아니, 너. 너 오늘 어디 안 나가?”


친구랑 약속 있어, 내가 좋아하는 여자 만나러 가. 고백하려고. 따위의 대답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리, 역시 신은 내 편이 아니라는 확신을 주었다.


“오늘 종일 집에 있을 거라니까, 오늘 자고 갈래? 밀린 작업이나 끝낼까.”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버리고, 나는 침착하게 숨을 골랐다. 진정하자, 민윤기가 나를 좋아한단다. 아니 어떻게 진정할 수 있냐고. 민윤기가 나를 좋아한다는데, 차라리 연예인 민윤기가 날 좋아하는 게 나을 듯 싶다. 차라리 사생 팬들한테 몇 년 시달리고 말지, 민윤기랑 평생을 어떻게 살아. 아니 내가 왜 민윤기랑 평생을 함께해. 그냥 우리 슈가오빠 보고 싶다.


“얘가 왜이래. 영화 보자니까, 리모컨 내놔.”


담요 안으로 손을 넣어 소파를 훑는 그의 손길을 막아내지 못했다. 리모컨과 같이 딱딱한 물체가 손에 쥐이자 곧장 담요 밖으로 꺼내 들었지만, 그건 당연하게도 리모컨이 아니었다. 리모컨은 내 손에 쥐어져 있었으니까. 

그가 주방에서 나와 그의 핸드폰을 손에 쥐기까지에 일분, 아니 삼십여 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는 화면이 꺼지는 시간을 매우 길게 설정해놓았나 보다. 환하게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액정화면을 천천히 내리는 그의 손가락이 갑자기 내 머리채를 붙잡을 거 같다. 내가 지 휴대폰 훔쳐 봤다는 걸 알면 더럽게 화내겠지, 아니 이미 알아버렸으니 화났다, 났어. 이제 난 어떡하지. 먼저 말을 꺼내야 할까. 내가 봐버렸다고.


“...봤냐?”


두려움에 담요로 코까지 덮어버려 그에게 눈만 보이도록 했다. 앉아있는 나와 다르게 아직 소파 옆에 서있는 그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뭔 줄 알고 안 봤대.”


그는 특유의 짜증난다는 듯한 얼굴을 찌푸리는 표정을 짓곤 아직 축축하게 젖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작게 욕을 한 거 같기도.


“너는 왜 남의.”


“좋아해?”


내가 던져놓고도 너무 당돌했다. 아니 미쳤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그를 봐온 사람으로서 화난 민윤기는 길쭉길쭉한 황새를 노려보는 가랑이가 탱탱해진 뱁새보다 더 무서웠다. 이건 노력으로도 안 된다. 화난 민윤기를 무서워하지 않으려 하는 노력은 시도조차 못해봤다. 그냥 너무 무서우니까. 괜히 침만 두어 번 삼키고 그를 빤히 바라봤다. 찌푸린 미간은 펴질 생각도 안 한다. 그는 내내 목에 걸어놨던 젖은 수건을 저 멀리 화장실 앞으로 던져버리고, 내 옆으로 다가와 소파 위에 풀썩 앉아버렸다. 언제나처럼 2인용 좁은 소파에 앉아있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갑작스레 딱 붙어버린 바람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티비 앞으로 돌렸다. 시선조차 그를 향할 수 없었다. 그와 눈을 마주하려면 고개를 들어 그를 아래에서 바라봐야 했는데, 민윤기를 아래에서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더 무섭다.


“니 좋아하냐고?”


“...어.”


“어땠으면 좋겠는데?”


“어?”


반문은 예상하지 못했다.


“좋아했으면 좋겠어?”


문득, 중학교 때 그에게 보냈던 편지가 떠올랐다.


[내가 너를 진짜 좋아하나 봐, 너 생각만해도 너무 가슴이 뛰고 기분이 좋아. 

네 얼굴만 봐도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기쁘고, 네가 나한테 말이라도 걸면 숨을 못 쉬겠어. 

거짓말 아니야.

윤기야 내가 널 정말 좋아하나 봐. 

그래서 너도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내 소원이야. 들어줄 수 있지?

우린 친구잖아.

-탄소가.]


흔히 오랜 친구들은 그들의 우정이 너무나 탄탄해서, 혹여나 깨질까 두려워서, 평생 잃고 싶지 않은 친구였는데 한 순간의 감정이 그들을 망칠까봐 겁이 나서, 서로의 진심을 숨기고 다가간다고 한다. 

십 년을 넘는 시간에도 우리는 항상 친구였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편지를 보냈을 때도 친구였다. 지금도, 그가 나를 좋아한다고 해도 우린 친구다. 그의 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불안감은 우리의 사이가 깨지면 어떨까가 아니었다. 나도 그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였다. 그게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민윤기를 밀치고 곧장 현관으로 달려나갔을 것이다. 난 너 안 좋아해, 미안해, 하면서.

하지만 나는 그대로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했다. 그는 예상처럼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뭇 진지하고, 평소와는 다른 눈빛이었다. 거기다 확신에 찬 그의 눈빛에, 마치 이미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난.”


괜히 입맛을 몇 번 다셨다. 목이 메이고 아무 말도 하기 힘들었다. 사실 그 전에 그의 진심 어린 눈동자에 말문이 막혀버렸지만.


“난, 나쁘지... 않을 거 같아.”


그대로 눈을 감고 다가오는 그를 피하지 못했다. 아니 피하지 않았다. 그저 입술을 통해 느껴지는 그의 올라가는 입 꼬리가 느껴졌다. 목 부근을 감싸 안은 그의 손바닥의 체온과 점점 무게가 뒤로 쏠림에, 나 또한 어디다 둬야 할지 몰랐던 손을 그의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점차 깊어지는 그와 나의 숨결에,  움켜잡은 그의 흰색 티셔츠가 조금씩 구겨져간다. 잠시 후 그를 살짝 밀어내자 닿았던 입술이 떨어지고 짧지는 않았던 입맞춤이 끝나, 살짝 감았던 눈을 떴다. 살짝 튀어나온 입술에 다시 맞닿는, 쪽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붉게 상기된 얼굴이 보인다. 약간 벌어진 입술 사이에 그의 멍한 표정이 더욱 부각되어 보인다.


“아, 작업해야지.”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축축하게 마르지 않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허둥대는 뒷모습, 태어나서 처음 보는 민윤기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간다.


“윤기야.”


“...왜.”


“우리 영화 보러 나갈까?”


“….”


“응?”


“그래.”





어쩌다 보니, 절친이 남자친구.
Fin.





[방탄소년단/민윤기] 어쩌다 보니, 남자친구 | 인스티즈









굥기 사진 ++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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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아아 작간님!ㅣㅇ거 너무 설레요ㅠㅠㅠ
8년 전
굥기
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독자2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브금이랑 내용이랑 너무 잘어울리는거 아닌가요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 이런 분위기글 너무 좋아요ㅠㅡㅜㅡㅜㅡㅠㅜㅠㅠㅠㅜㅜㅠㅜㅜㅜㅠㅠㅠㅠㅠ
8년 전
굥기
브금 왕 추천해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넘 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독자3
브금 너무 조아여 ㅠㅠㅠㅠㅠㅠㅠ 저두 자주 들어야지... 헤헤 윤기랑 여주는 사귀는 거에여 이제? 윤기 만만세 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조아해여 다음화도 기대할게오 ㅠㅠㅠㅠㅠㅠ
8년 전
굥기
만만세! 아숩게도 단편입니다ㅠㅠ 댓글 정말 감사해요ㅠㅠ!
8년 전
비회원63.187
아이고아이고 이렇게 설레도 되는 건가요? 아이고 진짜 너무 설레요 버금이라고 너무 잘 어울려서... 아 작가님 최고
8년 전
굥기
증말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벅차올라요
8년 전
비회원221.239
끄아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 진짜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으아ㅡ아으ㅏ으ㅏ
8년 전
굥기
정작 쓸때는 별 생각 안 했는데 다들 너무 잘봐주셔서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4
으아아아아아 너무 좋은것 ㅠㅠㅜㅜ대박ㅠㅠㅠㅠ대박이다ㅠㅠㅜㅜㅜㅜㅜ아 최고 설레요ㅠㅠ작가님 ㅠ 단편이면 이게 끝...?ㅠㅠ안돼아이으우우ㅜㅜ 그래도 사랑합니다 ㅠㅠ
8년 전
굥기
아숩지요ㅠㅠㅠㅠㅠ하지만 이게 단편의 묘미지요!!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7
혹시 다음에 또 다른글이라도 오시나요?ㅠ 작가님 글이 딱 제 취향입니다만 ㅎㅎ
8년 전
굥기
오긴 옵니다!! 계속 쓰고있는게 있긴한데ㅠㅠㅠ단편이 아니라 언제올지는...후.. 취향 저격인건가요ㅠㅠㅠ스릉합닌다 빠르게 찾아올게요!
8년 전
독자8
넵 신알신하고 기다리고 있을께요ㅠㅠ
8년 전
굥기
8에게
신...알...신을 하는 독자가 나타났다... 캡쳐감이네요..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9
굥기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졌네요 제가 독방에도 추천한건 안 비밀이니깐 얼른 돌아오셔요 사릉함다

8년 전
굥기
9에게
글이 이런글과 다른 스타일일거같은데 그래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ㅠㅠ 추천이라니 황송합니다...ㅠㅠ

8년 전
독자5
으앙ㄱᆞㄱㅇ닏ㄱㅇㄱ디ㅡ 너무설레여ㅜㅜㅜ 좋아여 작가니무ㅜㅜㅜ
8년 전
굥기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6
작가님ㅜㅜㅜㅜ단편이라뇨ㅜㅜㅜㅜㅜㅜㅜ아 너무 설레고ㅜㅜㅜㅜ아 저도 윤기같은 남사친있었으면 좋겠어요ㅜㅜㅜㅜㅜ
8년 전
굥기
그런건 존재..^^하지 않아요ㅎ 글잡에서라도 만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0
아이고 세상에ㅠㅠㅠ만세에요 만세ㅠㅠㅠㅠㅠ너무좋다ㅠㅠㅠ
8년 전
굥기
풋쳐핸졉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8년 전
비회원70.209
헐 짱설레요...너무설레요ㅠㅠㅠㅠ마지막에 윤기사진으로 빵!!!! 심장이 터졌네요...ㅜㅜㅜㅜ
8년 전
굥기
저거 넘 귀엽지않나요..?ㅎ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1
으악.. 좋아요.. 좋아서 미쳐버릴거같아요ㅠㅠㅠㅠ헝헝 ㅠㅠ 민윤기 이 치명적인 남자야!! 헝헝 ㅠㅠ
8년 전
굥기
치명치명 ㅠㅠㅠㅠ융기야ㅠㅜㅜㅜ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독자12
헐뮤ㅓ야 겁나설래요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희에ㅠㅠㅠㅠㅠㅠ쁴에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굥기
숨은 쉬세욬ㅋㅋㅋㅋㅋㅋ감사해요♥♥
8년 전
독자13
와ㅠㅠㅠㅠ윤기가남자친구ㅠㅠㅠ대박설렌다
8년 전
굥기
댓글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4
우어오ㅠㅠㅠㅠ겁나 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굥기
우오ㅜㅜㅠㅠㅠㅠ댓글 감사해요 ㅎㅎㅎ
8년 전
독자15
으어어어엉웅어어어작가님,으아으앙ㅇ설레죽어여웅아아러랄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심장이아픔니다ㅜㅜㅜㅜㅜㅜ으어어덩앙우ㅠㅠㅠ말로설명할수없을정도로설레느...하,...
8년 전
굥기
어..레..스...트...심장 진정하세요ㅜ...댓글 넘 감사해요ㅠㅠ!
8년 전
독자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레스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레스트!어레스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작가님너무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독자17
작가님 고소합니다. 제 심장을 폭행하셧어요...으윽...(기절)
8년 전
굥기
ㄱ...고소는 무섭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8
하아ㅠㅠㅠㅠㅠ왜 이제야 봤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새벽에 열심히 달립니다ㅜㅠㅠㅠ허으러ㅜ후류ㅠ
8년 전
독자19
너무 설레잖아요ㅜㅠㅠㅠㅠㅠ정주행 해야겠다ㅠㅠ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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