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요즘 이분 뵙기 힘들어요~ 우지씨입니다!
-우지씨! 우지씨가 작사,작곡한 곡들이 차트를 휩쓸고 있는데요, 학창시절에 스카웃제의가 들어왔었다고?
-우지씨의 재능을 일찍 알아보셨나보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우지씨는 공감대를 잘 형성하기로 유명한데, 어떻게 그런 막 이별,사랑의 감정들을 잘 표현하실수 있으신지-
-음.이건 또 처음 말하는것 같네요. 제가 쓰는 곡들은 98%의 기억과 2%의 경험담으로 만들어져요.
기억은 제 기억이구요, 경험담은 제 친구들이나 형들이 겪은 일들을 들은것들이에요. 이것들을 잘 섞고 붙이고, 자르고하면 곡이 완성되는거죠.
-이야-.이런 비하인드가 있는줄은 몰랐네요. 우지씨 데뷔곡이 이별노래던데. 그것또한 경험이시겠죠?
-(웃음).네 맞아요.그게 저 고3때 나온 곡이네요. 시간 진짜 빠르네요.(웃음). 말 해도 되는건가.
제가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아주 못된짓을 여자친구한테 한 적이 있었어요. 그
래서 잠깐,음. 한달이 잠깐인가? 아무튼 한달정도 헤어졌었다가 제가 빌어서 다시 만났었어요.
그때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몇일을 박혀서 우울한곡만 잔뜩 만들었다니까요?(웃음).
-어이쿠.우지씨한테 이런 과거가 있을줄은 진짜 몰렀어요!
그래서, 지금은? 너무 곤란한 질문인가요?
-아-. 아닙니다. 어차피 언젠간 말 해야할거 아니겠어요? 소속사도 저한테 별 터치 안해서 괜찮아요.(웃음).
저랑 친한분들은 웬만하면 다 아실텐데. 저 여자친구 있어요.
-이런 특종이! 혹시 그 이별노래가-
-네,맞아요. 중학교 2학년때부터 사귄 여자친구입니다.(웃음). 오늘이 딱 11년되는 날이네요.
-우지씨한테 이런 로맨틱한면이 있을줄은 또 몰랐네요.
근데 이렇게 막 말씀하셔도 되요? 팬분들이 속상해 하실텐데.
-제가 아이돌도 아닌데 팬분들이 계시다는거 항상 감사해하고있는거 아시죠? 많이 아낍니다, 여러분.
-아-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다음에 또 와주실거죠?
-당연하죠.(웃음).지금까지 아티스트 우지였습니다.
*
오늘이 이지훈과 딱 11년 되는 날이다. 고2때 헤어진 이후로 거의 싸우지도않고 잘 지냈다. 내가 수능을 앞두고 예민해졌을 때에도, 이지훈이 다 나한테 맞춰줬었다. 수능때 뿐 아니라, 대학에 가서도 과제때문에 피곤에 쩔어 괜히 신경질적으로 행동했었다. 마찬가지로 이지훈이 수발이란 수발은 다 들어주어서 싸울일이 없었다. 아직도 그 때 일로 많이 미안해하고있는것 같았다. 괜찮다, 괜찮다 해도 자신이 괜찮지 않다고 했다. 뭐 그렇게 우리는 싸움이 뭔지 잊어버릴정도로 잘 지냈다.
"어, 지훈아."
"어디야?"
"나 병원 로비."
"추운데 왜 나와있어."
"그으냥, 병원 답답하잖아."
"지금 갈게."
"어? 어, 오면 전화해. 호출이다, 미안!"
레지1년차다. 인턴때 보다는 아니지만 요즘도 많이 불려다닌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호출을 받아서 뛰어가는 중이다. 오늘 지훈이랑 11년째 되는 날인데, 마음대로 나가서 놀지도 못해서 너무 속상하다. 지훈이한테 미안하다고 했는데, 지훈이는 괜찮다며 오프인날 제대로 놀자고 했다. ..그 날도 놀 수 있을까?
*
"지훈아!"
"세봉아, 보고싶었어."
"나두. 요즘 바빠서 보지도 못하구.."
"그러게. 그냥 나도 이 병원에 입원이나 할까?"
"미쳤나봐! 아픈게 좋냐?"
"아니이-. 나는 너 보고싶어서 그르지."
"됐네요^^ 그나저나 11년인데.."
"바쁜걸 어떡해. 괜찮아 12년도있고, 13년도 있는데 한번 안챙겼다고 속상해 하지마."
"올. 멋있는데?"
"...세봉아."
"응?"
"우리가 벌써 만난지 11년이나 되었잖아."
"그렇지.벌써-."
"...우리 나이도 조,금 있고. 응?"
"그,치? 시간 진짜 빠르네."
"그래서 말인데. 우리 결,혼하자."
"그래 결ㅎ-. 으에?"
"놓치면 또 일,이년 금방 지나갈 것 같아서 그래. 응? 결혼하자."
"나 아직 레지1년차인데. 더 바빠질텐데."
"괜찮아. 수능도 잘 넘겼고, 인턴도 넘겼는데 레지가 문제겠어?"
"히-. 그런가?"
"자, 너 이제 진짜로 내꺼란 표시야. 빼기만해봐."
"헐. 이게 뭐야. 이지훈 진짜.. 난 아무것도 못샀는데."
"괜찮아. 내년에 해주면 되는거지. 예쁘다."
"아 진짜 너무 고마워. 지훈아 사랑해."
"나도, 나도 사랑해 세봉아."
[단독] 우지, 중학생때부터 교제하던 여자친구와 결혼.'저희 결혼해요~'
*
"찬아, 엄마 가신다. 인사해야지."
"어마! 아녀히 가세요오!"
"오궁-. 우리 찬이! 어린이집 잘 갔다와요~"
"네에. 다녀오세요!"
지훈이랑 결혼을 하고, 나는 레지 4년. 막바지로 눈코뜰새 없이 바빠졌다. 덕분에 지훈이가 엄마노릇을 하고있다. 아침에 아들 찬이를 깨워서 씻기고 밥을 먹이고 유치원에 보내는 일은 다 지훈이 몫이였다. 내가 하려고는 해봤지만, 요즘 바빠서 집에 오는일이 거의 드물었기에. 깔끔하게 포기하고 지훈이에게 미안하다고하고 넘겨버렸다.
지훈이가 11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고한 날,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은 지훈이가 휩쓸었다. 팬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었다. 그 중에서도 있을줄 알았다는 분들도 계셨다. 경험이 아니고서야 나올수 있는 노래가 아니라며. 아무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우린 결혼식을 했다.
지금, 지훈이랑 나는. 아들 찬이와 행복하게 살고있다. 요즘 지훈이가 자꾸 둘째, 둘째 거리는데. 지훈아 나 지금 둘째가지면 죽어나. 조금만 참았다가, 응?
"모올라."
"..내가 지금 육아를하는건지."
"...피곤할텐데 눈이나 붙여. 피곤한것 같은데."
"어, 자기야. 미안. 오늘은 꼭 집 들어갈게."
"치-.알겠어. 이따 데리러 갈게."
미안, 지훈아. 둘째는 일,이년만 있다가. 찬이 좀 큰 뒤에 태어나도 괜찮은것 같아.
아, 그 전에. 일단 내가 너부터 다 키워놓아야 할 것 같아.
우리 지훈이를 소개합니다.
2015.8.05~2016.1.27
完
*
원래 본편에 넣으려고했지만 민규땜시 넣어뒀다가 특별편으로 가져온! 어른이 된 지훈이..!
했던말이긴하지만, 우지소 쓰면서 초록글이란것도 해보고. 댓글 보면서 혼자 웃기도 하고.
많이 행복했어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불알친구 김민규와 나의 상관관계 도
많이, 지훈이만큼.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