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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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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성우] 그대, 그대 바람을 타고 :: 02 | 인스티즈

[인피니트/성우] 그대, 그대 바람을 타고 :: 02 | 인스티즈

 

 

 

 

-2-

그대, 그대 바람을 타고

 

 

 

 

 

 

 

 

 

 

 

 

 

 

'귀엽네요.'
'그 닭살 돋은 말은 도대체 왜 하시는거에요? 지금?'
'느낀대로 말했을 뿐이에요.'
'팀장님도 참 이상해요.'
'뭐, 평범한 것보다는 낫네요. 아, 남우현 씨 집 다 왔네요. 조심히 들어가시고 좀 있다가 지각하시면 안됩니다.'

 

할 말은 다 하네. 우현은 나른한 몸을 푹신한 침대에 푹 푿어 이불로 몸을 둘둘 말아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금 전 제 팀장과 부딪친 상황은 제 자존심이 흐물흐물 녹아버린 듯 하였다. 조금 전 감추고 싶은 제 모습들은 사춘기 시절 부모님 몰래 빨간 비디오를 보다가 들켜버려 엄청나게 쪽팔린 느낌이랑 비슷하였다. 그 놈의 겁이 뭔지 혼자 쩌렁쩌렁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제 상사 김성규는 얼마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했을까. 게다가 귀엽다라니. 이 무슨 말같지 않은 소리인가. 남자한테 귀엽다가 뭐야, 멋있다고해야지.

 

우현은 입을 툭 내밀며 툴툴대며 아직 덜 마른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이불에 부비며 생각했다.

 

설마, 다른 회사원들한테 말하는건 아니겠지? 김성규가 그렇게 입이 가벼운 사람도 아닐테고.

 

겁도 많은데다가 다른 편으로는 소심한 성격의 우현은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문득 우현의 머리 위로 커다란 물음표가 떠올랐다. 아까는 갑작스러운 성규의 등장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문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김성규 팀장님 집 방향이 언제부터 제 집과 같은 방향이지? 제가 알기로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알고 있었는 말이다. 그렇게 의문에 의문의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다. 아닌가? 이사하셨나?

 

"김성규가 어디에 살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결국 우현은 온갖 잡다한 생각들로 인해 해가 뜰 때가지 뜬 눈으로 밤을 보내야만 했다. 그로인해 눈 밑에는 커다란 다크써클이 자리를 잡았다.

 

아, 젠장. 하늘에 밝은 해가 걸렸구나.

 

 


 

 

 

 

 

 

평소보다 좀 더 빠르게 씻고 준비한 우현은 출근하는 시간도 30분정도 더 빠르게 집을 나설수 있었다. 절대 기분은 상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에 귀신이 눌러붙은 것처럼 온 몸이 무겁고 축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차도 없는 우현은 아침마다 지하철 전쟁에 참가하여 사람들 냄새로 가득한 지하철에 몸을 내던졌다. 아무리 평소보다 더 일찍 나와도 사람이 없기는 커녕 똑같이 콩나물 대가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꽉 끼는 전쟁은 변함이 없었다. 우현은 이리저리 사람들 사이에서 꽉 볼을 부대끼며 생각했다. 이러다가 군집독에 걸려 병이라도 걸리는건 아닌가 싶었다.

 

지하철을 내리는 것도 문제였다. 한 번 멈춰서 문이 열릴때마다 어찌나 사람들 힘이 장난이 아닌지 파도가 물결치는 것처럼 힘없이 휩쓸려 다녀야 하는 우현은 안그래도 피곤에 찌든 몸이 더 무거워졌다.

 

"우현 씨. 잠 못 잤어요? 다크써클 좀 봐."

 

사무실을 도착하자마 바로 옆 자리이자 같이 입사 동기 호원이 우현의 얼굴을 보자마자 하는 소리였다.

 

"잠을 좀 설쳐서요."
"괜찮아요?"
"걱정 할 정도는 아니에요."
"어쩐지. 그래서 오늘은 지각도 안하고 빨리 오셨구나."

 

호원만의 특유한 웃음소리를 내지으며 하하하 웃어보였다. 우현은 호탕하게 웃어보이는 호원이 밉지가 않았다. 오히려 친구같고 친근한 느낌에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입사 동기 뿐만아니라 호원과는 나이가 같아 나중에-그게 언제 될지 모르지만-말까지 놓은 친구가 되고싶은 마음도 있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린 우현의 옆 모습을 유심히 모던 호원은 힘내라며 우현의 등을 힘있껏 쳤다. 제 딴에는 장난이라고 쳤겠지만 무슨 손이 저렇게 매운지 눈물이 찔금 날 뻔했다.

 

"우유?"

 

우현은 호원과 긴 아침인사를 마치고 제 자리에 앉자마자 보이는 우유를 집어들었다. 우유 팩 표면에 작은 물방울들과 차가운 우유에 우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원한 곳에서 별로 꺼낸지 오래 되지않은 듯 보였다.

 

"이거 호원 씨가 주신거에요?"
"아, 그거요?"

 

호원은 뭔가 아는 것 처럼 눈을 댕글댕글 돌리며 아주 짧게 생각을 하는 듯 해보이다 이내 그 하하하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모르겠는데요?"

 

김 빠지는 호원의 시큰둥한 대답에 우현의 머리 위로 다시한번 커다란 물음표가 튀어올라왔다.

 

"이거 마니또 아니에요?"
"마니또요?"
"네! 마니또. 남 몰래 챙겨주는 사람있잖아요."
"하하, 글쎄요."

 

전혀 그럴리가요. 물음표를 남겨둔 채 우유를 책상 모서리에 두었다. 나중에 배고플 때 먹어야지. 우현은 쭈욱 기지개를 펴고 조용한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아직 호원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은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가라앉은 듯이 무거웠던 몸이 조금 풀린 듯 했다. 기분이 들뜸으로 바뀌었다. 당연했다. 자주 지각하는 우현이 회사에 다닌 후로 빨리 와 본 것은 처음이었다. 학창시절에도 지각대장이었던지라 느껴보는 기분은 썩 나쁘지는 않았다.

 

"아직 아무도 없는거 보니깐 호원 씨가 제일 일찍 출근하셨나봐요."
"어, 아니에요."
"네?"
"팀장님도 출근하셨어요."
"네? 마초가요?"

 

네, 그 마초가요. 호원은 자연스레 우현의 입에서 나온 '마초'라는 말을 듣고 수긍하는 듯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팀장님 항상 일찍 나오시는데."

 

우현은 덕분에 불과 몇시간 전, 그러니깐 밤을 설친 원인인 인물을 떠올리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툴툴대며 중얼거렸다.

 

"마초는 뭐 이렇게 빨리 출근하고 그런대요?"

"그야, 팀장이니깐…,"
"제가 마초 때문에 잠도 못자고."
"왜요?"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서 사람을 깜짝놀래키지를 않나! 마초때문에 제가 진짜!"

 

입에 불이 모터를 달아 논 것처럼 슬슬 수다쟁이 우현의 발동이 걸리기 시작할 쯤 우현은 호원의 표정이 살짝 굳어 제 뒤 쪽을 바라보는 눈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왜 제 뒤를 쳐다보세요. 호원 씨. 꼭 누가 제 뒤에 있는 것처럼 불안하게. 우현은 바로 제 뒤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한기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 설마, 지금 제 뒤에 마초가……,

 

"남우현 씨는 뒤에서 남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나봐요."
"……."
"왜요? 토끼같이 놀란 눈을 하는 걸 보니깐 제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셨나봐요."
"저기 그게……."
"회사가 남우현 씨 수다 떨라고 있는 곳인 줄 압니까?"

 

낮게 깔린 성규의 목소리에 우현은 마치 죄인이 된 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따가운 가시가 담긴 눈빛이 정수리에 닿아왔다. 벌써 두번째다. 여러모로 엇나간 모습을 연속으로 보여준 우현은 더욱 더 굳어있는 성규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기 마음이 영 불편했다. 언제 저에게 불똥이 튈지 몰라 허리를 뻣뻣하게 세운 호원은 동그랗게 눈을 뜨고 꿈뻑꿈뻑 우현과 성규의 숨막히는 어딘가 무거운 공기에 숨을 깊게 들여마셨다가 내뱉으려는 그 순간, 그만 잘못 들이마신 공기에 콜록콜록 사례가 걸렸다. 고개를 숙인 우현의 정수리를 싸늘하게 쏘아보던 성규의 눈동자가 힐끔 호원에게 돌아가 '당장 꺼지세요.' 라고 말하는 환청이 들렸기 때문이다.

 

우현은 갑자기 사무실을 나가는 호원의 뒷 모습을 처량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안돼요, 지금 호원 씨 가시면 전 어떻게 해요! 우현은 마음속으로 절망 가득한 소리를 외쳤지만 호원이 돌아온다거나 하는 일은 당연히 없었다. 어떻게 하지 우현은 입술을 꾹 깨물며 짤막하게 고민을하다가 최대한 불쌍해 보이는 눈빛으로 성규를 올려다보았다. 

 

"정말 죄송해요. 팀장님."

 

최대한 죽을 죄를 지었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성규는 그 모습에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이러니깐 내가."
"네?"
"그런 표정 아무에게나 막 보여주고 그럽니까?"

 

우현의 눈에는 마치 성규가 자신의 불쌍한 표정을 보고 뭐라도 본 것처럼 불쾌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주의할게요."

 

우현은 풀이 잔뜩 죽은 채로 허리를 숙였다. 그 위로 다시 한번 들려오는 성규의 욕인지 뭔지 모를 짧게 씹는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숙였던 우현의 상체가 제 힘이 아닌 타인의 조금 힘이 들어간 억센 손길에 의해 세워졌다. 사무실 문 밖에서는 이제 출근하는 직원들의 웅성거림이 크게 들리더니 마치 저들끼리 만나서 같이 출근하자고 약속한 것 처럼 우르르 들어오기시작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일 하세요."

 

영문도 모른 채 성규와 우현을 보던 팀원들에 성규는 어딘가 무척이나 짜증난다는 듯이 단정하게 차분히 내려진 앞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뒤 돌아섰다. 그래도 양심은 있던지라 우현은 성규의 모습에 아직 확 트이지 않아 저도 모르게 뒤돌아선 성규를 불러세우니 성규는 잠깐 걸음을 멈춰 고개만 살짝 돌려 길게 찢어진 눈으로 우현을 보았다.

 

"네."
"헤헤- 열심히 일 할게요."

 

우현의 필살기인 애교를 잔뜩 목소리에 바르며 웃어보이자 성규는 잠시 벙찐 얼굴로 변했다. 그 모습들을 조용히 지켜보던 팀원들은 제 상사의 처음보는 바보같은 표정에 순간 풉 웃을뻔한 걸 겨우 참았다. 성규는 잠시 제 포커페이스를 유지 하는 걸 잊어버리고 그대로 씨발, 존나 귀엽네요. 라고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지금 저를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듯한 팀원들의 눈빛이 거슬렸다.

 

"큰 일 하나 끝냈다고 지금 다들 가만히 서서 남의 일 구경이나 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남우현 씨."

 

팀원들은 성규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으며 각자 제자리에 앉기에 바빴다. 아침부터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했던 성규는 오늘 평소 저답지 않게 말이 많은 것을 느꼈지만 방금 전 제가 본 우현의 애교담긴 목소리에 더러 일부러 나긋하게 타이르는 듯한 억양으로 우현에게만 들리게끔 우현에게로 다가와 허리를 살짝 숙여 말하였다.

 

"충분히 귀여운거 아니깐."
"……."
"자꾸 애태우지 좀 말아요."

 

성규는 그대로 등을 돌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제 갈길을 갔다. 그 자리에 서있던 우현은 제 귀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 방금 성규가 속삭이듯이 말했을때 귓가가 간지럽고 어딘가 낯간지러운 말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느낌이었다. 뭐야, 바, 방금?! 방금 제가 알던 성규의 이미지 그러니깐, 마초의 입에서 절대 나올리가 없는 단어에 온 몸이 소름돋았다. 내가 잘 못들은거야. 그렇지? 아니면 마초가 분명 미친게 틀림없어! 라고 우현은 제 자리에 서서 한동안 충격에 헤어나오지를 못했다.

 

 

 

 

 

:: 4일에 한 편씩 올라올거같아요. 더 일찍, 아니면 더 늦게 올라올수도 있구용

:: 오타확인은 아직 못했어요. 보고 다시 수정해겠쪙

:: 담편은 성우의 착각 퍼레이드가 나올 예정이랍죵

:: 관심주셔서 고마워여! 성우러인 저는 열심히 아무도 안 핥을때 혼자서라도 핧겠어요퓨ㅠ

:: 암호닉은 말하셔도 되요! 거부하지 않아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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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악!! 작가님 저 신알신 뜨자마자 바로 달려왔어여!! 이번 편 분량 진짜 많아여ㅠㅠㅠ 마초 팀장 김성규ㅠㅠㅠㅠ 남우현 바버야 팀장님 오셨다는데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냐ㅠㅠㅠㅠ 그나저나 호원이는 왠지 여기서도 하하하하 하면서 잘 웃을거 같네요ㅋㅋㅋㅋ 우현이가 친해지고 싶은 호사원! 아무튼 마초 팀장님 그렇게 혼내는듯 하다가 귀엽다고 하면 저란 성우러 쥬거여... 쥬거쥬거....ㅠㅠㅠㅠ 그.. 그나저나 작가님 저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여? 으헤헤헤
10년 전
독자2
암호닉 엘라로.... 아 진ㅋ자 팀쟌님 너무 사람 두근거리게 만드시네 저 팀장님. ....
10년 전
독자3
ㅠㅠㅠㅜㅠㅠㅠ아 왜 저까지 설레는거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진짜 표현력 좋으신듯 장면마다 상상했잖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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