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거의 1년 동안 글을 쓰면서
독자님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았고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았습니다.
저는,
글을 삭제하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기려 합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품으려 합니다.
수도 없이 고민했습니다.
학교에선 폐인이란 소리를 밥 먹듯이 들었고 글을 썼습니다. 지금은 독자님들,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끼니를 잘 챙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부족했습니다. 몸보다 마음에 몇 퍼센트가 부족했습니다.
치욕적인 일을 당해도 스스로 다독이면서, 주위의 조언, 위로 들으면서 힘겹게 돌아왔습니다.
여긴 제게 공개적인 일기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독방과 이 곳은 제 놀이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글을 올린 그 날 새벽 3시에는 뭐가 부족한지 얕은 꿈에 생생하게 보여 잠을 자지 못 했습니다.
꿈에서 이상한 문자로 가득찬 글을 보고 저는 잠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글을 확인하고 잠들었습니다.
글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거북뎐을 처음 올린 날에는 그런 꿈이 유난히 심했습니다. 제가 꿈을 꾸는게 아니라 뜬 눈으로 글을 보고 있는 느낌에, 생생한 느낌에 깨어나 한숨으로 새벽을 샜습니다.
이상하면 어떡하지, 글을 읽다 독자님들을 덮어버리면 어떡하지? 학업에 충실하지 못 하고 글에 목을 매달았습니다. 시험기간에는 휴재를 선언해놓고 틈만 나면 댓글을 읽었습니다.
글잡 작가로 활동하면서 독방에서 여러가지 글을 많이 보았고
조금 버거운 글도 어쩔 수 없게 봅니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보기도 합니다.
많이 상처 받았습니다. 성장하려고 독하게 노력했습니다.
그런데도 되지 않는 게 있나 봅니다.
표절 논란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관심이 쏠리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 글과 관련해서 한 없이 상처 받았습니다.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어요.
작가는 그간 1년, 상처 많이 받았습니다.
그 글과 관련된 단어만 봐도 멈칫하고 보기 조차 싫었습니다.
어느새 너나시, 너와 나의 시간. 그 말은 아픈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담으로 공지에 일기쓰듯 올린 글이 있습니다. 쓰면서 감정 추스리기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돌려말해야 될지, 어떻게 말해야 진심이 전달될지. 그 글을 쓰는 도중 명상에 잠겼습니다.
저도 봅니다. 당연히 궁금하기 마련입니다.
제 글을 그 글 대체로 본다는 글도 봅니다. 만족시키는 소재가 아니여서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 원작이라도 보며 그 글 생각하신다니 저는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길을 잃었습니다.
그 분 글 텍파는 잘 보고 계신지요? 텍파라도 가지고 계신다니 다행입니다.
그 글 만큼 파급력을 가지고 오지 못 해 죄송합니다. 제 권리를 찾으려고 말했지만 그게 탄소들은 싫었나봅니다.
표절은, 불마크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번 말했습니다. 정말 답답해서 일을 저지르고 대가를 치뤘습니다.
지나가다 저를 모르시는 분이라도 이 글을 보시면 알고 가셨음 좋겠습니다.
제 글은 표절한게 아니라 표절을 당한 겁니다. 표절한 사람 죽이러 가겠다는 글을 보고 한동안 충격에 빠졌습니다.
보고 계실지 의문이지만,
표절.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기억에 오래 남으실 예정입니다.
제가 표절 논란을 제기한게 다른 분들 인상에 박혀 혹시나 제 글이 표절 논란 대상이 될까 아무 글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책을 읽는 것도 표절에 유의해서 읽었습니다. 글잡에 있는 재밌는 글을 읽고 싶어도 참았습니다.
독자님들을 정말 아끼고 존중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소중한 댓글 아끼고 보고 혼자 캡쳐를 해서 소장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처음 달린 그 댓글, 그 분은 어디론가 사라지셔서 제 마음, 저장 공간에서 지웠습니다.
암호닉 정리를 할 땐 작가는 힘들었습니다. 추억을 정리하려니 힘들었습니다. 힘들어서 부리는 투정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작가들은 다 힘들어! 그정도는 감당해야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네, 많이 힘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상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팠습니다. 바람만 스쳐도 아팠습니다. 병원에서 링겔을 맞아도 나아지는 게 없었습니다.
수면 부족, 영양 실조.
전에 겪었던 그것보다 떠날 생각만 하면
가슴 깊숙하게 아렸습니다.
그래서 견뎌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노력을 알아달라는 게 아니라, 독자님들을, 글을 많이 아낀다는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작가는 글 쓰는 걸 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독자님들과 다른 느낌으로 저는 글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가볍게 읽는 독자님들과는 다르게 전 문학에 코어한 편이니까요.
제 글을 봐주시고 저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을 글을 좋아하는 만큼 좋아합니다.
정말 작가는 댓글보고 글을 쓴다고,
점점 사라져가는 독자님들을 보고 있자니 저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계속 글을 써야되는 걸까.
응원하고 항상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이 있다는 걸 알아요. 항상 저를 좋아해주시는 만큼 저도 항상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실력이 얼마나 부족하면 있던 분도 제대로 못 챙길까.
없는 시간 탓도 해봤습니다. 없는 꾸준함도 탓해봤습니다. 글을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쉬는 시간이란 이상한 글로도 와보고 그랬어요.
계속 기웃거려봤어요.
마이 웨이가 신조였던 작가의 마음에 황량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저답지 않게 무뚝뚝한 사담을 올리고 정없는 글을 썼습니다.
혹여나 독자님들이 상처받으시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미 얼굴은 굳어갔습니다.
제일 먼저 거북뎐으로 조금씩 정리를 하려고 해요.
이렇게 아픔을 직설적으로 말해드린 적은 없습니다.
며칠 전 올렸던 글을 삭제한다는 공지. 그것보다 차원이 다르게 아픈 부분을 토해냈습니다.
돌아올거란 보장은 없지만
예고했던 금단의 왈츠 완결편을 (올리고 곧 삭제되겠지만),
마지막 인사로 준비하고 있었던 남준이 단편을 두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모자라면 금단의 왈츠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무리하지 않을거에요.
독자님들과 짧게 나마 추리 게임도 하고, 담소도 나누고
좋은 시간 보내서 기뻤습니다.
남은 글, 읽어주실 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작가와 함께 추리했던 때 기억하시면 혹시라도 블러로 글을 찾아주지 않을까
쉽게 떠나는 저를 이상하게 여겨서 숨은 마음을 찾아주지 않을까
그런 못된 바람에, 없는 색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글을 영영 삭제하진 못 할거에요. 제 손으로 어떻게 제 글을 삭제해요. 잠시만, 잠시라도 좀 공백이 필요해요.
독자님들과 나눴던 대화도 삭제하고 싶지 않아요. 마음같아선 다 품고 가고 싶습니다.
보고 싶어서, 쓰고 싶어서 주위를 맴돌거에요. 아마 전 그럴거라고 벌써부터 예상되네요.
작가는 시간이 필요해요.
감정 추스리고 다시 돌아올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생각하셨던 것보다 많이 빠른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엄청 긴 시간이 될 수도 있어요.
긴 시간이 될 지 모르겠지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미안합니다. 항상, 많이 아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