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그 불완전한 나이
24
"이제 방학이 방학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들 방학 잘 지내라."
네! 사내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끝으로 선생님은 교실을 나가셨다. 3학년들 수능도 끝났겠다 실질적으로 고3인 건 이제 우리인데 남자애들이라 그런지 그런 긴장감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고. 고3이 뭐 대수야? 그렇게 생각을 하며 가방을 얼른 싸고 김여주나 찾아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바로 집 가냐?"
"아니. 왜?"
"PC방이나 가자고."
"안돼. 나 김여주 만나러 가야 돼."
"하여튼… 김여주 만날 시간 반 만이라도 줄여서 나 좀 만나줘라!"
우리 이제 3학년 되면 잘 못 만날 거란 말이야, 나는 예체능 반으로 빠질 거니까. 실용음악을 준비하는 이석민은 이대로 나랑 헤어져도 괜찮냐며, 오늘만 자기랑 놀자고 팔짱을 껴대면서 되지도 않는 애교를 부려왔다. 새끼, 안 어울리게 어디서 애교야.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징그러운 이석민을 밀쳐내고는 나는 가방을 서둘러 멨다. 그런 나를 보더니 이석민은 입이 댓 발 나와가지고는 이젠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럼 나도 같이 놀래!"
"아, 니는 무슨 나 말고 친구 없냐?"
"그걸 지금 알았어?"
"뭐래. 친구도 많은 놈이. 나중에 놀아줄게, 오늘은 절대 안 돼."
"야. 너 혼자서만 김여주 꽁꽁 숨겨놓고 보지 말고, 소개 좀 해줘! 친구 놈이랑 제일 친하다는 애라는데, 그것도 여자애."
"지랄."
너한테는 절대 소개 안 해줄 거다. 그리고 여자 앞에서는 말도 못 꺼내는 놈이 여자는 더럽게 밝혀요, 무슨. 나는 진짜 가보겠다며 손을 휘휘 저었다. 뒤에서 야, 김민규!! 하고 소리를 지르는 이석민의 목소리가 들려오긴 했는데, 뭐… 나는 너보다 김여주가 우선이라. 우리 몬난이. 이제 고3이라고 우울해하고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김여주 반으로 가려고 하는데 방학식이라 그런지 평소보다도 더 떠들썩한 복도에 나는 귀를 틀어막았다. 학교가 끝났으면 얼른 집이나 가지, 왜 복도에서 다들 떠들고 있는 거야. 사람이 복작거리는 복도를 뚫으며 한 발자국씩 겨우 내딛고 있을 때였다.
"아!"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부딪힌 어깨에, 어깨를 매만지며 고개를 들었다. 아, 누구야.
"……."
"……."
얼굴을 마주한 순간,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우리는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시끄러운 복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침묵. 뭐라고 해야 되나, 방학 잘 보내라고 해야 되나?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얘기하는 것도 웃기고. 거의 반 년동안 아는 척이라곤 하지도 않았던 앤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너는 나를 그냥 지나쳐갔다.
"……하."
우리가 왜 이렇게 된 거냐, 원우야…. 다시 떠오르는 옛 생각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됐어, 빨리 김여주나 찾으러 가야지. 김여주 반 앞에 가서 어디 있나 막 둘러보는데, 역시나 벌써부터 착잡하기라도 한 건지 한숨을 푹푹 쉬고 있는 김여주가 보였다. 으이구,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교실을 나오려는 김여주의 어깨에 팔을 올리니, 나를 쳐다보는 표정이 아주 울상이다.
"뭐냐. 이 즐거운 방학식 날에 그 칙칙한 표정은?"
"야. 너는 즐겁냐? 이제 고3인데…?"
"고3이 뭐. 나이 하나 더 먹는 거 밖에 없는데. 그리고 이제 우리가 학교 짱이잖아."
장난스러운 내 말에도 너는 내 팔을 툭 쳐내곤 터덜터덜 걸어갈 뿐이었다. 뒤에서 그런 여주를 지켜보고 있는데 김여주는 몇 발자국 가지 않고 또 다시 에휴, 하며 한숨을 쉬어왔다. 어어? 상태가 진짜 안 좋네.
"아, 왜."
"우리 몬난이.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알면 좀 놔줄래. 집에 좀 가게."
"아, 무슨 방학식 날 집이야! 따라와. 오빠가 기분 풀어줄 테니까."
김여주의 손목을 잡고 이끌자 뒤에서 '오빠는 개뿔, 생일도 내가 더 빠르구만' 하며 구시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다 널 위한 나의 노력이라고. 그나저나 우리 몬난이 기분 풀어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먹을 걸 먹여야 하나. 그런데 이 정도의 우울함이면 먹는 것도 잘 안 먹히던데. 좀 색다른데 없나?
'PC방이나 가자고.'
아…. 갑자기 아까 이석민이 PC방에 가자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PC방이나 한번 데려가볼까. 그런데 얘는 게임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앤데. 괜찮으려나…. 곰곰이 생각을 하던 나는 이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뭐, 괜찮겠지. 안 괜찮아도 괜찮게 만들어야지, 암. 왠지 모를 자신감에 휘파람을 휘휘 불며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김여주가 내 손을 퍽- 소리가 나게 때렸다. 아! 왜 때려!!! 내 말에 김여주는 갑자기 내가 괘씸하단다.
"뭐가?"
"몰라도 돼."
뭐야, 나는 네 기분 풀어주려고 한 것 밖에 없는데. 얼얼한 손을 호호 불며 억울하다는 듯이 표정을 짓고 있는데 김여주는 제가 먼저 앞장을 서서 걷기 시작했다. 뭐가 괘씸한 거지. 내가 뭘 잘못했나…? 그나저나 쟤는 지금 어디 가는지도 모르면서 앞서 간다니?
"야! 같이 가!"
먼저 걸어가는 네 손목을 잡곤, 학교를 빠져나갔다.
*
"뭐야. 온다는 곳이… PC방이었어?"
김여주의 표정이 꽤 안 좋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음…이렇게까지 안 좋을 줄은 몰랐네. 김여주가 간다며 뒤로 돌아서길래 얼른 가방끈을 끌어당겼다. 애도 아니고 무슨 PC방이냔다. 게임 안 하는 사람들은 꼭 그렇게 생각을 하더라, PC방은 어린애들만 가는 곳이라고. 나는 일단 들어가 보라며, 후회하지 않을 거라며 그를 끌고 PC방에 들어갔다. 이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은 건지 김여주의 표정이 매우 언짢아 보였지만, 나는 모른 척하고 빨리 앉으라며 팔을 잡아당겼다.
"여기서 뭐하면 되는데."
"이거."
크레이지 아케이드 게임을 본 김여주의 얼굴은 가관이었다. 이게 언제 적 게임이냐며 멍- 한 표정으로 보고만 있길래 얼른 키기나 하라고 했다. 나름 네 눈높이에 맞춘 거라고. 롤이나 서든 같은 걸 틀면 기겁을 해서 집 간다고 할까봐. 회원가입을 해봤자 별로 쓸모가 없을 것 같아서 나는 내 아이디 하나를 빌려줬다. 옛날에 캐시로 여러 아이템을 질러 놓은 본캐는 내가 쓰고, 정말 허름하기 그지없는 부캐를 주니 김여주는 발끈했다.
"야! 나는 왜 이런 거 주고 너는 그렇게 좋은 거 쓰는데!"
"당연히 내가 좋은 거 써야 되는 거 아냐? 둘 다 내 아이딘데?"
"야, 근데 이건 너무… 차이가 나잖아."
"몰라, 몰라! 너 초대했으니까 빨리 수락이나 해."
어쩔 수 없어. 원래 게임의 세계는 냉정한 거라고. 부끄러운 건지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가리고 있는 김여주에 나는 얼른 걔 컴퓨터로 레디를 눌러놓고, 나도 레디를 눌렀다. 어, 곧 시작하겠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김여주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김여주. 우리 내기 할래? 둘 중에서 더 많이 진 사람이 PC방 돈 다 내기로."
"그럼 내가 지잖아!"
"그러니까 하자는 거지."
"…한 대 맞을래?"
"에이. 그래도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어때, 콜?"
말은 저렇게 했지만, 내가 설마 너한테 돈을 다 내라고 하겠냐. 네 기분 풀어주려고 데려온 건데. 약간의 사기 같은 걸 높여주기 위해서 저런 말을 한 거였는데 김여주는 아예 포기를 한 건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몇 번씩은 져줘야겠지, 그래야 김여주도 흥미가 좀 생기겠지. 게임 처음 하는 애들은 이거 하면 좀 좋아하던데, 김여주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게임 스타트! 하는 소리와 함께 게임이 시작되었다.
"아, 김민규 진짜 개 못해! 아이템은 대체 왜 샀냐?"
"야, 니가 비정상적으로 잘하는 거거든? 너 해본 적 없다며, 왜 이리 잘해!"
…정말 이건 예상하지도 못한 전개였다. 게임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던 김여주는 몇 번이고 나를 죽이고, 또 죽였다. 이게 뭐야, 게임 처음이라는 거 사실 거짓말 아냐? 아니, 아이템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애가 어떻게 캐시를 바른 나를 이렇게나 죽일 수가 있는 거냐고! 나는 연신 바늘만 쓰고 있는데 얘는 바늘 하나 쓰지도 않으면서 대체 왜, 어째서 이렇게 잘하는 거지… 몇 번 져주기는 개뿔. 제발 좀 져달라고 빌어야 할 판이다. 내 캐릭터가 아깝다며 쯧쯧대는 김여주를 보고 있자니 오기가 생겨 다시 하자고 말을 했다. 그런 나를 보며 김여주는 안타까운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돈은 니가 다 내야겠다. 어떡하냐…."
"아. 나 원래 진짜 잘한다니까? 오늘은 날이 아닌 거 같아."
"그래. 어련하시겠어요."
"얘가 날 못 믿네. 진짜라니까?"
"알았어. 됐고 빨리 시작이나 해."
게임을 계속 져서 분하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대기를 타고 있는 김여주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런 나를 보고 왜 웃냐길래 나는 큭큭 웃으면서 말했다.
"집에 간다고 하시던 분이 누구였더라. 너무 잘 노시길래."
"…그건!"
"됐어. 장난이야. 잘 노는 모습 보니까 보기 좋네."
근데 몬난아. 우리 지금 3시간 째인 건 알고 있니? 과도한 게임은 건강에 해롭단다. 이번 판만 하고 끝내는 거야. 알았지? 내 말에 김여주는 무안한건지 빨리 시작이나 하라며 목을 큼큼 다듬었다. 아, 진짜 귀여워 죽겠네.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막판을 하고 있는데, 이번 판에는 어떻게 좀 이기나 싶은 마음에 물풍선을 남발했더니 결국에는 내가 쏜 물풍선에 죽어버렸다. 에잇. 자리에서 일어나 돈을 계산하고 있는데 김여주가 욕 먹으니까 어디 가서 게임하자고 하지 말란다. 아오, 원래 내가 짰던 시나리오는 의기양양하게 게임을 이기고 나서 멋있게 돈까지 다 내는 그런 남자가 되는 거였는데 이건 뭐, 게임도 지고 의도치 않게 내기에서 진 꼴이 되가지고 돈도 다 내고. 진짜 가오 안 사네. 다시는 PC방 안 와야지. 나는 밥이나 먹으러 가자며 PC방을 나갔다. 뒤따라 응! 하고 대답을 하는 네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식점에서 대충 점심을 때우곤 바로 노래방으로 직행을 했다. 진짜 미친 듯이 서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부르고 나오니 목소리가 맛이 간건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뭐야, 왜 이래. 할아버지같이 쉰 목소리를 내는 내 모습에 너는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 웃어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웃음이 픽 나왔다. 웃는 모습 보니까 좋네.
겨울이라 그런지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새까맸다. 같이 있고는 싶지만, 더 깜깜해지기 전에 우리 몬난이 집에 들여보내야지. 말을 하지 않아도 너와 나는 자연스럽게 집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만큼 우리가 정말 많이 친하다는 거겠지. 나는 아직도 너랑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를 온 걸 하늘에 감사해하면서 살고 있다.
잘 놀았다며 좋아하던 김여주는 내 쉰 목소리에 깔깔 웃다가 서서히 웃음이 그쳐갈 때 즈음, 입을 꾸욱 다물었다. 잠시 생각에 빠진 것 같았다. 그런 너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너를 따라 걷는데, 잠깐의 침묵 후에 너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 라고.
아까 무슨 생각을 한 건지는 몰라도, 갑자기 낯 간지럽게 말을 하는 김여주에 뭐냐고 물으니 그냥 고맙단다. 네가 뭐가 고맙냐. 내가 더 고맙지. 내가 전학을 왔을 때 네가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렇게까지 친해지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일들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때 네가 먼저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혹은 내 장난에 지친 네가 정말로 나를 싫어하게 됐다면 지금 우리의 곁에는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서 있었겠지.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네가 없는 9년을 나는, 상상할 수가 없다.
어느새 도착한 김여주의 집에 너는 내게 잘 가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에 멈추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나는 오늘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너와 함께 놀고 같이 있을 시간이 많아진 만큼 친해진 건 좋긴 한데, 솔직하게 말하면 네가 나를 너무 편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가 친해진 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런데 있잖아, 그래도 아직은 이게 더 나은 것 같아. 일단은 너를 좋아하는 내 마음을 숨기고 네 옆에서, 오늘처럼 지내고 싶어. 혹시라도 알아챈 내 마음에 너와 내가 어색해질 바엔… 지금은 그냥 이렇게, 지내고 싶다.
이렇게나 소심한 나는 오늘도 마음을 숨긴 채 네 옆을 머물 뿐이었다.
*
집에 들어가서 씻고 머리를 수건으로 탈탈 털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민규야.] 딱 이렇게만 문자가 온 김여주에 나는 또 무슨 일인가 싶어 바로 답장을 보냈다.
[왜.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보고 싶어?]
혹시라도 내 장난을 받아 주지는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김여주는 뭔 소리냐며, 집에 들어오니까 오빠가 있었다고 답장을 했다. 헐. 나는 조금 심각함을 느끼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큰일 났네. 형님이 집에 계실 줄이야.
"아. 날 잘못 걸렸네. 오늘 형님이 계실 줄은…."
-나도 몰랐어. 진짜…. 그래도 오늘은 덜 혼나긴 했는데 폭풍 잔소리 듣고 왔어….
말을 하는 김여주의 목소리가 또다시 축축 처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업 시켜 놓은 기분인데…. 이럴 때 보면 형님이 참 야속한 것 같기도 하고. 물론 형님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김여주를 너무 옭아매곤 했다. 옆에서 보는 나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해외에서 일을 하시는 부모님 역할을 대신하는 거라 더 엄격한 것도 있겠지만 그런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우리 몬난이 힘들었겠다며, 괜찮다고 다독여주자 김여주는 빨리 스무 살이 되서 독립을 하고 싶다며 투덜댔다. 독립? 그럼 또 방법이 하나 있지.
"김여주. 내가 독립할 수 있는 방법 알려줄까?"
-뭔데?
"스무 살 되면 나한테 시집 와."
-미쳤냐?!
"왜. 이게 짱이지! 니가 형님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그래도 그건 진짜 아닌 거 같아.
"야. 솔직히 너 데리고 살 사람이 누가 있겠냐? 내가 같이 살아준다고 하면 감지 덕지 인거지.
-…너 진짜 죽을래?
"장난이야."
사실 장난 아닌데. 여기서 더 진지해지면 분위기가 이상해질 거 같아 나는 그저 큭큭 웃으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진짜 너 데리고 살 사람은 나 밖에 없지 않나. 우리 몬난이를 누구한테 넘겨줘, 남자는 나 말고 다 늑대라고. …물론 형님도 빼고.
벌써부터 형님이 폭풍 잔소리를 했다는 걸 보니 이제 김여주 데리고 공부하러 다녀야겠네. 내일부터 독서실에 다니자고, 아홉시에 만나자고 하니 김여주가 아홉시?! 하며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몬난이한테 불가능할 거라는 거 잘 안다. 잠이 원체 많은 아이라서.
"근데 넌 나올 수 밖에 없을 걸?"
-왜?
"형님이 너 가만히 냅두겠어? 공부하라고 닦달하실 텐데."
내 말에 김여주는 아… 하더니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자신이 없는지 끝을 흐리며 말하는 김여주에 으이구 하며 내일 아홉시에 너희 집으로 간다 하고,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앞으로 1년 동안은 이런 생활이 반복되겠지. 너는 분명 힘들다고 찡찡댈 거고 그러면 나는 옆에서 다독여 줄 거고. 그렇게 1년을 지내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있겠지…. 아, 그런데 아까 시집오라는 얘기 진짜 장난 아니었는데. 스무 살 되고 나서 김여주랑 결혼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그전에 나는 군대도 갔다 와야 되고, 현실적으로 준비할 게 많네. 우리 몬난이 먹여살리려면 번듯한 직장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할 테고…. 그러려면 공부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다시금 차오르는 의욕에 아까 털던 머리를 마저 털고는,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꺼내 들었다.
이렇게 내 모든 게 너로 가득 찰 만큼
내 미래는 너야, 여주야.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왜 옛날처럼 작가의 말 이게 안 되는 걸까요...ㅠㅠㅠㅠㅠ
그래서 이렇게 다시 쓰고 있네요 너무 슬프네요.. 허허...
본격적인 3월이 시작되기 전에 독자님들께 선물을 드리고자
이렇게 24편을 들고 왔어요ㅎ
민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무슨 떡밥이 풀리지 않을까?! 하고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해주셨을 거 같은데요
이야기 전개는 여주의 시점과 같이 진행이 될 겁니다.
여주의 시점에서 여주는 알지 못 했던, 그런 부분들이
민규의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더해질 거예요
전개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는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민규 시점에서 글을 봐주실 때는 여주 시점 글이랑 대조해서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여주는 어떻게 생각을 했나, 민규는 어떻게 생각을 했나 하면서 말이죠ㅎㅎ
오늘 편은 1, 2편이랑 같이 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ㅎㅎㅎㅎ
[소원님/ 일공공사님/ 스포시님/ 원우야님/ 날씨좋은날님/ 원인님/ 콜라날다님/ 가위바위보님/
류아님/ 듀퐁님/ 기네스님/ 밍구님/ 개미와베짱이님/ 최허그님/ 여남님/ 아봉님/ 호시기두마리치킨님/
쭈꾸미님/ 하마님/ 원우야밥먹자님/ 자몽몽몽몽몽몽몽님/ 또렝님/ 예고생님/ 징징징님/ 으헤헿님/
너누리님/ 소년민규님/ 꽃소녀님/ 명호엔젤님/ 천상소님/ 연정님/ 팅커벨님/ 몽글몽글님/ 선뉴님/
천사가정한날님/ 삐뿌삐뿌님/ 2세계획님/ Savag님/럽쎄님]
생각지도 못하게 정말 많은 분들이 암호닉을 신청해주셔서 너무 놀랐습니다...! 8ㅅ8
암호닉 아니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독자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