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나무를 찾아보니 주위에 과일나무처럼 보이는 나무들은 아예 없었다.
그저 높게 솟은 나무들 뿐이였다. 더군다나 그런 나무들 때문에
길을 잃기도 충분해 보였다.
아니, 난 지금 길을 잃었다. 과일나무들이 안 보여 포기하고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갈려했을까
뒤돌아보니 오두막은 커녕 높은 나무들 뿐이였다.
희미하게라도 보였으면 하는 마음도 포기하란듯
오두막은 아무리 찾아 보아도보이지 않았다.
그저 당황만 하고 있다. 이 산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또다시 마을로 나가 도둑질을 해야하는건가.
하지만 도둑질로만 하루하루를 살아 갈 수는 없었다.
이미 마을에 나가면 사람들은 나의 존재를 인지하고선 모두 피하기 바빴다.
가게 주인들은 저에게 비난과 쓰레기들은 던졌고 마을 사람들은 저를 흘겨보기에 바빴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비난들은 이제 익숙해졌다.
마을 사람들과 마을 이장님이 말했다. 제발 여기서 떠나달라고.
그럴때마다 나는 말했다.
' 날 도와주세요. '
이 마을에서 태어나 내 어린시절을 여기서 지냈다. 그때도 혼자였지만 말이다.
즉, 난 부모님한테서 버림을 받았다. 이 마을의 지키는 마녀가 있었다. 뭐, 나만 마녀라고 부르지만.
그 마녀가 내가 태어나기 직전에 부모님에게 얘기를 했다.
' 저주 받은 아이입니다. '
단지 그 한마디로 난 버림을 받았다. 이미 그 마녀는 사람들의 신뢰와 믿음을 받았고
사람들이 나를 향해 비난을하고 쓰레기를 던져도 부모님은 저 멀리서 날 못 본채 지나치셨다.
그럴때마다 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 날 도와달라고.
하지만, 그럴때마다 이 마을은 나에게 비난과 무관심을 보내왔다.
마을에 나가기를 포기하고 그저 주저앉아 울고만 있었다.
왜 나한테만 도대체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하냐고.
내가 뭔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 외로워야 하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혼자 외쳐도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았다.
나혼자 였으니 당연한거지만 말이다.
" 네 존재가 저주받았다고 마을 사람들은 알고 있으니깐. "
급히 고개를 들었다. 분명 사람 목소리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무도 보이지 않았다. 안개때문에 시야가 흐려졌다.
' ...안개? '
제 주위를 다시 돌아보았다. 분명하다 이건 안개다.
바로 옆과 앞, 뒤에만 나무들이 보이고 다른 곳의 나무들은 안개 때문에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온통 머리 속의 생각은 어떡하지였다. 분명 전설이 내려오는 숲 속에만 안개가 낀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 아까까지는 안개는 커녕 햇빛들이 보였는데 지금은 햇빛은 보이지 않고 안개들만 내 시야에 가득했다.
" 도망쳐. 이 곳에서. 이 마을에서 "
또다시 들린 목소리 분명 이 근처인데 발걸음이 떨어질 생각인 안 든다.
시야가 가려져 도대체 제 앞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리를 이동한다는게 더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어서이다.
어린 날의 제 모습이 기억 속에서 스쳐 지나간다.
난 혼란 속으로 빠져간다.
' 니 같은걸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 제발 여기서 꺼져!!! '
' 어머, 쟤 봐요 쟤가 그 저주 받은 아이라면서? '
' 악마야!! 우리 마을에서 꺼져!! '
' 제발 다른 곳으로 떠나주거라, 여기 있으면 너도 우리 마을도 다 힘들어진단다 '
" 하지마!!!! ...제발 ... 하지말라고... 내가 뭔 죄를 지었길래... 흐으...."
자리에 주저앉자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었다.
그 순간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있었다.
흠칫 놀라 눈엔 눈물범벅인 채로 제 머리를 쓰다듬는 사람을 올려다 보았다.
" 울릴려고 한 말은 아닌데. "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남자에 순간 눈물이 멈추고 누구지 생각이 가득히 차기 시작했다.
슬쩍 머리를 치우고선 무서움이 먼저 앞서 그 남자를 두고선 조금씩 뒤로 걸어갔다.
그런 제 모습을 눈치챘는지 한쪽 눈썹이 슬쩍 올라가고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러면서 한 발짝씩 저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마디 한마디 내뱉으면서 말이다.
" 너가 "
한 발
" 먼저 "
두 발
" 우리 숲에 "
세 발
" 들어왔잖아 "
네 발
네 발만에 다가온 남자의 모습에 그저 떨면서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숲...?
그 단어에 급히 숲을 둘러 보았다. 사라져있는 안개. 그리고 앞에 서 있는 남자.
분명 아까까지 있었던 안개와 내가 울면서 고개를 드니 사라진 안개와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남자.
안개 속에서 들린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자.
' 그 구역은 예날 우리 선조들과 전설로만 내려오는 그들이 싸운 장소거든.
그리고 그 장소는 이미 그들의 장소라서 너에게 해코지를 할 수도 있어. 근데 뭐, 하도 오래전 이야기라서
그들이 살아있을 확률은 없지. 혹시 알아... 그들이 괴물일지. '
' 그 구역에 가면 안개가 하나도 없데 그래서 안개가 옅어지거나 안개가 없어지면 그들의 저택에 가깝거나 이미 와 있다는거야'
어렸을 때 몰래 훔쳐들은 마을의 전설이야기가 있었다.
그 산 속에서만 지내는. 그들의 터.
내가 그 산 속에 그 터에 들어와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그 전설로만 내려오는 그들 중 한 명이 서 있다.
존재를 몰랐을때의 두려움과 무서움보다 그 존재를 알고나서의 두려움과 무서움이 더욱 컸다.
" 이제서야 무섭나?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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