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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썬/용별] Say Something

 

 

 

w. 보슬비

 

 


03

 

 


*

 

 


  눈을 뜬 곳은 낯선 곳이었다. 처음 보는 공간보다 더 내게 낯설음을 선물한건 나 자신이었다. 나신의 몸, 붉은 자욱, 아픈 허리와 그 허리를 감싼 낯선이의 팔. 술을 진탕 마신것 까진 기억나는데 어느 순간, 아직 잠들어있는 이 여자가 묘한 비웃음을 짓던 그 때부터 내 기억은 잘린듯 끊겨 있었다. 여자는 내 뒤척임에 일어났다. 곧장 내 팔을 끌고, 자신의 밑으로 나를 두었다. 가둬진 기분이 들었다. 없는 쇠사슬이 칭칭 내 몸을 옭아매는 느낌이 들었다.

 

"울지마. 살아남고 싶으면."

 


  일주일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던 일은 점차 늘어나 하루에도 몇번이 되고,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마찰이 생기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불이 난 전화를 번갈아 가며 받는 홍마담을, 담배를 꽤나 기분나쁘게 물고 내려다 보고 있으면 상황이 정리되고, 그 날 하루 내 목줄을 쥐게될 승자가 찾아왔다. 내가 그 주인의 위가 될때도, 아래가 될때도 있었지만, 아래일때가 더 많았고, 그때가 더 수입이 짭짤했다. 스트레스를 성적 가학심으로서 내게 풀어대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배우자가 있거나, 내연남이 있는 한 마디로 막장인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더, 더!! 울어! 울란말이야!!!"

 


  나 스스로 미친년이라 정의했던 여자가 있었다. 윤사모님, 윤여사라고 부르곤 했는데, 내 주 고객이자 가장 지독한 새디스트. 그녀는 내가 만난 고객들 중 가장 부자였고, 가진 돈 만큼 욕망에 찬 사람이었다. 나는 윤사모를 피할 수 있는 만큼 피했었고, 홍마담 또한 제 충견이어야 할 제가 상처나고, 약에 취해 손님을 받지 못 할 지경에 이르자 스스로 제어에 나섰다.

 


"날....사줘요..."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했던 여자에게 스스로 찾아가 구걸을 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 언닌 아팠다. 나아질 기미는 없었고, 당장 수술이 필요했다. 나는 다시 최사장을 찾아갔고, 돈을 빌렸다. 갚아야 했고, 능력은 없었다. 다급했고, 언니를 두고 앞 뒤 잴 여유는 없었다. 윤사모는 그런 내 앞에서 여유롭게 한 모금의 담배연기를 내 뱉었다. 그 느릿한 모습이 심장을 파고들고, 남아있던 일말의 자존심 마저 갉아내리는 듯 했다. 비밀. 윤사모와 나만의 비밀로 엮인 관계가 시작되고, 언니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

 

 

 

 

  오랜만에 찾아간 홍마담의 얼굴엔 보기좋은 인상이 퍽 깊에 나있었다. 그 옆엔 당연하게도 최사장이 대낮부터 술을 들이켰다. 아직 영업전이기에 조용한 '레드립'이 소음처럼 다가왔다. 걸어가 테이블 끄트머리에 두둑한 돈 다발을 내려놓았다. 홍마담의 인상은 더 깊어졌고, 최사장은 그제야 내게 관심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즘 가게에도 뜸하게 나오는데, 어디서 이런 큰 돈을 따박따박 받아올까?"

 

"신경 꺼. 돈만 받으면 장땡이잖아."

 

 


  최사장은 그저 묵묵히 다발 안의 돈을 눈대중으로 세었다. 밀렸던 이자와 원금-아주 조금이지만-을 확인하고 입꼬리를 올린다. 손바닥이 금새 삐져나온 식은땀으로 축축히 젖는다. 나와 윤사모 간의 계약을 들켜서는 안돼지만, 이미 최사장은 많은걸 알고있다는 듯 피식 웃음을 지었다. 최사장은 제 품에 돈을 감추었다. 홍마담의 재롱에도 최사장은 결코 돈다발을 보여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안쪽 주머니에서 나온 담배만 입술에 아슬하게 걸치고, 나를 바라본다.

 

 


"우리 계약이 언제까지더라?"

 


"....10월 15일."

 


"후-. 그래. 이렇게 착실히 살면 금방 갚을거야, 그치?"

 

 

 

 

 

 

 

  병원 앞에 다다르자 나는 한시가 급하다는 듯 빠른 손놀림으로 담배를 꺼내 물었다. 후아. 폐로 가득 들어오는 매캐한 맛이 오히려 산소보다 내 숨통을 조금 놓아주는 듯 했다. 병원이라 그런지, 주변엔 환자복을 입은 환자들과, 그들의 보호자가 많았다. 하나같이 나를 째려보는 눈빛. 다른때 같았으면 금방 꺼버리고 말았을 담배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기억도 나지 않는 스쳐간 손님들 중 한명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담배지만, 이젠 없어서는 안될 유일한 피난처가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피난처. 언니가 되었어야할 피난처는 안타깝게도 담배라는 녀석에게 넘어갔다. 언니가 버거워서라기 보다는, 내가 지쳐서, 내가 차마 당당히 언니를 마주 할 뻔뻔함을 기르지 못해서 라는 이유가 컸다. 언니 앞에서는 언제나 깨끗한 척, 다정한 척을 해왔지만, 언니가 알던 문별이는 아마 최사장을 만나게 된 그 어느날 부터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갔다 왔어?"

 


"어디겠어?"

 


"....회사가 좋아 내가 좋아?"

 

 

"당연히...."

 

 

"헐, 고민했어.. 상처."

 

 


  담배냄새를 지우고 나서야 병실문을 열었다. 컨디션이 좋아보이는 언니가 창밖을 보고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창으로 들어온 지는 해의 조명이 언니를 조금은 부드럽게, 다행히 포근하게 감싼다. 살풋 웃는 표정에 장난기가 가득해서, 나 역시 장난을 걸어본다. 상처받았다는 투로 말하는 언니의 표정엔 일말의 상처는 없이 그저 나를 향한 온전한 믿음만이 가득하다. 어쩌면 왜곡된 믿음. 창가에 걸터앉아있던 언니의 얇은 손목을 잡아 끌어 침대에 앉힌다. 그런 언니 앞에 허리를 살짝 숙여 눈높이를 맞추자 예의 거북이를 닮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 목에 팔을 두른다.

 

 


"별이야."

 


"응."

 


"미안하고, 미안한 만큼 좋아해."

 


"...좋아만 해?"

 


"아니, 많이많이 사랑해."

 

 

  노을이 이제 주황빛에서 빨간색으로 달아오른다. 그 완벽히 붉은 노을을 조명삼아 짧게, 다시 길게 입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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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글 너무 내 취향이야...♡ 싸라해 ♡
8년 전
독자2
와 다음거 언제나와여... 싸라해
8년 전
보슬비
블로그에 완결 있어엽
8년 전
독자3
블로그는 어떻게가는거죠
8년 전
보슬비
어...출처에 주소 눌러봐요(저도 잘 모름
8년 전
독자4
크으 감사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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