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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지훈] 너라서 그래 | 인스티즈






"이지훈!" 


"넌 좀 빨리빨리 다녀라. 오늘은 또 뭐 한다고 이렇게 늦게 와"


"아니, 친구라는 것들이 마쳤으면 날 깨워줘야지. 그냥~ 좋다고 나갔다니까?"


"그래서 너는, 잘~ 주무시다가 이제 일어나서 온 거야?"


"그렇지. 역시 똑똑한 것. 누구 친군지 걔가 참 잘 키웠네"


"니가 나 키웠냐? 그 반대면 몰라. 헛소리 그만 하고 가자"




나의 싸랑스런 칭구 (꼬맹이) 이지훈. 이지훈은 절대 안 믿어주지만, 낯을 많이 가리는 내가 더 낯 가리는 이지훈과 친구가 된 건 어찌보면 참 신기하고 나조차 미스테리한 사건이다. 그냥, 뭐랄까. 쟤랑 친구가 하고 싶어서 내 속 아~주 깊은 곳에 숨어있던 오지랖이 발동해서 먼저 다가가서 치대고 인사하다보니 어느새 가끔은 동성친구보다 편한 이성친구 사이가 되었다. 


마침, 집도 5분 거리라 등(교는 내가 아침잠이 많아서 같이 못 하고)하교를 같이 하고 있다. 대부분 지금처럼, 아니 나도 나름 서두른다고 하는 건데 항상 2,3분씩 늦는다. 오늘은.. 자다 일어나느라 무려 6분을 기다리시게 만들었고.




"아, 진짜 내가 아찔한 재정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죄의 의미로 뚱바 쏜다. 콜?"


"당연히 콜이지. 무르기 없다?"


"이 누나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거 봤어? 어여 가자~"




이번 일주일 내내 빨리 나온 적이 없어서.. 특히나 오늘은 거의 배로 늦었기 때문에, 이지훈 빡침 게이지가 상승해서 날 버리고 가 버리기 전에 그 화를 식히고자 내 피같은 돈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학교에서 집까지 은근 거리가 있어서 혼자 가면 심심하고 살짝 무섭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희생이랄까.




"너도 먹게?"


"당연하지. 내가 내 돈 쓴다는데 왜 니가 관리질이얏! 빨리 골라"


"참.. 너도 먹는 거에 비하면 살 안 찌는 편이다. 대단해"


"그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진짜 먹는대로 쪘으면.. 어우, 야. 안 되지 안 돼"


"안다니 다행이다. 이건, 맛있게 먹을게"


"혹시 설마 막 니가 '됐어' 하면서 내 꺼랑 니 꺼랑 결제를 딱~"


"해 주는 그런 일은 없지. 시끄럽고 빨리 계산해"




그럼 그렇지. 딱~ 소리에 맞춰 카드 대신 주먹을 꺼내 내 머리에 살짝 꿀밤을 먹이고선 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을 느끼며 돈을 꺼냈다.  살짝 손이 떨렸지만 둘 다 못 본 것 같아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고 애증의 뚱바를 지훈이에게 건네줬다.


언제 또 빨대는 챙긴건지 - 와중에 내 것도 챙겨줬다고 난 좋아했다. 참.. 난 어쩜 이렇게 속이 없을까 - 바나나 우유를 열심히 빨아 먹고 있는 지훈이를 가만 바라보다 타이밍을 노려 한 입 뺏어 먹었다.




"아, 좀! 니 꺼 있으면서 왜 남의 걸 탐내고 그러냐? 너 진짜 그러다 돼지 된다"


"뭐! 내가 산 거 잖아! 먹을수도 있지! 그럼 너도 내 꺼 먹어라~ 자!"


"안 그래도 먹을거였거든? 니가 안 줬으면 내가 뺏어 먹었을거야"


"알고 있거든! 지도 욕심 많으면서 맨날 나한테만 뭐라 그래. 나쁜 이지훈"


"야, 솔직히 니가 누구보고 나쁘단 소리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내가 너처럼 나쁜,읍. 야!"


"뭐! 먹고 싶대서 친절히 입에 물려줬구만. 이런 착한 친구가 또 어딨냐? 고마운 줄 알아"




내가 내 소중한 당을, 내 초코를 너에게 양보했는데 왜 반응이 그따구인 것이야! 어! 더 단 걸 먹어서 그런가 바나나우유가 밍밍하게 느껴져 한 입만 마시고 바로 돌려줬다. 내 초코우유를 돌려 받아서 마시는데 아, 이거지. 이, 온 몸 구석구석까지 당으로 물드는 이 느낌!




"와.. 진짜 달아. 야, 너 그러다 고혈압, 당뇨 이런 거 생기는 수가 있어. 작작 마셔"


"넌 무슨 말을 그렇게 살벌하게 하냐? 이 세상에 초코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걱정되서 그러지. 네 걱정 해 주는 사람 너네 가족 말곤 나뿐이잖아. 고마운 줄 알아"


"넌 무슨 나한테 한 마디를 안 지냐? 이지훈 과묵하고 시크하다는 인간들은 이걸 봐야 돼"


"시끄러. 너 이렇게 답 없는 거 안 알린 걸 고맙게 생각해야지. 이게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고 하네"


"내가 뭐! 뭐가 답이 없어! 얼마나.. 어, 밝고 긍정적이고 해맑고 발랄하고..."


"다 똑같은 말인 거 너도 알지?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냐? 자랑할 성격이라도 있어서. 축하한다"


"넌 뭐 있냐? 키도 작고 얼굴도 못~생기고!"


"..너 이리 와. 싸우자. 솔직히 내가 너보다 낫지. 나 능력자인 거 몰라? 너 빼곤 다 알던데"


"이게 없던 자뻑까지 생겼네.. 어쩜 좋니. 지훈아, 진심으로 난 걱정된다"




그래도 애는 참 착했는데 어디서 뭘 배운건지 자뻑까지 생기다니...(절레절레) 항상, 늘 그렇듯이 투닥거리며(라고 쓰고 싸움이라 읽는다) 서로 디스를 하다 보니 집 앞에 도착했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 별로 없는 아이지만 한 가지 고마운 게 있다면 사실, 지훈이 집에 먼저 도착하는데 항상 날 바래다주고 지훈이는 왔던 길을 돌아서 집으로 간다. 길이 어두워서 잘못 보고 너 데려갈 수 있다고 장난스레 얘기하지만 나는 니 맘 다 안다. 기특한 자식(하트)




"지후나~"


"꺼져, 징그러. 그리고 눈은 좀 뜨고 다녀라. 사람 치겠다"


"나 어제 숙제한다고 5시간 밖에 못 잤어ㅠㅠ"


"잘~한다. 그러게 미리미리 좀 해 놓으라니까 말은 더럽게 안 듣지"




뭐든 닥쳐야 내 한 몸 불사지르면서 해 내는 스타일이라 어제도 미루고 미뤄둔 숙제를 한다고 새벽 2시 넘어서 잠이 들었더니 도무지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 수업을 무슨 정신으로 들었는지, 내가 듣긴 했는지도 모를만큼 멍한 상태에서 복도에서 마주친 이지훈한테 하소연이라도 할랬더니, 단호박인 것. 니가 그래서 여자친구가 없는거야!!! 근데 난 왜 없냐!




"너 아까 보니까 눈도 못 뜨고 다니던데 잘 살았냐?"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니가 누군데? 김칠봉이지. 그냥 너 한 시간 다 버리고 잔 거 아냐?"


"오~ 이지훈~ 똑똑한데? 내 기억엔 내가 중국어랑 야자시간 살짝 버렸어"


"ㅉㅉㅉ 넌 진짜 어떡하려고 그러냐? 대단하다 대단해"


"니가 날 동경하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야"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같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생각 났다는 듯 물어보는 말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해 주고 '다 알고 있어' 하는 표정으로 상큼하게 머리도 한 번 날려줬더니 지훈이는 못 볼 걸 봤다는 듯 먼저 지나쳐 가 버렸다. 어이, 앞에 가는 친구? 같이 가지 않으련? 다리도 짧은 것 같은데 속도가 빠른건지 어느새 저만치 가 있는 아이를 뛰어가 따라잡고는 무방비 상태의 팔에 팔짱을 껴 포박(?)을 했다.




"솔직히 이건 내가 잘못했다. 인정할게"


"양심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진성 노답은 아니라 정말 다행이야"


"그럼 그럼. 아무리 들어도 욕 같지만 자제할게. 난 너무 피곤하니까"


"하, 진짜 넌... 잠귀신 같은 게 붙었냐? 그게 아니고선 그렇게 자고 또 잠이 온다고?"


"그럼! 원래 잠도 자다보면 느는거야"


"좋~겠다. 잠 말고 다른 게 늘면 얼마나 좋아"


"그러니까. 얼마나 좋겠어. 우리 엄빠, 나. 다 행복할텐데 그게 안 된다~"


"네 노력 부족이라고는 생각 안 해 봤냐?"


"해 봤지. 아는 데 안 되는 게 얼마나 슬픈건지, 친구야 너는 아니?"




처음으로 이지훈이 진심을 가득 담아 '내가 저런 거랑 친구 왜 했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팔짱도 단호하게 빼고, 애절한 내 목소리도 무시하고! 여기서 따라잡지 않으면 얼마 안 남은 제 집으로 쏙 들어가버릴까봐 얼른 쫓아가 지훈이 팔을 거의 온몸으로 꼭 안았다.


근데 뭐 안 되는 걸 어떡해. 나는 노력하고 싶은데 내 몸이 그걸 거부하고 그렇게 나는 이지훈과 우리 가족들에게 거부 당하고...






오늘은 진짜 내가 큰맘 먹고 일찍 일어났다. 내가! 이지훈이랑 같이 등교를 해 보이겠어! 아침이랑 띵띵 부었을 그 몬나니를 보며 실컷 놀려주겠다고!는 일단 내가 놀림 안 당하면 다행일 정도로 내 상태가 말이 아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못생겼는지..




"딸, 오늘 무슨 일 있어?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너 뭐 사고 친거야?"


"엄마는 무슨, 그냥 오늘은 등교 일찍 해 보고 싶어서"


"니가 정신을 차린 것 같지는 않고. 내기했어? 아님 진짜 사고치고 벌청소 뭐 이런 거 해?"


"아, 진짜 아니라니까! 그냥 순수한 내 의지로 일찍 등교하는거야. 아! 혹시 눈 못 뜨고 갈까봐 걱정하지마. 가는 길에 이지훈 잡아서 갈꺼니까"


"지훈이는 매일 이 시간에 등교하는거야? 어쩜. 너도 걔 조금만 닮았으면 참 좋았을걸.."


"엄마! 내가 장담하는데 걔보다 내가 훨씬 나아. 바꾸는 순간 후회한다. 나 갔다 올게~ 빠이~"




혹시나 놓칠까 싶어 나름 최선의 속도로 지훈이네 근처에 도착해 주위를 살피고 있는데 한 5m 앞 쯤에 익숙한 뒤통수가 감지되었다. 오호라, 내가 너 오늘 놀래켜준다. 내가 이거 하나 하겠다고 무려 20분을 덜 잤다고! 숨소리, 발소리 다 죽여가며 조심조심 기회를 노리며 다가가다 이제 손을 뻗으면!




"왁!!!"


"꺄아아아앙"


"으이구~ 뭐 하냐"


"너 뭐야! 진짜 깜짝 놀랬잖아!"




실패... 왜 이지훈이 나를 놀래키는 건지 누가 설명 좀. 덕분에 뒤로 넘어갈 뻔 한 걸 겨우 버텨내고 째려보면 '니가 잘못해놓고 나한테 성질이야' 하며 새침하게 제 갈 길을 간다. 저거 저거 진짜... 이럴거면 내 20분 돌려내!! 아침잠 20분이 얼마나 어마무시한건데!!




"야, 근데 너 어떻게 알았어?"


"니 발소리 줄이면 뭐하냐, 맨날 가방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들이 존재감 표출하거든?"


"아~ 아닌데. 나 걸을 때 아무 소리 안 들리던데"


"내 귀가 원래 좀 예민하잖냐. 사소한 소리도 잡아내는거지."


"아무튼~ 넌 애가 왜 이렇게 재미가 없어? 좀 놀라고 그래야지"


"대신 니가 재밌잖아. 아주 반응이~ㅋㅋㅋㅋㅋ 그리고, 니 샴푸 냄새랑 로션 냄새를 내가 몰라? 사방에서 김칠봉, 김칠봉 하는데"




누가 예민보스 이지훈 아니랄까봐 청각 후각, 감각이란 감각은 다 발달했어요, 아주 그냥. 그나저나 역시 사람은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고 도무지 눈이 오롯이 떠지지가 않는다. 세상이 반쯤, 살짝 흐릿하게 보인달까. 그냥 빨리 학교 가서 자고 싶다ㅠㅠㅠㅠ




"이거 봐. 조만간 감기겠다. 그러게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고 있어. 사서 고생한다, 진짜"


"그러니까. 내가 미쳤지.. 와, 넌 도대체 이 시간에 어떻게 일어나냐?"


"이게 바로 습관의 중요성이란다. 진짜 보는 내가 안쓰럽다. 편의점에 가서 커피라도 하나 사 먹든가"


"진짜 그래야겠다. 그거 말곤 방법이 없어. 혹시 이 불쌍한 친구를 위해"


"기부할 생각은 없지. 불우이웃도 아닌 게 계속 기부를 바라네."


"됐다, 됐어! 내 돈으로 사 먹을거야! 안 그래도 엄마가 너 안 될 것 같다고 시원한 거 사 마시라고 천원 줬거든?"


"역시 어머님 센스. 선견지명이 있으셨던거지. 그럼 어여 갔다 와"




내가 이 편의점에서 그것도 이 아침에, 밥도 아니고 커피를 사다니.. 이건 김칠봉 역사상 없을 일이다. 앞으로 내가 무슨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이 시간에 일어나서 등교하면 김칠봉이 아니다. 그건 귀신에 빙의됐거나 그냥 내가 아닌거야




"와~ 그 와중에 비싼 거 사 먹냐? 그냥 캔커피 이런 거 마시면 되지"


"난 입이 고급이라 그런 거 못 마셔. 이거 봐, 얼마나 좋냐. 음료수를 사면 빨대도 같이 주잖아"


"좋~겠다. 공짜로도 주는 빨대 돈 주고 사서. 빨리 와. 꾸물대다 늦겠다. 일찍 일어난 보람 없이 지각하면 얼마나 서럽겠냐"


"그럼! 당연하지. 이 비서, 어서 안내하도록 해. 그리고 이건, 팁"


"뭔데? 어, 이거 내 꺼야?"


"보면 몰라? 난 마음에 안 들지만 엄마가 너 고생한다고 네 몫까지 돈 줬거든"


"얼굴도 한 번 뵌 적 없는데 감사하네. 야, 근데 이거 모카.. 네 취향 아니냐?"


"당연하지! 아니, 모카도 먹고 싶고, 카페라테도 먹고 싶은거야. 그래서! 2개 다 샀지"


"그럼 이게 어떻게 내 꺼야. 둘 다 그냥 니꺼지. 야, 커피는 믹스커피라고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니 취향 존중 같은 건 없어! 그리고 믹스커피가 뭐냐! 좀 수준을 높여 봐"




어후~ 정말. 믹스커피라닛! 카페만 가도 커피 종류가 얼마나 많은데! 카페라떼, 카푸치노, 마끼아또, 모카, 더치 얼마나 많아! 솔직히 에스프레소랑 아메리카노는 커피 아니지. 사약이지.. 그걸 왜 돈 주고 사 먹는지 난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다. 생긴 거나 맛이나 딱 사약이구만 그걸 왜 굳이 입천장 데여가며 마시는거지? 세상은 넓고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어! 이지훈!"


"어"


"옆에 친구도 있네. 안녕?"


"그...칠봉이! 맞지?"


"어, 안녕.."


"와, 너 지금 수줍은 척 하냐? 소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도 낯을 가린단다, 이 웬수야"




자기 꺼 사 주라고 준 돈인데 왜 니 맘대로 사냐고 따지는 지훈이에게 '꼬우면 니가 따라왔어야지' 하는 (내 생각에도) 뻔뻔한 대답을 해 주며 니 꺼는 내 꺼, 내꺼는 당연히 내 꺼를 몸소 실천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며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지훈이 친구들이 튀어나왔다.


아..나 낯 가리는데. 이제부터 말 한 마디 못 하고 가게 생겼네. 이지훈 이게 제 성격에 친구 소개 이런 거 시켜줄 것 같지도 않고... 난 무조건 너만 보고 간다.




"평소에는 안 보이던데, 오늘 무슨 일 있어?"


"ㅇ,응? 아, 아니. 그냥 일찍 나오고 싶어서"


"그럴 수 있지. 가끔 나도 그럴 때 있거든. 물론, 교실에서 자지만"


"그럴거면 왜 나오냐. 어차피 잘 거, 그냥 집에서 조금이라도 편히 자다 오지"


"그치? 내 생각도 그래ㅎㅎ 그래서 그 이후론 안 그러잖아"


"진짜 너처럼 답 없는 애는 처음 본다.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되냐 어떻게"




다행히 나한테는 별 관심이 없고 자기들끼리 잘 노는 것 같아서 약간 따로 또 같이를 실천하며 커피나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잘 먹고 있는 지훈이 모카를 뺏어서 마시는데 그 순간 갑자기, 나는 신경도 안 쓰는 줄 알았던 애들이 진짜 못 볼 걸 봤다는 표정을 한 채 날 보고 있었다




"ㅁ,및..친. 야, 방금 봤냐?"


"그러니까. 너랑 나랑 같이 본 거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잖아"


"대박.. 야, 저,저건 보이냐?"


"뭐가. 헐.. 야, 이지훈"


"왜. 뭐? 그 얼굴들 좀 치워줄래? 되게 마음에 안 들거든?"


"왜? 무슨 일인데? 아무 것도 없는데?"




혹시 주변에 아주 예쁜 언니가 지나간다거나, 내가 이상한 걸 밟았다거나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났나 싶어 주위를 둘러봐도 그저 같이 등교하는 학생들만 있을 뿐, 별 특별한 건 없어보였다. 뭐지, 니네 초면에 그런 표정은 좀 부담스러운데...




"어? 아, 아니야. 너 지금 마시고 있는 그거.. 아까 이지훈이 마시던 거 아니야?"


"이거? 응. 내가 지훈이 사 준거야. 마실래?"


"아니. 나, 나는 커피 별로 안 좋아해서."


"나도~ 커피를 못 마셔. 먹으면 하루종일 아주 난리가 나. 잠을 못 자"


"아, 그래? 맛있는데~ 이건 편의점에서 파는 거라 괜찮을지도 몰라."


"내가 카페인이 안 받는 몸인 것 같더라고. 괜찮아, 마음은 고맙다, 야"




지훈이가 아까 귓속말로 이상한 놈들이니까 가까이 하지 말라더니, 진짜 좀 그런 것 같다. 키도 훤칠하니 괜찮은 것 같은데 영.. 훌륭한 인재들인데 아쉽네. 앞에선 둘끼리 뭔가 진지한 표정으로 속닥거리고 나는 카페라테와 모카를 번갈아 먹이고, 또 마시며 매우 여유롭게 교문을 통과했다.




"30분까지 꽃집 앞이다. 늦는 사람이 밥 쏘는거야. 진짜 군말 없이 사기"


'콜! 너 진짜 늦고 나서 별 변명해도 안 들어줄거니까 각오해라'


"너나! 나 진짜 1분도 안 봐준다. 알지? 30분 땡! 하면 그 때부터 타이머로 초 셀 거야"


'OK. 너 진짜 늦기만 해라. 김칠봉 통장잔고 내가 오늘 아주 탈탈 털어준다'




아무리 야자에 찌든 고딩이기로서니 주말에는 좀 예쁠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나름 최선을 다해 꾸미고, 내 소듕한 돈을 지키기 위해 15분이 걸릴 거리를 20분 전에 나섰다. 엄마가 가불도 안 된다고 해서, 난 오늘 절대 돈을 지켜야 한단 말이다!




"두고 봐. 내가 오늘 메인부터 디저트까지 탈탈... 어! 이지훈이다"




벌써부터 머릿속으로 친구에게 얻어먹을 음식들을 상상하며 혼자 행복에 빠져있는데 전방에 목표물(이라 쓰고 이지훈이라 읽는다)이 보였다. 무방비 상태 확인,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도 확인. 그럴려고 한 건 아니지만 샴푸도 바꿨으니까 향기도 확인. 그렇다면 내게 남은 건 돌격뿐! 




"이지훈!"


"악! 야, 넌 뭐 팔짱을 끼는데 체중을 실어서 날아오냐"


"아싸! 오늘은 안 들켰어. 넘나 기분 좋은 것"


"그러게. 아예 아무 냄새가 안 나네? 좀 씻고 다니라니까"


"뭐래. 그냥 샴푸 바뀐 거거든?"




자고로 여자는 남자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향기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애어른의 설교가 시작되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저번에 본 얼굴과 초면들이 믹스매치 되어 한 무리가 이 쪽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이지훈 무리 같은데.. 얼른 여기를 떠야겠다


절대 낯 가려서가 아니라, 내 잔고를 지키기 위해서. 그럼 그럼




"야, 쟤네 니 친구지? 잘 놀아라. 나도 약속이 있어서"


"그래. 니 얼굴이면 충분히 뚫리겠지만 그래도 술은 안 된다~"


"헛소리 작작 하라고 했지, 내가. 내일 눈이 안 떠지면 내가 때려서 부은거다"




다정한(?) 인사를 마치고 혹시 늦을세라 서두르는데 이번엔 한 16개쯤 되는 눈동자가 내게 매우 신기한 존재를 보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이..건 뭐지? 역시 친구는 끼리끼리라고 다 비슷한건가? 아님, 뭐 혹시 이 무리만의 환영방식이라던가.. 그럼 혹시 이지훈도 낯선 사람 보면 저따구로..하나?




그 날 진짜 신나게 놀았었다. 둘 다 짠순이 아니랄까봐 평소에는 정각 약속이면 한 7분쯤 만나던 애들이 둘 다 칼같이 30분 안에 오는 바람에 결국, 늘 그렇듯이 식사는 더치페이를 했다. 그지들에게 디저트는 사치인지라 무한리필 되는 음료수만 한 몇 잔 마시고서 


(아이)쇼핑부터 노래방은 물론, 소화를 위한 산책까지. 저비용 고효율을 외치면서 깨알같고 저렴하게, 알차게 잘 놀다 들어갔다. 그 사이에 이지훈 무리랑 스치듯이 만났고 그 4명은 날 다시 한 번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는 거. 하도 궁금해서 밤에 전화로 지훈이에게 물어봤더니 자기도 모르겠단 대답뿐이었다.




"어! 친구! 칠봉아~"


"네? 어, 그 저번에..."


"어, 어. 그 저번에 걔 맞아"


"너 잠깐 이리 와 봐"




아무래도 모르는 것 같은데, 나는 지훈이 친구로 너네를 알기 때문에 너네가 나쁜 애들이 아니란 걸 알지만, 솔직히 말해서 너네 인상이 그리 다정하지 못 하단다. 둘다 세게 생겨서 '잠깐 이리 와 봐' 하고 조용히 부르는 건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가득가득 하다는 걸 알았으면 해


그리고, 내가 아직 너네랑 이렇게 3자대면을 할만큼 안면을 튼 사이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좀 많이 당황스럽거든?




"왜?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라고 하면 일이고 크게 보면 아니긴 한데"


"넌 말을 못 하면 하지 말라니까?"


"지는. 너도 잘 못 하잖아. 아, 그러니까 얘를 부르긴 왜 불러"


"궁금하잖아! 너도 같이 봤으면서. 야, 난 소름 끼쳤다니까?"


"그건 그래. 신기하더라."




사람 불러 놓고 너네끼리 얘기할거면 난 이만 가 봐도 될까? 하하핫. 이 자리가 매우 몹시 어색하구나. 전할 말이 있으면 빨리 전하고 날 놓아주길 바래. 일단 우리 사이에 전하고 자시고 할 말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난 참 궁금하구나




"어! 야! 저기 이지훈!"


"헐! 진짜. 잘 됐다. 김칠봉 봐봐"




매점에서 뚱바 하나를 사서 먹고 있는 지훈이에게 늑대 같이 생긴 친구가 다가가서 어깨동무를 했다. 뚱바.. 맛있겠다. 아, 이게 아니라 그러면서 그 친구가 '한입만' 하고 이지훈 손에 있는 뚱바를 가져가서 마셨다. 이지훈 표정이 매우 썩으면서 정색을 하더니 빨대를 집어던졌다.




"돌았냐? 징그럽게 뭐 하는 짓이야"


"빨대로 먹으면 더 맛있나 싶어서. 똑같구만"


"진짜 싫다. 아, 꺼져! 너 내가 싫어하는 거 알고 그랬지"


"당연하지! 내가 이런 거 아니면 널 언제 놀려먹겠냐"


"와.. 전원우 진짜 극혐. 꺼져라 가까이 오지 마"




그래, 내 품으로 꺼지렴. 어머, 계속 속마음이 말로 나오네.. 일단 보래서 아무 생각 없이 보긴 했는데 뭘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한테 뭘 바라냐' 하는 눈빛으로 내 옆에 남아있던 한 친구를 빤히 올려다보자 '느끼는 게 없냐' 하는 눈빛을 보냈다. 어, 없는데




"음.. 생각보다 더 둔하구나. 이 정도면 진짜 모를수도 있겠어"


"저, 친구야. 미안한데... 나 뭐 해야 되는거야? 몰카 이런거에 내가 참여하나?"


"어? 몰카는 무슨ㅋㅋㅋㅋ 이지훈 몰카하겠다는 생각도 너밖에 못할걸"




이제 3번째 얼굴 보는 건데.. 둔하다니. 난 지금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얘기하고 있는건데! 친구 너도 좀, 뭘 알려주고 말하던가! 아, 뭔데! 나도 알자! 알려주라 주~




"하.. 이게 내가 할 얘기는 아닌데..."


"뭔데?"


"그게 이지훈이.."


"응! 지훈이가..."


"야, 니네 여기서 뭐하냐? 그새 나 몰래 눈 맞은거야?"




저거는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돼요. 아님 눈치가 빠른건가. 자기 욕(일지도 모르는 얘기) 하니까 기막히게 알고 찾아오냐. 




"눈 맞기는 무슨. 야, 뚱바 너만 먹냐. 나는?"


"뭐래. 내 놔. 그게 왜 니 손에 가 있는건데?"


"빨대도 없어. 어, 얼마 안 남았네. 내가 다 먹는다. 다음부턴 빨대 꼭꼭 챙겨다니고"


"빨대 얘기는 얘랑 해. 전원우가 빨대 버렸어. 버리게 만들었지"


"아, 이 친구 이름이 원우야? 전원우?"


"응. 니 옆에는 권순영"




모르긴 몰라도 주인공의 등장으로 늑대와 여우의 납치극+비밀 발설은 실패로 끝났다. 하려던 얘기가 뭔지는 몰라도 좀 궁금하긴 한데.. 




"김칠봉, 누가 너 찾는데"


"누가?"


"몰라, 왠 남자애. 근데 걔는 아닌 것 같고, 좀 컸어"


"응? ㅇ, 일단 알았어. 고마워"




따땃한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자고 있는데 학우님이 누가 날 찾는다고 소환하신 바람에 반쯤 감긴 눈을 한 채 뒷문으로 갔더니... 또 너냐? 오늘은 왜 혼자니? 그... 쑤녕아. 아, 순영이




"안녕, 순영아. 요새 자주 보는구나"


"어, 그래. 아니, 그게 내가 할 말이 있어서"


"뭔데? 중요한 거야?"


"중요하다면 중요한거지. 너 혹시 지금 막 바쁘고 그래?"


"아니. 그냥 뭐.. 괜찮은데"


"그래, 그럼 일단 나 따라와봐.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혹시 오해할까봐 말하는 데 나 여자친구 있어"


"아.. 알았어."




자랑이냐 시비냐. 나 오해 1도 안 했는데? 아직 잠이 덜 깨서 약간 끌려가는 느낌만 느낄 뿐인데? 모르긴 몰라도 우리 서로 그런 감정 0.1%도 없는 것 같구나 친구야.




끌려간 곳은 이지훈 무리가 보이면서도 우리는 안 보일, 그러니까 약간 훔쳐보기 좋은 각도의 곳이였다. 야~근데 이지훈 나 말고도 여사친이라는 게 존재했었어? 올~ 능력 좋은데? 알고 보면 다 다른 남자애들 여친이고 막ㅋㅋㅋㅋ 하, 우리 모쏠 누가 좀 데려가주면 좋겠다




"야! 저거 봐 저거!"




난 뭔일 난 줄 알았네. 호들갑 떨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날아오던 어떤 여자친구가 이지훈과 또다른 여자친구에게 팔짱을 뙇! 하고 꼈는데 이지훈이 스무스하게 뺀.. 와, 뭔데 저렇게 스무스하지? 나 같으면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봤어? 방금 그거 봤냐고"


"뭐? 팔짱?"


"응!"




아이고, 고개 한 번 참 격하게 흔든다. 너 그러다 목 나가는 수가 있어.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목 뼈나 근육 다치면 고생해~ 내가 자세 구부정하게 있다가 뼈가 굽어가지고.. 하, 고생 참 많이 했지




"그러니까! 쟤 우리 누나 처음 만났을 때도 막. 그 때 내가 우리 집에 애들을 초대했거든. 근데 누나가 반갑다고 부엌으로 데려다준다고 팔짱을 꼈는데..."


"...어, 그랬구나. 근데 그게 왜?"


"근데 니가 팔짱 끼면 잘 하고 있잖아"


"그랬나? 근데, 그게 막 오래 끼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팔짱이라기 보다는 내가 거의 매달린 수준에 가까우니까..."


"아, 이 답답이가! 야, 내가 이지훈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답답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냥 니가..."




얘가 또 성질 오르게 하네. 내가 낯 가리니까 별 말 안 하지 조금만 더 친했으면 내가 너한테 화냈다. 이게 어디서 조곤조곤 디스질이야. 걍 시원하게 말을 하던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니네 누나는 까였는데 나는 해서 마음에 안 드냐? 그럼 누나분도 쟤랑 한 3년 친구하시라고 해! 그럼 팔짱 낀다고!




"빨대! 그것도. 내가 예전에 이지훈이 먹는 생과일 주스가 맛있어 보이길래 뺏어먹었다가 맞았다니까?"


"어, 맞아! 이지훈이 그 때 욕도 했을걸. 완전 정색하면서..."


"아, 깜짝아! 넌 인기척 좀 내고 다녀라. 그나저나 넌 왜 저기 안 있고 여기 있어?"


"나 자다 일어났는데? 애들 찾으러 가는 길에 너네가 먼저 보이길래"


"이지훈이 절대 공유 안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빨대라니까. 내가 왜 너네랑 간접키스를 해야 되냐면서"


"어! 그래서 그 때 지훈이가 빨대 순영이한테 주고 그냥 컵 들고 마셨을 걸"


"그뿐만 아니라 만약에 누가 실수로라도 자기 빨대를 썼어. 그러면 진짜 화내면서"


"정색하고 빨대를 친하면 걔한테 던지고 안 친하면 되게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거 안 써"




이게 동네에서 제일 가는 예민보스로구만? 그깟 침 좀 공유하면 뭐 어때.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고 이럴수도 있고 별 일 있는거지. 난 막 공유하는데. 뺏어먹고 뺏어먹히고. 참 인생 피곤하게 산다, 이지훈


아닌데. 난 걔꺼 막 빨았는데. 이지훈 내 빨대 잘만 쓰더만..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이 정의의 사도 김칠봉이...




"근데 너만 예외라니까?"


"우리 저번에 그 뭐냐 커피! 그거 보고 진짜 기절할 뻔 했다니까"


"이지훈이 자기 빨대도 공유 안 하지만 남의 빨대는 진짜 거들떠도 안 보거든"


"내가 그런 걸 처음 봤어요. 신경도 안 쓰고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더만"


"얘가 팔짱 끼면 그냥 가만 받아주고 있었다니까"


"됐네. 확실하네. 뭔가 있어"




다시 생각해도 둘이 너무 잘 노는 것 같다. 분명 대화 주제는 나인 것 같은데 난 끼워주지도 않고 지들끼리 쿵짝이 얼마나 잘 맞는지. 저.. 나... 갈래




"아니, 그게. 내가 생각보다 오래된 친구라서..."


"나 쟤랑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어. 게다가 난 무려 동성친구란다"


"그 커피는 빨대 없이 먹기는 좀 힘들고, 알잖아. 구멍도 1개밖에 없는거"


"저번에 봤는데 걔 그거 뚜껑 버리고 잘~ 마시더라"


"팔짱! 팔짱은 내가 거의 매달리다시피해서 꽉 잡거든"


"내가 봤는데 너 그냥 팔짱 낀 거거든"


"그리고 막 잠깐 붙잡듯이 하는 거라서 금방 때"


"아까 못 봤냐. 닿자마자 빼는 거"


"야, 팔짱 낄 수도 있지! 그래도 손은 절대 안 잡아"


"아니야. 내가 아는데 걔 모르는 여자애랑 손 잡는 것보다 팔짱 끼는 거 더 싫어해"




아, 그, 그렇구나.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어. 고마워 친구들, 너네가 나보다 더 오랫동안 지훈이랑 알았구나. 아하핫. 근데 왜 난 너네를 본 적이 없을까. 모르는 게 많은지 감추는 게 많은지.. 오늘 가서 좀 생각을 해 봐야 될 듯해




"야, 김칠봉"


"어"


"너 나한테 할 말 있냐?"


"아니. 없는데"


"있는데. 니 동공 지금 매우 불안하거든?"


"니네 친구들이 계속 나한테 친한 척해. 부담스러워"


"누구? 권순영? 전원우?"


"어. 걔네 막 이상한 소리도 하고 무튼 좀~ 그래"


"무시해. 내가 걸러줄테니까."




이게 하고 싶은 말이긴 했는데 또 정확하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닌지라 혼자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려가며 낑낑대고 있으니 벌써 집 앞이였다. 일단 내 머릿속 정리가 시급한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웠다.




"그냥 편해서 그런 거 아니야?"


"진짜 얘 나 좋아하나? 뭐 있나?"


"괜히 도끼병이면 어떡해. 찔러봤다가 아니면 아우~ 쪽팔려"


"아무 생각 없었는데 옆에서 괜히 그러니까..."


"전원우 권순영이 잘못했네. 왜 바람을 넣어서 사람 싱숭생숭하게, 어! 우와!"




혼자 누웠다 엎드렸다 괜히 옆에 있는 인형을 끌어안고 조용히 생쇼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더니 화면에 지훈이의 이름이 떴다. 타이밍 보소.. 그냥 자는 척 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뭐 죄지었나 싶어서 그냥 평소처럼 전화를 받았다.


근데, 왜 때문에 이렇게 심장 떨리는건데. 아~ 진짜 미치겠네




"안 자고 뭐해?"


"그러는 너는. 내가 그랬지. 빨리 자야 키 큰다고"


"너나 커 너나. 맨날 나 작다고 놀리면서 그러는 넌 나보다 작잖아"


"여자 160 안 되면 요정이랬어. 난 영원한 요정으로 남을거야"


"헛소리 그만 하라고 했지. 빨리 자. 너 아픈 것 같다"


"시끄러. 왜 전화 했는데. 이 새벽에 갑자기 심심해?"


"잠이 안 와서 전화했다. 니가 나 좀 재워달라고"


"니가 애냐? 뭐, 자장가라도 불러주리? 신청곡 받아요~"


"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너 내가 신청하면 불러주겠다?"


"당연하지. 나 지금 진심이야"


"됐어. 끊어."


"뭐냐. 싱겁게. 그래, 어린이는 어여 자~"




...뭐지? 뭔데. 사람 맘 싱숭생숭하게 만들어 놓고 이 영양가 없고 어이없는 통화는 뭐지? 난 뭐 고백이라도 하는 줄 알았다. 괜히 설렜네. 역시.. 내 인생의 로맨스란 아직인건가. 어, 지금 눈에서 땀이...


묘한 감정을 안고서 나의 사랑 세븐틴 오라버니들의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하려는데 맑고 고운 내 님들의 목소리를 중간 중간 끊고 들리는 '카톡' 소리. 이 새벽에 누구얏! 누가 감히 내 노래 감상을 방해하는 것이냐!




[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닌데]


[도움 안 되는 친구놈들이 일을 저지른 것 같아서]


[그냥 다, 너니까 괜찮은거야]


[다른 사람들이 하면 난리치고, 풀어버리는 것도]


[네가 하면 가만히 있고 아무렇지 않은 건]




[너라서 그래]




[마침 내일이 주말이네]


[예쁘게 입고 나와라. 저번처럼.]


[그 날 내 친구들이 너 예쁘다고 눈독 들이는 거 걷어내느라 고생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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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꺄>ㅅ< 지훈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넘나 좋은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글 늘 언제나 재밌게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2
지훈아ㅏㅠㅠㅠㅠㅠ휴ㅠㅠㅠㅠㅠㅠㅠ진심 좋구만........
8년 전
비회원130.253
아 글로나마 봄이왔네요★★★★★★진짜 정신없이 야자하고 아침자습하고 하는디ㅠㅠ 작가님덕분에 글로나마봄을느끼고가요ㅠㅠㅠㅠ♥♥
8년 전
독자3
으어ㅠㅠㅠㅠㅠㅠ 지훈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제 주위에는 저런 남사친이 없을까요... 진짜 설렌다 그리고 친구가 권순영 전원우라니... 아...
근데 여주가 눈치가 없긴 없네요 저랑 비슷한 겤ㅋㅋㅋㅋㅋㅋ 글에서 이렇게 보여줘서 그렇지 저도 만약에 권순영이 데꼬가서 저랬으면 응? 저게 왜? 했을 것 같아욬ㅋㅋ

8년 전
독자4
일공공사 / 설레잖아요 진짜 이렇게 설레도 되는 건가요ㅜㅠㅜㅜㅜㅜ 작가님 사랑해요 ㅠㅜㅜㅜㅠㅜㅜㅠㅠㅜㅠ 너무 좋아요 진짜 ㅠ ㅠ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5
맙소사 이렇게 길고.. 좋고.. 지훈이 취향저격하는 글이 있을줄이야... 세상에 마상에.. 작가님 사랑해요 절 가지세요...(오열) 지훈아 .. 지훈이.. 봄이 왔구나 지훈아. 나도 너라서 다 괜찮아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6
와 지훈이....이제야 보네요ㅠㅠㅠ설렘사하겠어요...와..내 주위에는 저런 남사친이 없는더죠ㅠㅠ?길고 스토리 짱 좋아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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