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문득 네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봐.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아서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결국 마지막은 네 생각이네.
이래서 나는 새벽이 싫어,
사람이 가장 솔직해지는 시간이니까.
나는 오늘 아침 일찍 눈을 뜨는 바람에
평소엔 먹지도 않던 아침을 챙겨 먹었어.
그러고도 평소 내가 일어날 시간보다 훨씬 일찍은 탓에
안 하던 아침 산책까지 하고 왔어, 웃기지?
그러고 다시 작업실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좀 끄적이고 만지다 보니까 점심때더라.
아침을 먹어서 그런가 별로 밥 생각이 없었는데
애들이 하도 난리치는 바람에 결국 끌려가서 또 밥을 먹었어.
그리고는 평소처럼 미친 듯이 안무 연습도 하고,
매니저 형들이랑 말장난도 주고받고 그랬어.
간만에 술 한 잔 하자고 애들이 꼬드기길래
결국엔 또 따라나서서 술 한 잔 했어.
그리고 지금은 작업실로 돌아와서
너에게 편지를 적고 있는 중이야.
오늘도 네 생각하지 않기로 한 다짐은 글러먹었네.
너는 지금 뭘 하고 있니.
내가 보고 싶다고 울고 있진 않을까,
무서워서 혼자 울고 있진 않을까.
이제 와서 해봤자 소용없는 말인 거 아는데
많이 좋아했어, 말 한 마디 내뱉기 힘들 만큼.
있잖아, 나는 잘 지내고 있어.
밥도 잘 먹고, 애들이랑도 잘 지내고, 내 커리어도 쌓아가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으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어.
근데 왜 내 꿈인 너는 없는 걸까.
있잖아, 나는 안 힘들어, 괜찮아.
이제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도 있어.
사실은 많이 보고 싶고 그리워.
가끔 자다가 네가 사무치도록 보고 싶어서 깨곤 해.
그러니까 너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거기서 행복하게 살아.
나도 곧 너 보러 갈 테니까.
이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