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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병원 : 12
w. Shelter 

  

  

  

  

  

  

  

  

  


끝내 루한의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온 민석은 한동안 아무런 미동없이 천장만 바라보았다. 방금 전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계속해서 회오리 쳤기 때문이다. 뭐때문인지는 몰라도 자꾸만 나타나는 그 검은색 옷의 위협적인 남자와 그리고 루한. 둘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길래 잊을만 하면 이 일이 반복되는건지 민석은 알 턱이 없었다. 얼마전 주차장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끔찍했다. 사실 주차장에서는 루한이 막지 않았으면 큰일났을 것이다. 아니, 무슨 일이 생겼을지 그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왠지 루한이 아니였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 모르게 원한을 산 일이 있는걸까. 그래서 자꾸 나타나는건가. 특별히 손에 들린 둔기라던지 그런건 확인되지 않았는데. 그리고 루한은 그걸 다 알고있는 누군가가 보낸 사람이라던지..  

  

  

"으악!" 

  

  


자신의 상상속에서 이런 저런 컷을 쳐내던 그는 비명을 질러버렸다. 아니라고 고개를 휘젓다가도 맞나 싶어서 눈을 크게 뜨고 머리를 쥐어뜯고.
바보처럼 그러고 있기를 반복하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었다. 요즘 병원에 인원이 많이 빠진 바람에 당직에 서는 시간도 많아졌다. 오늘따라 당직에서 빼주겠다는 과장의 말을 듣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봉변이라니. 사실 루한덕분에 봉변 맞을 뻔 한걸 피했지만. 봉변..이 맞나? 그냥 우연의 연속인건가..? 민석은 머리가 지끈거렸고 또 아팠다. 얼굴이 창백해지는 기분이다. 체내 신경 전문의 김민석은 자신의 뇌신경을 좀 누가 손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번에 병원에서 직접 지어온 두통약이나 먹고 바로 자던지 해야겠다. 그리고 뱃속에서는 동시에 우렁차게 밥을 달라고 아우성중이다.
 

  

  

  

"그래...먹고 생각하자. 일단 먹고 생각해. 김민석." 

  

  

  

민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갔다. 남자 혼자 살림하는 살림집에서는 사실 딱히 먹을만한게 별로 없었다. 이사 오면서 식기를 새로 구입한 그는 사실 이 모든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냉장고를 뒤져도 전에 어머니가 해다 준 밑반찬들이 정말로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하는 수 없이 오늘도 인스턴트인가 생각하며 찬장을 열어보니 반갑게도 간단하게 먹을수 있는 라면꾸러미가 보기좋게 쌓여있었다. 종류도 참 많다. 군대에서 먹는 라면이 첫번째로 맛있었다면, 지금 눈에 보이는 이 라면이 두번째로 맛있을것 같았다. 

  

  

민석은 깔끔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와 물을 끓였다. 얼마 되지 않아 곧 펄펄 끓는 물에 라면 스프를 첨가하고 냉장고에서 익은 김치를 꺼내 식탁위에 세팅했다. 혼자 살면, 뭘 먹어도 누가 상관을 안하니 이런 점이 좋긴한데 너무 혼자 먹고 혼자 있다보니 가끔 밥먹을때 말 상대가 없어서 심심하기도 하다는 점이 조금 서글펐다. 하지만 민석은 먹는 순간에는 다시 그런 생각을 잊곤 한다. 

  


새로 산 숟가락과 떠먹는 미니 국자를 예쁘게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라면이 완벽히 익기만을 기다렸다. 아까 머리를 쥐어 뜯을때는 언제고 그새 다 잊었는지 뜨거운 불과 냄비 앞에서 그것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그 눈빛에 불까지 익을 기세였다. 민석은 못참겠는지 입에 물고 있던 젓가락을 빼내어 냄비 뚜껑을 열고 휘휘 저었다. 느낌상 다 익은것 같다. 더 익으면 나중에 엄청나게 불어버리니까, 지금 먹는게 낫겠어. 논리적으로 자신만의 타협을 하던 민석이 불을 끄고 냄비를 가져와 식탁위에 올렸다.
민석은 많이 먹는 편이 아니였기에 라면 하나로도 충분할 것 같았지만, 눈으로 대충 라면을 훑어보던 민석은 잠시 젓가락질을 멈췄다. 또 다시 오묘한 기분이 그를 덮쳐왔다. 

  

  

  

"혼자 먹는게 뭐 대수라고..." 

  

  

  

민석은 먹고 생각하자며 입맛을 다시고는 라면을 크게 한 젓갈 떠 올렸다. 그리고 하얀 그릇에 담아 막 먹으려는데, 입에 들어가려는 순간에 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루한이 생각났다. 

  

  

  

"....밥은 드셨으려나." 

  

  

  

음식을 눈 앞에 두고 갑자기 루한이 떠오르다니. 사실 아까 일로 무척이나 창피하고 다시는 루한을 보기 꺼려지는 민석이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 루한이 생각났다는건 참 기묘한 일이다. 그래서 민석은 거의 입에 다 들어간 라면을 다시 그릇 위로 내려놓고, 루한에게 연락을 해볼까 생각한다. 쪽팔린건 둘째치고 고마운건 고마운거니까. 그때처럼 감사인사가 늦어지기 전에 번호 알때 빨리 연락이나 해드려야겠다. 창피하지만. 창피하지만. 창피하지만. 

  

  

  

"핸드폰이 어디있더라.." 

  

  

  

옷만 갈아입고 부리나케 주방으로 달려오느라 핸드폰을 제 방에 놓고 온게 생각났다.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 했어. 다시 부랴부랴 방으로 달려간 민석이 침대 위에 힘없이 떨어져 있는 핸드폰만 가져와 또 다시 주방으로 가 앉았다. 라면의 향기가 상당히 후각을 자극했지만 이렇게 된거 예의상 메세지톡이라도 날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힘겹게 라면을 포기해야 했다. 민석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핸드폰 첫 화면을 켰고, 동시에 화면에는 메세지 두 통이 와있는게 보였다.
스팸이겠거니 하고 간단히 지우기 버튼을 누르는데, 혹시나 어머니나 아버지에게서 온게 아닐까 싶어 다시 메세지를 눌렀다. 그리고 민석은 그 문자 두 통을 확인한 후 다시 멍해졌다. 한껏. 

  

  

  

"......." 

  

  

  

그것은 자신을 데리고 살겠다고 마음대로 늘어놓은 루한의 문자였다.  

  

  

  

"....이게..." 

  

  

  

민석이 놀란건 루한의 문자가 와있었기 때문만이 아니였다. 사실 그의 메세지일거라는건 전혀 생각 못했지만, 문제는 그 내용이였다. 지금 이 사람이 뭐라고 하는거야.. 데리고 산다니?, 본인은 분명 귀신잡는 해병대를 제대한 대한민국의 한 남자이며 나이는 스물아홉이나 먹었는데 이런 루한의 보호를 뛰어넘는 마치 소녀를 다독이는듯한 말투에 쌀짝 울컥하려 했다.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에 이렇게까지 챙겨주려고 하면, 정말 누가 이런 말 해주면 고마워 할줄 알고 보냈나본데..! 

  

  

  

"루한씨...." 

  

  

  

민석은, 울컥함과 동시에 한 편으로는 감동을 느꼈다. 밥 먹기 전에도 뭔가 쌔하게 감성에 차있던 그가, 오랜만에 남의 걱정을 받아본게 정말 얼마만인지 싶어 살짝 아련함이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딱히 감출수 없었다. 사내끼리의 문자 내용으로 보기엔 마냥 고마워할만한 내용은 아니였지만 이번만은 그런 루한의 태도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데리고 살고 싶다는게 썩 달갑지는 않은 말이였지만 그래도 루한의 의도는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걸로 받아들인 민석이 문자를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니까 루한씨 말은 일찍 일찍 집에 들어가고 일 끝나면 그냥 집으로 칼퇴근 해서 아까처럼 불리한 상황은 없도록 하라는 뜻이잖아.. 그냥 그렇게 말하면 되지 부끄럽게 왜 이런 표현으로 나를 당황시키는거야. 아니 그런데 고양이 같다는 말은 뭐야.. 칭찬으로 들어야 돼? 하지만 뒤에 이어진 말은 그닥 칭찬은 아닌것 같은데. 내가 언제 루한씨를 못된 주인이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서 나를...
 

  

  

  

"...보호하라고 했어요, 내가 언제.." 

  

  

  

누군가의 예상대로 영 소녀감성을 지니고 있는 민석이였다. 그는 찾아오는 아련함이 다 가시기 전까지는 절대로 라면에 입을 댈 수 없었다. 한동안 루한에게 답장하는걸 조금 망설이던 민석은 끝내 답장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라면, 먹어야 되는데... 

  

  

  

".....엄마아..." 

  

  

  

자신도 모르게 순식간에 눈에 눈물이 고인 민석이 한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코 끝이 찡하고 눈가가 시려왔다. 밥먹다 말고 이게 뭐하는 행동인지 민석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요즘 많이 스트레스를 받던 그가 결국 울컥해 고개를 숙여버렸다. 세상은 참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것 같다. 일이 힘들면 누군가 다가와서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 한 편, 그리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 한 편.
자신은 왠지 후자에 속했다. 도망가고 싶었는데, 정말 많이 힘들고 예민했는데 오늘따라 자신을 잘 챙겨주는 한 사람이 생긴것만 같아 도망가려는 마음을 다시 접어야 할 것 같기도 했다. 누군가 다가와 도와주는 사람이, 만약 루한이라면. 한 번은 기대보고 싶기도 했다. 그가 읊조린건 먼 타지에 있는 엄마였지만, 민석은 루한을 생각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고 민석은 라면을 반절도 채 먹지 못한채 남겨버렸다. 그리고 힘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치약을 주욱 짜내어 칫솔에 묻혔고 그 칫솔은 이내 민석의 입 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에 머물렀다. 영혼없이 이를 닦던 민석은 거울을 보며 한 번에 수척해진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수염도 그새 자란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 면도했는데 또... 민석은 앞머리를 정돈하며 다시 이를 닦았다.
내일 찬열이 음악회 보러 가야되는데, 그 때만큼은 아무도 방해 안했으면 좋겠다. 미리 과장한테 이야기 해놓는다는걸 깜빡했는데 제발 시간이 됐으면. 민석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양치를 마치고 침대 위에 누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련히 루한을 떠올리며 그는 깊게 잠이 들었다.   

  

  

  

  

  

  

  

  

  

  

  

  

  

  

  

  

  

  

* * *  

  

  

  

  

  

  

  

  

  

  

  

  

  

  

  

  

  

  

  

  

  

  

  

  

  

  


다음 날, 찬열은 사랑의 음악회 준비 막바지에 여념이 없었다. 세상에서 지금 자신 혼자만 바쁜것 같았다. 저기 앉아서 태평하게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백현을 보며 오늘 밤은 정말 마포대교에 들러봐야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 찬열이다. 지금 그는 무대에 서기 전 마지막으로 백현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좀 더 리듬 타고. 그렇지. 좀 더 그루브하게. 그래."
"헉..헉.."
"야. 잘했다. 오늘 잘 하면 칭찬 받을수도 있겠다."
"헉..."
"숨차? 힘들어?"
"아니, 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냥. 조금만 쉬었다 하자."
"안 해도 될것 같아. 한 번으로 끝내지 뭐." 

  

  

  

지금껏 연습해왔을때, 찬열은 하루에 대략 열 번 이상은 춤을 췄다. 아이들 치료하기도 바쁜 그 시점에 짬을 내서 꼭 백현을 만나 춤 연습을 했는데 오늘 또 백현이 무엇으로 트집을 잡고 또 무엇으로 채찍질을 할지 두려웠던 찬열은 몸을 혹사시킬 준비가 되어있었다. 음악회에 오르기 바로 한시간 전이였기에 더 혹사시킬줄 알았다. 하지만 백현의 반응은 그 정 반대였다. 오히려 칭찬을 해주고 또, 그만 하랜다. 뭐라는거야 저게?  

  

  

  

"...너 뭐 잘못 먹었냐?"
"뭘?"
"더 안해?"
"뭐. 더 추고 싶어서 그래?"
"아니. 나...안 이상해?"
"이상해."
"그, 근데? 근데 왜 더 안시키고?"
"야. 생각을 해봐. 바로 코 앞인데 지금 고친다고 해서 뭐 달라지겠냐?" 

  

  

  

...그런거였냐.. 

  

  

  

"말 진짜 밉게 한다니까. 알았어. 나 혼자 열심히 고칠테니까! 지금까지 디렉트 해줘서 감사합니다~ 네네."
"참 나." 

  

  

  

백현이 살짝 삐진 찬열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어느새 땀에 젖은 이마를 슥슥 닦아내며 입을 삐죽 내밀고 있었다. 저거는 아이들만 치료하더니 머릿속까지 동화되고 있어.  

  

  

  

"바보냐? 내가 무리하게 체력 소진 시킬것 같아?"
"........"
"시작하기 몇 분 전에 하면 뭐 달라지겠냐고. 네 힘만 빼는 거잖아."
"아니 뭐, 뭐.."
"괜히 에너지 소모하지 말라는 말이야.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모자란거 없으니까. 그대로만 해. 체력 아끼라고."
"........" 

  

  


요새 음악회 연습한다고 부쩍 살이 빠진 찬열이 조금은 걱정된 백현이 자신의 참뜻을 일렀다. 쪼잔하게 이런것까지 말하고 싶진 않았는데, 막막한 찬열이 이해를 못해먹으니 백현은 그냥 흘려들으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제서야 이해한 찬열은 살풋 웃으며 백현에게 달려가 헤실거리며 그의 머리를 껴안았다. 백현은 당연히 그의 품을 벗어나려 했다. 

  

  


"뭐하는거냐. 놔라."
"오늘따라 이 머리통이 예뻐보이네."
"욕 듣고싶어?"
"어허. 욕은 이따가 하고. 쓰다듬어 주마, 이 형님이."
"징그럽게 왜 이래 이 미친.."
"여기 소아병동이야! 욕하면 너!"
"아 그러니까 이거 놓으라고." 

  

  


결국 무력으로 팽개쳐진 찬열은, 떨어지는 척 하면서 다시 백현에게 달려들었다. 백현은 얘 왜이러냐는 눈빛으로 찬열을 떼어내려 애썼고, 찬열은 끝내 백현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결국 포기한 백현도 이내 장난스럽게 웃으며 찬열의 엉덩이를 격하게 토닥였다. 

  

  


"그래! 그래! 열심히 해서 칭찬이나 받아라!"
"응. 그럴거야."
"고기나 쏴라. 오늘 민석이형도 온다고 했으니까 오랜만에 단체 회식이나 하자."
"그럴까?" 

  

  


자연스럽게 저녁 이야기로 넘어간 둘은 세훈과 준면, 종인, 경수, 그리고 민석을 불러 고기파티나 하자고 약속중이였다. 아무도 모르는 그들만의 약속을 말이다. 

  

  

  

  

  

  

  

  

  

  

  

  

  

  

  

  

  

  

  

  

  

* * * 

  

  

  

  

  

  

  

  

  

  

  

  

  

  

  

  

  

  

  

  

소아병동의 환자 아이들이 병원 내부의 큰 홀에 모여 옹기종기 앉아있었다. 아이들의 어머니나 아버지, 그리고 지인들이 함께 하는 종합병원 소아병동부 내의 큰 행사인 '사랑의 음악회'가 열리기 바로 직전이였고, 본래 음악회 진행을 할 참석 인원이였던 세훈과 준면은 중간에 그들이 보살피던 환자의 사정이 생겨버려 불참을 고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나마 관객석 의자 위에 앉아 무대를 감상하려 준비중이였다.
백현과 그의 후배 종인이 저 멀리서 쪼르르 달려와 세훈의 옆에 앉았다. 준면과 세훈이 종인과 어색하게 인사하고 백현은 종인의 등을 아프지 않게 때리며 경수처럼 자주 볼거에요, 하고 말했다. 종인이 머리를 긁적이며 어설프게 웃었다. 그리고, 무대의 반대편인 저 끝에서 민석이 부리나케 달려오는게 보였다. 세훈이 고개를 빼 주변을 살피다 그런 민석을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 손짓했다.
 

  

  


"형! 여기!"
"민석이 오랜만에 보네. 와, 다 모였어! 오늘 우리 찬열이 생일이야."
"응. 다같이 보는게 좋지? 오늘 찬열이가 고기 쏘기로 했어."
"나 왔어!" 

  

  


왠지 저번 축구게임 내기에 져서 밥값을 전부 지불한 백현이 꾹꾹 눌러말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준면은 그런 백현을 보며 어쩔수없다는 미소를 지었고 민석은 달려와 백현과 종인 옆에 나란히 앉았다. 민석과도 어색하게 인사한 종인이 먼저 악수를 청했다. 민석은 오랜만이라며 종인의 어깨를 토닥였고 백현은 민석에게 하이파이브를 요구했다. 민석은 쿨하게 받아들이며 백현의 손을 꽉 잡고 웃었다.  

  

  


"그래. 아 곧 시작하겠다."
"근데 오늘 찬열선배 뭐하는데요?"
"응. 요새 그 예쁜 언니들 있잖아, 나인뮤지스. 리믹스한거 춤 출거야."
"풉ㅡ"
"아이. 왜 침을 뱉고 그러실까."
"뭐라고? 내 나인뮤지스를..!!" 

  

  


말은 안했지만 준면은 요즘 뜬다는 걸그룹 나인뮤지스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런 반응이 재밌다는듯 백현은 끅끅거리며 웃었고 민석은 눈을 크게 뜨고서 당황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며 세훈을 쳐다봤다. 세훈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듯 두 형의 어깨를 치며 물었다. 

  

  


"백현이형. 형이 리믹스 해준거에요?"
"어. 내가 해줬지, 당연히!"
"저 기대해도 되요?"
"기대는 해도 되는데, 신뢰는 하지마." 

  

  


그새 정색한 백현이 손가락을 마주치며 딱 소리를 내고는 그들을 무대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병원의 과장이 사회자로 나와 곧 무대가 시작됨을 알렸다. 

  

  


"안녕하십니까, 친애하는 우리 가족 여러분." 

  

  


정자세로 앉은 그들이 우수에 찬 눈빛으로 무대를 아련히 바라보았다. 곧...저 무대에 우리 찬열이가 선다는 얘기지?
기대는 해. 그런데, 신뢰는 하지 말라는 내 말은 무시하면 안돼.
그래. 우리 찬열이가 우울한 기분으로 쏘는 고기맛은 어떨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마음속으로 주고받은 말들이 이내 웃음으로 피어 올랐다.  

  

  


"우리 가족분들을 위해, 병원 선생님들이 많은 준비를 해왔으니 다들 웃으며 즐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과장의 짧은 인사가 끝나고, 곧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타이틀은 단순한 '음악회' 였으나 연극이나 콩트, 합창 등등 여러가지 분야를 준비한 의사와 간호사들은 무척이나 열정적이였다. 정말 흠없이 연극을 하는 팀도 있었고, 정말 개그 프로그램에 방청하러 온것 처럼 실감나는 개그 코너도 있었다. 이래서 큰 행사라고 다들 말하는건지 내심 와닿았다. 다들 대단해보였다.
그런 빛나는 배우들 사이에서 찬열의 동료들은 더욱 더 찬열을 기대했다. 색다른 시도였다. 나름 인기 있는 찬열의 파격적인 걸그룹 댄스라는건, 그 누구도 상상 못했을거다. 어쩌다 그런 춤을 추게 되었는지는 찬열도 지금 생각하면 기억하지 못할것이다. 대충 춤이라는 떡밥을 던진 백현에게서 나온거라고는 다시는 기억 못할거라 백현은 자부했다.

 

  

원래의 순서였다면 찬열은 이쯤에서 나왔어야 했는데 그가 준비한 타이틀을 본 음악회의 총 담당자는 당장에 찬열을 맨 뒤로 뺐다. 그의 웃는 얼굴을 찬열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찬열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 덕분이였다. 그는 망했다며 소리를 질렀고, 백현과 동료들 역시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금 과장이 그를 마지막 순서라고 소개하지 않았으면 말이다. 

  

  


"멋진 무대 감사합니다. 하모니가 정말 아름다웠구요. 여러분들 다들 잘 들으셨죠?"
"네-"
"네, 좋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순서만이 남아있는데요."
"아-" 

  

  


아쉽다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상대는 아이들이였지만 사실 어른보다 감수성이 풍부한게 아이였기에 더 아쉬워했는지도 모른다.  

  

  


"이대로 끝내기 아쉬우시죠? 그래서 이 분을 마지막으로 초대했습니다."
"......"
"여러분들이 정말로!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계시는! 우리의 영원한 청춘! 박찬열 선생님을 지금 바로 모시겠습니다!"
"..어우, 소개가 어마어마한데."
"아, 도랑에 빠진줄 알았더니...대미를 장식하는구만.."
"나 못볼것 같아." 

  

  


그들이 들리지 않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막상 찬열의 차례가 다가오니 부끄러움은 자신들의 몫이 될것만 같았다. 평소 찬열의 춤솜씨를 보고 고쳐온 백현은 더욱 더 그랬다. 잘하라고는 했는데..그건 그냥 영혼 없는 응원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응원을 섣불리 듣지 말고 지금은 좀 제발 진심으로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민석은 휘파람을 불며 장난스럽게 웃었고 준면과 세훈은 서로의 팔을 꼭 잡고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 막이 다시 열리고, 그들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들어 무대를 바라보았는데, 작지 않은 무대 한 가운데에 선 찬열은 나름 평범한 옷을 입고 뒷태를 보이고 있었다.  

  

  


"형. 근데 찬열이형 옷은 그냥 남자 옷이네요? 치마라도 입을줄 알았더니.."
"저기에 여자 옷을 입히면, 오히려 안 어울릴것 같아서. 반전을 보여주는거지."
"에이, 한 번 하는거 여자 옷까지 입혔으면 좋았을것 같은데."
"쟤 덩치가 너무 커서 맞는 옷이 없었어."
"교복이라도 입혔으면..."
"말도 마. 과거에 머리 길게 늘어뜨린 졸업사진 생각난다고 교복은 또 죽어도 싫댄다."
"어떤 모습이였길래요?"
"나중에 찬열이한테 보여달라고 해봐. 싫다고 하면 미니홈피 들어가보면 될걸? 제목은 스마트 찬열이라고 그러던데. 아, 이제 시작한다." 

  

  


어제 백현이 골라줬던대로 무난하게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찬열은 나름 뒷태가 고왔다. 백현은 인정할 수 없었지만 남들은 다 인정하는 찬열의 비율 덕분에, 뒷모습은 정말 남자다웠다. 찬열을 내심 좋아하고 있던 여간호사들이 소리를 지르며 무대 앞으로 난입하려 했다. 하지만 과장이 곧 그녀들을 막아서며 뒤로 좀 빠지라고 했고 못내 아쉬운지 과장에게 애교를 부렸다. 과장이 져주는척 하며 고개를 돌렸고, 그때. 발랄한 음악이 시작되었다.  

  


찬열은 생각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내가 무려 한달동안 연습을 했지만서도 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병원에서 퇴짜맞는건 아니겠지. 지금 나를 지켜보는 저 사람들은 분명 부끄러워할거야. 하지만 단지 부끄럽게만은 하지 않겠어. 불태워보자...찬열아.
아주 짧은 시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찬열은, 흘러나오는 격하고 경쾌한 리듬에 스리슬쩍 다리를 흔들었고 입술을 꽉 깨물고 웃는듯이 우는 표정을 지은 그가 눈을 꾹 감고 휙 정면을 돌아 팔을 뻗어 지금까지의 연습 결과물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처음에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자 사람들이 오-! 하며 탄성을 내뱉고 박수를 치며 웃어댔지만, 걸그룹의 전매특허인 웨이브부터 시작해서 언제 또 그런건 배워왔는지 야릇한 표정까지 지으며 찬열이 긴 팔로 이리저리 막 휘두르는데 정말 티비속 걸그룹을 보는듯 묘한 매력에 사람들은 점점 빠져들었다. 웃기다고 박수를 쳤는데 어느샌가 진지한 찬열의 춤사위에 관객들은 매료되기 시작했다.  

  

  


"저, 저게 미쳤나..." 


  

  

백현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껏 춤 좀 춰보라고 하면 갖고있는 허우대만 힘없이 펄럭이던게, 정말 한시간 전까지만 해도 팔 다리만 휘적이고 느낌이라고는 조금도 없던 애가 갑자기 저렇게 180도 돌변해버리니 백현은 욕 아닌 욕이 나올수밖에 없었다. 왜지. 왜 나 속은 기분이 드는거지?
 

  

찬열은 점점 긴장이 풀리는지 이제는 보기 드문 여유로운 표정까지 지으며 자신이 준비한 무대의 반절 정도를 채웠다. 정말 걸그룹의 멤버가 된 것 처럼 머리카락은 길지 않지만서도 할건 해야지 하는 심정으로 휙휙 머리를 돌리며 무대를 장악하니 기분이 몹시 좋아졌다. 계속해서 그리고 자유자재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걸그룹 저리가라는듯한 댄스를 보였다. 유연한 웨이브는 어느샌가 찬열의 것이 되버렸다. 하지만 여기서 애드립 댄스를 넣는다던지, 기분이 업되서 요상한 손동작을 추가하면 분위기가 와장창 깨져버릴지도 모른다. 어느새 무대매너까지 익힌 그가 자신이 제일 자신없어 하던 특정 부분에 다다르자 조금 긴장한 표정을 살며시 비추었다.  

  

  


"아 미치겠어!"
"작정했네 우리 찬열이...."
"놀랍다...."
"쟤 원래 저렇게 춤 잘 췄어 변백현?"
".....나도 믿기 힘들어." 

  

  


찬열은 올게 왔다는듯 날렵한 턱선을 보이며 바지 뒷주머니에 꽂혀있던 손수건을 꺼내 몇 번 휘두르다 턱- 하고 객석으로 날렸다. 그리고 손수건이 날아간쪽으로 춤을 추며 걸어가 살짝 한쪽 다리만 꿇고 앉아 자신들의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간호사들은 그 눈빛이 왜 자신들이 아닌지 생각하며 바닥을 동동 굴렀고, 찬열은 생각했다. 너희들. 내가 막 혼자 쩔쩔매니까 못할줄 알았지? 이거나 먹어라!  


그가 그들에게 짜릿한 윙크를 날렸다. 아니, 그 윙크의 각도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백현에게 날린 것이였다. 

  

  


"아!!!" 

  

  


반응은 파격적이였다. 간호사들은 정말 저 사람때문에 좋아서 미치겠다며 머리를 잡고 주저 앉거나 쓰러지려 했고, 아이들은 즐거워서 배를 잡고 웃었다. 환자 아이들의 부모님은 얼굴이 빨개져서 입을 막고 살풋거리며 조심스레 웃었고 과장은 물개박수를 치며 찬열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보였다. 어느새 무대위로 모여든 의료진들은 박수를 치며 찬열을 응원하고 있었다.  

  

  

윙크할때, 그때만큼은 섹시한 걸그룹 멤버를 따라한다기보다 자신이 셀프 카메라를 찍을때 자주 선보이는 남자다운 표정을 지으며 했더니, 사람들의 반응이 꽤 좋은것 같았다. 춤을 추면서도 그 와중에 반응을 피부로 받아들인 찬열이 점점 막판에 치닫는 무대에 좀 더 열을 실었다. 

  


의도치않게 자신들에게 쏜 윙크를 받아낸 찬열의 동료들은 멍하니 그런 찬열을 주시하고 있었다. 못 볼것을 봤다는듯 눈을 콱 가렸지만서도 어이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할 말을 잃은듯 했다. 누가 우리 찬열이를 부끄럽다고 했는가, 우리 찬열이는 세상에서 제일 위대했어.
그중 백현은 찬열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저..저거 나한테 한 짓거리 맞지. 저거.. 허우대만 멀쩡한게..저게... 


  

막바지에 다다르는 노래에 몸을 맡긴 찬열이 처음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단조롭게 자신의 차례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은 두 팔을 벌려 하트를 취하는 자세로 관객들을 향해 그런 자신을 보였더니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도 하트를 하며 찬열에게 손을 흔들었다. 거의 쓰러져가던 간호사들이 겨우 일어나 서로를 때리며 함께 하트를 날리기 바빴고, 어른들은 서로를 보며 즐겁게 웃었다. 찬열의 동료들 또한 저게 뭐하는 짓이냐며 야유하다가, 이내 휘파람을 불어주며 큰 소리로 무대가 떠나가라 박수를 쳐주었다. 그 박수를 시작으로 앉아있는 이들 모두가 크게 박수를 쳐주었고 찬열은 그제서야 부끄러움이 확 올라오는지 허리에 손을 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살며시 뒤를 돌았다. 정말 짜릿한 4분이였어. 그가 가볍게 화이팅 하는 자세로 자신의 팔을 휘두르다가 다시 객석을 향해 팔을 휘휘 저으며 인사하듯이 무대 뒤로 들어갔다. 꾸벅 폴더 인사를 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2013년도 사랑의 음악회는 찬열의 열정적인 무대를 끝으로 누구 말마따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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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대로 찬열이 고기를 쏘기로 한 음악회가 끝난 오후, 그들은 차례차례 퇴근후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무대가 끝나고 다같이 만나는게 부끄러웠던 찬열은 멋쩍다는듯 시선을 피하면서도 동료들의 놀림을 그대로 받아내야했다. 

  

  


"진짜 박찬열 사기캐릭!! 너 그렇게 혼자 잘 할거면서 뭐하러 우리한테 그렇게 매달렸냐?"
"아..뭘 잘해.."
"어쭈, 아쉽다는 표정이다? 너 이따가 자리 만들어주면 또 출래?"
"아이 그건 싫어! 나 다 까먹었단 말이야.." 

  

  


찬열이 베시시 웃으며 자신을 놀리는 준면을 밀어냈다. 세훈 역시 찬열의 한 편으로 가 팔을 이리저리 흔들며 자신도 춤을 가르쳐달라고 떼썼다. 찬열은 우쭐한 표정으로 세훈에게 '넌 아직 어려서 안돼. 정도가 좀 있는 춤이라서 소화하기 어려울거야.' 라는 둥 세훈에게 겁을 주었다. 세훈은 왕년에 댄스 동아리에 있었고 리더자리까지 꿰찼었지만 지금은 아니니 찬열의 택도없지만 귀여운 멘트를 그냥 봐주기로 한다. 코웃음을 치며 그럼 1년 뒤에 가르쳐달라고 하자 찬열이 인심 쓴다는 표정으로 해맑게 동의했다. 세훈은 웃긴 표정을 지으며 이 형 이상하다며 웃었다. 

  


양쪽에서 준면과 세훈이 찬열을 괴롭혀도, 백현은 멀찍이서 떨어져서 그저 그들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저걸 뭐 잘했다고 칭찬을 해야돼, 아니면 그냥 고기나 구워줄테니 잘 줏어나 먹으라고 해야돼. 백현은 묵묵히 서서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은채로 쉽사리 찬열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바람이 차다. 찬열이한테는 그냥 지금 다가가서 언제나 그랬듯 생각보다 잘했다고 장난치면 그만인데, 왠지 그러기가 조금.. 

  

  


"야 변백현!"
"어, 어?"
"뭘 그렇게 놀라. 짜식아." 

  

  


..조금, 부끄럽다. 

  

  


"안, 안놀랐어."
"말은 왜 더듬는대. 야. 이 형님 잘 했다고 칭찬 좀 해봐라."
"뭐. 무슨 칭찬. 잘 할거라고 했잖아 내가."
"그래서. 그거뿐이라고?"
"뭘 더 바라는데?"
"또 까칠하게 나오신다. 됐어 임마."
"......." 

  

  


백현은 아랫입술을 물며 애써 시선을 피했다.  

  

  


"그래도 뭐, 고맙다는 말은 내가 먼저 해야겠지?"
"그래 임마. 너가 백현이 많이 괴롭혔잖아. 얼른 우리 보는데서 고맙다고 인사 해."
"그래요 선배. 노래도 백현이 형이 만들어줬다면서요~ 그거 쉽지 않아요."
"아, 할거야 할거야 할거야."
"아 뭐. 됐어. 하지마."
"어쭈. 가만 있어라!" 

  

  


고맙다는 인사를 하라는 준면과 세훈 덕분에 찬열은 안그래도 고마운 마음이 더 커지는것만 같았다. 그래. 네가 나때문에 많이 고생했지. 찬열이 백현에게 다가가 그를 확 껴안았다. 

  

  


"아! 왜이래 진짜."
"고맙다니까!"
"아, 알겠으니까 저리 가!" 

  

  

  

그리고 백현이 놀라서 찬열을 홱 밀쳤다. 

  

  


"반응이 맘에 안들어."
"뭐라고 해야되는데 내가."
"그냥 잘했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안되냐?" 

  

  


홱 밀쳐진 자신의 처지가 백현에게서 나오게 되자 영 서운했는지 찬열이 볼멘소리로 백현을 야무지게 째려보며 말했다. 사실 이렇게 장난치면서 껴안는건 백현과 찬열 사이에서는 흔한 일인데, 지금 이러는건 또 어색하다. 밀쳐놓고도 당황한 백현이 한 발 다가가려 하자 찬열이 기분 나쁘다는듯 뒤를 돌아섰다. 백현이 손을 뻗어 그의 등을 건들려 했지만, 앞으로 나가는 찬열 때문에 백현은 그럴수도 없었다. 분위기가 조금 싸해지는게 느껴지자 준면이 백현에게 뭐라고 하는척을 했다.  

  

  


"왜 찬열이 무안하게 그러냐, 너."
"......."
"좀 잘했다고 해주지! 잘했는데. 찬열아. 잘했어 너."
"됐어, 형. 근데 민석이 형은 언제온대?" 

  

  


찬열은 됐다는듯 세훈과 준면만을 바라보며 물었다. 삐진거 다 보이는데. 또 금새 웃고있다. 백현은 다시 멀뚱히 뒤에만 서서 손을 주머니에 넣을수밖에 없었다. 내가 좀..심했나. 

  

  


그리고 그때, 오늘은 일이 있어 찬열의 무대를 보지 못한 경수가 뒤에서 다다다 달려와 백현을 확 밀며 인사했다. 백현의 인상이 확 구겨지면서 '아이씨 얜 또 뭐야.'하고 반겼고 경수는 웃으며 그런 백현을 지나쳐 준면의 무리로 들어가 인사했다. 유독 저 무리에만 끼면 밝아지는 경수다. 그리고 백현은 입맛을 다시며 핸드폰을 꺼내 종인에게 연락했다. 종인은 이제 정문에 나서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고, 아직 민석이 형도 안왔으니 천천히 오라는 말을 남기고 곧 전화를 끊었다.  

  

  


"완전 파격적이였다며."
"곧 비디오로 나올거야."
"미쳤어!"
"사실, 내가 다 찍어놨어요 선배."
"세훈아. 나한테 팔아."
"아 미쳤어 진짜! 안돼!"
"스마트 찬열을 이을, 뮤지스 찬열인가."
"이 사람들이 진짜.." 

  

  

  


그새를 못참고 또 장난을 치는 그들이였다. 그리고 종인이 어느새 나타나 백현을 지나쳐 그들에게 인사를 했고, 얼마전 경수와 함께 식사한 종인은 서스럼없이 경수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인사했다. 뭔가 멀찍이 떨어져있는것같은 기분에 백현은 애꿎은 땅만 툭툭 쳤다.
그리고 저 쪽에서 민석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누군가 있는데, 

  

  


"...루..루..아 누구시더라." 

  

  


이름이 또 기억 안난다. 아무튼 저번에 축구할때 만났던 민석이 형 아는 사람인것 같은데. 

  

  


"나 왔어!" 

  

  


도도도 뛰어온 민석이 뛰다 말고 다시 뒤를 돌아 함께 있던 사람의 손목을 잡고 같이 뛰었다. 그는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애써 웃어보이는 루한이였다.  

  

  


"어 왔어?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준면이 먼저 루한을 알아보고 인사했다. 그리고 뒤에 있는 경수와 세훈, 종인, 백현도 차례대로 꾸벅 인사했다. 종인은 루한을 처음 보지만, 대충 어떻게 이 사람들과 아는지는 알 수 있을것 같았다. 분명 게임하다 만났겠지.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어제 내가 루한씨한테 신세진게 있어가지고, 좀 같이 가면 어떨까 해서. 괜찮지?"
"당연히 괜찮지! 루한씨 저 기억하시죠? 찬열이에요."
"기억하고 있죠. 그런데...저 민석씨가 데리고 오긴 해서 오긴 했는데.." 

  

  


루한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들은 데려오면 무슨 상관이냐는듯 왁자지껄 떠들며 루한의 팔을 잡아 당겼다. 서슴없이 받아주는 그들이 내심 고마웠지만, 혼자 퇴근할 종대가 떠올라 조금 속이 불편하기도 했다. 민석은 갑작스레 생긴 저녁약속에 어제 루한에게 신세진게 떠올라 급히 루한을 초대하기로 했고, 루한은 어렵지 않게 수락했다. 마침 종대는 일이 있어 먼저 퇴근했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없지않아 있던 루한은 조금 어설프게 웃어보였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버리는게, 기분 좋기도 했고 왠지 모를 유대감도 생겼다. 동료가 생긴 기분이랄까.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왠일로 혼자 조용한 백현이 땅만 툭툭 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표정은 조금 부루퉁했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지 하는 표정이였다. 

  

  


"다 모였으면.. 가자." 

  

  


백현의 말에 다들 웃으며 '고고'를 외쳤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세훈과 찬열 그리고 준면, 루한과 민석, 그리고 종인과 경수가 나란히 길을 걸었다. 종인은 제 선배를 뒤에 두고 경수에게 말 거느라 바빴고, 찬열은 세훈과 준면 사이에서 이런 저런 인터뷰를 당하느라 바빴다. 유독 오늘따라 뒤에서만 쳐지는 백현은 갑자기 집에 가고싶어졌지만, 이게 무슨 기분인가 싶어 다시 애써 웃으며 민석 옆으로 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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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술파티가 시작되었다.  

  

  


"보여줘! 보여줘!" 

  

  


찬열은 민석과 준면의 아우성에 이기지 못하고 음악회때 보여주었던 걸그룹 댄스를 아낌없이 발휘했다. 처음엔 그렇게 부끄러워 하더니 한 잔, 두 잔 들어가자 시키지 않아도 찬열은 센터를 자처해 신나게 몸을 흔들어댔다.
이미 그들은 술이 거하게 들어가 잔뜩 취해있는 상태였고 그나마 그중에 가장 맏형인 민석은 체구가 무척이나 작았지만 생각보다 주량이 셌기에 아직까지는 맨정신이였다. 그가 다 취한 찬열을 꼬드기며 춤을 보여달라고 졸랐다. 옆에 있던 루한은 민석이 자꾸만 술을 들이키자 어쩔줄 몰라 조금만 마시라며 걱정했다.
그럴때마다 민석은 '이 분이 또 내 걱정을 하시네.. 걱정마세요, 나는 안 취해요.' 하며 야무지게 웃어보였고, 루한은 '어떻게 걱정을 안해요.' 하며 조금만 마시라고 독촉했다.
그리고 백현 또한 술을 와장창 들이부었다. 오늘은 다들 병원에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건지 일말의 후회따위 다 집어던지고 음주가무를 펼쳤다. 강남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고깃집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진짜 오늘 눈에 뵈는게 없었다니까...."
"불순한 의도로 음악회 한거면...너..."
"아, 그런거..그런거 아니니까 걱정마 형..나는! 나는 진짜 순수하게 했어.."
"순수하게 했다는 놈이 막..윙크 하고..막..." 

  

  


혀가 상당히 꼬여버린 준면과 찬열이 서로의 얼굴에 삿대질을 하며 답지않게 만담을 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세훈은 그런 준면을 보며 안주만 집어먹다가 처음보는 준면의 모습에 헉- 하고 놀랐다. 소주 두 잔만 마셨는데 저렇게 취해버리다니. 준면이 형은 마냥 천사일줄 알았는데, 술도 할 줄 알고.. 훅 간거라지만, 사람이 참 달라보였다. 오징어를 씹는것보다 준면을 관찰하는 맛이 더 새로웠다. 자신의 앞에서 귀여운 대화를 주고받는 선배들을 보며 세훈은 고개를 젓고 웃었다.  

  

  


"그나저나 루한씨."
"네."
"루한씨 되게 잘생기셨다..." 

  

  


찬열이 준면의 어깨를 잡으며 웃다가 갑자기 루한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잘생겼다고 때아닌 칭찬을 한다. 루한은 한국인들의 술자리가 마냥 신기해 쳐다보고만 있었다가 갑자기 이 그룹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갑자기 부담스러워짐을 느꼈다. 민석 또한 찬열의 말을 듣고 고개를 홱 돌려 루한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무표정이다. 다른건 다 견딜수 있는데, 지금 바로 옆에서 쳐다보는 민석의 시선은 도무지 견딜수가 없어졌다. 

  

  


"그러게....우리 루한씨.."
"........"
"엄청 잘생겼네..." 

  

  


민석이 정색을 풀고 예의 고양이같은 미소를 지으며 루한의 셔츠를 붙잡았다. 슬슬 민석도 취기가 올라오는듯 했다. 민석씨 안 취한다면서, 얼굴은 이렇게나 벌개져 있는데. 이게 안취한거라고.. 

  

  


"아..아니에요. 저 그냥 평범한 얼굴입니다.."
"에이, 평범한 얼굴은 아니에요. 잘생겼어요." 

  

  


어느새 외모 얘기가 나오자 정신을 차린 준면이 루한에게 말했다. 루한은 술을 마시지도 않았음에도 얼굴이 빨개져 두 손으로 볼을 문질렀다. 세훈도 가만히 있다가 루한을 쳐다보며 말했다. 

  

  


"진짜 잘생기셨어요. 피부도 어떻게 그렇게 좋으신거에요? 저는, 형들보다 나이도 어린데 되게 피부 까칠한데."
"아. 피부는 내가 좀 좋다.."
"준면이형, 형은, 여자처럼 잘때 팩하고 자잖아.."
"너가 언제 나 봤냐....아. 봤지 참...우리 저번에 같이 잤을때~" 

  

  


대화에 찬열이 끼어들고 찬열과 준면이 함께 잤다는 말에 먼저 반응한건 백현이였다. 오늘따라 가만히 술만 마시던 백현이 고개를 휙 돌려 준면을 쳐다보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 말이였건만 백현은 아니꼽다는 시선으로 그 둘을 번갈아보았다. 시선을 느낀 찬열이 먼저 백현을 쳐다보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그윽히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준면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백현은 술을 많이 마셨지만, 아직 취하진 않은 상태였다.  

  

  


"나 전에! 백현이랑..같이 잔 적 있다..우리집에서..."
"헐..언제.."
"종인씨. 종인씨는 기억하지? 막..백현이가 우리 집에 오겠다고 난리에 난리를 쳐가지고 그때..어쩔수 없이 데려왔잖아.." 

  

  


술을 먹은 이들의 대화의 화제는 끊임없이 돌아갔다. 이번엔 찬열의 집에서 잔 백현이 이야기였다. 백현은 고개를 돌리며 애써 무시하려 했다. 뭐 좋은 이야기라고 꺼내냐, 꺼내길. 자기 고과 깎인건 죽어도 기억 못하지. 저 멍청이가. 

  

  


"그랬었죠. 그래서 다음날에 두 분 다 지각하셨잖아요."
"그랬어?" 

  

  


멀쩡한 사람은 종인과 경수도 있었다. 그 둘은 음료수만 홀짝홀짝 마시다가 경수가 그랬냐며 백현을 쳐다보았다. 백현은 손사레를 치며 마시던거 마시라는 손짓을 했고 다시 고기를 집어들어 입 안으로 우겨넣었다. 경수는 피식 웃으며 음료수를 건넸고 백현은 의미없게 웃다가 다시 표정을 풀고 음료수를 받아마셨다.  

  

  


"그때 얼마나 스릴있었는지...다음날에 출근하는데 시간이 벌써 점심시간인거야!! 진짜 큰일나는줄 알았잖아.."
"그래서 너 고과 깎였다면서!"
"아, 형...그거는..." 

  

  


찬열이 급히 정색을 하며 아니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백현이 그 모습을 못봐주겠다는듯 먹고있던 잔을 탁- 내려놓았다. 찬열에게 뭐라 말하려 입을 우물쭈물했으나, 찬열은 그런 백현을 보며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백현은 다시 잔을 비웠고, 종인은 비워진 백현의 술잔에 술을 다시 담아주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 어느새 새벽이 다 와있었다. 민석은 급기야 술에 취해 루한의 품에 안기다시피 쓰러졌고 루한은 그런 민석을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얼굴이 빨개지는건 취기때문일거다. 종인과 경수는 먼저 들어가보겠다며 그들에게 인사하고 먼저 밖으로 나갔고, 루한은 어색하게 앉아 고개만 숙이며 인사했다. 그리고 남은건 준면과 세훈, 백현과 찬열, 루한 그리고 민석이였다.  

  

  

  

"이제 집에 들어가봐야되는데.."
"벌써?"
"뭘 벌써야.. 내일 출근해야지."
 

  

  

  

어느새 취기가 다 가신 준면이 벗어둔 자켓을 주섬주섬 입으며 옆으로 쓰러질뻔 하는걸 어이쿠- 하고 찬열의 옷을 잡으며 몸을 지탱했다. 곁에 있던 세훈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민석도 어느새 눈만 깜빡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루한은 그런 민석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손으로 찰싹- 때리며 민석에게 말했다. 

  

  

  

"깼어요?"
"여기 어디에요.."
"내가 누군지는 보여요?"
"....루한.."
"그래요."
 

  

  

  

정신은 살아있나보네. 정신과 의사답게 그의 의식부터 관찰한 루한이 민석의 머리를 살살 짓누르며 말했다. 

  

  

  

"얼마나 마셨는줄 알아요?"
"기억 안나요.."
"기억 안나는만큼 그렇게 마셔대면, 누가 잡아가도 모르겠어요."
"...미안해요.."
"...뭐가 또 미안하다고 해요. 이제 일어나요. 가야죠."
"근데 루한씨.."
"네."
"..고기는 많이 먹었어요?.."



자신의 밑에서 눈을 깜빡이며 졸린눈으로 루한에게 물어오는게 정말 지금까지 본 모습중 가장 최고로, 주인 품안에 안겨있는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다. 루한의 무릎을 베고 있는 민석은 자신이 뭘 베고 있는지는 아직까지 모르고 있는것 같았다. 그 와중에 고기는 많이 먹었냐니. 이거 감동받아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민석씨가 계속해서 만들어 줬잖아요, 고기."
"내가요..?"
"네. 민석씨가요."
"..내가 언제 그랬지..."
"아무튼, 많이 먹었으니까 걱정 마요."
"그래요..그럼..."
"일..."
"일으켜줘요."
 

  

  

  

민석이 팔을 루한에게 뻗으며 말했다. 루한도 사실 민석을 일으켜줄 재간이 안되는 포즈였다. 제 다리를 베고 있는데 어떻게 더 민석을 일으키란 말인지, 루한은 그럼에도 곰곰히 생각하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준면은 세훈을 깨우기 위해 어깨를 흔들고 있었고, 백현은 혼잣말을 하며 고기와 술을 마저 먹고 있었다. 그리고 찬열은 누군가와 전화중이였다. 루한은 본인만 알수 있는 미소를 지으며,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는 '알았어요.' 하고 민석에게 대답했다. 민석은 눈을 지긋이 감으며 팔만 루한에게 뻗었고, 루한은 그 팔을 잡으며..



"가자."
 

  

  

  

아니, 잡은 척 하면서 민석의 얼굴에 그대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가자, 라는 말소리가 너무 가깝게 들려 민석이 눈을 떴는데, 정말 놀라서 소리를 지를뻔 헀다. 하지만 생각보다 소리는 바로 나오지 않았고 아까 자신들이 그렇게 의논에 의논을 한 잘생긴 하얀 얼굴만이 눈 앞에 선명히 보일 뿐이였다.



"...갈래요?"



다정하게 물어오는 루한의 질문에 민석은 그만 팔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바닥에 나뒹구는 자신의 팔이 아픈지도, 저린지도 몰랐다. 루한이 떨어진 민석의 한쪽 팔을 잡으며 다정하게 문질렀고, 민석은 눈만 깜빡이며 숨을 참았다. 루한, 분명 내가 싸준 고기 먹었다고 했는데. 어째서 마늘이나 고추 냄새가 하나도 안나는거지...? 나는 원래 쌈 싸줄때 폭탄 쌈을 싸서 주는데.. 민석은 이상하게도 다른 생각을 하며 대답할 생각을 못했다.



"......"



먼저 고개를 든건 루한이였다. 누군가가 자신과 민석을 쳐다보는것 같기에 고개를 돌렸더니, 백현이였다. 하지만 백현은 코를 훌쩍이며 무심하게 다시 젓가락질을 했다. 루한은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다고 생각했다. 오해할까봐 순간 걱정했지만, 저 무심한 표정을 보니 안해도 될것 같기도 하고.
민석은 그저 루한의 밑에서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약 3초 내에, 민석은 군기 잡힌 행동으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가. 가자."
"그래. 가자."



기다렸다는듯 준면이 눈을 지긋이 감고 세훈을 밀었다. 세훈도 잠에서 깨어나 일어났고, 찬열과 백현, 루한까지 마저 따라 일어났다. 민석이 발을 헛디디면서까지 앞장서서 걷는데, 루한은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미소짓고 있었다.



































* * *




















루한과 민석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세훈과 준면은 이 곳에서 집이 가까운지라 걸어가기로 했다. 술이 조금 깬 준면은 걸을수 있다며 걱정말고 내일 보자고 찬열에게 일렀고, 찬열은 괜찮다며 똑같이 내일 보자고 인사했다. 남은건 백현과 찬열이였다.
찬열은 술자리에서도 내심 걸렸다. 저 말많은 자식이 오늘따라 분위기 안띄우고 뭐하는걸까. 오늘 주량도 아마 기존의 주량을 뛰어넘은것 같다. 조금 걱정이 되자 찬열이 백현에게 물었다.
 

  

  

  

"백현아."
"..어."



백현은 뭐가 그렇게 뚱한지 찬열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저거 또 저런다. 또 팅긴다.



"속."
"......"
"괜찮냐."



속이 괜찮냐고 물어오는 말에, 백현은 그만 뜨끔해졌다. '속'까지만 들었을때, 뭔가 들켜버린 기분이였달까. 자신의 알수없는 기분을 말이다.



"괜찮아."



하지만 백현은 애써 감추고 고개를 저었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내려다보며 바람빠진 웃음을 짓고 백현에게 다가가 어깨를 둘렀다.
 

  

  

  

"이거 너가 싫어하는짓이지 아마."
"알면 내려라."
"싫-다."
"....그럼 뭐하러 싫은건지 아닌지 물어봐. 짜증나게."



유난히 틱틱대던 백현은, 그래도 가장 싫어하는 찬열이 자신의 어깨에 팔을 걸어도 치워내진 않았다. 내심, 미안했다. 아까 자신에게 달라붙은 찬열을 밀어낸게.
 

  

  

  

"가만히 있는것봐라."
"그럼. 아까처럼 밀어주리? 그래야 좋겠냐?"
"그건 아니고... 너 아까는 진짜..그랬어."
"...뭐가."
"솔직히..다 네 덕이긴 한데..너가 다 잘해줘서 내가..거기서 박수도 받고 한건데."



여과없이 서운함을 드러내는 찬열이, 백현은 못마땅했다. 뭐 이런 타이밍에 그런 말을 하냐. 아까 술먹었을때 여럿이 있을때나 그러지. 그래야 내가 장난으로라도 미안하다고 했을텐데. 지금은 두명이니 영 불편했다. 그런 말 하기가.



"고맙다고....하려고 했는데."
"......"
"너가 그렇게, 나를 밀쳐버리니까."
"......"
"..뭐..내가..벌레라도 되는줄 알았지 뭐냐."



새끼가 말을..



"야. 내가 미쳤다고 너를 그렇게 생각하게?"
"아니, 말이 그렇다고. 아 그만큼 너무 셌다고..너가 그러니까.."
"야. 안그러면 되잖아. 세게 나오는거 보기 싫으면 너가 먼저 나한테 안그러면 되잖아! 그러니까 왜 그래서 험한 꼴 당하는데!"
"또 그런다. 또. 아, 알았어. 안해. 안해."
"말도 진짜 예쁘게 한다. 뭐? 벌레?"
"아, 안그런다고."
"진짜 짜증나게. 그러지마라."
"......."
"너."
"안한다니..."
"나한테 그깟거나 되고 그런거 아니니까."
 

  

  

  

백현이 찬열을 노려보며 의미심장하게 말을 던지고 찬열의 팔을 풀러냈다. 찬열은 눈을 한 번 깜빡이고, 백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냥 좋은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감동이다 변백현.."
"감동? 책이나 읽어라."
"왜."
"이딴걸로 감동받는거 보면, 너는 책 안읽은지 오래됐어. 더 그럴듯한걸로 느낌 살리라고."
"참나..."
"........"
"다른 말은 재잘재잘 다 하면서, 끝내 잘했다는 말은 안해주시겠다.."
 

  

  

  

찬열이 피식 웃으며 백현의 등을 퍽 쳤다. '뭘 바라겠냐.' 라고 읊조리고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조금은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백현을 스쳐 지나갔다. 저걸 누가 스물일곱의 소아과 병동 의사로 볼까. 뒤에서 보면 영 술꾼이 따로 없는데. 하지만 백현은, 그의 마지막 말이 걸렸다. 꼭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을까? 그래서 넌 그런걸까?



"..그런 놈이 나한테 윙크는 왜하냐 사내놈이!"
"......."
"다른 말은 재잘재잘 다하는 놈한테 윙크는 왜 해! 간호사들한테나 하지."
"......."
"...그거 짜증나서 잘했다고 말 안한거야."
"......."
"다음부터 나한테 그딴거 하기만 해봐!"
 

  

  

  

백현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조금 빨리 걸어가 찬열의 앞을 가로질렀다. 찬열은 그의 동그란 뒷통수를 보며 하- 하고 웃었다. 저게 지금 뭐라는거야..그냥 그중에 가장 친한 사람이 너라서 서비스 겸 해준건데. 그게 또 그렇게 싫었나보다.
찬열이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고개를 숙이며 길을 걷는데, 자신의 앞을 누군가 가로막았다. 평면인것이 여자는 아니고. 키도 큰것이 여자는 절대 전혀 아닌데..근데 옷차림이..
 

  

  

  

"......뭐하냐."
"...잘했다고 하는건데."
"......."
"....됐지."



찬열의 앞을 가로막은건 백현의 정면이였다. 그가 팔을 확 들어올려 찬열의 머리통을 끌어안았다가, 놔주었다. 자신보다 찬열의 키가 더 큰 바람에 뒷꿈치를 들어 머리를 안아야했고 찬열은 그 상황에 눈만 다시 깜빡였다. 뭐하는거야 이놈이.



"........"
"....이게 뭐하는거라고?"
"........"
"말해봐."
"........"



백현이 팔을 풀러내고 그저 자리에 서서 찬열을 째려보았다. 눈에서 레이저가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찬열은 머리를 긁적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는건, 이 짓거리는 변백현이 했다는건데. 얘가 미친건가?
 

  

  

  

"잘했다고 칭찬한거라고. 너, 오늘 잘 했다고." 

  

  

  

백현은 그 말만을 다다다 쏘아붙인채 빠르게 뛰어갔다. 저게..진짜.. 

  

  

  

".....아, 진짜." 

  

  

  

찬열은 아직 술에 취한 상태였다. 그리고 백현 또한 주량이 세서, 취한건 아니였다. 취하지 않은 사람이 취한 사람에게 한 행동은 누가봐도 일반적인 행동은 아니였으나 술에 취한 찬열은 그런 백현을 일단은 이해하기로 했다.



"그래서 너가 하루종일 기분이...그랬구나."
 

  

  

  

술을 줘도 안먹고. 민석이 형이 준것만 마시고. 고기를 줘도 치워내고. 내가 인기가 많아서 질투에 눈이 먼건줄 알았는데, 그게 미안함의 표현이였다니. 뭐 저런 놈이 다있을까.


찬열은 조금 더 그 자리에 서있다가, 변백현-! 하고 크게 불렀다. 하지만 백현은 어둠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였고 찬열은 허공에 대고 백현의 이름을 다시 작게 읊조렸다. 저거는 진짜 친구라고 하기에 너무 속이 좁은 놈이라니까. 둘 다 남자답지 못한 성격이라고 하지만 방금 꺼는 정말 오바였다. 내일 되면 변백현을 아주 신나게 놀려줘야겠다.
 

  

그러면서도, 못내 기분이 좋은 찬열이였다. 

  

  

  

  

  

  

  

  

  

  

  

  

  

  

  

  

  

  

  

  

  

  

  

  

  

  

  

  

  

  

  

  

  

  

  

  

  

  

  

  

  

  

  

  

  

  

  

  

  

  

  

  

  

  

  

  

  

  

  

  

  

  

  

  

  

  

  

  

  

* * *
암호닉 이든 / 너구리 / 치즈스틱 / 연 / 두부 / 텐더 / 히융융 / 초코푸딩 / 모카 / 노란색연필 / 변골반 / 낑깡 / 낫닝겐 / 핫바 / 조무래기 / 홍홍아직도랩을한다 / 올빼미 님♡
 

  

얼마만이죠.. 얼마만에 찾아온건지 모르겠네요ㅠ.ㅠ 그동안 글을 못쓰는 병에 걸려서..(인티..가 주는 병..) 

이제서야 찾아뵙게 됐습니다! 서운해 하지 마시라고 조금, 아주 조금 풍족하게 글을 들고 왔어요ㅠ_ㅠ 

아놔...찬백이마저 뭔가 스믈스믈 올라오다니..솔로인 작가는 오늘도 득도를 합니다^.^ 

11월 3일에 맞춰서 찾아오긴 했는데 여러분들이 저를 잊으셨을까봐 시무룩..ㅠ0ㅠ 힝... 

뭐 그래도 할말은 없습니다!!! 대처가 느린 제 잘못이죠 ㅠ.ㅠ 무튼 오늘도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다음편에서 뵐게요! ^^ 

  

아 그리고 사랑합니다. 엄청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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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싸!!!!!작가님 컴백!!!!
10년 전
독자7
쉘터님 안녕하세요! 이든이예요ㅎㅎ 정체불명의 첫 댓글이 있어서 많이 당황하셨죠? 저도 선댓 달아놓고 댓글을 쓸 시간이 없어 당황했어요ㅋㅋㅋ 정지 풀리신거 축하드려요ㅎㅎㅎㅎ 작가님 오신다고 하셔서 어제 아침부터 글잡 새로고침 누르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진짜 너무 반가워서 12병원 제목 본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읽는내내 함박웃음 지었어요^_____^ 이번 12병원의 12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면서도 뭔가 몸을 베베꼬게 만드는 설렘이 첨가되었네요ㅎㅎ 루한의 문자를 받고 이건 뭐지? 하고 당황하다가 결국엔 눈물을 흘리는 소녀감성 민석이ㅠ 우리 민서기 우러쪄여?ㅠㅠㅠㅠㅠ 저조차도 당황스러운 문자였지만 힘들고 외로웠던 민석이에게 위로가 되어서 다행이예요ㅎㅎ 이제 루한이 그 외로움을 채워주었으면ㅠ 밥도 혼자먹지말고! 혼자 울지도 말고! 이제 루한이 좀 뭔가 들이댈 기미는 보이는데 아직 눈에 띄게 나타나는건 없네요....문자빼고? 그래도 루민은 운명커플이니까요! 억지로하는게 아니라 타이밍으로 이루어지는ㅎㅎㅎㅎ 둘이 얼굴 가까이 맞대고 있을때 설렌건 저밖에 없나요?(두리번두리번) 속으로 뽀뽀해(짝) 키스해(짝) 이라고 열심히 외치고 있었지만.....이와중에 루한에게 마늘냄새가 나지 않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민석이ㅎㅎㅎ 루민 연애할때 리드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루한 당첨이네요ㅋㅋㅋㅋ 그래도 오늘 스킨쉽 많이 보여줬으니까 제가 생각했던건 다음에......쩝(아쉽) 드디어 찬백도 러브라인 대열에 합류하는건가요? 이상한 감정이 스믈스믈 피어오르는 자신의 마음에 어쩌지 못하고 찬열이를 까칠하게 대하는 백현이와 친한 동료라서 윙크 한번 했을뿐인데 틱틱대는 백현이 때문에 풀이 죽은 찬열이......어이구 이 커플은 삽질 오래하게 생겼네요ㅠ 원래 사이가 가까울수록 진심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법이죠ㅠㅠ 그래서 이랬다 저랬다 이해가 되지 않는 백현이의 행동에 찬열이에겐 심란함만 남고 아마 백현이도 멘붕에 빠져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있던 루민을 지나쳤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저도 멘붕이네요ㅠ 그렇게 배틀뜨던 찬백도 럽라에 들어섰는데 내 짝은 어디에.....(먼산) 찬백의 꽁기꽁기함을 공감하지 못하고 모솔의 비애를 느끼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공감없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제가 밉네요.....☆ 그나저나 찬열이가 춤을 그렇게 잘췄을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줄거라 생각했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뮤지스 찬열로 재탄생하다니ㅇ0ㅇ 백현이랑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네요ㅋㅋㅋㅋ 찬열이 짱짱b 오늘 리뷰 되게 정신없었죠ㅠ 문장들도 막 두서없이 나열되있고ㅠㅠ 시간은 없는데 댓글에 쓰고 싶은 말들은 많아서 머리속에서 문장이 만들어지는대로 썼어요ㅠㅠㅠㅠㅠㅠ암튼 작가님 돌아오셔서 너무 반갑고 좋고, 앞으로 그런 못된병 안 걸리시길 바라요! 저도 작가님 많이많이 사랑해요♥
10년 전
Shelter
이든님*안녕하세요이든님ㅠ_ㅠ이렇게긴댓글을또오랜만에받으려니감동이또절로나오네요..제어깨춤을추게하는이든님..사랑인거아시죠?(찡긋)ㅋㅋㅋㅋ정지풀리자마자 바로글올려서뿌듯했는데 이렇게선댓까지달아주시니까 두배로뿌듯!!!!>ㅇ< 일단이번편은좀잔망떠는아이들로꾸며봤어요*^^* 너무진도가느린것같아서..(수줍) 설레셨나요?그럼성공했네요 히히.. 루한이랑민석이를어떻게붙여놓고 지지고볶고시킬까 늘고민하는데..그래서처음부터강제이사시켜버린것도있지만ㅋㅋㅋㅋ앞으로들이대는루한을보실수있을거에요!!!!그렇게될거라믿읍시다!!! ㅋㅋㅋ아직사랑의감정을못느꼈나봐요우리민석이는...루한이는서서히느낌이오기시작하는데~~찬백은오늘도삽질하는데~~~ㅋㅋㅋ찬열백현이 러브라인이될지는......조금더지켜봐주세요//ㅁ/// 자녈이윙크를받고싶은건사실저였다는게함정..^^ 춤추는장면쓰는게너무힘들어서 그냥막생각나는데로썼더니 지금보니까 무슨..굿하는거같기도하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찬열아미안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엔더좋은역할줄게...응....ㅠ.ㅠㅋㅋ 저는이든님을볼때마다항상대단하다고생각이드는게,어떻게인물의심리를그렇게파악할수있으신지..그게너무대단하신거같아요ㅠ 제가좀본문을두서없이써서혹시다른분들이 애들캐릭터이상하다고생각하면어쩌지 했는데..이든님이딱알아봐주셔서너무기분이좋았답니다 ^-' 저또한답글을달아드리기전에 감동을한웅큼받은사람이라 답글이어떻게써졌는지모르겠어요...★한가지 중요한건, 앞으로그런병에걸리지않을것이며ㅠ.ㅠ 저도이든님을만나서너무반가웠다는점입니다!!! 이든님변함없이애정하구요!!!!ㅋㅋㅋ 아참 혹시아시는지모르겠지만 잠시 12병원 연재하는사이에 새로운단편을올렸어요ㅎㅎ 지치고힘들때한번읽고가셔도좋을것같습니다*^^*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1
올빼미에요!!
갑자기휙다가간루한때문에민석이도백현이도놀랐을듯한데요?ㅋㅋㅋㅋ백현이는사실머리속으로정리중인거아닐까요?갑자기민석이루한을데려온것도그렇고루한이민석이한테자신의무릎을내준것도그렇구요ㅋㅋㅋㅋ그나저나여전히종인이는경수한테들이대느라고정신이없네요ㅋㅋㅋㅋ아귀여워라!!대망의박찬열변백현은오늘도삽질을한번해주시다가마지막에조금메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편기다리고있을게요!!검은옷과오토바이의의문의남자가궁금해지는주말이네요!!남은시간즐겁게지내세요!!

10년 전
Shelter
올빼미님*안녕하세요올빼미님! 닉네임이무척귀여우신^^♡ 백현이는그런루한을보면서무슨생각을했을까요..아주아주조금취기가있는상태라 '저사람들뭐지?' 했겠..죠? 하지만...둘은키스를했으면했는데..못된제손은그기회를다음으로넘기려고했습니다^-^..ㅋㅋㅋㅋ아마빠른시일내에 루민의애정행각을보실수도있으시겠어요ㅎㅎ 오늘찬열이부분쓸때 진짜바보같은웃음을흘리며..썼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찬열이가바보된기분..ㅋㅋㅋㅋㅋ
검은옷을입은오토바이소유남에대해궁금하다고하셨는데ㅜ_ㅜ 잠시머리식힐겸 새로운단편으로찾아왔어요! 12병원연재도곧해드릴테니! 조금만기다려주시구요ㅎㅎ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9
닉네임만 귀엽다는게 함정인 저에요........... 실제로는 호랑이가 석달열흘은 뜯어먹고도 남을만큼 토실토실하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병원! 기다릴게요!!!
10년 전
독자2
초코푸딩입니다! 셸터님 돌아오셨네요ㅜㅜㅜㅜㅜ퓨ㅜㅜㅜ진짜 너무 기뻐요!XD 게다가 오늘 글 내용도 되게 밝고 재밌는 내용이라 더 들떠서 얼른얼른 글을 일게 되었던것같아요. 뮤지스 찬열이라닠ㅋㅋ저도 그 공연 꼭 보고 싶네요!ㅋㅋㅋ그리고 각 커플들마다 매화마다 조금씩 사이가 진전되는 걸 보면서 뭔가 제 마음까지 간질간질해지네요..모쏠인 저는 갑자기 현타가...ㅜㅜㅜ 하지만 정말 이번편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또 앞으로 밝혀질 오토바이와 관련된 일들도 기대됩니다! 셸터님 다시 돌아오신거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기뻐요ㅜㅜㅜㅜㅜ제가 많이 사랑해요♥♥♥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편 기다릴게요!
10년 전
Shelter
초코푸딩님*안녕하세요ㅠ0ㅠ 너무 늦게 돌아와서 죄송한 셸터에여 힝힝ㅠㅠ 컴백소식에 기뻐해주신 우리 푸딩님 일단 사랑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ㅁ/ (수줍) 아.. 확실히 병원이야기라 뭔가 적절한 일상을 써내기가 좀 힘들더군요.. 그래도 밝은 분위기로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해요 ^_^ 빨리 우리 귀여운 77ㅔ이친구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ㅇ<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지금은 단편을 써드리고 있는데 그것도 가끔 심심하시면 보러 오세요ㅎㅎ 사랑하구요! 감기조심하세요! 사랑합니다 ♥♥
10년 전
독자3
연이에요! 잊다뇨....작가님을 잊을리가있나여ㅠㅠㅠㅠㅠ오눌찬백이들 간질간질한 밀당한건가요?? ㅋㅋㅋㅋㅋ오구기여워라 ㅋㅋㅋ 스마트찬열을 이을 뮤지스 찬열ㅋㅋㅋㅋ먼저나간 종인이랑 경수에게는 또 어떤일이.....같이간 준면이랑 세훈이는!! 그리고 루민이들은 집도비슷한데. .핳.... 그나저나 그까망남자는 누구에여. .? ㅠㅠㅠ지금까지안나온인물크리스인가여...?ㅠㅠ 왜민석이를쫓아다니는거져ㅠㅠ으앙ㅠㅠ잘보구가요작가님!!
10년 전
Shelter
연님*반가워요 연님ㅜ_ㅜ 안잊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재밌게 읽어주셔서 두 번 감사드려요 ㅠㅠ 감동의 눈물이..주르륵.. 이번에 찬백 좀 귀여웠나요? 이런 말이 유명하던데..모니터로 키우는 우리 아이들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뮤지스 찬열 실제로 좀 보고 싶네요 걸그룹 춤 추는 자녈이를 응원합니다.. S2 연말에 한 번 해줬으면.. 이 글이 성지글이 되기를..! ㅋㅋㅋㅋㅋㅋ 먼저 나간 카디와 루민이는 아마 집에 가면서 애정행각을 하지 않았을까요?ㅎㅎ 궁금하다면 다음편에 포함시켜서 써드리도록 할게요! ㅋㅋ그리고 그 까만옷의 남자는......... 개.봉.박.두....입니다! 궁금하시죠! 죄송해요..ㅠ_ㅠ..스포를 할 수가 없네요 ㅠ_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구요! 우리 다음편에서 또 봐요! 연님 사랑합니당 ♥♥
10년 전
독자10
우왕 작가님이당..★
10년 전
독자4
히융융 이예요!! 작가님ㅠ 드뎌, 컴백이시네요!!ㅠㅠ기대렷어요..!! 이제 커플들이 점점 다들 서로 보기 시작한거 같아요!
10년 전
Shelter
히융융님*오래기다리게해드려서 너무너무 죄송하다는 뜻에서 일단 큰 절 한 번 올리고.. (_ _)꾸벅!ㅠㅠㅋ 지금 또 12병원을 기다리고 계실까봐 저는 루절부절..슈절부절.. 대신에 다른 단편 먼저 들고 왔으니 그것도 같이 즐겨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ㅜ_ㅜ 이번편도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빨리 12병원 아이들 데리구 올게요~~ ♡
10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어서오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 11월 3일에 딱맞춰서 돌아와주셔서 너무 기쁩니다!ㅠㅠㅠㅠ아진짜 루민 너무 좋아요ㅠㅠㅠ매번 쓰는 단어지만 ...중력이 미는 루민!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도 bgm이 너무 좋네요ㅠㅠ버스커버스커 노래인가요?ㅠㅠㅠ이런 노래 매번 어디서 구해오시는지ㅠㅠㅠ 매번 글 분위기와 비슷한것 같아요ㅠㅠㅠ 오늘 분량 너무 많아서 읽으면서 우와 이렇게 무리하셔도 되나?ㅠㅠㅠ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저도 한명의 독자인지라 행복했답니다!ㅠㅠ오늘은 카디 비중이 별로 없네요ㅠㅠ그대신 찬백이 제대로 빵빵! 터졌지만요!ㅠㅠㅠ하 어떤 커플링이든 너무 좋습니다ㅠㅠㅠㅠ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구요!ㅠㅠ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늦어져도 괜찮으니 무리하시지마세요!ㅠㅠ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0년 전
Shelter
안녕하세요ㅠㅠㅠㅠㅠㅠ처음부터 눈물로 반겨주시니까 저도 같이 우럭..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대한 11월 3일에 맞춰서 돌아오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벌써 5일이나 지나버렸네요 또.. 다른 단편을 들고 온다고 오긴 했는데, 쓰는것 자체가 낯선 글이라 그런지 저도 쓰는데 좀 애먹고 그랬어요ㅜㅜㅋ 일단 빨리 12병원 들고 올것을 약속 드리구요! (단편이 끝나면 가져올수도.ㅜ0ㅜ) 이번 루민도 어떻게 맘에 드셨어요?ㅎㅎ 귀엽죠 루민이들ㅎㅎ 루민러는 그저 귀여워서 두번 우럭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글쓰다가 라면 먹고 싶어져서 글 마치고 바로 라면 먹으러 간건 함정..이네요..(수줍) 오늘! 비지엠ㅎㅎ 버스커버스커의 '사랑은 타이밍'입니다. bgm 좋다고 매번 칭찬해주시니까, 글 안에 비지엠 이름까지 함께 적어넣을까봐요 ㅎㅎ 제가 글을 쓸때마다 글의 분위기만큼 중요시 생각하는게 바로 비지엠이라..매번 고민 한답니다! 그래도 이렇게 좋다고 해주셔서 늘 비지엠 넣는데에 보람을 느껴요^^ 정말 감사드리구요! 오랜만에 찾아온만큼 분량도 좀 많았던게 사실이에요♡ 섭섭하셨을까봐 독자분들..ㅠ_ㅠㅎ 우리 독자님두,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 조심하셨으면 좋겠어요ㅠㅠ 날씨가 아주..칼바람이..어휴..ㅠ_ㅠ 정말정말 감사드리구요! 다음편에서 뵐게요 사랑합니당 ♥
10년 전
독자6
치즈스틱이에요! 우와 작가님ㅠㅠㅠㅠ 보고싶었어요ㅠㅠㅠ 진짜ㅠㅠㅠㅠ 내가 현기증이 나서 정말ㅠㅠㅠㅠ 어쨌든 돌아오신걸 환영합니당 헤헤 아 근데 ㅋㅋㅋㅋ 좀 웃어도 되요 ㅋㅋㅋㅋ? 우리 밍속ㅋㅋㅋㅋㅋㅋ 빠오즠ㅋㅋㅋㅋㅋ 왜케 기여웤ㅋㅋㅋㅋㅋㅋㅋ 소녀감서유ㅠㅠㅠㅠ 민서기 우러규ㅠㅠㅠㅠㅠ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 아 근데 오늘 루민.. 하.. 루민 오늘 대박이네요 진짜ㅠㅠㅠ 루한 더 들이대 더ㅠㅠ 글 읽으면서 민석이가 몸 못가누고 루한한테 기대서 저일차듀금 그리고 민석이가 눈뜨면서 루한 쳐다볼때 이차듀금 루한이가 가자할때 삼차듀금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작가님이 쓰시는 글에 모두 죽는 저지만 오늘은 특히 더하네요ㅠㅠ 오랜만이라 그런가? 아 그리고 찬백이들ㅋㅋㅋ 오늘은 배틀호모가 아니라 삽질호모네요 이 바보들.. 니네둘이 밀당하니? 응? 그래? 오늘 뭔가 찬백 간질간질했어요 음 답답하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기도 한게 뭔가 음.. 묘해요 그냥 딱 묘해요! 사실 그 묘함 때문에 찬백을 좋아해요..♥ 아 맞다 카디 ㅋㅋㅋ 카디 오늘 조용히 한건 했네요 둘이서 무슨 얘길 그렇게 해~? 영화 얘기~? 뭐 보러 갈지 상의중이니? ㅎㅎㅎㅎ 그냥 가면서 얘기라도 하면 카디러는 그저 좋지여..♥ 오늘도 작가님 글 보면서 저 힐링힐링ㅠㅠㅠ 사실 알림창에 작가님 글 알림온것만 봐도 힐링힐링ㅠㅠㅠ 지금 댓글이 세번째 날라가서 인내심에 한계가 오지만 이게 작가님 글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그저 힐링힐링ㅠㅠㅠ 저 원래 오늘 너무 힘들어서 인티 안할라고 했는데 날짜를 보니 작가님이 약속한 11월 3일이라서 얼른! 컴퓨터 켜고 들어왔어요! 잘했죠? 엄마가 이시간에 뭐하냐고 구박하지만 어쩔수 없어요 왜냐면 내 작가님이! 나랑 친한 언니동생하기로 한 작가님이! 내 언니가! 이렇게 자동 엄마미소 띄우게 되는 글을 써준다는데 시간이 뭐가 중요해!! 그쳐? 그쳐그쳐? 헤헤헤 작가님보려면 전 달나라도 갈거니까! 제맘알죠..♥? 아 이말 오랜만에 하니까 저 너무 부끄러워요..ㅎ.. 아 요즘 날씨 엄청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구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오늘도 좋은 글 써주시느라 수고하셨구요 전 다음글도 민석이처럼 얌전히! 앉아서! 작가님 무릎에 누워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헤헤 아 오랜만에 말할라니까 너무 쑥스럽다..ㅎ.. ㅅ..사..사랑해요♥
10년 전
Shelter
치즈스틱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히저따위가현기증을앓게해드렸다니요..믿을수없어요ㅜ_ㅜ 미안해요 치즈스틱님 엉엉ㅜ_ㅜ..뒤늦게돌아와서 너무너무 뎨동했구요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맘껏웃으셔도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사실 픽속에서 민석이가 강인하게 나오길 바랬는데.. 처음엔 그렇게 짜놨는데..시간이 가면 갈수록 강한 남자는 커녕 소녀감성이라녀....ㅠ_ㅠ민석아 나를 듀겨줘...너의 매력으로...S2 (?) 제가 사실 설레미를 선물하는 작가랍니다^-^ 조금이라도 설레셧다면..우리 치즈스틱님은..반한거에융^_^!!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엄청 설레게 쓰고 싶었어요.. 특히 애정행각에 굶주린 우리 커플들의 스킨십을 팡팡 터뜨리고 싶었어요 ㅠㅠ 근데 생각만큼 그렇게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지금 다시 읽어도 아 이부분은 왜 이렇게 표현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ㄸㄹㄹ.. ㅠ.ㅠ 우리 독자분들이 난데없는 찬백의 아슬아슬한 등장에 깜짝 놀라셨죠!!!? ㅋㅋ 깨알로 넣어봤어요 ㅎ 이 아슬아슬하고 묘한 찬열백현은 ..과연 삽질만 하다가 끝날것인지..아니면.....그런게아니면...루민 카디를 이을 큐티77ㅔ이가 될것인지!!!!!!!! 지켜봐주세요*^^*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댓글을 세번이나 날리셨다뇨 ㅠㅠ 그럴때마다 제가 죄송한게, 혹시나 제가 이렇게 답글을 길게 달아드려서 부담스러워서 계속해서 길게 달아드리는건 아닐지..ㅠㅠ...죄송스럽네요ㅠㅠ 부담을 느끼시는거라면 과감히 ㅂㅓ리시고!!!!!! 하트 하나만 날려주셔도 좋아요!!!! 또 ㄷㅏ음번에 댓글 날라가면 어떡해요 잉 ㅠㅠ 우리 치즈스틱님 ㅠㅠ 미안해요 내가 ㅠㅠ 다음에는 빨리 올게여 히잉 ㅜ ㅠ 내 동생님...치즈스틱..♥(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따라서 달나라까지 오겠다는 그 말, 기억할거에요.. 캡쳐할겁니다 (오싹) ㅋㅋㅋ 날씨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시구요, 잠깐 나갈때도 따듯한 옷 걸치고 나가시구요 꼭^^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10년 전
독자11
아니에요 아니에요 작가님한테 할말이 이렇게 어 뭐지 엄청 많으니까 그걸 쓰다보면 저렇게 되는거에욯ㅎㅎㅎㅎ 세번 날아간건 컴퓨터가 렉을 먹어가지고 엉엉ㅇ ㅠㅠㅠㅠㅠㅠ 캐..캡쳐까지 하신다닠ㅋㅋㅋㅋㅋㅋ 저도 사랑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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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Shelter
홍호웅~랩을한다님*이렇게 기다려주시는 분이 많을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ㅜㅠ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나름 길게 쓴다고 썼는데 분량 맘에 드셨어요? 다행이에요ㅜ_ㅜ 다음번에도 이렇게 길게 뽑아와야 할텐데.. 하루하루 머릿속에 다짐만 늘어가는 작가입니다 ㅜㅜ사실 제가 제 입으로 작가라고 하기도 뭐해요 이건 작가가 아니라 그냥 ...글 안에서 노는 백..수..?!ㅠ.ㅠㅋ 우리 홍홍님도 실전에 강하신 타입이라구요!? 저는 그런 분들이 부러워요 ㅎㅎ 저는 뭔가 실전을 하면 긴장을 많이 해서.. 아! 연습할때 더 그러네요 지금 생각해보니^^;ㅋㅋ ㅇㅣ렇게 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요/ㅁ/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데 댓글까지 정성스럽게 달아주시구, 그래서 제가 답글을 달아드리는거죠! 이 맛에!ㅎㅎ 12병원 연재는 조금 미뤄질 가능성도 잇을것 같아요, 새로 시작한 단편때문에ㅠ.ㅠ! 단편 빨리 끝내고ㅎㅎ 병원 쌤들 데리고 찾아올게요! 정말 감사드리구요! 사랑합니다 ㅎㅎ 날씨 조심하세요! 날씨? 감기 ㅎㅎ 조심하세요 ㅎㅎ
10년 전
독자12
ㅎㅎ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게요..♥ 저도 항상 작가님글 덕분에 제가 가고있는 이길에 더욱더 확신이 생겼어요ㅎㅎ저도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작가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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