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그 첫번째
드디어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에 빠져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수능이 끝난 지금에서야 왔다.
그러나 늦겨울의 일본은 내가 생각했던 일본과는 달랐다.
병든거리의 모습과 우중충한 하늘, 지난 시간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랐지만 이도 기회거니 생각했다.
미리 찾아보고 마음이 들었던 골목을 힘이 빠진채로 걷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쭈구리고 머리를 무릎에 파묻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무시하고 지나쳤을것이다.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라면 더더욱,
허나 왜인진 모르겠지만 그 앞에서 멈춰섰다.
'大丈夫? (괜찮아?)'
'...'
'まだ寒いからこんなところで座っていない. (아직 추우니깐 이런곳에서 앉아있지마.)'
'...'
'私の話聞こえなく? (내말 안들려?)'
'...私、日本国人じゃない. 韓国人です. (...나, 일본인 아니야. 한국인이야.)'
'어? 本当に? (어? 정말?)'
'..本当. (..정말.)'
'완전 신기해! 나도야, 나이도 비슷해보이는데 반말해도 괜찮지??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인이 반갑다는말 안믿었었는데 실제로 반갑긴 반갑구나, 너도 관광온거야?'
'...아니, 일이 좀 있어서.'
'그래?? 힘든일인가보네 이렇게 축 쳐져있고..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내가 도와줄까?
어차피 할일도 없거든... 풍경을 찍으러 왔는데, 원하던 풍경이 없네. 다른계절에 와야겠어.'
'그래주면 고맙고.'
'그나저나 언제나 여행은 새로워~ 같은곳인데도 말이야!'
'...?'
말수가 적은 남자라고 생각했다.
괜히 말을 걸었다고 자책하던 중 그는 고개를 들었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응?? 왜??'
'음...아무것도 아니야.'
깜짝 놀래야하는건 난데 왜 더 놀라는거지.. 내가 이상한가? 뭐 어쨌든 약간 찜찜하지만 오해한거겠지 싶었다.
날짜도 잘못 잡아서 원하는 사진도 못찍는데, 착한일이나 하자!
'자! 이제 내가 무슨일을 도와줄까?'
'나랑 같이 다니면서 그 장소가 많이 눈에 익는지 아닌지 말을 해주면 될거야.'
'자신없지만...알았어.'
정말 이상한 남자구나, 괜히 아는척 했나 ? 온갖 생각이드는 부탁이었다.
아니 내가 눈에 익는 장소를 왜말하라는 거지 ?? 눈에 익을 수가 없는데 나는.
'저기 근데 혹시 머리가 나쁜가 너는 ..?'
'...왜 갑자기 욕을하고 그래..'
'아니아니 그냥 니가 한 말들속에 약간 신기한 부분들이 있어서'
'응? 어떤부분인데?'
실수했나? 뭐때문에 저러지 .. 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