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층을 향해 급히 뛰었다. 분주한 복도를 지나쳐 문을 열자 "들어오면 안 됩니다!"를 외치고 있던 안재효가 나를 알아보고 몸을 틀어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나도 문을 쾅 닫은 뒤 방 한가운데 놓인 침대로 다가갔다.
"이 새끼 이거 왜 이래."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떨려 나왔다. 침대에서 발작을 일으킨 김유권의 얼굴은, 얼마 전에 본 혈색이 돌아오던 하얀 얼굴이 아닌 검은 곰팡이가 핀 듯한 모습이었다. 눈을 까 뒤집고 팔 다리가 붙잡힌 상태로 펄떡펄떡 뛰는 꼴이 겁이 난다.
"허억, 학, 아악! 아아아악! 놔! 놓으라고!"
"김유권, 김유권!"
손톱을 잔뜩 세워 자신의 팔을 붙잡는 이민혁의 손을 휙 긁어 버리는 김유권의 손이 여기저기 썩어 들어간 것 마냥 검다. 문이 벌컥 열리고 간호사 몇 명을 데리고 들어온 박경이 어울리지 않게 표정을 굳히고 김유권에게 다가갔다.
"묶어, 묶어!"
"아아아아악!"
박경이 비명을 지르는 김유권의 팔을 붙잡고, 간호사가 미리 가져온 가죽 벨트를 꺼내 팔을 묶어 버렸다. 남은 한 쪽 팔과 두 다리도 묶였는데, 김유권은 팔 다리가 묶인 상태에서도 몸을 비틀어가며 날뛰고 있었다. 간호사가 내민 주사기를 김유권의 팔을 붙잡고 놓으려 애쓰는 박경의 얼굴에서 땀이 한 방울 흘렀다. 진정제가 투여되었는데도 전혀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민혁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김유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소란 속에 문이 쾅 소리 나게 열리며 들어온 것은 이태일이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와 박경에게 손에 든 차트를 건네는 이태일을 의아하게 바라보는데 이태일의 입술이 열렸다.
"체내 불순 물질 증가 중. 계속 증가하고 있어. 방금 뽑아간 피다."
작은 시험관 하나를 휙 던지는 걸 받았다. 빨간 피 반, 검은 피 반. 검은 피? 불순 물질?
"흐아! 아아악!"
"이젠 말도 까먹었냐, 김유권?"
씨익 웃으며 김유권을 바라보는 박경의 표정이 어둡다. 웃고 입던 입꼬리가 뒤틀리고, 내가 시선을 돌려 김유권의 얼굴을 보았을 때, 김유권의 얼굴에 있던 검은 흉은 더 커져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아지고 있었잖아요! 불순 물질도 엄청 줄었는데, 소량만 남아서 이제 좀 있으면 깨어나겠다면서요. 아, 아니 이게 깨어난 건가? 아니 근데 얘 지금 왜 이러는데요."
"표지훈 넌 입 좀 닥치고 있어. 보면 몰라?"
이태일의 얼굴은 굳었다기 보단, 정말 감정 없는 무표정이다.
"지난 탐사에서 죽은 대원들. 그 놈들은 그냥 하루만에 죽었어. 하룻밤이 지나고 병실 문을 열었더니 그냥 죽어 있었어. 검게 변해서. 김유권은 그런 일을 우리가 이미 겪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취해서 그게 좀 더 늦춰졌고 더 과하게 나올 뿐이야, 시발. 피 넣어도 소용 없네."
"지금 얘한테 피 더 넣으면 안 되요?"
안재효가 묻자 이태일의 눈이 별안간 사납게 변하며 목소리가 올라갔다.
"소용 없다고, 시발!"
"박사님."
"불순물질은 투석기로 돌려도 분리가 안 돼. 그래서 우리가 귀찮게 피 뽑고 새 피 넣고 그 지랄을 한 거 잖아. 아니었음 나도 편하게 투석기로 돌렸어. 근데 시발, 이 새끼 이제 죽어가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부들부들 떨며 소리를 지르는 이태일이 휠체어 팔걸이를 꽉 붙잡았다. 안재효가 고개를 푹 숙이고 박경이 간호사들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김유권의 손을 꽉 붙잡은 이민혁의 표정이 절박하다. 미친. 이게 뭔데.
우지호 때문에 안 그래도 정신 없는데 갑자기 온 호출. 그리고 달려오자마자 보인 건 흰자위를 드러내며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김유권이었다.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마냥 희던 피부는 검은 점으로 뒤덮혀가고 있는 모습이 꽤나 괴기스러웠다. 이대로라면 김유권은 죽는다. 몸이 지멋대로 떨리고 있고, 입술을 깨물다가 문득 우지호라는 이름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화를 참으려고 애를 쓰는 이태일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치자 핏발 선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본다.
"박사님."
"왜, 시발아."
"이번 한 번만 더 저 믿어 주세요."
"뭐?"
"이대로라면 진짜 김유권 죽을지도 몰라요."
그 말을 끝으로 이태일의 목에 걸려있던 카드를 빼앗았다. 이태일이 "야!"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카드를 들고 병실을 뛰쳐 나갔다. 조용한 의료층에서 유난히 소란스럽던 병실을 지나치자 소음이 점점 작아지더니 아예 적막이 흐르는 복도가 나타났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조용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제발, 우지호.
"오랜만이야."
유리방 안에 우지호는 늘 그랬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조용히 몸을 일으키는 흰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내게 안기는 우지호 때문에 살짝 움찔하다가 이내 나도 놈을 끌어 안고 등을 토닥거렸다. 우지호에게 나는 묘한 겨울 향기에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가 이내 김유권 생각에 녀석을 떨어뜨렸다.
"우지호."
"응."
"너, 너 말이야. 그 불순 물질. 없앨 수 있는 거지?"
나를 바라보는 우지호의 눈에 의아함이 한가득이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몸에 있는 불순 물질이라던지 상처 같은 거 없앨 줄 알지, 너. 전에 나한테 했던 것 처럼."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우지호가 천천히 입을 열고 조곤조곤 나즈막히 말하기 시작했다.
"깨끗하게 만드는 거라면 할 수 있어."
"도와줘."
우지호가 빤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가만히 그런 우지호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부탁할게'하고 말했다. 나를 보는 우지호의 눈에는 여전히 의아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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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역시 공부는 할 게 못되요 공부 때문에 머리까지 이상해져서 글도 막 싸질러놓고 가네요 책임 안 질거야 흥칫뿡 시험따위 뻐큐머겅 두번머겅 세번머겅 다머거썽? 또머겅 근데 그거 알아요? 내가 십편 넘게 썼단 건 기적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맞다 여러분 그거 아세여? 블락비 컴백한대요 ㅇㅇ;; 아신다고여? 아 그럼 이건 아세요? 블락비 컴백;; 이건 모를걸요? 블락비 컴백한대요 대박이죠;; 는 무슨 시험이고 나발이고~.~ 오늘 제정신이 아니라 잡담이 겁나 많아요 이해해요 즤아코 SAM 좋네여 샘샘샘샘샘샘샘나지 지금 제 정신상태마냥 정신없는 게 맘에 들어오 크캬캏카ㅏ카카카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