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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애하는 방법

 



“홍지수, 이 개같은 새끼 어디있어!!”

 

 

손에 들고 있던 슬리퍼 한 짝과 고무신 한 짝을 교실 바닥에 신경질적으로 던지자 창가에 앉아있던 홍지수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주위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슬금슬금 흩어지며 늘 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는 이어폰을 귀에 꽂기 시작했다. 홍지수는 누굴 닮아서 저렇게 능청스러운지 저 가식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을 고무신으로 찰치게 때려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겨우겨우 참아냈다. 장하다, 이봄. 이 새끼 상대하다가 내가 먼저 고혈압으로 뒤지겠네, 씨발.

 

 

“어? 봄아. 너 실내화 샀네? 근데 너무 하얘서 금방 더러워지겠는데 어떡하냐.”

“홍지수 연기 좀 늘었다? 아주 남우주연상 감이야, 어? 이 씨발새끼야. 아침부터 수고스럽게 내 실내화를 고무신으로 바꿔주고. 야, 내가 너무 감동 받아서 눈물이 다 난다.”

“뭐라고? 방금 네가 한 말이 개의 언어인 것 같아서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 다시 말해줘, 봄아.”

“응. 지수야, 너 병신이라고.”

“Thank You. 근데, 봄아. 내가 병신이면 너는 개씹병신.”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면서 샐샐 말하는 꼴이 7살 어린이 보다 더 얄미워서 이번에도 주먹이 먼저 나갈 뻔 했다. 사람이 어쩜 저렇게 재수가 없을 수가 있지? 내 입으로 홍지수를 칭찬 하기에는 있는 자존심 없는 자존심 다 상하고 빡이 존나 치지만 툭 까놓고 봤을 때 작지 않은 키에 반반하게 생긴 얼굴, 좋은 머리에 좋은 운동 신경까지 진짜 다 괜찮은데 왜 성격이 개차반인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내 앞에 서서 빙구처럼 웃고 있는 홍지수를 보다 교실 바닥에 굴러다니는 고무신에 발을 끼워넣었다. 저런 새끼를 좋아하는 우리 학교 애들이 안타까워지는 212344566744378990876번째 순간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홍지수랑 한바탕 했다며?”

 

 

급식으로 나온 제육볶음을 숟가락으로 퍼서 먹고 있는데 앞에 앉은 권순영의 입에서 나온 홍지수 세 글자에 입맛이 뚝 떨어졌다. 에이, 씨발. 오랜만에 고기 나와서 행복했는데. 먹다 말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나를 이상한 얼굴로 흘겨보던 권순영이 굴하지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오늘은 왜 그런 건데? 뭐 실내화 바꿔치기라도 당했냐?”

“...너 자리 깔아라.”

 

 

내 말이 끝나자마자 입 안에 있는 음식물이 다 보일 정도로 웃어대는 권순영에게 숟가락을 던졌다. 워낙 반사신경이 뛰어난 애라 금방 피하기는 했지만. 그게 더 짜증이 나 더 흘겨보자 되도 않게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내 쪽으로 얼굴을 기울였다. 아, 못생긴 얼굴 저리 안 치우냐? 인상을 팍 찌푸리자 너는 진짜 사람을 무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며 슬그머니 얼굴을 뒤로 뺐다.

 

 

“진짜 걔도 대단하다, 대단해. 하다하다 실내화 바꿔치기할 생각을 다 하냐.”

“병신이라니까. 나 18년 동안 살면서 그런 병신 처음봤다.”

“나도 18년 동안 살면서 너 같이 매번 당하는 애 처음 봤어, 봄아.”

 

 

다 먹은 식판을 들고 히죽 웃는 홍지수를 보자 다시금 화가 치미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좀 가라, 지수야. 빨간 양념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제육볶음을 의미없이 뒤적거리며 말했다. 개 같은 홍지수가 내 말을 들을 리는 없겠지만. 그 와중에 밥을 씹고 있던 권순영은 반갑다며 홍지수한테 인사나 하고 앉아있는 꼴을 보자 한숨이 팍 새어나왔다. 다 먹은 식판을 들고 일어나려다가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서있는 홍지수를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제대로 복수해준다, 내가. 신고 있던 고무신이 크다는 변명을 앞세워 넘어지는 척 하며 교복만 입고 있는 홍지수한테 식판을 쏟을 생각을 하며 슬금슬금 엉덩이를 뗐다.

 

 

“내가 그래서 어제 이석민이랑..어, 이봄!”

“...아, 씨발.”

 

 

홍지수 쪽으로 넘어지기 직전 나를 본 권순영과 넘어지고 난 후 홍지수가 입을 연 건 거의 동시였다.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굳어있는 권순영을 뒤로하고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홍지수에게 최대한 미안한 척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봄, 드디어 미쳤냐?”

“미안해, 지수야. 고무신이 너무 커서 발이 꼬여버렸네..”

“너 웃는 거 다 보이니까 수작 그만 부려라.”

”아, 티났어?”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싹 바꾸자 홍지수가 조용히 식판을 내려놓더니 내 머리카락을 확 잡아당겼다. 남자새끼가 비리비리해서 힘 하나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센 힘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파, 지수년아. 좀 놔!!!

 

 

“빡치니까 입 다물어. 오늘 너 죽고 나 사는 날이다. 봄아, 네 이름이랑 똑같은 봄에 생을 마감하는 소감이 어때?” 

 

 

 

나는 이 날, 홍지수가 우리 학교 탑 병신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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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6.95
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겨요 잘보고 갑니당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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