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차이란 말은 어느순간 많은 사람들의 이별사유가 되어있었다. 단지 상대방에겐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 씁쓸하고도 이별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지만 난 다르다고 생각한다. 성격차이를 말하며 헤어질것을 요구한 사람이 시간이 흐른뒤 상대방을 그리워한다면 그것은 성격차이가 아닌 잠깐동안의 권태기라고
안재현 망상글 :: 기다릴게, 여기서 (The beauty of waiting)
안재현 ver
- 제발 전화좀 받아라··
몇번의 통화도 몇번의 문자도 모두 답을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에 손톱을 깨물어댔다. 내 손이 참 예쁘다며 손톱을 깨무는 버릇은 고치라고 말해주었던 그녀가 내 옆에 없다. 미치도록 아른거리며 날 괴롭히는 후회라는것에 의미없는 눈물만 뚝뚝 흘리기도 지칠 3주동안 도대체 난 뭘 했던걸까, 머리를 쥐어 뜯어도보고 소리를 질러봐도 달라지는건 없었다. 난 언제나 답장없는 그녀의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대고 술에 잔뜩 취해 그녀의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갈 뿐이니까
- 내가 다 미안해 그러니까 얼굴 좀 보자
- 누구세요?
그녀가 답장을 해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뜻밖에도 누구냐 묻는 문자에 멍해있기도 잠시 난 정신을 차리고 답장을 보냈다.「재현이 오빠야, 번호 삭제했어··?」「문자 잘못보내셨어요」이어지는 답은 단호하게 자신은 내가 찾는 그 사람이 아니라는 내용의 문자, 허탈했다. 번호를 바꾼건가 머릿속에 온갖 불안한 생각에 쓰러지듯 책상위로 엎드렸다. 그리고 흐려진 정신으로 핸드폰을 잡고 다시 문자를 찍어내려갔다.
안재현 망상글 :: 기다릴게, 여기서 (The beauty of waiting)
여자 ver
“···”
이때까지의 문자를 본다면 꼭 드라마같은 내용이였지만 가장 진심이 느껴지는듯한 문자이기도 했다. 나도 그가 보고싶어 죽을것같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가장 상대방을 그리워하는건 그가 아닌 나일거라고도 생각한다. 그만큼 난 그가 보고싶다. 나쁜 버릇도 나에게만 차가운 말투도 다 보고싶다. 이젠 다 용서할수 있을것 같은데 ·· 왜 돌아가기가 힘이 드는지 답답한건 나도 맞찬가지인데·· 일부러 번호를 바꾼척 문자를 보내봐도 그는 여전히 날 찾고있었다. 더 보고싶게··
“보고싶다·· 진짜”
안재현 진짜 보고싶다··
“결혼은 언제할까?”
“음·· 오빠가 준비되면?”
“준비는 예전에 끝났지 넌 몸만와 내가 다 챙겨줄게 우리 애만 건강하게 낳아줘”
그와의 행복한 기억이 자꾸 생각나서인지 베게를 물어 숨죽여 울어도 가슴이 답답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너무 보고싶다. 더이상 이렇게 그를 피하는것도 지치는데 그가 나때문에 힘들어하는건 더 보기싫다. 바보같이 난 지금도 나보단 그를 더 걱정하고 있었다.
“집에 잘 들어갈수 있지?”
“아·· 좀 무서워도 어쩔수 없지”
“무슨일 생기면 연락해 택시번호 다 찍어놨으니까 차에서 내리면 전화·· 아니 문자보내 너 가뜩이나 요금 딸리는데 전화는 내가 걸어줘야지, 집까지 못데려다줘서 미안해 오빠가 내일은 맛있는거 사들고 놀러갈게 집에 조심히 잘 들어가”
- 만나자
- 헤어지자
돌아오는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은 다르다는것을 느끼고있다. 기다리는 시간은 돌아옴의 시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진다고
Written by . 비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