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방에서 온 그 탄소맞아요!
" 아니, 왜요? 아저씨가 먼저 번호 땄잖아요! "
" 아니, 그건 니가 고2일 줄이야 몰라서 그런거고. 그리고, 김남준이 끌고 간 거거든? "
" 그게 뭔 상관이에요! 어쨌든 내가 좋단 거잖아요. "
" 안 좋아. 하나도 안 좋아. 싫어질 거 같아. 그러니까 제발 가라, 어? "
" 싫어요. 난 아저씨 좋은데? "
" 만난지 얼마 안된 사람보고 그렇게 쉽게 판단하고 그러는 거 아니야, 학생. "
" 쉽게 판단 안해요! 솔직히 아저씨 못생겼어요. 됐죠? 난 외모 안 따져요. "
" ...방금 그건 좀 상처. 아니 근데, 진짜, 이건 아닌 거 같다. 너 내 이름은 아냐? "
" ...김..? "
" 아니거든. "
" 아니면... 이씨신가? "
" 때려맞히는 거 안다. 시간도 늦었는데 집 조용히 가라, 제발. 괜히 내가 오해 받을 거 같아, 학생. "
" 내 이름은 탄소에요. 김탄소. 그럼 이제 아저씨 이름! "
" ...하... "
" (빵긋) "
" 민윤기. 됐지? 나이는 28세. 너랑 딱 10살 차이. 더 말할 것도 없지? 가라. "
" 윤기요? 촉촉한 윤기할 때 그 윤기? "
" ...어. 그 윤기. 이제 가. "
" 와, 아저씨는 어떻게 이름도 그렇게 발려요? "
" 뭐? "
" 민씨에다가, 이름은 윤기요, 진짜 이쁘다. "
" 미치겠네, 진짜. "
" 학생, 나랑 만나면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사건의 전말 ^0^
" 야, 저쪽 테이블 사람들 너 계속 보고 있는 거 같음. "
" 누구. 남자? "
" 어. 남자. "
정호석이랑 오랜만에 카페에 왔다. 물론 남자친구는 아니고, 절대 아니다. 우린 어릴 때부터 친구였기 때문이다.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을 거라고는 하지만, 정호석이 여자였다고 하더라도 우린 정말 좋은 친구였을 거다, 아무튼, 오랜만에 허니브레드가 먹고 싶어지길래 혼자 먹기는 싫어서 정호석을 졸라서 더운 여름에 불러냈다. 처음에는 덥다고 투덜거리더니 시원한 카페에 앉혀놓고 아이스초코를 물려놨더니 금세 조용해졌고. 단순한 놈. 그래, 그래서 내 근처에 남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날 보고 있다고? 왜?
" 잘생겼냐? "
" 음, 나만큼은 아닌데, "
" 못생겼네. "
" 야, 너무하는 거 아니냐? "
" 왜. "
" 와... 걍 말 안해줄래. "
" 아, 에이. 잘생겼냐고. "
" 음, 한 명은 포스 장난 아니고, 한 명은 키는 작은데, 그냥 뭔가 두부상이신데. "
" 두부상은 뭔데. "
" 두부두부하게... 생긴? "
" 장난하냐? 하얗다는 거야, 뭐야. "
" 어, 오. 좀 많이 하얀 거 같음. 아니, 근데 뭐 둘 다 조각미남은 아니고. "
정호석이랑 바짝 붙어서 소곤소곤 얘기를 하고 있으니, 정호석이 말한 것 같은 남자 두 분이 내 옆으로 걸어오는게 느껴졌다. 아, 잠만. 뭐지? 길거리캐스팅 이런건가? 나 연예인 되는 거임? 설마, 번호 따려는...
" 저기... "
" 네? "
망할, 놀란 나머지 너무 크게 대답해버렸다. 옆을 보니, 한 명이 다른 한 명 팔짱을 끼고 있었다. 한 명은 질질 끌려온 거 같다. 그러면서 고개를 계속 도리도리 저으면서 옆에 있는 다른 남자를 죽이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걸까.
내 이상형, 그 자체다. 오목조목한 얼굴에, 눈매까지. 말도 안돼.
" 아, 빨리 물어봐요, 형. "
" 뭐, 뭘 물어봐! "
" 형이 저 분 예쁘다며! "
" 내가 어, 언제! "
뭐지. 무슨 상황이지.
" 죄송해요, 형이 낯을 많이 가려서. "
" 뭐래, 죄송해요. 동생이 주책이라... "
" 하하, 이 형이 정말. 그, 여자 분이 예쁘다고 하셔서... "
" 제발 조용히 좀... "
" 번호 좀 알 수 있는지 묻고 싶대요. "
" 김남준. "
번호, 따이는 거 맞나보네.
*
" 감사합니다! "
" 아, 네... "
그렇게 엉거주춤 일어서서 번호를 교환했다. 물론, 억지로 끌려온 그 분이랑만 말이다. 근데 감사하다는 인사는 김남준인지 뭔지, 키 큰 남자가 했다. 그럼, 아까 정호석이 말한 포스 장난아닌 남자가 그쪽이군. 그럼 옆에 죽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는, 두부고?
" 근데, 그... 옆에는, 남자친구는 아니시죠? "
" 아, 아니에요! 친구에요, 친구. "
" 어유, 무슨 소리를, 하하. "
정호석이랑 내가 동시에 기겁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나저나 오, 처음으로 두부님이 나한테 말 같은 말을 걸었다. 와, 목소리까지 내 취향이라고! 이건 데스티니야. 내가 착하게 살았나보다.
" 그... 연락... 드릴게요. "
" 네! "
" 감사합니다. "
" 네! "
나 너무 병신 같이 대답한 거 같다. 선생님이 숙제 다했냐고 했을 때 당당하게 했다고 대답할 때처럼 한 거 같다고.
아니 근데 정말 할렐루야다, 이건. 두부 당신은 선물이야 선물이야...
다시 현재로 ^0^
" 네, 후회 안해요. 저 후회하고 막 그런 거 살면서 해본 적이 없는데? "
" 그럴리가. "
" 맞는데. "
" 고2인데 이 시간에 공부 안하고 돌아다니는 거 보면 딱히 후회 안 할 삶 같진 않은데. "
" ... "
" 그치? "
" ... "
" 게다가 누군지도 모르고 번호만 아는 남자가 그냥 불렀는데도 덥석덥석 나오고, 막? "
" 그건... "
" 번호는 지워줬으면 좋겠다. 다신 보지 말자. 번호 먼저 딴 거는 내가 미안, 근데 학생이 옷을 그렇게 입고 화장도 그렇게 하고 있으면 딱 봐도 성인 같았는데. "
" ... "
" 앞으로는 그러고 다니지 말고. 나 같은 남자가 한둘일까. "
" 싫어요. "
" ... "
" 나 맨날 기다릴 거에요, 여기서. "
" ...학생, "
" 언제던 간에 여기서 기다릴 거에요. 아저씨 기다릴 거에요. "
" 난 안 올거야. "
" 상관 없어요. 안 오면 내가 아저씨 찾을 거에요. 이름도 아는데, 이 좁은 세상에서 못 찾을 게 있을까. "
" 그러시던가. "
우리집 앞 놀이터.
그네 앞.
기다릴 거다.
*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아저씨는 오지 않았다.
------------------------------------------------------
안녕하세여 이치카입니다
음 우선 사실 이 글을 쓰기 전에 상당히 많은 다른 글들을 써봤고 구상도 매일매일 했습니다.
원래 다른 글을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제 힘으로는 도저히 힘들 거 같아서 갑자기 삘이 꽂힌 아고물로 장르를 결정했어여...................
하하
아저씨하면 민윤기죠. 인정하는 사람 소리질러~~~~~~
네뭐아무튼 조촐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아이시떼루합니다 ...
스토리는 이미 대충 다 짜놨어여 하하 여러분은 이제 즐기시기만 하면 됩니다!
암호닉은 음.. 흠 어떡할까여
일단 받을게요! 우선 올려보고 차차 결정하겠습니다 [이치카] 요로케 써주세요!
그리고 구독료 받아먹는 작가 주제에 이런 요구를 해서 너무너무 죄송합니다만 ㅠㅠㅠㅠ
***** 암호닉에 특수문자는 쓰지 말아주세요 ㅜㅜㅜㅜㅜㅠㅠ *****
수많은 글을 써본결과 ...........
특수문자를 ......................
적어넣는게 ....................
너모 ...............
어려워부러 ㅠㅠㅠㅠ
아무튼 너무너무 감사해요 읽어주셔서 ㅠㅠㅠㅠ 빠릿빠릿 다음화를 싸가지고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