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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AM 전체글ll조회 1188l

 

*너를 두고온 그 거리에*

W.KKAM

*
살고, 괴로워하고, 속고, 위험에 처하고, 주고, 잃고 하면서
나는 죽음을 밀쳐낸다.
아나이스 닌
*


안녕-
너의 입술이 내게 이별을 고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안녕. 그두글자를 뱉은 차가운너는 내게서 떠나간다. 점점 멀어져가고 이내, 넌 보이지 않는다.여기 이 거리엔 차가운 경적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모든것이 시끄러운데 왜 말없이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만 침묵의 세계에 빠져 고요한것인가, 가지마, 가지마라 내사랑. 널 이렇게 잃을순없다. 눈가에 손을올려보니 이건, 내눈에서 흐르는 눈물 한방울.

 

"하아....하...꿈인가....."

 

지금으로부터 일년 반개월전, 호원과 동우는 헤어졌다. 그 어떤 이별이 그러하듯 그들의 헤어짐은 그들의 가슴속에 작은 가시를 남기고떠나, 가끔 잠을자는 호원의 가슴에 뿌리를 내리고 아프게 하곤했다.

호원은 동우가 어디서 뭘하고 있는건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건지 그리워지는 날이면 호원은 그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동우의 흔적에 물어보곤한다. 아프지는않니? 잘있니?. 그러나 대답없는 그의 가슴속 동우에 저며오는 가슴에, 그는 집안 곳곳에 차마 치우지 못하고 남아있는 동우의 흔적을 끌어안고 작게 흐느끼며 침대로가 잠을 청하곤 한다. 꼭. 그러한밤이면 그날의 헤어짐을 꿈으로 꾸곤 하는 것이다.

-째깍째깍

점점 흘러가는 무의미한 시간에 호원은 텅- 빈 눈으로 머리를 한번 슥 헤집더니 화장실로향한다. 악몽을 꾸니 벌써 지체된 시간에 회사에 늦을것 같다는 뇌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헤어져도 자신의주어진 일은 해나가자' 어느땐가 동우가 호원에게 한 말이었다. 언제인지도 기억안나는 그 말 한마디로, 호원은 지금의 생활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해갈 수 있었던것이다.

거리.

또, 그거리다. 회사를 가려면 어쩔수 없이 마주쳐야하는 그 길. 지름길도 없으며 더군다나 다른 길로 가는 방법은 없다. 있을리 없는 그 거리에 호원은 이 곳을 지나쳐 갈때마다 두 귀를 꼭 막고 고개를 푹- 숙인채 가곤한다. 파아- 그 길을 지나고나서야 내쉬는 숨에, 익숙해지지않는 이별의 고통에 한번 작게 몸서리치며 호원은 넥타이를 바로매고 회사로 향한다.

 

"여~ 왔냐 이호원 오늘도 여전히 죽상이구만"
"어, 남우현"
"정말 이자식 예전에도 무뚝뚝하긴 했어도 이정도는 아니였는데, 재미없다 너-"
"....."
"됬다 됬어! 내가 말을말지, 자 여기 오늘 들어온 클라이언트 의뢰다."

 

회사초기 입사시절부터 말이없는 호원에게 재잘재잘 말을 걸어온 우현은 지금은 어떤사람보다도 호원을 잘 알게된 사람이기에, 동우와의 헤어짐 이후 더욱 말이 없어진 호원을 한번 슥 안쓰러운 눈길로 쳐다보더니 이내 자신으로 자리로 돌아가 노트북을 켰다.

일.
그것은 호원을 동우에게서 잠시나마 잊게해주는 일종의 마약이었다. 작은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호원은 다른사람의 꿈이담긴 가게나 여러건물들을 한정된 예산안에서 계획하고 디자인을 하는 일을했다. 아까 우현에게서 건네받은 서류를 넘기며 읽는 호원의 눈이 커졌다. 의뢰인의 이름이바로. 자신을 그렇게도 힘들게 했던 그 사람의 이름, 장동우 였던것이다. 호원은 덜덜 떨리는손과 눈으로 서류를 한장한장 읽어가는 호원의 눈에는 작게 그러나 멈추지않는 눈물들이 흘러내렸다.

 

-서류
의뢰인: 장동우

의뢰건물: 꽃집

의뢰 담당자: 이호원

건물 구상: 차갑지 않은 따뜻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에 카운터 오른쪽편엔 꽃을 다듬을수있는 작업대.
실내 조명은 이호원 집에서 날 비추던 형광등.바닥은 이호원의 예뻣던 짙은갈색. 그저, 이호원를 떠올릴수 있는 건물이면 충분하다.

예산: 이호원과의 추억

기타,추가사항: 이걸 보는 날에는 나를 찾으러 와줘. 우리의 이별을 나눴던 그거리에.
-

 

호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물을 닦고는 우현의 자리로가 그를 훽- 잡아댕긴다.

 

"남우현, 이거뭐야 왜 장동우가 이런걸보내?"
"아직도 모르겠냐? 이게 딱봐도 위에서 내려온 클라이언트 의뢰로 보이냐? 장동우가 내앞 직원우편으로 보낸거다."
"하- 지금...이게......야. 남우현 나 지금 당장 가봐야 할데 있으니까 부장님한테 잘좀 말해주라. 나간다-"

 

나간다. 라는 말과함께 서류를 손에 꼭쥔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는, 기다리지못하고 계단으로 뛰어가는 호원의 다급한모습에 우현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래. 이제 너네 둘다 행복해질때가 됬지."

 

하아..하아...쉬지않고 회사에서부터 거리로 뛰어나온 호원은 일년만에 자신이 차마 쳐다보지 못했던 그 거리를 직시하며, 동우를 찾기 시작한다.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오직 선명하게 보이는 그사람. 헤어졌던 그날과 다름없이 빛나고 있는 동우의 모습에 호원은 또 뛴다. 쉼없이 뛴다.


-


"우현아, 비밀지켜줘."
"꼭 그래야되냐? 그냥 둘이 도망쳐. 꼭 이렇게까지 둘다 아플필요는 없잖아."
"이렇게 안하면 호원이가 정말 다쳐."
"니가 이렇게 해도 다쳐. 걔 너없으면 못사는거 니가 더잘알잖아. 말할것도 없이 너도그렇고."
"하지만........"
"하..머리아파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미안..너만 괜히 사이에 껴서 힘들게하네."
"아니야 무슨 친구사이에- 바보야 너나 걱정해"
"그럼 나 가볼게."
"응. 아프지말고 꼭, 다시 돌아와라."
"당연하지^^고맙다 내친구.."
"....."
"그리고...호원이 너가 옆에서 잘 보살펴줘. 무너지지않게."
"오냐 임마"
"안녕."

 

그들이 헤어지기 전날 동우는 우현을 만났다. 사실, 동우네 아버지가 사채를 쓰시고 도망간지 얼마안되어 아무런 사실도 몰랐던 동우를 찾아온 사채업자의 수금자들 때문에 동우는 협박을 받고있었다. 그 세계에서는 그저 평범한 일이 되버린 뒷조사로 인해서 호원을 빌미로 수금하는 조폭들은 그를 협박하기 시작했고 호원에게 피해를 줄수없다 생각한 동우는 그들의 제안대로 자신의 몸을팔아 아버지의 빚을 갚기로 한것이다. 빚을 갚고오면 돌아와서 사실을 말하면 호원의 눈에서 느껴질거 같은 경멸의 눈빛을 애써 떨쳐 버리려 외면하며 다음날 호원에게 이별을 고한다.

 

"안녕"

 

그날 호원이 보지못했던 동우의 앞모습에는, 볼품없이 구겨진 동우의 얼굴이있다. 입으로는 쉴새없이 미안해, 미안해 호원아, 용서해줘, 미워하지 말아줘를 외치며 소리내지 못해 가슴으로 우는 동우가있었다.

동우는 뒷세계에서 몸을대며 일을해나가기시작했다. 호원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거친 손길과 쉴새 없이 밀려오는 수치심에도 호원을 떠올리며 모든걸 감내한동우는 일년반. 그짧은시간안에 아버지의 빚을 갚을 수있게된다. 하지만 더러워진 자신의 몸으로 호원의 앞에 나설 용기가 없는 동우는 그저 호원의 집앞 길에서 서성서성 창문만 바라보다 가기를 일주일. 가끔 회사를 가는 호원의 수척해진 뒷모습을 쫓다 따라나온 그 거리에서 동우는 귀를 막고 고개를 숙이고 거리를 건너는 호원의 모습을 본다. 동우는 자신의 입을막고 꺼억, 꺼억- 숨도 쉬지 못한채 뒷모습많을 바라보며 호원의 이름을 나지막히 부른다. 호원아............흐......

이날 이후로 동우는 굳은 결심을하고 우현에게 호원의 앞으로 보내는 클라이언트 문서를 작성해 건네 주엇다.

 

"장동우. 말도 없이 나타나 나한테 부탁하더니, 또 다시 말도없이 나타나서 부탁하기냐. 이호원부터 찾기는.서럽게"
"헤헤.....미안."
"됬다. 내가 너네한테 뭘바라냐, 몸은 ..괜..찮냐"
"응...호원이한테 고개들기도 부끄러워졌지만, 괜찮아. 난 괜찮아."
"으유 이바보."

 

한손에는 동우가 준 문서를 꼭쥐고 한손으론 동우의 머리를 안으며 쓰다듬어주는 우현에 동우는 작게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난괜찮아.

문서를 건네주고나선 동우는 꼭 자신들이 헤어졌던 그 자리에서서 애꿎은 벽돌만 발로 탁탁 치며 아-아- 목소리를 가듬는다. 그러다 문득 앞을 쳐다보니 앞에 그리도 그리워했던 호원이있다.
줄곧 어긋나있던 그들의 선에 하나의 선이 그어지고 이제 그들은 이어지게 되었다.

 

"장동우..."
"호원아..헤헤 안녕?"

 

분명 그날과 똑같은 두음절이다. 안녕. 분명 같은 말인데 다르다. 그래 안녕. 장동우. 말없이 호원은 동우를 끌어안는다. 절대 놔줄 수 없다는 듯이, 사람들의 지나가는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그들은

지금 그들만의 세계에 있다. 가만히 안겨있다, 살짝 팔을든 동우는 또다시 살짝 호원의 허리를감는다. 미안해- 동우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에 호원은 답한다. 괜찮아. 다괜찮아. 동우는 고개를 들어 호원을 쳐다본다. 자신보다 큰 호원에 살짝 올려다보는 동우는 그 예쁜 속눈썹을 바르르 떨며 감았던 팔을 풀고 호원의 손을잡으며 입을뗀다.

 

"나, 할말이있어."
"..그날과 같은 안녕 빼고는 모든 들어줄게"
"헤...아니야 호원아. 나 모든걸 말해줄 수 없지만. 나, 다른사람에게도 안기고 더러워졌어. 그래도 괜찮아? 이제 그런일은 없을테지만 이런 내몸을 용서..해줄수...있겠어?"
"....."
"호원아...?"
"장동우 잘들어. 내가 용서할수 없는건 지금 네가 말하는 너의 더러운 몸이아니라 네가 내게 아무말 없이 떠난 '안녕' 그 두글자와, 지금 네몸을 더럽다고하는 네 말. 그 두가지야. 네가 어디서 뭘하고왔던, 네가 누구에게 더럽혀졌건. 사실 전혀 괜찮다고 할수많은 없지만, 네가 그 먼길을돌아 내게 돌아왔다는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해. 네 몸은 더럽지않다. 넌 이세상 누구보다도 깨끗한사람이다. 내 아름다운 사람. 그래도 네가 더럽혀졌다고 생각하면 내가 깨끗하게 해줄게. 몇날, 몇일이 걸리더라도 널....!!"

 

호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우는 그의 품을 파고들며 입을 맞춘다. 그리곤 호원의귓가에 속삭인다. 사랑해. 사랑해 이호원.
서로 끌어않은 그들의 체온이 점점 높아져 간다.


-


몇년후, HOYA FLOWER

딸랑-

 

"어서오세요!"

 

동공에비치는 수트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호원의 방문에 동우는 얇은 눈이 휘어지며 호원아! 하며 그에게 달려간다.

 

"으이그, 꽃집은 잘되는거 같아?"
"누가 해준 꽃집인데 안될리가 있나!"
"말하는것도 이쁘다 우리장동우^^"
"좋다 호원아~"
"뭐가?"
"너"
"나도^^"

 

그들의 눈이 맞춰지며 그들의 입술도 함께 포개어 진다.
달콤하게 흘러가는 그들의 키스. 서로의 혀를 갈망하며 그들은 뜨겁게 사랑한다.
쉿-!
여기는 이제 그들만의 거리.
더이상 아파할일도, 눈물흘일일도 없는 여기는

호원이와 동우의 추억이 담긴 거리.
그 거리에 위치한
HOYA FLOWER
잊지못할 추억을 간직한채
시곗바늘은 흘러가며 그들을 지켜본다.


END


-

그날밤의진동도 뎃고와야대는데 ㅠㅠㅠ그냥 쓰고싶어서쓴 아련한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쓰긴썻는데 병맛이네요 빨리 그날밤의진동써서 뎃고올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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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좋다ㅠㅠ그대 글 잘쓰세요ㅠㅠ핡ㅁ
12년 전
독자2
어헝 그대ㅠㅠㅠㅠㅠㅠ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짱잘쓰신다ㅠㅠㅠㅠㅠ머싯다ㅠㅠㅠㅠㅠ금손이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되게 짧은 영화같다 ㅠㅠㅠㅠㅠ잘썻어요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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