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라고 알아?”
혈육의 뜬금없는 질문에 고개를 들었다. 운전하고 있는 황갈색 뒤통수는 언제나처럼 얄밉게 밝았다.
“...달 가는 거겠지, 뭐.”
“오, 생각보다 예리한데.”
“...동생을 아주 바보천치로 알지?”
“내 동생은 세상 아무것도 모르지-”
...대꾸해줄 가치도 없었다. 한숨 한 번 쉬고, 자동차 창문에 손톱을 두들겼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노을이 어두운 썬팅 필름과 선글라스를 거쳐 기묘하게 어슴푸레한 색으로 보였다.
영 마음에 안 들었다.
“하여튼, 그 프로젝트 첫 우주선 이름이 뭔지 알아?”
아, 쫑알쫑알 시끄럽다.
“오리온이래, 오리온. 지금도 달을 돌고 있-”
“...예에, 로맨틱하기 그지없네요.”
“듣기 싫다 이거지? 어?”
알면 좀 닥쳤으면.
어릴 적 끼고 살았던 만화책에서 봤던 어느 비극적인 사랑 얘기가 잠시 머릿속을 스쳤지만, 귀엣가를 불편하게 하는 머리카락 때문에 금방 뇌리에서 사라졌다.
언제나처럼 느끼는 거지만, 내 머리는 참 검었다. 한 배에서 나온 쌍둥이라는 저 혈육 놈과 다르게.
어릴 때는, 햇빛 아래에서 반짝이는 그 머리칼이 부러워서 염색을 시켜달라고 엄마를 조른 적도 있었지. 아니, 꽤 최근까지도 염색해서 경기를 나가던 때가 있었는데.
“...뭐, 상관없지.”
이제 내 머리칼에 빛이 닿는 일은 없을 테니까.
***
“야야, 오지는 거 알려줄까??”
“아, 왜.”
“이번에 저기 바닷가 쪽 집 있잖아. 거기 누구 이사 오는지 아냐?”
“뭐, 알아야 돼?”
“알면 꽤 흥미로울 건데?”
“...누군데.”
“걔 있잖아. 몇 년 전에 양궁 국대. 금메달 딴 쌍둥이.”
“아아, 기억난다.”
“...뭐야, 그게 다야?”
“아니, 뭐 그럼 어떻게 반응해주는데?”
“좀 더 영혼을 담아서, 그런... 야, 어디가?!”
“수영 간다-”
“야, 같이 가!! 야, 최연준!!!!”
UNDERWATER - 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