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어.
이 배엔 정상인이 없어.
내가 미쳤지, 아무리 급해도 이런 배를 타다니.
제발...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내가 무사하길 빌어줘.
"야, 이태일! 이태일 어디갔어!"
헐... 나 어떡해야 해. 미친 선장이 나 찾아봐.
난 그 때 쫓기고 있었어.
스타덤 포트에는 꽤 큰 해군 함대가 하나 있는데,
거기 직책은 잘 모르겠는데 어린 놈이 배 하나 몰고 다니는 선장이 하나가 있어.
이름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우리끼리는 민트덩치라고 부르는데,
얘가 아주 그냥 또라이임.
사실 내가,
고아로 자라서 어쩔 수 없이 여기 저기 손을 대면서 사는데,
이런 시대엔 어쩔 수 없어. 알잖아. 우리 국왕이 미쳐서 나라 망해가는 거.
어쨌거나 살아있으니까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지.
그래서 소매치기 하다가 한 번은 큰 건수가 걸려서 난 수배상태였음.
근데 한 번 이 민트덩치랑 우연히 마주쳤는데,
이 놈이 그 때부터 나만 죽어라 찾아다님. 왜 찾는지도 모르는데 계속 따라다님.
졸라 무서워.
펍에서 술 마시고 있는데 조용히 와서 막 귓볼만지면서 옆에 앉음.
난 좆됐다, 싶어서 어떻게 도망가지, 얼어 있는데 잡을 생각은 안 하고 그냥 옆에 앉아서 빙구처럼 웃으면서 계속 귓볼만짐. ㅠ
막 언젠가는 여관에서 자고 있는데 너무 답답해서 일어나보니
헐,
이 미친 또라이가 내 배 위에 발을 얹고 자고 있음.
얘 뭐야 ㅠ 졸라 쫄아서 얼어붙었는데 진짜 자고 있어서 슬금슬금 도망쳐 나옴.
그 뒤로 어떻게 아는 건지 내가 가는데마다 나타나는데 잡아가지는 않고 졸라 웃어대기만 해서
나는 언제 잡혀갈까 노심초사 계속 긴장 상태라 노이로제 걸릴 것 같은데 이 또라이는 그걸 즐기는 것 같음. ㅠ 이런 개또라이.
그래서 이러다 신경쇠약으로 죽겠다 싶어서 배 타기로 함.
서문이 길었네. 그래서 펍에서 바로 그날 밤에 출발하는 배를 찾는데 이 배 밖에 없었음.
지금은 그나마 잠은 편하게 자니까 살만한데,
그 때는 이 배가 이런 배인지 몰랐지.
...제발 육지에 다다를 때까지 무사해야 할 텐데.
"이태일, 진짜 10초만에 안 나오면 졸라 팔 다리를 하나씩 잘라가면서 스무 시간에 거쳐 죽여준다. 십, 구,"
...씨바류ㅠㅠㅠㅠㅠ
아, 근데 나 누구한테 이야기 하고 있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