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ee Girls'School Of Rock
가장 보통의 사람
귀분은 현재 제 동생의 수난을 엿보고 있는 중이다. 학교를 다녀온 뒤 항상 방에 있거나 거실에 있을 기범이 없자 귀분이 제 방을 슬쩍 흘겨보자 그곳엔 기범이 있었다. 뭔가 집중한 것 같아서 그리고 집중한 모습이 참도 오랜만이라 별로 건들고 싶지 않았다. 그것보다 제 방에서 대체 뭘 찾고 있는 지가 가장 궁금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팬북이나 여러가지 덕질용 물품들을 기범에게 들킨 뒤 집안이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어 근래엔 집으론 배달시키지 않기에 찔릴 만한 일은 없었다. 또, 기범이 저렇게 급하게 제 덕질용 용품들을 찾을 리는 더더욱 없는 일이였기에 대체 뭔 일을 꾸미려고 저러는 것인지 궁금한 귀분은 오분 째 제 방만 몰래 엿보고 있었다.
"뭐 찾아 범아?"
"아 깜짝아!! 찾는거 없는데?"
"뻥 치지 마. 나 밖에서 다 보고 있었거든."
"그럼 인기척이라도 내던가..! 아니 그게 아니라 나 나가게 좀 비켜봐."
"뭔데. 말해봐. 방 주인인 내가 찾아줄게."
참다 못해 귀분이 쭈그리고 앉아 곳곳을 살피는 기범의 엉덩이를 발로 툭 찼더니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런 반응의 기범 또한 오랜만이라 귀분의 호기심은 한층 더 짙어졌다.
"뭔데, 뭔데. 뭐 누나한테 말하기 어려운 거야? 짜식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 누난 다 이해해."
"야 그럼..너 예전에 잡지 있었잖아."
"아 맞아 잡지들 다 니가 버렸잖아."
"…그거 좀 남은거 없냐?"
"그거 다 호모 잡지랑 좀..그런건데 그걸 니가 왜 찾아?"
"아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귀분이 없다며 몇 달 전에 니가 다 버린거 기억 안 나냐고 되묻자 기범의 표정이 막 차인 사람처럼 어두워 진다. 허탈한 표정으로 나가겠다는 기범을 말린 귀분이 협상 아닌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아마 하나가 남아 있을 텐데 말이야. 해달라는 거 해줘."
"...뭐?"
"그거 완전 레어템이야. 안 끌려?"
"뭐..해주길 원하는데."
"이번 주 토요일 날 치킨 세 마리."
"씨발, 니가 치킨집 하나 낼 기세다?"
"싫음 말구?"
얄미운 표정을 짓는 귀분을 보며 기범은 순간 살인충동을 느꼈다. 참을 인을 세번 되내이고 기범이 지갑을 열어 치킨 세 마리 값을 내놓자 귀분의 눈에 불이 켜지는 듯한 느낌을 기범은 받았다. 기범에게 나가있으라는 귀분의 말에 잠자코 나가있자 한 십분여정도 지났을까. 정말로 보기에도 민망한 표지의 잡지가 귀분의 손에 들려져 있다.
"김기범 멋지다! 화이팅!"
잡지를 보며 묘하게 얼굴이 붉어진 제 동생을 보고 귀분은 속으로 실컷 비웃다가 제 방으로 몰래 쏙 들어가버렸다.
어느새 여름이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태연이 처음 동아리에 입부했을 때만 해도 아직까진 바람이 칼날같이 차디 찬 봄이었다. 그런데 벌써 매미가 그칠 생각을 안하고 맴맴맴- 하며 울어대는 여름이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입에 아이스크림 같은건 물 생각도 못하고 하교할 땐 벌벌벌 떨며 손, 발 모두 꽁꽁 얼어서는 집으로 돌아갔었는데 지금은 땀을 뻘뻘 흘리며 쭈쭈바 하나씩을 입에 물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더워서 말도 안 나오는 지 태연과 태연의 친구는 담임이 돌린 쭈쭈바를 얼굴 이곳저곳에 대며 연신 '시원하다' 라는 말만 내뱉었다. 그렇게 넋을 놓고 걸어가고 있을 때, 태연이 저보다 조금 더 앞서가는 친구를 급작스레 붙잡았다.
"지희야 나 폰 놓고 온거 같애."
"아, 진짜! 너 혼자 갔다 와. 나 여기 있을테니까."
"좀 같이 가주면 덧나냐!"
"이럴 시간에 뛰어 가겠다. 얼른가 얼른!"
태연에 손에 들어갔다 하면 어디에 놓고 와서 잃어버리거나 혹은 망가지는 게 다반사였다. 이번에는 그래도 까먹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마 집에 가서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더라면 부모님이 또 허탈한 표정을 지으시고 휴대폰 하나를 사러 가실게 분명했다. 다시 저 얕지만 올가가기는 더럽게 귀찮은 언덕을 오를 생각을 하니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도 어쩌랴, 현대인은 핸드폰 없인 못산다는 말은 태연에게도 해당되는 말인데. 그늘에서 쉬고 있는 제 친구가 얄미웠지만 일단 언덕을 밟고 또 밟아 드디어 현관까지 올 수 있었다.
"어, 귀분언니 안녕."
"이태연이 오랜만이다?"
"어제도 봤는뎅."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어디 가?"
"폰 교실에 두고 온 거 같아서영. 그래도 이번엔 기억나서 다행이져."
"또야? 어이고, 진짜 이태연 힘내라. 너 할머니 되면 어쩔려고 그래."
현관을 지나 1학년 교실이 위치한 4층까지 올려갈려고 딱 계단을 밟으려는 때에, 귀분과 태연이 마주쳤다. 웬일인지 옆에는 종희와 민정이 없길래 이유를 묻으려고 했으나 그새 그걸 또 까먹고 귀분을 보낸 태연이 귀분이 저만치 걸어 나갔을 때야 생각났는지 '아, 종희 언니랑 민정 언니는 어디 갔지?' 라는 말만 혼자 중얼댔다.
"…헐. 열쇠 안 가져왔네..?"
4층까지 다 올라왔었을 때야 태연이 생각난 것은 열쇠를 깜빡했다는 점이였다. 다시 내려가긴 귀찮고, 혹시 주번이나 청소당번이 남아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 반까지 가보기로 했다. 포기가 빠른 태연이라 열쇠를 깜빡했다는 점은 이미 태연에게 짜증나거나 귀찮은 일에 속하지 않는다. 굳게 닫혀있을 줄로만 알았던 반의 문이 예상 외로 앞문이 열려있는 상태였다. 누군가 싶어 창문을 넘어 보고 싶었지만 창문의 높이가 태연의 눈높이에 맞지가 않아서 안에 누가 있는 지는 도통 감이 가질 않았다. 오늘 주번이 누구였었나 하며 반으로 향하고 있을 때 반 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이 여러 짐을 들고 나온다.
"……."
"…어, 안녕."
가방은 태연과 같은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태연은 민트색이지만 상대방은 빨간색이라 더 눈에 띄였다. 게다가 안에 무언가가 많이 들어있는 것 같아서 더 눈에 띄였다. 손에는 실내화 가방과 여러 짐들이 들려있었다. 저게 다 뭔가 싶어서 멀뚱멀뚱 짐들을 바라보고만 있자 상대방 쪽에서 불편한 표정으로 먼저 입을 뗀다.
"나 전학가."
"왜?"
"넌 내가 왕따 당하는 것도 못 봤니? 당연 그거 때문에 가는거 아냐."
"……."
"레즈라고 더럽대. 나 같은 애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대. 옆엔 아무도 없었어. 아니 처음엔 있었지."
맞다. 상대방은 몇달 전 민정에게 고백을 한 인물이였다. 그 이후로 친구들이 조금씩 그녀를 꺼려하는 듯한 낌새를 보이더니 왕따로까지 발전했나 보다. 친구들이 그녀를 피하기 시작하면서 태연도 자연스레 그녀와 멀어졌다. 처음엔 가장까진 아니더라도 반에선 가장 친한 사이였다. 그런데 어쩌다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 사이까지 되어버린 것이다. 친구들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되려 쳐냈고, 태연도 그에 속한 무리였기에 차마 손을 내밀수가 없었다. 항상 눈에 밟혔지만 애써 무시하고 또 무시했다. 그런 무심함이 결국 이렇게까지 만든다는 것에 대하여 태연은 지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상대방쪽에서 태연을 바라보는 눈이 매섭기만 하다.
"넌 니가 중간 정돈 간다고 알겠지. 넌 네가 네 무리 중 가장 보통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을거야."
"무슨..소리야."
"아니, 다 틀렸어. 니가 제일 나빠."
그렇게 말하며 태연의 어깨를 의도적으로 세게 치고선 교실 앞을 지나 복도를 내려간다.
태연은 그 말을 되내여봤다. 가장 보통의 존재.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다. 태연은 제가 이제까지 가장 보통의 존재, 가장 보통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늘 주변인들에게 맞추었고 주변인들에 맞게 대했으니까. 그런데 그게 다른 이에게는 전혀 보통의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았나보다. 처음 자각하게 된 사실에 멋모를 공허함마저 들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해가 땅으로 닿을 것만 같이 뜨거웠던 날씨가 거짓말 같게도 먹구름이 모이고 곧 비가 올 모양을 갖추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기범이는 남친이 있습니다 |
(쿨내나는 대민오빠 보고 가세요) 그냥 애인이 아니여요...바로 남친입니다 남친. 그 남친 이름 뭐였죠..까먹었ㅋ.....나중에 한번 남친 데리고 나오라고 해봐야겠네여 제가 십대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들을 건드려 보고 싶다고 말씀 드린적이 있었을 거에요 오늘도 한번 건드려 봅니다. 이제 샤걸들이 놀러가거나 혹은 체육대회가 있거나로 10화를 넘길 것 같습니다. 펜션은 제가 못 쓰니까 체육대회가 나을려나...^^......이제 초겨울인데 다 지나간 여름을 표현하려니 안 되네여..ㅋ 아무튼 우리는 모두가 가장 보통의 존재나 사람이라고 믿고 살겠죠 하지만 아니라는 점 아셨음 좋겠네요 아무튼 전 여기까지- 다들 옷 따땃히 입고 다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