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01
녀석에게 한참 시달리다보니 어느새 오픈시간이 다 되어있었다. 고객 눈에 띄기 전에 빨리 집으로 가야하는데 이녀석 때문에 깜빡하고 있었다. 한참 섹스를 외치며 웃어대던 녀석에게 한번만 더 섹스라고 지껄이면 네 후장을 뚫어준다고 하고 나서야 녀석은 사색이 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분명 오늘 처음 만났고, 더군다나 인사를 나눈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말을 해야될 정도면 표지훈도 대단하다. 놀래서 집으로 내뺄줄 알았던 녀석은 말없이 내뒤를 졸졸 쫓았다. 어디가는줄알고 쫓아오냐고 한소리 할려다가 혼자 뭐라 중얼거리며 따라오는 지훈이 퍽이나 귀여워 관뒀다. 대형견 한 마리 키우는 기분이랄까. 룸들이 즐비한 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 바 안으로 들어서자 기타를 등에 메고 떽떽거리는 이태일과 오늘따라 머리에 힘을 준 안재효가 투닥거리고 있었다.
"아, 내일 하루만 쉬자! 어? 대타도 구해놨어! 그날 수당도 안받을께! 나 좀 쉬자구!!"
"글쎄, 안된다니까요? 누구 마음대로 쉬어요."
인기척도 눈치 못 채고 입씨름하기 바쁜 둘을 구경하다가 바로 앞 가죽소파에 앉아 편하게 둘을 관람했다. 물론 녀석도 얼떨결에 내 옆에 앉아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바빴고, 10여분이 지나서야, 나와 눈이 마주친 태일이가 덥석 내 무릎위로 몸을 내던졌다.
"지호야!!"
"어어, 왔어?"
안재효 역시 나를 향해 싱글싱글 웃더니 옆에 앉은 표지훈을 보고는 입을 떡 벌린다. 까먹고있었어! 뜬금없는 외침이였지만, 이해는 충분했다. 머쓱하게 웃는 표지훈에게 미안미안, 지호한테 말해놓는걸 깜빡했어, 내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라며 궁상맞게 변명하던 놈은 이내 내 눈치를 보다가 슬그머니 손으로 하트를 만든다. 꺼져, 안재효.
"야! 형한테 꺼져가 뭐야! 그래도 용케 만났네"
"으씨! 지호야, 나 내일만 쉰다는데 안재효가 안된데! 짜증나!!"
내 목에 팔을 두르고 무릎위에 마주 앉아 칭얼거리는 태일이형을 끌어안아 토닥였다. 어이구 그랬어요? 내가 잘 얘기할께요, 내일은 쉬어요. 내 말에 사장은 나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는 안재효에게 슬며시 가운데손가락을 들었다.
"........지호형, 남자친구?"
"지호아니랬지. 지코형이라고 하라니까? 너도 참 똥고집이다"
아씨, 저사람은 지호라고 하는데 왜 나는 지코에요! 투덜거리는 녀석에 웃음이 터진 안재효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에게 삿대질을 해왔다. 남자친구라기 보다는 거의 태일이아빠지, 아빠. 큭큭 아니다, 야 솔직히 말해. 사귀는거 맞지? 어?
"아니라고 병신아, 그리고 내일 태일이 쉬게 해. 대타도 구해놨다는데"
"그 대타가 내 마음에 안들면 어쩔꺼야!"
"아냐! 걔 진짜 잘해!! 아씨, 안재효 멍청이! 바보야!"
얌전히 안겨있다가 안재효 말에 욱했는지 방방뛰는 태일이의 어깨를 꾹 잡아 다시 끌어안았다. 그래그래, 알았어. 네가 잘하는 놈이라는데 잘하겠지. 내 말에 역시 지호밖에 없어! 라며 헤헤 웃는다. 아무튼, 귀엽다 진짜.
"...집에 간다면서요, 지코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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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게 아닌것같은데ㅠㅠ
아 메모장에 대충 구상해놧는데 쓰다보니까 좀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