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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호랑이 전체글ll조회 820l 7

 

 

 

종인이 커튼 틈으로 비춰오는 햇살에 눈을 떴고 자신의 누워있는 침대부터 바닥까지 모든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옆에 자신과 원나잇을 즐긴 여자와 함께.윙윙거리는 소음에 표정을 찡그린 종인이 바닥에 놓여져있던 옷들을 내버려둔채 옷장에서 편한옷을 꺼내 입고는 방을 나서자 청소기를 돌리고 있던 태민과 눈이 마주쳤고 그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인 마냥 눈길을 피했다. 종인이 목이 말랐는지 식탁위에 놓여져있던 물통과 컵을 지나치고 냉장고에 있는 물병을 집어 들어 마시다 그제야 꺼내져 있던 물통을 보고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이런식으로 배려하는 척 하지마 이태민, 가소로우니까.청소기를 돌리고 있던 태민 뒤로 쇼파에 앉은 종인이 티비 채널을 돌리다 못봤던 영화가 방영중이였는지 틀던 리모컨을 제 옆에 두고서 보다 청소기 소리에 목소리가 뭍혀 시끄러웠는지 볼륨을 높혀 보지만 제 옆을 알짱거리며 청소하고있는 태민이 한껏 거슬렸는지 신경질적으로 리모컨을 던지고서는 쇼파 뒤에 있던 코드를 뽑아버렸다. 갑자기 멈춰버린 청소기에 물끄러미 바닥만 보던 태민이 종인의 작게 읊조리는 욕짓거리에 고개를 들어 종인과 마주했고 둘은 그제야 오늘 처음으로 눈을 마주했다. 아무런 표정없이 태민을 쳐다보던 종인, 그리고 종인과 마찬가지로 읽을수 없는 표정으로 종인을 응시하던 태민 한동안 정적이 흐르는게 맘에 안들었던지 종인이 몸을 일으켜 태민의 손목을 꽉 부여잡자 아무런 말도 하지않은채 잡힌 손목을 빼려고 손목을 비틀어보지만 자신보다 월등히 큰 덩치에 큰 키를 이길수 없었는지 비틀고 힘을 줘서 빼보려해도 안되자 툭ㅡ 하고 손목을 놓자 종인이 태민을 끌고 태민의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 씨발. 」

「 …………. 」

「 나랑 지금 싸우고 싶은거지 너 」

「 …………. 」

 

태민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 다만 종인의 눈에 거슬렸다는 이유일뿐. 자신의 응시하던 태민은 이뻤다 마치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는 눈빛이랄까, 종인이내가 지금 무슨생각을 하고있는거야 하고 종인이 고개를 젓더니 자신이 잡고있던 손목을 놓았고 놓은 태민의 손목에는 빨갛게 종인의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손목에 불그스름하게 난손자국을 보더니 태민이 작게 실소를 터트리자 종인이 먼곳을 쳐다보던 눈길을 다시 태민을 향해 돌렸다. 방금 이태민이 웃었다 아니 웃은건지 비웃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무튼아무런 반응없던 이태민이 반응을 보였다 그거하나로 만족했다. 하지만 왠지모를 기분나쁨이 뒤이어 종인을 반겼지만.

 

 

「 저 여자. 」

「 …………. 」

「 집에 보내. 」

「 이태민. 」

「 기분 나빠. 내집에 너 말고 다른 년이랑 있다는거 싫어 미치도록 보기싫어. 」

 

 

태민이 그대로 방문을 나갔다 그리고 집도 나가버렸다. 금새 다시 표정을 굳힌 종인이 책상위로 웃고있는 자신의 사진이 들어있던 액자를 모조리 다 뒤집어 엎었다. 지금은 웃는 제 모습을 보고싶지않았다. 거실로 나온 태민이 널브러져있던 청소기를 들어올리고는 원래있던 위치에 다시 갔다놓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다 방에서 나온 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 오빠 나 허리아파, 어제 너무 세게달리더라 흐흥 」

 

 

얇은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감싼 여자가 자신에게 다가오는데도 태민의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자신에게 점점더 가까이 다가오는 여자에게는 진한 향수냄새가 났다. 옷입을 시간은 없어도 향수 뿌릴 시간은 있었는지. 그새 화장까지 해 독한 화장품 냄새도 함께 났다.

 

 

「 근데 어제 걔는 어디갔어? 」

「 누구. 」

「 그 있잖아, 어제 오빠랑 나랑 집에 들어오면서 봤던 남자애 되게 작고 말랐던 얘. 」

「 ………… .」

「 걔 오빠가 데리고 사는얘야? 」

「 어. 」

「 그럼 그얘 나 번호좀 주라 」

 

 

여자가 태민을 묻는데 순간 덜컹했다. 어제 이태민이 여자랑 했던 모든일을 듣고 봤을거란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 왜 내 생각만 하느라 이태민 생각을 못했던 것인지 제자신에게 화가났다. 빙그레 웃던 여자가 태민의 번호를 물어왔다 걸레년 또 누굴 건들을려고.

 

 

「 왜 」

「 잠깐 데리고 살 애면 내가 필요할 때가 있어서 요즘 그런 스타일이 유행인거 몰라? 여리여리한 남자들이 요즘 인기 많잖아 흐흥 나도 돈좀 벌어야지

알잖아, 오빠도 나 돈궁한거 그래서 나랑 같이 자준거구, 페이값은 퉁칠테니까 걔 나좀주라 응? 」

「 씨발년 」

「 응…? 」

「 돈 줄테니까 꺼져. 그니까 걔 건들지마 걔 니가 하는일로 성공 못해 성공해도 니보단 잘하겠지만 너는 최 하류급이잖아 좋다고 받아들일때부터 저급이란

거 눈치까야 했는데 얼마면 돼? 두장?세장? 다섯장줄테니까 빨리 니 옷가지 들고서 꺼져 」

 

 

종인이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더니 여자의 물품을 챙기고 밖으로 내던졌다 야! 뭐하는거야! 높게 소리지르는 여자의 목소리에 표정을 찡그린 종인이 왜 마담불러줘? 너 미스받고 싶지않으면 얼른 사라지지? 하자 여자는 종인의 집 앞에 한껏 진상을 부리고 그제야 갔다 소란스러워진 집을 보자 어서 태민을 찾아야 겠다고 든 종인이 키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다혈질이던 제 성격에 누가 감당할수있을까 이랬다 저랬다 하는 자신을 봐도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아까 그여자한테도 그랬다 시피 태민한테 화를 내던 종인은 어디가고 조용해진 집안에 그여자가 태민이야기를 꺼내자 그여자한테 화를 냈다 아니 화를 냈다기 보단 여자를 깎아내리며 경고했지만은, 저급이라며 여자를 욕하던 종인이 자신과 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그저 태민얘기를 평소에 듣기싫어했던 소리로 꺼내자 모든게 핀트에 어긋난듯 자기 멋대로 행동해버렸다 왜그랬을까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걸까 그여자를 데리고 오지만 않았더라면? 아니면 애초에 술을 안먹었더라면, 아니 아예 태민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머리아플정도는 아니였을것이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않는 태민에게 점점 화가난종인이 거칠게 핸들을 꺾고 차를 몰았다 제한속도 구간에도 속도 를 멈추지않고 달렸다. 그래서 도착한곳이 종인의 집이였다.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가자 바로 보이는 현관에 태민의 신발이 놓여져 있었다. 종인이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올리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자 고개를 무릎에 묻은채 구석에 쭈그리고 있던 태민이 보였다 종인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을 텐데 종인이 태민의 마른 어깨를 쓸어올리자 흐…하고 작은 소리를 낼뿐이였다 고개를 들지도 더이상 말을 하지도 않았다 그거면 됬었다 반응을 한거니까.

 

 

「 태민아」

「 ……… 」

「 이태민, 고개들어 나 봐 」

「 ………… 」

 

 

고개를 들어올리지 않은 태민의 몸을 억지로 일으켜 자신과 마주보게하자 울었는지 눈가에 눈물이 한껏 번져있었고 회색 바지위로도 눈물자국이 번져있었다

 

 

「 우는거 싫다고 했잖아 내가. 」

「 ……안운거야 」

「 그게 안운거야? 내가 거짓말도 싫다고 했어 」

「 ………… 」

 

 

어느누가 자신이 울었다고 말하겠는가. 자신의 질문이 오히려 잘못됬다는걸 느낀 종인이 태민의 손등을 매만지다 태민을 안았다 작은 몸집이 한번에 들어왔다 그정도로 태민은 말라있었다. 그동안 챙겨주지 못한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 종인이 태민의 마른등을 쓸어올리며 태민을 진정시켰고 그제야 끅끅 거리던 울음을 멈춘 태민이 종인에게서 자신의 몸을 떼 종인과 마주봤다. 한참을 웅얼거리던 태민이 잘나오지 않은 목소리로 종인에게 말을 했다.

 

 

「 나 그여자 싫어. 」

「 미안해 태민아 」

「 나 보고 웃었어 그여자가. 웃는데 소름이 끼쳤어 나보고 웃은거야 그여자가 」

「 ……하ㅡ 」

「 나 보란듯이 너한테 키스하고 나 보란듯이 니 몸을 만졌어 안보려고했는데 그여자가 끝까지 시선을 맞췄어. 보기 싫었는데… 흡. 결국 봤어. 끝까지 」

 

 

미안해. 내가 미안해 종인이 태민에게 해줄수 있는말이 미안하다는 말밖에 없는거같아 더 미안했다. 잘해주고 싶었다 태민이 상처받은 만큼 더 챙겨주고 상처를 보듬어 주고싶었지만 종인은 오히려 태민에게 더욱더 상처가 됬다 상처가 되는 말만 하고 상처가 될 행동을 계속 심어주었다.  자라는 식물에게 칭찬을 하고 좋은소리를 해줬던 식물은 더욱더 풍성한 꽃을 피우고 좋은 열매를 맺는 반면에 꾸짖고 쓴소리를 하고 듣기싫은 말만 해줬던 식물은 시들고 언젠간 죽어나간다 태민도 그랬다 어렸을때 부유한 집에서 살았고 그만큼 풍족한 생활을 유지했다 마당이있는 집에서 나비와 꽃을 보며 자연 과 놀았고 화목한 가정에서 넘처날만큼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건 얼마 가지 못했다. 아버지의 불륜관계를 목격했고 나만 모르면되. 나혼자 잊고 지내면 엄마도 모르고 다 몰라 나혼자 잊으면 되.라고 생각했지만 모두가 알아버렸고 그 끝은 이혼이라는 파막을 몰고왔다. 결국 서로가 양육권을 가지고 싸우다 태민은 어머니가 키우게됬고 어머니가 받은 충격이 컸는지 태민을 홀로 맡아 키운치 얼마안되 돌아가시고 나서 태민은 다시 아버지가 맡아 기르게됬다. 어머니가 죽었다는 슬픔이 컸던 나이에 도박으로 인한 빚, 그리고 그걸로 인한 스트레스를 태민에게 푸는 아버지의 잦은 폭행 태민은 그걸 홀로 짐을 이고 나가야 했다. 그 어린 나이에 태민은 혼자 성공해서 보란듯이 살겠다며 다짐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지않았다. 혼자인 태민은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결국 아버지의 빚더미까지 혼자 떠 안게됬다. 사채업자들에게 죽기전까지 맞아도 봤고. 떠밀려 업자들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몸도 팔고 지냈다 태민은 그런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역겹기도 했지만 참아야했다. 내가 잘못한거니까 내가 세상에 나오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테니까 꾹 참고 지내다 어느날 종인의 아버지를 만나게 됬다. 우연치 않게 태민을 본 종인의 아버지는 종인과 닮은 생김새에 죽은 종인의 동생이 떠올라 태민에게 입양을 권유했지만 태민은 거절했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니까ㅡ. 자신이 어떤일을 했고 어떤 아픔이 있는지 알면 나를 입양하려 들지 않을테니까 태민은 몇번이고 한사코 거절했지만 자신이 지금 살고있는 모습보다는 낫겠지 조금이라도 사랑받고 자랄수있을꺼야 하는 생각에 자신을 감춰야했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게 꽁꽁 감춰야했다 그냥 기억을 잊어버린것처럼 '이태민'이라는 세글자만 기억에 품고 가게 모조리 다 잊어버렸다. 잊어버리고 싶었다 새로들어온 집은 너무나 넓고 깨끗했다 그리고 쇼파위에 가만히 앉아 자신을 쳐다보던 한아이는 자신과 대조되는 피부색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아이는 곧 태민에게 다가오더니 태민의 귀에 작게 읊조리고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 넌 여기올게 못되. 더럽게 '

 

 

그뒤로 종인과 말을 하지않았다. 종인의 어머니 아버지께 이쁨 받기위해 얘기할때마다 웃고 대답 꼬박꼬박 하고 사춘기시절에 겪을수있는 반항은 하지 않았다 만약 하면 내가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모두 나를 다시 그때처럼 버릴지도 모르니까 그럴때마다 종인은 자신에게 욕을 하고 비난을 했다 참을 수 있었다 어린아이가 하는 그런 핍박쯤이야 다 견딜수있었으니까

 

 

±

 

 

태민이 눈을 떴을때는 이미 익숙해져버린 종인의 집이였다 아니 이젠 내집이기도 했다 파란 벽지 파란 침대 그리고 깨끗한 책상 모든게 좋았다 예전의 행복했던 모습이 떠올라서. 몸을 일으킨 태민이 문고리를 잡고 열자 넓은 거실이 보였다 태민은 익숙하게 리모컨을 돌리며 방송중인 오락채널을 봤다. 예전에 술집에서 잠깐 쉬는 타이밍에 보다 뒷 내용을 못봤던 오락에서는 그때 상황을 다시 재연해주듯 뒷 내용을 이어나갔다 그 때일이 생각난 태민이 입술을 굳게 깨물고는 다른 채널로 돌리자 자신의 뒤에서 왜 트냐 하는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종인이 한쪽 벽에 기대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것인지 한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자신을 비웃는 표정으로 쳐다보다 제 옆에 섰다. 종인이 이러는게 이제 익숙해질만 한다지만 아직 제게는 무서운 상대였다. 그가 나를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겁이 났을수도있었다. 내가 힘이 되는때까지 이집에 계속 있어야만 했으니까.

 

 

「 왜 무서워? 」

「 ……… 」

「 넌 항상 대답이 없어 내가 묻는 질문에, 사람 존나 갑갑하게 」

 

 

표정을 찡그린 종인이 제 손에 들려있던 리모컨을 빼앗고는 고개를 돌려 내 방을 가르켰다. 보나마나 방에 들어가라는 소리였다. 할수없이 앉힌 몸을 일으키고 방으로 향하다 종인의 말에 발걸음이 멈췄다

 

 

「 걸레새끼 더러워 」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마치 내가 예전모습을 아는냥 모든걸 다 꿰뚫고 있다는듯 말을 붙혔다. 처음 태민이 왔을때의 종인의 반응과 같았다 '넌 여기 올게 못되. 더럽게 ' 눈물이 나왔지만 참아야했다 여기서 울면 모든게 인정한 식이 되버리니까 몸에 힘이빠져 벽을 집고 걷던 제 손을 낚아채 제 앞으로선 종인때문에 놀란 태민이 멈칫하자 그제야 종인이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끌고들어왔다

처음본 종인의 방이였다 종인과 별다른 대화도 하지않았고 일방적인 종인의 욕에 항상 자신은 굳게 입을 다물어야만 했었다. 그래서 더욱더 종인과 산지 몇년동안 아무말도 하지않았고 별다른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종인의 방은 오히려 자신에게 색다른 볼거리였다. 눈을 굴리며 여기저기를 훑어보던 태민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던 종인의 시선덕에 눈길을 거둘수밖에 없었다. 종인이 태민을 잡고있던 손을 놓고 자신의 책상위에 있던 액자를 집어들고 태민에게 보였다.

 

 

「 보여? 얘가 내 동생 김종혁이야 」

「 ………. 」

「 교통사고 당해서 죽었어. 그것도 뺑소니로 차주인 새끼는 매정하게 돌아서버리고 혼자 덩그러니 남은 내동생 그냥 그대로 차갑게 죽었어 」

「……………」

「 모든게 그순간 멈췄어 엄마아빠도 시간도 아니지, 시간은 흘렀지 우리가 받은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시간은 계속 흐르더라? 」

「 나한테…왜 이런 소리를 하는거야…?…… 」

 

 

태민은 종인이 왜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다. 드디어 맘을 열은건가? 아니야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을 비아냥 거렸던 얘가 느닷없이 왜. 종인의 가정사를 듣다보니 아저씨께서 말한 이야기와는 또 다르게 느껴지는 감정이 달랐다. 그순간 태민의 머릿속이 복잡해져왔다 종인이 무슨말을 해도 그저 한귀로 흘릴려고 해왔고, 시비를 걸어도 참아왔다 근데 이번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오는 종인의 행동에 대체 무슨 계락인건지 그게 더 의구심이 들었다. 결국 참고참았던 태민이 입을 열었다. 그게 종인과 첫인사 다음으로 몇년만에 꺼내온 물음이였다. 자신의 물음에 태민을 응시하던 종인이 액자를 탁ㅡ하고 세게 뒤집더니 무표정으로 태민에게 다가와 말을 했다.

 

 

「 아직도 모르겠어? 너란년이 집에 들어온다고 흘러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수 없다는거야. 그리고 그존재 니가 못채워. 김종혁이라는 자리는 공백일뿐이지 너가 들어옴으로써 매꿔지는게 아니라고 씨발년아 」

 

 

그러더니 종인은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심장이 아려왔다. 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울컥울컥 눈물이 밀려왔다 결국 참지못하고 모두 쏟아내 버렸다 참을 수가 없었다. 제 자신을 감추고 감싸고 혼자 위로하기를 몇년째. 이제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내가 태어난게 잘못이라는 생각에 혼자 자책했지만, 종인의 말에 더욱더 서러워진 태민이 울음을 쏟아냈다. 집에 아무도 없길 바란채 태민은 크게 소리내어 울었다. 나도 잘살고 싶었어 누구보다 더 크게 자라서 언제 그랬냐는듯 떵떵거리며 살고싶었어 누군 너처럼 좋은집에서 사랑받고 안자라고 싶었겠냐고 나도 술집에서 몸굴리면서 돈버는 내자신이 창피하더라 더럽더라. 근데 어떡해 이것밖에 없는데 내가 태어났다는 이유로 짊어지는 짐이 너무도 많은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이집에 들어오면 모든게 끝일거라고 생각했어 모든게 다 좋아질거라고 전에 내가 해왔던 일들보다 더 행복한 일들이 많아질거라고 그 어린나이에 참아왔던 감정들 여기서 다 아물수 있을거라고 근데 니가 생각했던 맞아 다 겉으로 챙겨주지 속으로 나 생각도안해 그 동생 빈자리 나란 얘로는 못채워. 나는 더러우니까… 돈이라는 거 앞에 더러워지니까…

억눌러져있던 감정들을 다 표출해가며 엉엉 울던 태민이 결국 그렇게 종인의 침대 옆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지쳐서 쓰러져 잠이 들어있던 태민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자신의 몸위에는 이불이 덮혀져 있었다. 하얀색 이불. 내꺼 아닌데. 고개를 돌려 종인의 침대를 바라보자 침대시트색과 똑같은 이불이였다 그리고 그 위로 몸을 웅크린채 자고있는 종인이 보였다. 뭐지…? 설마 김종인이,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책상의자를 잡고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띵ㅡ하고 아파왔다 너무 많이 울었나… 지금이 몇신지 보기위해서 종인의 방에 걸려져 있던 시간을 보자 새벽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열시간이나 잤단말이야? 울다가 제풀에 지쳐 기절하듯 잤나보다. 침대에서 새근새근 자고있는 종인의 뒷모습을 보자 왜 이불을 준건지 의문심이 들기도 하면서 내가 저런놈때문에 이렇게 많이 울었다는 생각에 분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참아왔던 감정을 꺼내니 속이 한결 나아졌다. 항상 속이 꿉꿉해서 손으로 명치부근을 쓸어올리기를 반복했지만 이젠 자연스럽게 응어리진 부분이 없어진듯 홀가분했다. 다만 이젠 김종인이라는 응어리가 새로 들어올거 같지만.

 

 

 

 



작가 말

수정해아 될 부분이 있다면읽으면서 차차 고쳐나도록 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 종인과 태민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니까 자꾸만 똥손인걸 알면서도 써지게

되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상중하 이런식으로 나누든, 상하로 나누든 길게뽑아내서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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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뜬금없지만 브금뭐에요...? 작가님 잘봤어요!
11년 전
독자6
세개의 시선 - 247 이예요!
11년 전
독자2
흑흑 잘봣어요 작가님ㅜㅜㅜ
11년 전
독자3
오 먼가 먹먹하네요
11년 전
독자4
아니 글에 꿀 바르셨는데요 작가님? 먹먹한데 전 이런 내용이 좋더라구요.. 가뭄같은 카탬 써주셔서 감사해요ㅠㅠ
11년 전
독자5
와ㅠㅠㅠㅠㅠㅠㅠ카탬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네요ㅠㅠㅠㅠㅠ카탬많이써주세요 작가님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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