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유타/재현] 죽은 자들의 도시
W. 붐바야
03
: 미친 인연
유타가 도착한 곳은 다름이 아닌 ' D ' 유흥업소였다. 뛰어왔는지 거친 호흡을 했고 다른 유흥업소보다 엄청 조용하고 사람들이 없었다.
바닥청소 하고 있던 바텐더는 유타를 발견했는지 다가와 유타 옆에 앉았다. 하얀가면이 아닌 하회탈의 가면이었다.
" 영업 끝났어. "
" 알아 "
" 뛰어왔어? 왜 이렇게 땀 흘리고 그래. "
" 헌터한테 걸려서 뛰어왔어. "
헌터. 말 그대로 사냥꾼. 20구부터 24구에 있고 현상수배범이나 구에서 박탈난 자, 자기구역이 아닌 곳에서 방황하는 자.
매번 신분증 확인을 하고 없을시에는 바로 그 자리에서 죽는다. 바텐더는 크게 웃더니 자기 바지주머니에 지갑을 꺼냈다. 유타사진이 있는 무언가. 신분증이였다.
" 제가 뭐랬어요. 오늘 들고 가는게 좋을거라고 했잖아. "
" 닥쳐. 네가 또 몰래 꺼냈잖아. "
" 장난으로 한거잖아요. 그리고 새신분으로 바꿀 겸 가져간거고. 자, 가져가세요. "
" 너 진짜 한번 만 더 그래라. 진짜 죽어. "
" 하하, 알겠어요. 그나저나 알아봐달라던 여자애 만났어요? 내가 친절히 자료도 줬는데. "
바텐더의 말에 유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궁금한듯 어땠냐고 계속 물어오는 바텐더. 유타는 귀찮은지 얼굴을 구기고는 일어나서 냉장고로 가더니 맥주캔을 꺼냈다.
그리고 들이키고는 다시 바텐더 옆에 앉았다.
" 걔는 나 기억못하더라. 오히려 그게 나을 수도. "
" 왜. 내심 기대했잖아. 당신 기억할까봐. "
" .. 자꾸 정곡을 찌르지마라. "
유타의 말에 바텐더는 풉하고 짧게 웃더니 이제는 큰소리로 깔깔거리면서 웃어댔다. 유타는 살짝 부끄러운지 귀가 빨개진채 맥주캔을 집어들어 원샷했다.
바텐더는 그런 유타가 웃겼는지 계속 웃기만했다.
" 야 씨발. 작작 웃어. "
" 끄윽.. 알겠어요. 오랜만에 크게 웃었네. "
" 됐고 내가 구해달라는 거 구했어? "
" 당연하지. 의뢰 하나 들어왔는데 할래? 15구역인데. "
" 야. 나 당분간 의뢰 안받을래. "
유타의 말에 바텐더는 아무말 안하더니 무언가를 들고왔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오더니 뚜껑을 열었다. 그 안에는 총과 잡다한 것이 다 있었다.
바텐더는 총 하나를 꺼내들어 수건으로 닦았다. 순간 정적인 공간. 바텐더는 다리를 꼬고는 닦던 총을 장전시키더니 곧바로 유타 얼굴을 향했다.
유타는 놀란 기색도 없이 그저 바텐더를 쳐다봤다. 바텐더는 고개를 삐딱하게 숙이고는
" 우리 가게 룰 뭔지 알지. 의뢰 한달이내에 안받으면.. "
" 알아. 당분간 할 일이 있어. "
" 그 할일이 뭔지나 말해. "
" .. 그 애 지켜줘야돼. 24구에 온지 얼마 안됐어. "
" 당신, 현실직시해. 여긴 1구가 아니라 24구야. "
" 알아. 그러니까 지켜줘야된다고. "
" 걔는 당신 기억을 못하는데도? "
바텐더의 말에 유타는 발끈했지만 꾹 참았다. 바텐더는 피식 웃더니 총을 내려놓는 순간, 유타는 재빠르게 그 총을 뺏어 장전시키고는 바텐더를 향해 들었다.
역시 바텐더도 놀란 기색없이 유타를 쳐다봤다. 유타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쓸어올리더니 피식 웃어버렸다. 그리고 총을 내리더니 캐리어를 주섬 챙기고는
" 뭐 어때. 걔가 날 기억 못해도 "
" ..... "
" 내가 기억하고 있으면 됐어. "
죽은 자들의 도시
어김없이 학교에 왔지만 학교란 틀에서 공부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왜 여기는 선생님이 수업을 해도 듣지않는걸까.
난 구석에서 수업 집중하려고 했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덕분에 수업 집중하기엔 글렀다. 선생님도 포기했는지 계속 수업진행을 했고 뒤를 힐끔 쳐다봤을까.
정재현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정재현이 없었다. 정재현이랑 같은 반인것도 짜증나는데 없다는 게 날 더 미치게 만들었다. 정재현이 없으면 얘네들이 날 어떻게 할 지 모르니까.
그 거래. 해야될지 아직 고민 중이였다.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위로 물을 부었다. 그냥 물도 아닌 고약한 냄새가 섞인 물. 난 기가 차 말이 나오지 않았다.
원래 더러워진 교복. 덕분에 더 더러워졌다. 선생님은 난감해하시더니 그냥 이 반을 나가버렸다. 이런게 무슨 학교야. 여자애가 내 머리채를 잡더니 피식 웃어버린다.
" 야. 어떻하냐. 재현이 오늘 안올거야. 근데 재현이 어떻게 꼬셨길래 어제 같이 온거야 응? "
" .. 네가 상관 할 바 아니잖아. "
" 이 년이. "
라며 조끼 주머니에 무언가를 꺼냈다. 커터칼이었다. 그리고 내 머리채를 더욱 꽉 쥐더니 그대로 머리카락을 짤랐다.
그 광경을 본 이 곳 애들은 뭐가 그렇게 웃긴지 크게 웃으면서 떠들었다. 1구에서 이런 짓 당한 적이 없는데 이 곳에서 당하는게 비참했다.
난 벌떡 일어나 그 여자애 멱살을 잡았을까. 남자애가 다가와 나를 밀쳤다. 그 여자애는 기분 나쁜듯 와이셔츠 탁탁 털더니
" 야. 얼굴에 상처 나면 안되니까 얼굴 빼고 해. "
그 순간에 남자애들이, 물론 여자애들도 다가오더니 이내 구타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야 견딜 수 있었다. 매일 운동하면서 맞았기때문에.
이런건 버틸 수 있는데. 이 세상이 좆같아서 못버틸 것 같아 두려웠다. 정확히 얼굴 빼고 때렸다. 눈물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고 아무소리도 내지않았다.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이 곳에 있는 애들이. 이 세상이 이상한거야. 그렇게 머릿속에 깊이 세뇌시켰다.
" 야!! 내가 얼굴 때리지말랬잖아!! "
ㅇ
누군가 실수로 내 얼굴을 퍽 쳤을까. 덕분에 입술 터졌다. 구석에 힘겹게 숨을 내뱉으면서 겨우 상체를 일으켰다. 그 순간 문이 열리고 일제히 그 곳을 쳐다봤다.
자다가 왔는지 찌푸퉁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정재현. 아이들은 하나씩 좆됐다는 표정을 짓고 긴장했다. 나도 정재현을 쳐다봤을까.
정재현도 힐끗 쳐다보더니 마치 남인 것처럼 무시하고 제 갈 길을 가 자기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아이들은 어리둥절하더니
" 재현아 오늘 안온다며..? "
" 아아. 그냥 심심해서. 하던거 마저해. "
라는 정재현 말에 여자애는 씨익 웃더니 내게 다가와 뺨을 때렸다. 그리고 얼굴을 세게 부여잡더니
" 뭐야 괜히 쫄았잖아. 이제 너 어쩌냐. 네 편 아무도 없어. "
" .... "
" 니가 이 곳에 온 게 잘못된거야. 그게 우리 잘못이야? 잘못만난 부모를 탓해 "
" .. 좆까. 너나 부모탓해. 네가 이 곳에 있는 이유는 네 부모때문이니까. "
" 씨발 뭐? "
" 맞는 말이잖아? 부모때문에 24구에서 태어나고 원하는 것도 못 누려보고 이 짓이나 하고 있으니. "
" .... "
" 너가 이렇게 된 것도 네 탓 아니야. 24구에 있던 네 부모때문이지. "
피식 웃으면서 말했을까. 그 여자애는 부들거리더니 소리지르면서 나를 발로 찼다. 그리고 날 짓밟더니 퍽퍽 소리를 내며 때렸다.
눈 감고 꾹 참았다. 이 상황이 어떻게든 흘러가겠지. 천천히. 난 그렇게 믿었다. 그 순간 때리는 느낌이 나질 않아 눈을 살짝 떠보면 정재현이 우리 앞에 있었다.
순간 정적이 되버린 교실. 정재현은 한숨을 쉬고 눈높이에 맞춰 날 보더니
" 왜 참고 있냐. 한마디만 해. "
" .... 줘. "
" .. 안들려. "
" ... 정재현. "
" 어. "
" 도와줘... "
그 말을 하고서 눈이 핑 도는 순간 의식을 잃었다. 내가 본 마지막은 내가 도와달라는 말을 들은 정재현의 미소였다.
죽은 자들의 도시
재현은 그 아이가 쓰러진 걸 보더니 끌어안았다. 그리고 교실 밖으로 나갈려고 할 쯤 고개를 돌아 아이들을 쳐다보는 재현.
" .. 아. 그리고 너희들 이제 얘 건들지마라. "
" 뭐? 정재현 너 미쳤어? "
" 건들지말라면 건들지마. 너네 지금 다 죽이고 싶은거 참고 있으니까 좋은말할때 건들지마. "
라며 그 아이를 꽉 끌어안고 교실로 나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아무도 없는 보건실. 삐그덕거리는 침대 위에 그 아이를 눕혔다.
어디 아픈건지 무의식적으로 끙끙거리면서 뒤척이는 모습을 보는 재현은 아무말 없이 이불을 덮어줬다. 그리고 엉켜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는 중얼거렸다.
" .. 긴게 나은데 "
그리고 턱을 괴고 그 아이의 얼굴을 쳐다봤다. 무심코 손을 움직여 얼굴을 만졌을까. 그리고 앞머리 없는 이마 선따라 손을 움직이다가 멈칫했다.
손을 아래로 내리더니 그 애의 힘없는 손을 잡더니 자기 얼굴에 갖다 댔다. 그리고 의미모를 말을 하는 재현.
" .. 절대로 손 다치면 안돼. 나를 위해서 연주해야되니까. "
" ..... "
" 넌 내 존경이자 하나뿐인 나의 우상이니까 "
: 암호닉
우유 재현아윤오해 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