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었다. 시작. 그 시작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에게 인사할 자신이 있다.
거짓말 같은 만남으로 시작해 거지 같은 이별을 하게 된 건, 형과 나의 운명이었을까.
-
사랑을 기반으로 한 만남으로 시작된 우리의 관계는 일방적인 주종 관계가 되어 가고 있었다. 물론 내가 갑, 너는 을.
어느새 나이 차이도 극복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너'라는 호칭은, 나의 종과도 마찬가지인 '형'을 부르는 애칭 아닌 애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느낀 것은 최근이 아니었다. 나의 집착과 너의 도망.
우리의 추격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너를 사랑했고, 너는 너의 방식대로 나를 거절했다. 그 방식은, 결국 너를 이렇게 만들었다.
"형"
"...."
거짓말 같은 만남으로 시작해 거지 같은 이별을 하게 된 건, 형과 나의 운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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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기반으로 한 만남으로 시작된 우리의 관계는 일방적인 주종 관계가 되어 가고 있었다. 물론 내가 갑, 너는 을.
어느새 나이 차이도 극복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너'라는 호칭은, 나의 종과도 마찬가지인 '형'을 부르는 애칭 아닌 애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느낀 것은 최근이 아니었다. 나의 집착과 너의 도망.
우리의 추격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너를 사랑했고, 너는 너의 방식대로 나를 거절했다. 그 방식은, 결국 너를 이렇게 만들었다.
"형"
"...."
"야"
"으...응..."
"고개 들라니까?"
정수리만 보이다가, 드디어 콧등이 보였다. 불안한 눈으로 고개를 든 너는 나를 보며 울고 있었다. 울긴 왜 울어. 내가 형 때려요? 라고 묻고, 눈물을 떨구는 그에 결국 손을 움직였다.
"아, 진짜 손 안댈려고 했더니.."
그의 뺨이 머리만큼이나 붉게 물들어 갔다. 짜악, 짜악 소리에 따라 그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는 채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어깨를 들썩였다.
몇 달 전이었으면 울고 불고 발악했을 텐데.
이젠 익숙해지기라도 한 건지 너는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는다.
그게 짜증난 나는 너에게 더 심한 말을 한다, 죽으라고, 없어지라고.
그러나 나는 그가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내 손 안에서 아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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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는 오늘도 내 손 안에서 아스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