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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음 및 똥글주의 





workaholic


워커홀릭

Written by, Buster



(BGM: ZICO-Wake me up)








눈을 뜨자마자 시계를 확인했다. 4시 5분. 어제보다 30분 늦게 일어난 탓에 일 할 시간도 30분 줄어들고 말았다. 지끈지끈 아파 오는 머리를 쥐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탁자 위에 먹다 남긴 맥주 캔이 뒹굴고 있었다. 나는 찢겨진 노트 조각들을 찾아 하나하나 맞춰 보고는 다시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것들은 쓰레기였다. 나는 어젯 밤, 쓰레기를 적어 놓다 소파 위에서 잠들었고,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이다 일어난 것이다.

저혈압 탓에 소파 위에서 엉덩이를 떼기까지 지겹도록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는, 집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작업실로 가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떼었다. 시린 바닥의 냉기가 발바닥을 타고 가슴까지 차 올랐다. 살짝 열린 커튼 틈새로 불빛이 새어 들고 있었다. 나는 이내 신경질적으로 밖을 내다 보고는, 도로를 내달리는 수 많은 차들과,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간판들과, 가로수로 위장한 가로등과 같은 것들을 하나 하나 뜯어 보았다. 어두울만도 한 시간인데. 거칠게 커튼을 쳤다. 캄캄해진 거실이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암흑에 휩싸였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떼었다. 작업실 문을 열기 전까지, 나는 끝 없는 암흑의 나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불을 켜고 컴퓨터 두 대의 전원을 모두 켰다. 그리고 테이블 옆에 놓인 작은 냉장고에서 에너지 드링크를 하나 집어 들었다. 탁, 칙- 익숙하고 경쾌하지만 달갑지만은 않은 소리가 들렸다.

 질릴만도 한데, 어째서?

나는 나에게 되묻는다. 나는 어째서 이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생활 속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얼마 전부터 나는 허전함을 일로 메우기 시작했다. 비트를 찍고,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써 내려 갔으며, 그림을 그렸다. 최근 채워 넣어 왔었던 낙서 공책은 이제 작은 책장 한 칸을 가둑 채울 정도가 되었다. 작은 냉장고 안에 꽉꽉 들어찬 에너지 드링크를 보아도 그랬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엄연한 중독이다. 나에 대한 반항이었고, 자유의 결핍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에너지 드링크를 입 안에 채워 넣었다. 쓰린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지만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푸른 바탕화면이 띄워진 모니터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다가, 그 옆에 놓인 노란색 등기 봉투를 집어 들었다. 조용한 집 안에 윙윙거리는 컴퓨터와 냉장고의 소음만이 쟁쟁 울리고 있었다. 어제 저녁 도착한 봉투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상태였다. 익명의 발신자로부터 도착한 봉투, 그리고 수신인에는.


[서울시 XX구 XX동 XX아파트 XXXX호, 낙서(우지호) 귀하]


낙서. 낙서라는 이름의 우지호에게 도착한 우편이었다. 어젯 밤에도 한참을 뜯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엔 그냥 책상 위에 내버려 두었던. 나는 그 봉투를 집어들고 고민했다. 내 안의 낙서가 고개를 들이밀지 않기를 바랐다.





XXXXX





열어본 봉투에는 작은 쪽지와 함께 CD가 하나 들어 있었다. CD에는 그 어떤 메모나 낙서도 없었고, 열어 본 쪽지에는 단 세 글자만 적혀 있었다. ‘낙서야’ 나는 살금살금 고개를 들기 위해 꿈틀거리는 낙서를 꾹꾹 눌렀다. 묘한 감정이 치밀었다. 그리고 나는 CD를 컴퓨터에 집어 넣었다. CD 안에는 영상 파일이 하나 들어 있었다. 나는 옆에 놓인 에너지 드링크를 다시 한 번 들이켰다. 마우스 커서를 재생 버튼에 가져다 대는 데 한참의 시간을 소비했다. 

심호흡을 크게 두 번 했다. 솟구치는 감정의 홍수를 억누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잠시 뒤, 나는 검지손가락에 천천히 힘을 주었다. 딸칵- 소리와 함께,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순간 나는 나의 눈을 의심했다. 틀림 없는 ‘그’였기 때문이었을 것이었다. 나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 마냥 손을 벌벌 떨며 어느새 비어버린 캔을 한 손으로 꾹 쥐었다. 까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캔이 볼 품 없이 구겨졌다. 스피커에서 그의 음성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어, 아. 아. 마이크 테스트.]

“…….”

[아, 이거 동영상이지. 멋있게 나오나?]

“…….”

[낙서야, 형이다. 보고 있냐?]

“…형은 무슨.”



형편 없이 갈라진 목소리가 입술 사이로 기어 나왔다. 나는 큼큼, 하고 헛기침을 했다. 화면에 가득한 그의 얼굴은 그 때 그대로였다. 칙칙한 형광등 조명 아래에서도 지나치게 밝아 보이는 그는. 



[형은 무슨. 니 목소리 들리는 것 같긴 한데, 일단 너 들어오기 전에 빨리 찍고 끝낼게.]

“…….”

[이걸 니가 보고 있다면, 너는 이제 낙서가 아니라 지코로 살고 있겠지? 씨바알, 부럽다. 나는 언제 이 지하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벌써 몇 년째 춤만 추고, 랩만 하고, 노래만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근데 불만은 없어. 재밌잖아.]

“…….”

[내가 너한테 좆나 오글거리는 영상 편지까지 쓰는 이유가 뭔지 알아?]

“……아니.”

[이번 믹스테잎, 니 생각 하면서 가사 썼어. 영광인 줄 알아 새꺄. 이런 거 이제 우리 데뷔 하고 나면…,]

[야, 이거 봐!]

[어어, 야! 노크도 없이 어딜,]

[아니 새끼야, 이거 들어 봐. 어제 밤 새 가면서 만든건데, 좆나, 죽여.]



앵글 밖으로 벗어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끊임 없이 들렸다. 처음으로 완성했던 노래가 아득하게 들렸다. 오오, 하는 그의 환호성도, 잔뜩 들뜬 나의 목소리도. 모두 그 때 그대로였다. 나는 눈 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내 볼 마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다시 화면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의 얼굴이 앳되어 보였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나는 그들의 시끌벅적한 대화 소리를 배경 음악으로 삼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흥얼거렸다. 이 음악은 단순히 나의 첫 음악이 아니라, 낙서의 시작이자, 나의 첫 돌파구이자, 나의 첫 느낌이자, 그와 나의 추억이었으며 애정이었다. 웃음소리가 눈물과 함께 겹쳐 흘렀다. 영상이 끝나고 검은 화면이 머물렀다. 나는 한참동안 그 화면을 바라 보다가, 급하게 다시 봉투를 뒤져 보았다. 혹시 그가 남긴 작은 쪽지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탈탈 털어 보아도 먼지 한 톨 찾을 수 없었다. 허탈했으나, 마음만은 후련했다. 그는 어떤 의도로 나에게 이 영상을 보내 온 것일까. 그것도, 메일이 아닌 등기 우편으로. 이번 질문에도 나는 비교적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내가 변한 것을 진즉에 눈치 채고 있었을 것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중독과 자기 기만에 취해 참신함이 아닌 대중성을 추구하고, 내 음악이 아닌 그들의 음악을 찍어 팔기 시작 했을 때, 나는 음악인 지코가 아니라 가요를 찍어내는 기계 지코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망설임 없이 종이 봉투를 찢었다.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참을 수 없을만큼 부풀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문 밖으로 뛰쳐 나가 그를 만나고 싶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찢어진 종이를 내려 놓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부재중 전화가 가득 쌓여 있는 핸드폰 액정을 바라 보다가, 무심코 봉투를 다시 바라 보았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봉투 조각 안에는, 굵직한 펜으로 대충 쓰인 글씨가 무작위하게 배열 되어 있었다. 나는 다시 핸드폰을 내려 놓고 종이를 맞추어 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번 문장 역시 간결하기 그지 없는 문장이기 때문이었다.


[돌], [아], [가], [자]





XXXXX





─어, 지코야. 야, 그거 빼고 아까 거 다시 넣어 봐. 나 전화 받고 있어.

“네, 형. 저 낙서요.”

─뭐? 낙서? 아아, 어. 낙서야.

“그냥, 보고 싶어서요. 형 어디에요?”

─어? 나야 작업중이지. 왜, 오게?

“아, 아뇨. 그냥. 같이 작업 하고 싶다고 말씀 드리려고….”

─잘 됐네, 지금 …ㄱ…랑 작업 하고 있었는데, 올래?


네, 네 형. 지금 갈게요. 그런데, 누구랑 같이 있다고요? 

시끄러운 소리에 묻혀버리는 이름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 때의 향수가 가득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만이 존재했을 뿐이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와 함께 있는 사람이 ‘그’ 이기를 바랐다. 어렸을 적의 동경, 그리고 맹목적 애정의 대상이었던 그. 나의 ‘그’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그와 함께 했던 그 때의 음악들이 머릿속에 휘몰아치듯 스쳐 지났다. 나는 급하게 대충 옷을 껴 입고 밖으로 나섰다. 동이 터 오는 새벽의 하늘이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숨을 크게 들이켰다. 시원한 공기가 가슴 속을 돌아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향해 발걸음을 뗐다. 거품을 벗겨낸 첫 발걸음은 낙서도, 지코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함이었다.

서툰 ‘낙서’와 진부한 ‘지코’사이의 줄타기는, 이제 끝이다.







버스터

‘초심을 잃은 워커홀릭 우지호의 외롭고 고독한 새벽’을 뜬금 없이 그려 보고 싶어서 싸지른 글..

근데 정말 뜬금없어서 이상함


짘총 만세;; XX는 누구일까, 그건 취향대로? 개인적으로 나는 X를 K로 생각하고 썼는데, K가 PK일지 UK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실 ─돌아가자─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중간에서 은근슬쩍(?) 뿌렸던 애정에서 나타나듯 두 사람이 사랑하던 시절로 돌아 간다던가, 아니면 초심으로 돌아가자던가.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는 호모코드ㅋ

낙서를 서툴다고 생각하던 지코와 지코가 잃어버린 무언가를 가지고 있던 낙서 사이에서 아슬아슬 재는 우지호는 코피 터지게 매력적일 것 같다..


조각이라고 연필로 끄적이던 게 조금 길어졌다 좀 많이 길어졌다;;; 이제 보니 어거지로 끼워 맞춘 것 같은 부분도 한 두 개가 아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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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자까님ㅠㅠㅠㅠㅜ사랑하뮤ㅠㅠㅠㅠㅠㅠㅠㅠㅜ
11년 전
Buster
저도 사랑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아.....진짜 자까님 개 금손 ㅠㅠㅠㅠㅠ 글 느낌이 너뮤조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하아...... 나도 막 가슴이두근세근네근......큽...
11년 전
Buster
금손은 무슨.. 감사해요ㅠㅠ 근데 두근거려요?? 대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3
허ㅠㅠㅠ글 진짜 재밌게 쓰시네요ㅠㅠㅠ묘사 잘하시는것같아ㅛㅠㅠ
11년 전
Buster
감사함당.. 울지 마시고옄ㅋㅋㅋㅋㅋ왜 자꾸 엉엉 우시지ㅜㅜㅜ 울지 마세요..
11년 전
독자4
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꺼다우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11년 전
Buster
독자님도 내 거;; 신알신이라녀.. 쪽지가 갈까......
11년 전
독자5
헐 작가님 금손...이런거 좋아여 \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ㅜㅠㅠㅜㅠ필체 너무 좋으세여 ㅠㅠㅠ
11년 전
Buster
감사합니다ㅠㅠㅜㅜ금손이라뇨 택도 없어요ㅎ.. 금손은 무슨...ㅋㅋㅋ...
11년 전
독자6
작가님....다음편은...ㅠ없어도 좋으니까 글을 써주세요ㅠ사랑해요ㅠ완전 대박ㅠㅠㅠ금손금손ㅠㅠ신알신갑니다ㅠ
11년 전
독자7
사랑해요.....신알신
11년 전
독자8
ㅎ헐..짱..먼가막꽁기꽁기하면서막앙아이고지코ㅠㅠ 으앙ㅊ누구져그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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