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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냐니 전체글ll조회 1894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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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나만 보면 짖는 개 | 인스티즈




"오, 돼지 왔냐? 오늘은 어제보다 더 살찐 것 같다?"





우리 반에는 개가 한마리 있다. 사람한테 개라고 하는게 실례인 거 아니냐고들 하는데 절대 실례가 아니다. 가끔 보면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애매한 생김새 때문에 그렇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충견처럼 귀엽냐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둘 다 틀렸다. 그놈은 말 그대로 개일 뿐이다. 나만 보면 짖는 개.








나만 보면 짖는 개







"오늘부터는 너희가 선도부야. 넥타이, 명찰, 마이 안입은 애들 다 잡아. 머리 너무 긴 애들도 잡고. 이상."







선도부장이 가방과 마이를 챙겨 선도부실을 나갔다. 각을 잡고 허리를 쫙 피고 앉아있던 아이들이 한숨 소리와 함께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널부러진다. 선도부장은 분위기만으로도 사람을 옥죄는 뭔가가 있어서 같이 있으면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옆에 있던 친구와 몇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시계를 보고 다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와 벌점 종이를 챙기고 문을 여니 정말 선도부가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우리학교는 2학년이 선도부를 선다. 3학년들은 수능 때문에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도부장은 우리가 선도부 활동이 익숙해질 때까지 옆에서 도와준다. 사실 도와준다기보다는 2학년이라서 괜히 기가 죽을까봐 옆에 있어주는 것이었다. 선도부가 교문에 나오는 시간은 7시 30분. 그쯤이 되면 학생들도 하나, 둘 눈을 반쯤 뜨고 학교로 들어선다. 남자애들은 주로 교복을 보고 여자애들은 머리카락을 본다. 교복은 멀리서 봐도 뭐를 잘못했는지가 다 눈에 보인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재려고 하면 상대방 가까이 붙어서 자를 가지고 재야한다. 그래서 약간은 낯뜨거운 광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마치 지금처럼.



[방탄소년단/김태형] 나만 보면 짖는 개 | 인스티즈




"저 머리 어제 잘랐는데요."


"그래도 머리 길이를 재보셔야 하는데..."


"아 씨 진짜."


"..."


"안재고 뭐해요."








잠시만요... 마음은 아닌데 입에서는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소심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긴머리라서 머리길이를 재려는 거였는데 짜증부터 내니 당황스러웠다. 학생은 내가 당황해서 자를 쥔 손을 허공에 들고있자 손목을 잡아당겨 저의 머리에 가져갔다. 갑자기 가까워진 탓에 얼굴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샴푸 냄새가 훅 끼쳤다. 학생의 키가 좀 큰 편이라서 내가 까치발을 하고 머리길이를 재야했다. 빨리 재고 보내고 싶은데 까치발로 서니 버티기가 힘들어 손이 자꾸만 떨렸다. 사실 겁이 나서 손을 떨었는 건지도 모르겠다.


학생은 뭐하냐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무릎에 손을 짚고 자세를 낮춰주었다. 나는 부들거리던 발꿈치를 내리고 학생의 머리카락을 살짝 쥐었다. 그리고 자를 가져가 길이를 확인했다. 뭐야 규정보다 짧잖아. 내가 민망한 얼굴로 웃으며 '그냥 올라가셔도 돼요.' 라고 하자 헛웃음을 친다. 그 웃음을 정확하게 본 나는 굉장히 겁이 났지만 티를 내면 안된다는 생각에 계속 웃고만 있었다. 학생이 입가에 경련이 날 때쯤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름이랑 반 말해봐."


"네?"


"너 몇반 누구냐고. 선도부면 2학년일 거 아냐."


"아 저 2학년 3반 김여주..."


"뭐야. 같은 반이었네. 너 이따가 반에서 보자."









내가 잘못한게 있다면 선도부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굉장히 자유로운 중학교를 다녀서 선도부는 내 로망이었다. 교문에 서있는 모습이 멋져보여 선도부를 한 것인데 하루만에 관두고 싶어졌다. 반에서 보자는 말에 패닉이 된 나는 긴머리에 웨이브를 한 학생이 지나가든 반삭을 한 학생이 지나가든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같은 반 애들을 잡는 건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는데 새학기라서 누가 우리반인 줄을 알아야 피하든가 하지. 내머리는 한 번 모였었다고 얼굴을 다 기억할 머리가 아니었다.


교문은 8시에 닫고 선도부장이 남아서 지각을 잡는다. 나머지 선도부원들은 교실로 돌아가는데 마음 같아서는 내가 지각하는 학생들을 잡고 싶었다. 다른 애들은 모두 처음 해본 선도부 활동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나 혼자 절망스러운 얼굴로 무거운 걸음걸이를 옮기고 있었다. 이 상태로 교실에 들어간다면 심장에 무리가 와서 죽을 것만 같았다. 정문을 통해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교실로 올라가는 계단이 눈에 보이자 발은 더더욱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겨우 도착한 교실 앞에서 문 손잡이를 붙잡고 한참을 서있었다.


들어가지 말까. 차라리 담임 선생님하고 같이 들어갈까. 선생님 나가시면 핸드폰 들어드린다고 하면서 쫓아가고 수업시간에 맞춰서 올라오자. 그리고 쉬는시간, 점심시간은 화장실로 가자. 내 무모한 계획 때문에 친구를 못사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말로 아까 그 아이와는 마주치고싶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로 친구를 못사귀면... 나는 친구와 내 신변의 안전 중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친구를 사귀면 애들이 쉴드도 쳐주지 않을까에 생각이 미칠 때 쯤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설마







"돼지야 여기서 뭐하냐."


"...아 배가... 아파서."


"그니까 작작 쳐먹어."


"응 미안.."


"얘 골 때리네."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지금 내 모습은 찌질이 그 자체였다. 이건 정말 인생에 길이 남을 흑역사였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잔뜩 쫄아서는 '응 미안..' 이라니. 집에 가면 이불을 퍽퍽 찰 것이 뻔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그만큼 얘를 무서워한다는 건데. 나는 골 때린다는 말에 어색하게 소리를 끊으며 웃었다. 그러다가 나를 쳐다보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고있는 그애의 명찰을 슬쩍 봤는데 어딘가 낯이 익은 이름이었다. '김태형' 어디서 들었더라.








"김태..."


"뭐야 돼지, 내 이름 알고있었냐? 벌점 주려고?"


"아니 그건 아니고..."


"아니면 내가 너무 잘생겨서 유명한가?"


"그것도 아니... 응 맞아. 너 잘생겼다고 소문 나있더라."


"그래?"








몰라.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속으로 한참 이름을 되새기다가 생각난 것이 있다. 일전에 친구가 호들갑을 떨면서 내 팔을 친 적이 있었다. 빵을 먹고 있던 나는 친구의 행동에 놀라 한 입 남은 빵을 떨어뜨리고 말았었다. 나는 한입거리였지만 빵을 떨어뜨렸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친구는 쭈그려서 빵을 줍던 내가 일어서자 봤냐고 물었다. 내가 뭘 봐? 하면서 어깨를 들썩이자 왜 못봤냐고 내 등짝을 때렸다. 내가 왜 때리냐며 소리를 치자 김태형이 지나갔었다는 것이다. 친구는 그때 한창 김태형이라는 애에게 빠져있었는데 한 번 시작하면 이야기가 끝날 줄을 몰랐다. 못보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아 그러니 하고 대충 넘기려고 했는데 실패해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계속 김태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다.


지겹도록 얘기를 듣던 애인데 정작 얼굴도 몰랐다는 것이 말도 안될 정도였다. 나는 내가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 내 멍청한 고민을 깨버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돼지야 뭔 생각하냐."


"응? 아무것도 아니야. 나 이만 들어갈게."


"나도 들어갈 건데."


"맞다 그렇지. 하하하."









하하하는 무슨 어색해서 죽고싶다. 김태형은 코웃음을 한 번 치더니 저가 먼저 반으로 훽하니 들어갔다. 나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뒤따라 들어갔다. 딱 한자리 남아있는 자리가 내 자리였는데 그 옆에는 우리학교 애들 모두가 피하는 남자애가 앉아있었다. 같은 반이 되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냄새가 나고 더러워서 피한다는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남녀 수가 홀수라서 남자애 자리랑 내 자리만 남은 것 같았다. 모르는 애긴 하지만 소문이 소문인지라 앉기가 꺼려졌다. 하지만 내가 늦게 들어온 것이니 어쩔 수 없었다. 그저 선생님이 얼른 자리를 바꿔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 옆에서 무어라 말을 걸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야. 나랑 자리 바꿔."


"어 나는 여기 앉고싶은데..."


"자리 바꾸자고. 저기 박지민 옆에 가서 앉아."









김태형이 가방을 들고오더니 갑자기 남자애에게 자리를 바꾸자고 했다. 뒤에서는 박지민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김태형은 신경도 쓰지 앉는 것 같았다. 남자애는 눈치를 보다가 슬금슬금 일어나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 당황스러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김태형이 자리를 바꾸자고 한 것은 당황스러웠지만 저 남자애보다는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채 5분도 가지 않았다.








"야 돼지 먹을 건 없냐?"


또는


"와 돼지, 니 손 겁나 작네. 그것도 손이냐?"


혹은


"야 나 오늘 개잘생긴 것 같아. 존나 턱선 봐라. 눈매는 또 어떻고... 돼지 너는 그렇게 생겨서 연애는 하겠냐?"








너랑 할 거 아니니까 제발 좀 닥쳐줘. 김태형은 나와 짝이 된 날부터 매일 나에게 쓸모라고는 하나도 없는 말들을 했다. 나는 속으로 '오늘도 개소리 시작이네.' 하고 생각한다.돼지라고 부르는 것도 짜증나는데 자기는 누굴 닮아 이리 잘생겼냐, 너는 왜 그러냐, 배고프다. 전혀 궁금하지도 않고 듣고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혼자 잘 떠들어댄다. 나도 처음에는 가만히 그러니, 그렇구나, 좋겠네 하면서 대충 맞장구를 쳐주고 넘어갔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만하라는 말도 하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돼지 너는 진짜..."


"야 김태형. 그만 좀 해."


"뭐야, 돼지 많이 컸네. 나한테 그만하라고도 하고. 근데,"


"근데 뭐."


"그만 안할 거야."







김태형은 낼름 혀를 내밀었다가 반에서 나갔다. 진짜 개같은 놈. 아니다 개보다도 못한놈. 나이가 몇인데 저리 유치하게 구는 건지 모르겠다. 한숨을 쉬면서 교과서를 정리하는데 뒷자리 친구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어왔다.








"여주야, 선도부장이 너 불러달래."


"그래? 고마워-"








교실문 앞에 선도부장이 팔짱을 끼고 손목시계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손을 공손히 모으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까 벌점 준 3학년 기억하지? 그애 벌점 취소해야 할 것 같아."


"아, 네. 점심시간에 가서 말씀 드리고 올게요."


"아니야, 나랑 같은 반이라서 내가 이미 말했어. 얼른 수업 준비해."


"네! 안녕히가세요-"


"그래. 아 맞다. 이거 너 먹어."









선도부장은 내 인사를 받고 가려다 말고 뒤를 돌아 내 손에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나는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손에 올려진 것은 매점에서 파는 사과맛 쿠키였다. 내가 받아도 되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내가 먹으려고 산건데 그냥 네가 먹어. 갈게.' 라고 말하고는 곧장 뒤를 돌아 가버렸다. 벌써 작아져 가는 뒷모습에 대고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아침에 선도부 활동할 때는 굉장히 무서운 인상이었는데 이렇게 만나니 착한 선배 같았다. 손에 쥐어진 사과맛 쿠키를 보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가 슥 올라갔다.








"돼지야 또 먹냐?"


"깜짝이야..."


"하여튼. 먹을 거면 다 좋냐?"


"왜 또 시비... 아니다. 종 치니까 들어가자."








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놀라 사과맛 쿠키를 떨어뜨려버렸다. 그래도 이건 포장되어있는 거라서 다행이다. 떨어진 쿠키를 줍고 김태형을 티 나지 않게 노려봤다. 김태형은 평소처럼 나에게 돼지라고 부르며 시비를 걸어왔다. 이제는 그만하라고 대꾸를 하는 것도 지겨워서 수업 준비나 하자면서 내가 먼저 반으로 들어왔다. 바로 자리에 앉아 교과서를 피고 읽는 척을 했다.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괜히 김태형이 말을 걸 것 같았다. 다행히도 김태형은 의자에 앉자마자 엎드렸다. 슬쩍 김태형을 쳐다보는데 수학 선생님이 바로 들어오셨다. 나는 김태형에게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 칠판을 쳐다보았다.


사각사각. 설명을 마치고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이 되자 연필로 글씨를 써내려가는 소리만 들리고 있다. 김태형은 수업 시간이 10분도 안남은 지금까지 계속 엎드려있었다. 얘도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나는 김태형이 다른 여자애들에게 심한 장난을 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남자애들하고만 어울리고 얼굴만 봐서는 문어다리 이상으로 여자친구를 사귈 것 같은데 막상 그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욱 납득이 안간다. 나에게는 왜 이렇게 짓궂게 구는 것인지.


김태형하고 짝이 되고 난 다음날 꽃샘추위로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었다. 그래서 안에 긴털이 달려있는 후드집업을 입고 학교에 입고 왔었는데 교문에서는 입을 수 없어서 교실 안에서만 입었었다. 선도부 활동을 끝내고 교실에 들어와 후드집업을 입고 목까지 지퍼를 올렸다. 따뜻하게 하려고 모자까지 뒤집어 써서 의자에 앉아있는데 반으로 들어오던 김태형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어색하게 눈인사를 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김태형이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야 너 일어나봐."


"왜..?"


"빨리 일어나봐."


"왜 그러는데."


"미친 후드집업 입은 거봐... 저 컨버스 하이 신은 거 저거 진짜..."









난 처음에 김태형이 옷 입는 걸로 시비를 거는 줄 알았다. 그래서 뭐야 하는 얼굴로 김태형을 쳐다보는데 입까지 가려가면서 나를 보며 저 혼자 감탄사인지 뭔지 모를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그날 점심시간에 박지민이랑 잠깐 얘기를 했었는데 원래 김태형이 후드집업에 컨버스 하이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지민은 '네가 걔 취향을 빵! 저격해버렸다, 이거 아니냐-' 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다음날부터 후리스에 뉴발란스를 신고 등교했다. 김태형이 왜 그런 걸 입었냐고 따졌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아마 이쯤부터였던 것 같다. 김태형이 짓궃게 굴기 시작한 건.


간만에 옛날 생각을 하면 멍 때리다가 선생님이 문제 풀이하시는 목소리에 놀라 정신이 들었다. 나는 김태형을 쳐다보던 채로 멍을 때렸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엎드리고 있던 김태형이 나를 빤히 보고있었다. 그 눈동자와 눈이 마주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김태형은 눈을 반쯤 뜨고 나를 쳐다보다가 머리를 바치고 있던 양팔 중 하나를 책상 위로 올렸다. 그리고는 그 손으로 샤프를 쥐고 있는 내 손을 덮어버렸다. 내 손이 작은 편이라 원래 손이 큰 김태형의 손이 내 손을 잡으려고 하면 덮는 것처럼 보였다.


평소랑은 다른 느낌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김태형이 작게 웅얼거렸다. 자다 일어나서 그런지 목소리가 잔뜩 뭉게져 있었지만 그래도 알아 들을 수는 있었다.








"내가 사과맛 쿠키 많이 사줄게..."


"갑자기 무슨 말..."


"다른 사람이 준 거 받고 좋아하지마."








나는 김태형의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김태형은 나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이마를 대고 자기 시작했다. 사실 자는 건지 자는 척을 하는 건지도 잘모르겠다. 아마 내 손을 덮어버린 손가락이 톡톡 내 손등을 두드리는 걸로 봐서는 그저 고개만 돌린 것 같았다. 톡-톡- 손가락이 닿았다가 떨어질 때마나 초바늘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종소리가 울려서 선생님이 나가실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었다. 김태형도 마찬가지였다.


수학은 4교시였기 때문에 급식실에 가야했는데 김태형 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친구들도 내가 심상치 않은 상태라는 걸 눈치챘는지 '우리 먼저 가서 먹을게.' 하고 가버렸다. 반 애들이 빠지고 빈 교실은 고요했다. 나는 햇살이 비치는 창문을 한 번 바라보다고 김태형의 동그란 뒷통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 갈 때까지 이렇게 있어야 될 것 같았다.








"김태형 일어나봐."


"...왜."


"이거 안놓을 거야?"


"어. 놓기 싫어."


"왜 놓기 싫은데?"


"왜 놓기 싫은지 말하면 넌 어떻게 할 건데."









일어나보라는 내 말에 김태형은 아까처럼 고개만 돌려서 쳐다봤다. 내가 턱짓으로 잡고 있는 손을 가리키자 흘끔 보고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긴속눈썹이 깜빡 거릴 때마다 나풀 거리는 것 같았다. 왜 싫냐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몸을 세워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나를 보고있는 김태형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아마 제대로 그의 눈을 보고 얘기하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좋겠어."


"잘안들렸어. 뭐라..."


"나랑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어..."


"씨, 이거 어디 가서 말하지마. 나 아직 여자친구 사귀어 본 적 없어서 이런 거 어떻게 하는 건지 잘몰라."










웃겨. 여자친구 한 번도 안사귀어봤으면 이런 거 못해. 그래도 네 얼굴이 토마토보다 빨간 것 같으니까 넘어가줄게. 진짜 사람 마음이 어떻게 이리도 빨리 바뀌나싶다. 아까까지만해도 시비 거는 모습이 미워죽겠었는데 지금 김태형은 너무 귀여워 보인다. 정말로 김태형이 하는 대로 휘말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김태형은 잡고있는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나한테 사과맛 쿠키를 사주고 이렇게 하면 돼."









내 말을 열심히 듣고 있던 김태형의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김태형은 입을 살짝 벌리고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내가 먼저하긴 했지만 괜히 부끄러워져서 김태형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손을 잡고있던 그의 손이 올라와 내 볼을 감싸 저를 쳐다보게 했다. 고개가 돌려지니 저절로 눈이 마주쳐졌다. 둘 다 침만 간신히 삼키며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김태형은 나에게 다가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하면 된다고?"









약간은 거친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았다. 내가 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김태형의 엄지 손가락이 내 볼을 느릿하게 왔다갔다하며 쓸고 있었다. 입맞춤이 끝나고 조금 떨어져서 눈을 맞추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색색하고 숨을 쉬는 것이 느껴졌다. 말없이 눈을 맞추고 있는데 갑자기 앞문에서 쿵 소리가 들렸다. 둘 다 의자를 뒤로 확 당겨서 서로에게 멀어졌다. 다행히 누가 반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나와 김태형은 누가 들어오나 하고 앞문만 쳐다보다가 다시 조용해지자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눈이 마주쳤는데 이번에는 웃음이 났다. 둘이서 한참을 웃다가 같이 책상에 엎드렸다. 얼굴에는 미소를 띄우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암호닉 신청해주신 독자님들

스케일은 전국님
캔디님
민윤기님
이월십일일님
크리스마스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제가 사진을 쓸 때 구글에 검색해서 가져오는데 이동금지 홈페이지 사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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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7.230
[뱁새☆]신청할개요~~~~
7년 전
독자1
[자몽해]로 암호닉신청해요!
태형이 너무 귀엽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귀여워요

7년 전
비회원146.218
[바다코끼리]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너무 사랑스러워요!!!
7년 전
비회원224.156
헝심쿵..ㅜㅜㅜ저번편도 그렇게 그냥 작가님 글이 다 너무 설레여..맨날맨날 심ㅋ쿵...ㅜㅜ
[꺙]으로 암호닉 신청할께요!!

7년 전
비회원222.51
암호닉신청(우유)입니다 ㅋㅋ
7년 전
독자2
아ㅜㅜ진짜 설레고 너무 좋네여ㅠㅜㅜ
7년 전
독자3
[정연아]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너무 재밋고 귀여워요>< 잘봤습니다!!

7년 전
비회원145.71
비회원도 받아주시면 저도 암호닉 신청하고싶어요 ㅠㅠㅠㅠㅠ [레드불1일1캔] 입니다 ㅠㅠㅠㅠ 신청합니다 !!!
으아 진짜 너무 설레네여 !!!!!!!!!!!!

7년 전
비회원173.7
흐아 대박 워어ㅓ..암호닉[팔슙팔건반]으로 신청할게여..!
7년 전
독자4
[덤덤]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5
작가님 글 정주행하고 왔는데 내용이 너무 달달하고 진짜 너무 좋아요...!
7년 전
독자6
[여운]으로 암허닉 신청합니다! 하 세상에 설레라 태형아..♡
7년 전
독자7
캔디에요!아 태형이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여?으어 쿠키 많이 사준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년 전
독자8
아ㅠㅠㅠㅠ진짜 태형이 설레네!!!!ㅠㅠㅠㅠㅠㅠㅠ좋네여ㅠㅠㅠㅠ
7년 전
독자9
ㅠㅠㅠ아 세상에ㅠㅠㅠ 태형이 너무 귀엽잖아요ㅠㅠ 태형아ㅠㅠㅠㅠ
7년 전
독자10
아 ㅈ가꿈꾸던 학교로맨스..... 하지만 꿈은꿈일뿐 여고는웁니다 ㅠㅠㅠㅠ 엉 작가님작품하나하나읽고있는데 다 너무재밌어요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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