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으어.. " 깜빡 잠이 들은 건지, 어느새 달도 제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꽃잎은 바람이 불때마다 후두둑 하며 떨어지길 반복한다. 자는 도중에도 학연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않던 재환을 바라보며, 학연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 결국 약조를 지키셨네요. " 옆에 있겠다는 재환의 약속. 결국 지켰다. 그리고 앞으로도. " 이러다 정말 입돌아가십… " 재환의 얇은 손가락이 툭- 하고 떨어졌다. 그대로 학연의 숨이 턱. 하고 막혔다. " 도련님! 도련님! " 눈물로 범벅이 된 학연이 재환을 들쳐업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재환을 보자마자 재환의 어머니는 그대로 혼절했고, 홍빈은 조용히 고개를 숙일 뿐이였다. " 쓰러, 쓰러지셨습니다. 살려야, 살려내야 합니다. " " 소용없다. 학연아. " " 아닙니다. 아닙, 아닙니다. 분명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 " " 고맙다. 너라도, 옆에 있어줘서. " 학연의 끊임없는 통곡에도 불구하고 홍빈은 그저 재환을 재환의 방으로 옮기라는 명만 할뿐 아무런 처신도 하지 않았다. " 아직 손이 따뜻합니다. 아직 도련님 손이 " " 하늘의 뜻이다. " " 아닙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분명 다 나아서 오신 것이 아닙니까. 그럴 리가 없습니다…. " " 끝을 여기서 맺고 싶다 하셨다. " " …예? " " 그곳에 있는 동안 몸도 더 안좋아지셨다해서, 마지막은 너와 함께 있고 싶다고 일부러 올라오셨다. " " 말도 … 안됩니다. " " 어머님과 나도 모두 알고 있던 사실이다. 너한테 숨긴건 … 형님의 부탁이었다. " " ……. " " 형님이 너한테 남기신 편지. " 떨리는 손으로 홍빈에게서 건네받은 편지는 무척이나 예쁘게 포장되어 있었다. 꺼내기 싫을만큼. " 형님 곁에, 있어줘. " " … 예. " 학연이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재환의 방으로 왔다. 문을 열자, 어제의 옷 그대로 방에 누워있는 재환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 눈은 감겨있는데, 입은 분명 웃는듯 살짝 미소를 띄고 있다. 학연이 재환의 곁에 앉아 편지를 꺼냈다. 학연이 보거라. 내가 또 너에게 거짓말을 했구나. 이걸 읽을때 즈음이면 난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너에게 미처 다 하지 못한 말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넌 잠시 뒤 우리의 마지막 만남을 고대하고 있겠지. 미안하다. 설마 운건 아니지. 우리 연이 울면 다른 놈이 반할꺼야. 넌 내소유니까 울지마. 넌 절대 나처럼 나약하지 않으니 나 없이도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자꾸만 눈물이 올라와서 글씨가 이상해. 이해해. 사랑하는 학연이. 그거 아니? 사실 난 죽어야지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거였어. 근데 그러기엔 너가 너무 보고싶어서, 그래서 다시 돌아온거야. 다 나은것이냐는 네 말을 듣고 선뜻 대답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제 편지도 다 써가고, 널 만날 시간도 다가와. 행복하게 마무리하고싶다. 처음 만난 그때 그날처럼. 연아. 난 평생 네 곁에 있을거니까 괜히 울지마 . 사랑한다. 우리 연이가 보고싶은 따스한 봄날 저녁. 이 재환 그동안 흩날리다를 꾸준히 봐주신 독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내일쯤 다시 찾아뵐께요! 궁금한 점이나 그런건 언제든 댓글로 달아주세요!